[인터뷰]강남(을) 재출마 선언한 전현희 “강남주민 위한 바보가 되고 싶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정치의 시작”이라며 출사표 던져

이현우 기자 | 기사입력 2015/12/22 [21:45]

[인터뷰]강남(을) 재출마 선언한 전현희 “강남주민 위한 바보가 되고 싶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정치의 시작”이라며 출사표 던져

이현우 기자 | 입력 : 2015/12/22 [21:45]

 

▲ “강남주민을 위한 바보가 되고 싶다”며 19대 총선에 이어 20대 총선에 강남(을) 출마를 선언한 전현희 전 의원 © 김상문 기자    

 

브레이크뉴스 이현우 기자= 제20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지난 15일 시작된 가운데 ‘험지’ 출마를 자처하는 예비후보가 있다. 바로 여당 강세지역인 강남(을) 에 새정치민주연합 당적으로 꾸준히 명암을 내밀고 있는 전현희 전 의원이다. 국내 최초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로도 유명하며 18대 국회의원(민주당)을 지내기도 했던 그는 19대에 이어 20대 총선에서도 강남(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역의원도 마다한다는 ‘험지출마’를 두 번이나 선언한 것이다.  

 

앞서 그는 지난 19대 총선 당시 강남(을)에 도전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정동영 전 의원에게 석패해 출마하지 못했다. 이후 당에서 송파갑 전략공천을 결정했지만, 그는 강남(을) 유권자와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거절한 바 있다.

 

그는 강남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강남(을) 재출마를 두고 ‘강남바라기’라는 별칭을 지어줬다며 미소를 띄우기도 했다. 한 지역 유권자가 ‘해바라기를 닮았다’며 그에게 지어준 별칭이라고 한다. 그는 그러면서 “주민과 약속을 지키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믿으며 약속을 지키는 것이 정치의 시작”이라고 재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은 전현희 전 의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한 계기를 설명하는 전현희 전 의원    © 김상문 기자

 

-18대 국회의원 임기 후 어떻게 지냈나?

 

▲ 정치권을 떠나 자연인으로 돌아와 저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그 시간동안 ‘부족한 사람이 국민으로부터 분에 넘치는 관심과 사랑을 많이 받아왔구나’ 하는 점을 느꼈다. 그래서 제가 받은 많은 혜택들을 다시 국민께 돌려드리고 많은 분들과 나눠야 한다는 생각으로 4년을 보냈다. 그 후 강남구 대치동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어 소외받는 국민과 서민, 약자를 위한 변호인이 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2014년에는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산하 저탄소친환경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최초로 시도하는 탄소 감축 국제 스포츠 행사를 치러내는 데 힘을 보탰다.

 

- 치과의사, 변호사를 거치면서 잘못된 사회제도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심이 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 변호사 시절 다양한 재판이나 봉사활동 등을 많이 했는데, 특히 초기변호사 시절 에이즈에 감염된 혈우병 환자들을 알게 됐다. 그 사건은 거대제약 회사가 만든 혈우병 치료제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에이즈에 감염된 사건이다. 10년 동안 은폐된 사건이었다.

 

그 당시 나는 힘을 가진 가해자들의 뻔뻔한 교만에 분노를 느꼈다. 제약회사는 창사 이래 단 한번도 패소한 적 없는 거대회사였으며 법조계, 정계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난 그래도 정부, 국회는 물론 사회에 진실을 호소하고 또 호소했다. 그런데 아무도 움직이질 않더라. 이런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는 나서야 하는데 모두가 진실을 외면하는 현실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 10년의 기나긴 공방 끝에 소송은 이겼지만 진실을 외면하는 사회 현실을 보면서 내가 직접 국회로 가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그래서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     

 

-내년 20대 총선에 또다시 여당 강세지역인 강남(을)에 출마를 선언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지난 19대 총선에서 강남(을)에 출마했지만 정동영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패배했다. 그때 출마를 하면서 강남주민께 강남을 위해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강남을 변화시키고 새롭게 만들겠다며 믿어 달라고 호소했었다. 주민과 약속을 지키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믿으며 약속을 지키는 것이 정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9대 총선 강남지역 경선에서 정동영 전 의원에게 패한 뒤 송파갑 전략공천을 거절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 19대 총선 당시 정동영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패한 후 강남보다 훨씬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인 송파갑 전략공천이 확정됐다고 당에서 연락이 왔었다. 야당 입장에서 강남보다 더 힘든 지역은 없다. 그래서 마음이 많이 흔들린 것은 사실이다. 주위에선 안 가는 것이 바보라는 소리까지 했었다. 하지만 갈 수 없었다. 정치를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강남을 떠날 수 없었다. 그래서 가슴은 아프지만 눈물을 머금고 불출마를 선택했다. 정치는 신의와 도덕성이 밑바탕이 돼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있다고 생각한다.

 

- 지난 8일에는 TV 프로그램 ‘100분 토론’에 출연해 ‘갑 중의 갑, 국회의원 이대로 괜찮나’란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당시 실시간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화제였는데, 국회의원은 어떤 직업이라고 생각하나?

 

▲ 국회의원은 봉사하는 직책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을 자기 자신의 권력과 명예, 지위향상을 위해서 꿈꾼다면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자기 한 몸 던져 자신의 능력을 나라를 위해 쓰겠다며 헌신하고 봉사하는 자리가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희생하고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정치를 나는 하고 싶다.

 

- 18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원으로서 국회 안에 있었지만, 19대 국회에서는 변호사로서 국민으로서 국회 밖에 있었다. 국민으로서 본 19대 국회를 평가해달라. 

 

▲ 18대 국회가 뛰어나게 잘했다고 생각은 안한다. 그러나 19대 국회는 특히 국민들에게 실망을 많이 줬다고 생각한다. 야당은 집권여당을 견제하고 균형 맞추는 야당으로서의 책임이라든지, 그런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 든다. 또 여당도 권리나 권력만 누릴려고 하고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을 위하는 역할을 제대로 했다고 보기 힘들다. 이런 모습은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양당 모두 자신의 기득권 챙기기에 앞장섰고, 특히 그런 모습이 국민에게 실망을 많이 준 국회가 아니였나라고 생각한다.

 

▲ 전현희 전 의원은 “강남이 서울 25개 구 중 7번째로 기초생활수급자가 많은 동네”라며 “그늘진 이면의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하는 강남을 꿈꾼다”고 말했다.   ©김상문 기자

 

-강남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으로서 강남은 어떤 도시라고 생각하나, 또 개선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강남은 대한민국 부자동네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강남구는 서울 25개 구 중 기초생활 수급자가 7번째로 많은 지역이다. 최근 강남 지역 농아 분들을 위한 송년회 행사에 참석했던 적이 있다. 그날 행사는 수화로 진행됐는데 묘한 적막감에 가슴이 먹먹했다. 그래서 행사 담당자한테 물어봤더니 강남에 몸이 안 좋은 농아가 1000명이 넘고 장애인은 거의 20000명이 넘는다고 말하더라. 이처럼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 강남이기도 하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부자동네이기보다는 구룡마을 이라든지 사회적 약자들,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하지만 강남엔 이런 주민들을 위한 인프라나 복지 시스템이 부족한 상태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나는 그늘진 이면에 숨겨져 있는 지역 주민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그런 강남을 꿈꾼다.

 

-강남 지역주민에게 전현희가 어떻게 불리길 원하는지 궁금하다.

 

▲ 따뜻하고 기댈 수 있는 이웃 아줌마 같은 느낌을 주고 싶다. 내 잇속을 차리려고 했으면 정치를 하지 않았을 것이고 강남을 선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난 지난 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였다. 비례대표는 당과 국민에게 커다란 도움을 받은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난 비례대표로서 당과 국민에게 받은 것을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해 강남(을)을 선택했다. 난 강남주민을 위한 바보가 되고 싶다.

 

- 20대 총선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으면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시사하기도 했다. 예비후보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 난 동의하지 않는다. 직권상정으로 여러 개 복수안을 올려도 결국 과반이 넘는 새누리당 의도대로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선거구획정은 여야가 함께 힘들더라도 협상하고 타결해 온 전통이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 강남이라는 지역이 야당에겐 어려운 지역이다. 그러나 불가능이라고 생각 하진 않는다. 벽도 함께 밀면 문이 된다고 했다. 많은 주민들이 나와 함께 벽을 문으로 만드는 데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강남이 바뀔 것이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도 바뀔 것이다. 앞으로 난 새로운 정치를 국민과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happy10da@naver.com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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