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논란, 국회의원들은 당당한가?

엄청난 특혜 덩어리…‘연당 세비 7억7000만원’

이계홍 주필 | 기사입력 2018/04/13 [14:31]

김기식 논란, 국회의원들은 당당한가?

엄청난 특혜 덩어리…‘연당 세비 7억7000만원’

이계홍 주필 | 입력 : 2018/04/13 [14:31]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아 과도한 비용을 쓰고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이 문제가 돼 원장직을 사퇴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이 문제를 격렬하게 비판하고 나온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비슷한 성격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고 해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일 안해도 수많은 특권 누리며 ‘황제외유’ 국회의원
서구 일부 국가에서는 국회의원 연봉 ‘시급제’ 시행

 

▲ 야당들에게 강한 사퇴 압력을 받고있는 김기식 금감원장. <김상문 기자> 

 

김기식 금감원장이나 김성태 원내대표의 해외출장 논란은 근본적으로 국회의원 특권에서 비롯되었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은 피감기관의 돈으로 ‘공짜여행’을 다녀왔다는 비판을 적지 않게 받아왔다. 피감기관 감사를 적당해 해준 보상(?)으로 혜택을 받았다는 이런 일들은관행이란 이름으로 묵인되었다.

 

국회의 관행


그래서 “이번에 차라리 잘됐다. 차제에 국회의원들 해외출장 전수조사하자”는 여론까지 들끓고 있다. 여당 야당, 진보 보수의 진영 논리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서 일하러 나갔던 것인지, 외유성 출장이었던 것인지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국회의원 특혜와 특권은 수백 가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의원 연봉은 1억4천만원. 여기에 국회의원 보좌직원 7명+인턴 2명=전체 연봉 약 4억원이 들어간다. 차량 기름값으로 매월 110만원, 차량 유지비 매월 38만8000원이 들어가고,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45평 이용, 세비 이외 특별활동비, 정근수당, 명절휴가비, 자녀학비 보조수당, 통신요금 지원을 받는다. 때로 국회의원 친인척이 보좌진으로 들어가 국회도 가족경영처럼 꿩먹고 알먹는 특권지대가 되었다는 비아냥도 있었다. 현행범을 제외하고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의 혜택도 받는다.


요즘 문제가 되는 해외시찰도 연 2회 지원을 받고, 해외시찰 나가서도 공항귀빈실 이용, 재외공관 영접, 항공기는 비즈니스석, 철도와 선박은 무료로 일등석 좌석을 배정받는다. 금배지를 다는 순간 표가 나지 않는 것까지 합하면 수백 가지 특권과 특혜를 누린다고 한다. 이러니 기를 쓰고 국회의원 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국민을 대신해 일을 한다는 본래의 취지는 사라지고 특권을 누리기 위해 국회의원 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비판도 들을만하다. 그러나 국회의원 자리는 귀족놀음이 아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이 2015년을 기준으로 다른 나라 국회의원 세비 대비 '의회효과성'을 평가한 결과, 우리 국회는 OECD 회원국 중 비교 가능한 27개국 가운데 26위였다. 전용차도 없고, 의원 2명 당 한 명의 비서가 있는 스웨덴(2위)·덴마크(5위) 등 유럽 의회의 평가보다 엄청난 차이가 난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우리 국회의원 세비는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3위다. 한때 회기동안 법안처리 0건의 무생산국회로 반 년을 보낸 적도 있다. 이렇게 일 안하고도 연봉(세비)은 주요 선진국 의원보다 2배 이상 더 받고 있다고 하니 국민적 저항(우리에게 의원 소환권이 없다)이 따르지 않는 것이 기이할 정도다.


자유경제원이 조사한 우리나라 국회의원 연간 세비는 1인당 GDP 대비 5.6배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선진국은 GDP 대비 2-3배. 선진국 수준에 맞추면 우리나라 국회의원 연봉 수준은 7000-8000 만원 정도면 적당하다는 분석이다. 연간 세비 뿐 아니라 보좌진 인건비, 보조 지원금, 해외시찰비 등을 포함해 7억7000여만이 들어간다고 자유경제원은 추정했다.


세비를 단순히 1인당 GDP만으로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온갖 혜택이 주어진 현실을 감안하면 싸움밖에 하지 않는 국회를 보는 국민의 눈은 좌절감이 클 것이다. 일은 안하고 자파 이익을 위한 충돌이 일상화되었으니 식상 정도가 아니라 짜증이 날 정도다. 그래서 형편없이 일하는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입법권은 국회에 있으니 이것도 뜻대로 되지 못한 것같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연봉은 그들 스스로 결정한다. 하는 일없이 싸우면서 높은 연봉을 챙긴다는 국민적 질타가 있어도 여론이 잠잠해질 때 슬쩍 인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회란 국민대표자회의의 준말이다. 특권과 특혜를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들 스스로 심부름꾼이라고 여기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국민들 역시 그들끼리 떼짱놓고 싸우고 비난하면서도 특혜 앞에서는 서로가 협력자가 된다는 것쯤 알고 있다.


행정부를 견제하려면 국회의원의 권한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평소 소신이다. 모든 권력기관을 한 손에 쥐고 독선적 권한을 행사하는 대통령을 견제하려면 국회의 권한이 강화되어야 한다. 지난 시절, 대통령이 개성공단을 독단적으로 폐쇄시키고 개성공단 진출 기업인의 눈에 피눈물을 쏟게 하고, 교과서도 하루 아침에 국정화로 밀어붙이는 독선을 자행했다. 이때 국회가 힘을 갖고 제 기능을 했어야 했다. 이런 권력의 오만을 견제하고 통제하라고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방치하고, 대신 정파적 이해에 매몰돼 서로 싸우며 쓸모없는 억지와 궤변으로 세월을 보냈다.


옳은 것도 내 당 의사가 아니라고 해서 부정되고, 나쁜 것도 내 당 의사이기 때문에 옹호되고 정당화되는 논리는 몰상식의 집단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어느 기구보다 의회개혁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독재시절, 대통령 심기를 거스르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이 잡혀갔다. 그래서 회기 중에는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부여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런데 체포를 막기 위해 회기 연장을 하는 등 악용한 사례들이 많았다. 범법을 저지르고도 회기의 장막 뒤에 숨어서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이용 사례가 많았다. 이런 특권을 가지라고 불체포특권을 부여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서구에서처럼 국회의원 연봉제를 시급제로 전환하기를 제안한다. 일 안할 때는 무노동 무임금이 적용되어야 한다. 출퇴근도 지하철이나 자전거로 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한다. 꿈같은 얘기지만 선진국 국회의원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국민에 대한 봉사가 정치인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기준이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특혜와 특권을 줄인다면 바락바락 기를 쓰고 국회의원 되려고 하는 욕망도 어느 정도 잠재울 것이다. 국회의원은 존경받는 명예직이지 이권에 개입해 이익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이렇게 서구 수준이 된다면 의원내각제도 적극 찬성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또다른 탐욕과 부패덩어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결단코 반대다.


국회가 비생산적이고, 정파적 이해로 피투성이가 되어 싸운다면 국민소환제법도 제정할 필요가 있다. 국회기득권의 방해 때문에 어렵다면 시민이 다시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한다. 반대하는 국회의원에 대해선 낙선운동을 벌일 필요가 있다.

 

▲ 국회의원은 커다란 특권을 누린다. <사진출처=YTN 뉴스 캡처>

 

비상식적 정파싸움


국회의원 권위란 금배지를 달고, 고급 승용차의 뒷자리에 폼나게 앉아있거나 그럴듯한 의전을 받는 것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200m도 안되는 국회 경내행사에 차를 타고 가느니 마느니로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상식이다. 치장으로 권위를 확보한다면 비단옷 입은 사람이 국회의원 자격이 있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혹 낡은 옷을 입고 다녀도 국민 곁에 다가가 가렵고 아픈 곳을 보듬어주고, 어려운 삶을 공유하면서 국가비전을 내세우는 것이 권위의 기본이란 것은 상식이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해외출장으로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오늘날 진정한 국회상을 돌아볼 시점이 되었다고 본다.

 

khlee0543@naaver.com

maim 18/04/13 [14:58] 수정 삭제  
  구구절절 맞는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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