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人인터뷰] 식지않는 연기 열정 보인 워킹맘 ‘강혜정’

“워킹맘이 한 워킹맘 연기, 잘 보셨나요?”

이남경 기자 | 기사입력 2018/02/26 [13:36]

[연예人인터뷰] 식지않는 연기 열정 보인 워킹맘 ‘강혜정’

“워킹맘이 한 워킹맘 연기, 잘 보셨나요?”

이남경 기자 | 입력 : 2018/02/26 [13:36]

배우 강혜정이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저글러스’ 왕정애의 생동감 넘치는 매력을 표현했다. 강혜정은 최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비서들’(이하 ‘저글러스’)에 출연했다. ‘저글러스’는 신이 내린 처세술과 친화력으로 프로 서포터 인생을 살아온 여자와 타인의 관심과 관계를 전면 거부하는 철벽형 남자가 비서와 보스로 만나 펼치는 관계 역전 로맨스. 극중 왕정애로 분한 강혜정은 15년차 전업주부이자 YB 스포츠 사업부의 신입 비서로 활약했다. 입사 초반 사회 초년생들의 애환을 담은 현실 연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낸 것은 물론, 특유의 끈기와 노력으로 역경을 딛고 성장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저글러스’ 종영 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강혜정을 만났다. ‘3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동안 외모와 솔직한 입담으로 라운드 인터뷰를 이끈 강혜정은 ‘저글러스’를 통해 선보일 수 있었던 연기 열정을 과시했다.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 하는 배우 강혜정,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저글러스’ 안방극장 성공적 복귀…식지 않는 열정

‘15년차 전업주부이자 YB 스포츠 비서’ 역할 열연

경력 단절 자존감 낮아지기도…주연고집하지 않아

집안일 도맡아한 타블로에 감사…딸 ‘하루’도 적응

 

▲ 배우 강혜정 <사진출처=씨제스엔터테인먼트>  

 

-종영 소감.

▲아쉬워요. 보통 3개월 가까이 밤 새우면서 찍고 그러면 ‘빨리 끝났으면’ 하는 생각이 들 텐데, 마지막 일주일 정도를 남겨두고 15-16부를 받았을 때부터 끝날 것 같은 데드라인이 보이니까 안 끝났으면 좋겠더라구요. 이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도 싫고 이 순간, 이 분위기가 끝나는 게 싫어서 굉장히 아쉬웠어요.

    

-3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작.

▲매 순간이 그랬어요. 신나는 기분이랄까? 오랜만에 나 혼자만 느낄 수 있었던 신나는 기분이 있었어요. 휴가 나온 기분이에요. 아이랑 같이 있으면 좌충우돌 하는 순간이 있는데, 촬영장에는 어른들 사이에서 나한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제공되다 보니까 계속 뭔가를 뿜어내려고 고민하게 되고 캐릭터에 대해서 더 보게 돼요.

맨날 보는 사람들이 아닌, 새로운 대인 관계에서 오는 에너지도 있고 그런 많은 부분들이 ‘다시 일하고 있다’는 것에 좋은 에너지를 준 것 같아요.

    

-현장 분위기.

▲서로 많이 이해해주고, 배우들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배려를 많이 해준 것 같아요. ‘내가 좀 더 파이팅 하면 힘 나지 않을까’ 하면서.

사실 여배우를 여럿 뭉쳐놓으면 은근 기 싸움도 할법한데 이 친구들(백진희 차주영 정혜인)은 일체 신경 안 쓰는 털털한 친구들이더라고요. 자기 욕심 안 부리고 하나의 큰 덩어리로 생각하고 흐름대로 가려 했어요. 누군가 애드리브를 하면 살리려 배려하는 순간들이 있었고요.

현장이 뻣뻣하고 긴장돼있고 너무 불안하고 불편하면 좋지 않은데 (최)다니엘 씨가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꾸준히 해줬어요. 영상사업부 촬영 땐 드라마 촬영인지 콩트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합이 잘 맞았고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신나기도 했고요. 다니엘 씨가 아이디어 내느라 정말 고생을 많이 했어요.

또 (백)진희나 (최)다니엘 같은 경우에는 사비를 들여서 커피 차를 부르는 경우도 있었고, 촬영 중간에 커피나 간식을 돌리기도 했는데 그런 건 관심이나 애정이 없으면 굳이 하지 않을 일이잖아요. 그만큼 모두의 관심과 애정이 컸고, 시청자들의 애정이 더해져서 저희도 그렇게 성장한 것 같아요.

    

-드라마 오랜만에 출연 힘든 점.

▲나이가 드니까 12시만 되면 졸려요. 아이가 아침에 학교 가고, 집에 와서 잠까지 재우고 나면 제 시간을 한두 시간 갖고 자는데 그런 밸런스가 깨져요. 낮에 잤다가 밤에 촬영이 있을 때도 있으니까, 그럴 때 적응하는 게 힘들었을 수도 있어요. 다행히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파이팅 넘치니까 피로도 사라지더라구요.

    

▲ 강혜정과 딸 하루. 

 

-하루 반응.

▲보고 따라해요. 어느 날은 저한테 와서 ‘명함 나왔어요’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놀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랬는데 하루 기억에 인상적인 것들은 제법 따라해요. 제가 명함을 돌리는 장면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육아 패턴 변화.

▲저도 걱정했던 부분이에요. 다행히 그런 건 아빠(타블로)가 잘 채워줬어요. 영화는 모르지만, 드라마는 바로 결과물이 나오잖아요. 방송으로 ‘저런 걸 하고 왔구나’ 알 수 있어서 (엄마의 부재를)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거기다 둘 다 바쁜 게 아니라 바톤터치를 하듯이 아빠가 잘 놀아줬어요. 그래서 결핍이 덜 했던 것 같아요. 속으로는 맨날 있던 엄마가 없어서 허전한 마음이 있었을 텐데 한 번도 투정 부리지 않더라구요.

    

-경력 단절 실감한 순간.

▲많아요. 매년 8월쯤 가을 오기 전에 그런 걸 느꼈어요. 남들은 다 행복해 보이고, 휴가를 떠나는데 나는 계속 월차를 쓰고 있는 기분이에요. 그런 걸 느낄 때도 있지만 아이를 키운다는 게, 정신없이 지나가기도 하고 매 순간이 스펙터클 해요. 그러다 보니까 (경력단절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는 시간이 길지는 않아요.

경력이 단절되면 내가 당장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지 않더라도 뭐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잖아요. 주부님들 같은 경우에는 ‘인터넷으로 레몬차라도 담가서 팔까’ 그런 생각을 하신다고 하는데 정말 비슷한 개념인 것 같아요.

연기가 아니어도 뭐든 해야 되지 않을까, 사회 생활이 아니어도 생산적인 일을 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하루를 보면 너무 행복해요.

    

-워킹맘에 대해.

    

    

저는 보통의 워킹맘에 비하면 나 같은 경우 도움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케이스긴 해요. 집안 식구들도 그렇고 비교적 마음 많이 놓인 상태에서 일할 수 있었어요. 왕정애 같은 경우 그냥 워킹맘이 아니라 집안의 기둥을 잃은 상황이다. 남편이 사채를 지고 도망가 극단적으로 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전 사실 휴가 나온 기분이었으니까요.

일하러 나갈 때 상당히 마음이 가볍고 좋았어요. 남편이 양육을 도맡아 하는데, 할머니가 도와주지만 그래도 내가 한 역할의 바통을 받는 것 같았어요. 내 역할까지 얹어 하는 입장이었는데 잘하더라고요. (딸이) 워낙 떼쓰는 타입이 아니어서 속으론 아쉽고 보고 싶더라도 잘 이해해주더라고요. 그런 여지를 주지 않도록 아빠가 진짜 잘 놀아주기도 하고요.

    

-비서라는 직종에 새롭게 느낀 것.

▲극은 어느 정도 과장된 부분, 이야기화 시키기 위한 장치들이 많이 있어요. 현실에서 아주 크게 벗어난 건 아니지만, 실제 비서들의 곤욕이라고 생각하기엔 드라마적인 요소들이 없진 않거든요.

‘저글러스’를 하기 전에 배우들과 비서 수업을 받았는데, 실제로 비서 일을 하시는 분이 교육센터에서 두 시간 동안 스피치 하는 걸 보고 감동받았어요. 누군가의 서포트라고 해서 뒤치다꺼리를 하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는 일이더라구요.

교육을 들으면서 잊을까 봐 계속 필기를 하기도 했어요. 비서의 업무라는 게 ‘보스의 가려운 부분을 긁는다’라고 위트 있게 표현돼 있지만, 내가 보스의 입장에서 겪게 될 고민에 대해 앞으로의 계획이나 방향을 제시하는 거예요.

보완된 옵션을 갖고 있어야 보스가 뭔가를 필요로 할 때 바로바로 할 수 있더라구요. 정말 정확한 서포트를 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였어요. 멋있는 직업인 것 같아요.

인공지능도 좋고 인공지능 발달이 머지 않은 것도 좋은데, 많은 부분에 있어서 편리함이 생긴다는 건 필요한 부분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사람 냄새가 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와 같이 밥 먹어줄 사람이 있고, 없고는 평생 숙제예요.

실제로 보스가 같이 저녁식사를 할지 물어본대요. 그렇게 높은 자리에서 누릴 거 다 누리는 사람도 같이 밥 먹을 사람이 필요하고, 외롭겠다 싶은 순간들이 있었어요.

이럴 땐 진짜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을 텐데, 인간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시작하는 게 비서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좌윤이가 남치원을 사람 냄새나는 인간으로 키우지 않았을까요.(웃음)

    

▲ 저글러스 스틸컷.     © 사건의내막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이라는 말은) 애정 어린 비유예요. 그렇게 고생은 안 했어요. 물론 막 뛰어다니다가 하수구에 굽이 걸려 넘어지고 이런 장면을 했지만, 다른 작품에서는 더욱 스펙타클한 걸 많이 했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는 애교였어요.

물따귀 같은 건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차라리 연기하기 좋아요. 내가 새로 생성하지 않아도 돌아오는 것들이 있어서 그런 건 되게 편하고 좋더라구요.

    

-새해 계획.

▲타블로 씨와 육아로 바톤 터치가 가능한 선에서 작품을 많이 하고 싶어요. 재미있는 작품이 많이 생겨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사실 가족들의 응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저 혼자 좋자고 하는 건 이기적이에요. 제가 일할 때 타블로 씨가 육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계속해서 작품을 하고 싶어요.

 

brnst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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