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강남역 사건, ‘여성혐오’ vs ‘정신병력’ 논쟁

여성 피해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엇갈린 의견

이상호 기자 | 기사입력 2016/05/19 [15:30]

[현장스케치] 강남역 사건, ‘여성혐오’ vs ‘정신병력’ 논쟁

여성 피해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엇갈린 의견

이상호 기자 | 입력 : 2016/05/19 [15:30]

 

▲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 모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초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사진=YTN 방송캡처>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성들에게 자주 무시를 당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피의자 김모(34)의 진술은 강남역 살인사건을 ‘여성혐오범죄’로 ‘규정’ 해버렸다.

 

온오프라인 상에서는 ‘살女주세요, 살아男았잖아요’, ‘같은상황 남자였으면 살아남았다’, ‘묻지마가 아니다 여성혐오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들이 퍼지고 있다. 하지만 경찰을 비롯해 범죄심리학자들은 ‘정신질환의 문제일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관련기사 : http://www.sagunin.com/sub_read.html?uid=13949 강남역 살인사건, 언론 상업성이 여성혐오 부추겨)

    

이와 관련해 <사건의내막>은 피해자 김모(24)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는 강남역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 ‘강남역 살인사건’이 발생한지 이틀이 지난 19일, 강남역 10번 출구에 피해자를 추모하는 수많은 포스트잇을 한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 임대현 기자

    

피의자 김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19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는 피해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계속됐다. 이 자리에는 여러송이의 국화꽃을 비롯해 포스트잇에 추모의 글들이 많이 붙어 있었다.

    

이 자리에서 만난 18세 송영석군은 “이번 범죄는 여성혐오여서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성들이 사회적으로 탄압받자 그것을 힘이 약한 여성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는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민 박수연(37세)씨는 “여성혐오 범죄다”라면서 “남성들은 항상 약한 상대를 찾고 그것은 대부분 여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건 역시 범인이 남자가 아닌 여자를 범행대상으로 삼았고,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대학생 성예경(27세)씨는 “여성혐오가 범행동기였다고 본다 그 시간때 남자는 피해가 없었지 않은가”라면서 “여성혐오에서도 남성이 우월하다고 생각해서 여성에게 무시당해서 범죄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신병력으로 감형을 해주거나 하면 안될 것 같다”고 밝혔다.

    

▲ “여자들이 무시했다”는 이유로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이른바 ‘강남역 칼부림’사건에 대해 시민들의 포스트잇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임대현 기자

 

신중한 입장도 있었다. 자신을 가정주부라고 밝힌 여성은 “사건을 접하고 굉장히 놀랐다”면서 “하지만 여성혐오 하나만을 가지고 논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번 강남역 살인사건은 ‘묻지마 범행’이라는 시각도 많다. 서울 신림동에 거주하는 임대길(26)씨는 “언론에서 ‘여성혐오’로 몰아가고 있는데, 위험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찰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번 강남역 사건은 정신병력에 의한 묻지마 범죄이지 여성혐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이상엽(37)씨는 “여성혐오는 언론에서 만들어낸 이슈인 것 같다”면서 “범죄의 피해자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번 사건은 명명백백하게 밝혀 다시는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이번 사건의 본질이 밝혀지고, 또 이를 관계 기관에서 귀를 열고 받아들인다면 관련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를 맡은 서초경찰서 역시 “피의자가 심각한 수준의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만큼 이번 범행의 동기가 여성 혐오 살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다양한 의견과 해석이 나오고 있으나 (정신질환에 의한 범행이라는 게)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로 판단한 경찰의 공식 입장”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경찰이 건강보험공단에게 회신 받은 피의자에 대한 진료내역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08년부터 올해 1월까지 정신분열증으로 4차례 입원했다. 또 올해 1월 정신병원 퇴원 당시 주치의로부터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재발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3월 말 가출 이후 약을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여자들이 무시했다”는 이유로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이른바 ‘강남역 칼부림’사건에 대해 시민들의 포스트잇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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