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흘러간 DJ맨 몸부림

[4·11 총선 예비후보 분석]한화갑·한광옥·김덕규·이상수…귀환 목매는 중

김현일 기자 | 기사입력 2012/02/09 [13:44]

‘아 옛날이여’… 흘러간 DJ맨 몸부림

[4·11 총선 예비후보 분석]한화갑·한광옥·김덕규·이상수…귀환 목매는 중

김현일 기자 | 입력 : 2012/02/09 [13:44]
구시대 인물 정치권 눈총 불구 ‘미워도 다시 한번(?)’
 
▲ 이상득·최시중·박희태 등 여권의 원로그룹이 몰락하는 반면, 한광옥·이상수·김덕규 전 의원이 전통적으로 민주당세(勢)가 강한 요지’에서 잇따라 총선 출사표를 던져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 펜그리고자유 자료사진


몰락하는 이상득·최시중·박희태, 귀환 노리는 한화갑·한광옥·김덕규·이상수…. 
 
요동 치는 총선·대선 정국에서 여야 모두 ‘노장’들의 극명하게 엇갈린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MB(이명박 대통령) 정권 원로그룹의 개국공신·멘토들은 ‘측근비리’ ‘돈봉투 사건’ 등 각종 추문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철저하고도 참혹하게 몰락하는 중이다. 
 
반면 야권에서는 과거 ‘권력형 비리’ 등에 연루되며 ‘구악(舊惡)’으로 낙인 찍혀 흘러간 옛 노래로 잊혀졌던 친DJ·친노 노장세력들이 정치에 ‘끈’을 놓지 못한 채 잇따라 총선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취재/김현일 기자]
 
MB정권에 치명적 타격을 주며 초라하게 퇴장하는 여권 원로그룹 노욕(老慾)의 귀결과 귀환을 노리는 야권 원로그룹 움직임이 절묘하게 ‘오버랩’되면서 묘한 상황이 다시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야권 노장들의 귀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다. 민주통합당에서 대대적인 공천 혁명과 인적 쇄신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터져나오는 마당에 구시대적 인물이 재등장하는 것 자체가 시류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또 단지 이들이 고령이거나 다선의원이기 때문이 아니라 출마할 명분이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한광옥·이상수·김덕규 전 의원이 호남과 서울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세(勢)가 강한 ‘안락한 요지’에서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며 공천 경쟁에 뛰어들어 “거저 먹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민주당통합당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을 압도하고, 특히 이들이 경쟁에 뛰어든 지역은 공천이 곧 당선의 ‘보증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늘이 준 재기의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이들은 백전노장의 정치력과 조직력을 앞세워 한치 양보 없는 공천 쟁탈전을 펼칠 태세를 갖추면서 따가운 눈총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개혁과 세대교체를 부르짖는 민주당 입장에서 구태 정치인에게 공천권을 주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의 출마 의지가 워낙 강해 낙천하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태세여서 야권 지지층의 표를 분산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 민주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들의 고민이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정계를 떠났던 민주당 한광옥 상임고문과 이상수 전 의원은 나란히 ‘명예회복’을 빌미로 서울 관악갑과 중랑갑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한광옥 상임고문은 동교동계 원로이자 최측근으로 불리며 김대중 대통령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한 고문은 비서실장이던 2000년 1월 나라종금의 퇴출을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003년 구속 기소돼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았다.
 
공천심사를 앞둔 지난 2월7일 9년 전 유죄판결을 받았던 나라종금 로비 사건에 대해“절대 돈을 받지 않았다”며 서울고등법원에 재심을 청구하는 등 ‘명예회복’을 명분으로 정치 귀환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 고문은 11·13·14대 등 총 3번에 걸쳐 관악구에서 당선된 바 있다.
 
참여정부 노동부 장관을 지낸 이상수 전 의원도 중랑갑에서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남 여수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후 광주지법 판사를 지낸 이상수 전 의원은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1988년 재야영입 케이스로 평민당에 입당, 정치권에 진출했다. 국회의원 3선 경력을 갖고 있으며 참여정부 출범 이후 불법 대선자금 사건에 연루돼 철창 신세가 된 과거가 있다.
 
이 전 의원은 사면복권 후 정치적 명예회복을 노리며 2005년 10·26 재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중랑갑에서 통합민주당의 비리 전력자 공천배제 기준에 걸려 낙천하자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결행했지만 또 다시 낙선했다.
 
인근의 중랑을에서는 5선에 국회부의장을 지낸 관록의 김덕규 전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친이(친이명박)계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에게 패했던 김덕규 전 의원은 설욕을 벼르고 있다. 그러나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비서관 등이 공천경쟁에 뛰어든 상태라 거세게 불어닥친 당내 세대교체 바람을 극복할 것인가는 미지수다.
 
민주당에서는 이외에도 김정범 변호사, 송재덕 전 중랑을 지역위원장, 이재림 전 대통령비서실 민원비서관,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박홍근씨가 후보 등록을 마쳤다.
 
민주통합당 밖에서도 DJ 가신그룹인 한화갑·김경재 전 의원 등 구민주계 인사들의 정치 복귀를 위한 몸부림이 처절하다.
 
동교동계 핵심 인물로 DJ의 분신으로 불렸던 평화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전남 무안·신안에 출마하기 위해 자신이 만든 당에서 탈당했다. 한 대표는 14∼17대 4선을 지냈다가 2006년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혐의로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18대 총선에서 광주북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지난해 정동영 의원의 주선으로 복당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민주통합당 탄생 과정에서 유야무야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천년민주당 시절 총재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김경재 전 의원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주도하는 중도신당 ‘국민생각’의 홍보위원장 겸 호남선거 총책으로 뛰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민주당을 박차고 나간 김경재 전 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 땐 한화갑 전 의원이 만든 평화민주당의 전남지사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4월 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엔 무소속으로 나섰다가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들이 구시대 인물 퇴출이라는 민심의 큰 흐름을 뚫고 다시 ‘금배지’를 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흘러간 옛 노래가 향수는 불러올 수 있지만 분위기에 맞지 않으면 눈총받기가 십상이다. 전체 여권을 철저하고 참혹하게 몰락시키며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한 지경으로 몰고간 MB정권 원로그룹의 추악한 최후를 “반면교사 삼으라”는 것이 민심이자 천심이 아닐까 되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penfr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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