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人인터뷰] 평화통일 전도사, 권영길

사단법인 ‘평화철도’출범…“KTX타고 평양 옥류관 냉면 먹으러 가자”

성혜미 기자 | 기사입력 2018/05/03 [10:34]

[사회人인터뷰] 평화통일 전도사, 권영길

사단법인 ‘평화철도’출범…“KTX타고 평양 옥류관 냉면 먹으러 가자”

성혜미 기자 | 입력 : 2018/05/03 [10:34]

 

 

▲ 권영길 ‘사단법인 나아지는 살림살이’대표(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인근 공원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남북 경제공동체 건설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김상문 기자> 

 

 

살림살이 나아지셨습니까?”란 말로 유명한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평화먹고 사는데 많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얘기한다. 저성장이 고착화된 한국 경제에 북한이란 새로운 성장동력이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남북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4월25 서울 강남구 일원동 인근에서 진보정당의 대부격인 권영길(77) ‘사단법인 나아지는 살림살이대표를 만났다. ‘평화’ ‘복지’ ‘평등의 영역을 넓히고 싶어 정치권을 벗어났다던 그는 최근 끊어진 남과 북의 철도를 잇자는 취지로 민간운동단체 사단법인 평화철도를 출범시켰다.

 

그가 상임대표를 맡은 평화철도는 노동계, 종교계, 정치계 등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통일운동기구다. 한 사람이 1만원씩, 열 사람이 침목 하나씩, 100만 명의 힘으로 휴전선 구간에 침목을 깔자는 구상이다.

 

권 대표는 ‘11만 원, 101침목운동이 필요한 이유로 평화라는 표현은 굉장히 추상적이고 구태의연하게 느껴진다면서 철도 복원과 같이 평화를 상징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서 평화에 대한 인식을 정확히 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해도 곧바로 휴전선 철조망을 걷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사적으로 가장 예민한 지역에 남북을 잇는 열차가 운영된다면 그 자체가 평화라며 철길을 놓고 경원선 복원을 추진하는 건 정부지만 평화철도 운동은 국민의 염원을 실어서 정부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평화가 밥이고 일자리라고 표현했다. 한반도 내 긴장이 해소됨으로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동력을 구축하고 나아가 남북 경제공동체 건설을 통해 경직된 한국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주장이다.

  

실제 워렌 버핏과 함께 세계 3대 투자가인 짐 로저스는 통일된 한국은 남한의 자본과 전문성,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과 인접한 거대 시장인 중국이 있기 때문에 강력한 국가가 될 것이라며 통일을 염두에 두고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권 대표는 평화는 먹고 사는 부분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1970년대 중동에 노동력을 제공해서 돈을 벌어오고 2000년대 수출을 통해 돈을 벌던 시대는 지났다. ‘경제성장의 보고가 될 북한, 러시아, 중국이 만나는 삼각지대로 진출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하다남북 경제공동체 건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권 대표는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압승을 예상함과 동시에 완전한 승리로 인한 후폭풍을 우려했다. 그는 드루킹 사건,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낙마 등은 민주당 대세론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으리라고 본다면서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의 압도적인 승리는 독약이 될 수 있다며 민주당에 구 민주노동당에 뿌리를 둔 진보정당과의 연대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정당이 문재인 정부의 개혁적인 정책 모두를 반대해서 국회 파행을 거듭한다면 결국 책임 추궁은 많은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에게 돌아올 것이란 우려에서다.

 

권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보육, 교육, 의료, 노후까지 국가가 책임을 지겠다고 한다면 우선적으로 법과 제도가 갖춰져야 하고 국회가 뒷받침 해줘야 하지만 지금 정치구조에서는 어렵다면서 이렇게 되면 경제민주화, 복지정책 등은 기틀도 잡지 못한 채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원조적 진보정당과의 연대를 통해 개혁국회에 토대를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 진보정당의 목소리를 더 반영해야하며 이를 위해 독일식 정당명부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같은 선거법 개정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  권영길 ‘사단법인 나아지는 살림살이’대표(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인근 공원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남북 경제공동체 건설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김상문 기자> 

 

아래는 권영길 사단법인 나아지는 살림살이 대표(전 민주노동당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지난 10년간 경색됐던 남북 관계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북미정상회담까지 예정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사단법인 평화철도가 출범했고 이곳에서 상임대표를 맡으셨다. 과거부터 계속 준비해왔던 부분인가.

 

18대 의원을 끝으로 정치무대에서 벗어나 복지’ ‘평등’ ‘평화를 위한 운동을 새로운 방식으로 전개하고 싶었다. 복지, 평등. 평화의 영역을 범국민운동을 통해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회의원으로서는 이를 선뜻 실현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사단법인 권영길과 나아지는 살림살이를 만들었다. 그런데 만들고 불과 몇 달도 안돼서 병이나 병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우선 가장 하고자 했던 것은 한반도 평화 구축이다. 그러나 남과 북의 평화라는 표현은 굉장히 추상적이고 구태의연하게 느껴진다. 눈앞에서 평화를 가시적으로 만들고 직접 체험해야 가깝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남북 평화철도 구축이 필요한 이유다.

 

-평화철도는 경원선과 금강산선 등 미연결 구간을 잇기 위해 ‘11만원 101침목 운동을 통해 100만 명을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이 운동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 것인가.

 

기본적으로 철도연결은 한반도에 평화를 만드는데 핵심이다. 서울부터 원산을 잇고있는 경원선의 종착역은 남측 관할지역인 백마고지역이다. 이러한 끊어진 구간을 잇기 위해 한 사람이 1만원씩, 열 사람이 침목 하나씩, 100만 명의 힘으로 휴전선 구간에 침목을 깔자는 구상이다. 이것이 1단계다.

 

2단계는 우리의 운동을 북한에게도 촉구하는 것이다. “이 침목들을 보아라. 전 국민이 평화를 염원하고 있지 않느냐. 이 염원을 받아들여서 북한과 남한 양 정부는 휴전선에 있는 철조망을 걷어내고 철길을 깔아라. 평화의 땅으로 만들라라고. 이는 정치적 결단만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문제를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이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합의하더라도 곧바로 휴전선에서 철조망을 걷어내기란 어렵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어진 경원선이 연결되고 가장 군사적으로 예민한 지역 위로 남북을 이어주는 기차가 다닌다면 사실상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역사가 시작된 셈이다.

 

-정부는 한반도를 포함해 동북아 전역을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묶는 한반도 신()경제지도구축을 추진 중이다.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가.

 

평소 평화가 밥이고 일자리라고 얘기한다. ‘평화는 먹고 사는 부분에서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경제는 한계에 이르렀다. 대기업 위주의 수출산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남북 경제공동체 건설이 그 중 하나다.

 

최근 워렌 버핏과 세계 3대 투자가인 짐 로저스는 통일된 한국은 남한의 자본과 전문성,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과 인접한 거대 시장인 중국이 있기 때문에 강력한 국가가 될 것이라며 통일을 염두에 두고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북한, 러시아, 중국이 만나는 삼각지대가 향후 세계 경제 성장의 보고가 될 것이란 주장이다.

 

성장의 보고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남과 북이 대립하는 관계를 벗어나서 협상의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위해서는 평화적인 분위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향후 남북 정상회담에서 정치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남북 간 경제공동체 건설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 제시가 필요하다.

 

일례로 현재 북한에 광물자원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 또한 우수하다고 한다. 특히 희토류라고 하는 광물자원의 경우 마그네슘 재료로 자동차 산업, 초경량 소재에 많이 쓰여 4차 산업혁명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북 간 경제협력, 상호합의가 중요한 이유다.

 

-최근 통일연구원은 만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통일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남북한이 전쟁없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통일은 필요없다고 답한 비율은 47.8%로 절반이 현 상태 유지를 선택했다. 반면 통일해야 한다25.6%에 불과했다. ‘현 분단체제도 나쁘지 않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을 설득한다면.

 

북한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에게 굶주림’ ‘독재’ ‘등 부정적인 단어를 연상시킨다. 통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통일은 먼 훗날이라고 하더라도 대립, 갈등을 야기하는 분단체제는 없어져야 한다. 지금 70년 동안 남과 북이 갈라져있고 남쪽은 잘 산다고 얘기하지만 (앞에서 얘기했듯)한국경제는 한계점에 달했다. 1970년대 중동에 노동력을 제공해서 돈을 벌어오고 2000년대 수출을 통해 돈을 벌던 시대는 지났다. 남북 경제공동체 건설로 향후 경제성장의 보고가 될 북한, 러시아, 중국이 만나는 삼각지대로 진출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하다.

 

두 번째, 분단으로 인한 치러야 할 비용이 천문학적인 액수다. 통일비용이 엄청나다고 하지만 분단비용은 그 몇 배다. 분단국가였던 독일의 경우 통일은 비용도 천문학적이고 이로 인한 후유증도 있지만 분단비용은 그보다 훨씬 많다. 무엇보다 통일되지 않았더라면 지금보다 더 고통 속에 빠져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최근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사임, 드루킹 사건 등과 관련해 정부, 여당을 향한 야당의 공세가 거세다. 6·13지방선거를 어떻게 예측하는지.

 

민주당이 결과적으로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다. 드루킹 사건,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낙마 등은 민주당 대세론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으리라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70% 안팎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일반적으로 6개월 정도 지나면 떨어질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적어도 이 지지율은 결정적인 하자가 없는 한 지방선거 이후에도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이다.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점도 있지만 현 지지율 속에는 촛불 염원이 보태졌다고 본다.

 

촛불염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는 과정에서 개혁을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잠깐 몇 년 사이에 무너지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자유한국당에 의한 반사이익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최근 정의당, 민중당 등 진보정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선거연대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얘기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압승을 예상하고 있다면 진보정당과의 연대는 굳이 고려하지 않을 것 같다.

 

지방선거에서의 압도적인 승리는 독약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민주당에게 과식하면 배탈이 난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선거연합은 어렵겠지만 후보 또는 표본지역에서라도 구 민주노동당에 뿌리를 둔 진보정당과 민주당이 연합해야 한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번번이 국회에서 야당 반대에 막혀 개헌을 비롯한 개혁적인 정책을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바뀌지 않는 한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해도 중요한 정책들은 번번이 무산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들은 민주당 밀어줘도 변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 이는 결국 2020년 총선에 반영된다.

 

문재인 정부가 보육, 교육, 의료, 노후까지 국가가 책임을 지겠다고 한다면 우선적으로 법과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 예산문제는 그 이후 법과 제도에 의해 집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정치구조에서는 국회가 이를 뒷받침 해주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문 대통령의 개혁의지는 높으나 경제민주화, 복지정책 등은 기틀도 잡지 못한 채 임기가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원조적 진보정당과의 연대를 통해 개혁국회에 토대를 다져야 한다.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등은 과거 민주노동당이 내놓은 정책이다. 포퓰리즘이라며 공격하던 정치인들도 이를 자기 공약인양 내세우기도 한다. 이는 즉 진보정당의 정책이 옳았고 앞섰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표적인 진보정당인 정의당, 민중당 등은 소수정당에 머물러있다.

 

민주노동당 시절에 흔히 듣던 말이 정책은 좋지만 현실적으로 진보정당이 집권정당이 되기는 어렵지 않느냐였다. 선거에서 투표와 정책적 동의하고는 다르게 갔다.

 

진보정당은 국회에서 목소리도 내기 어렵다. 원내교섭단체가 되지 않으면 어떤 힘도 발휘하기 어렵다. 언론에서도 진보정당에게는 정치적 무게가 없다고 말한다. 악순환이다. 이는 정책· 실천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 정치구조의 문제다. 이를 어떻게 뚫어내느냐가 진보정당의 과제다.

 

-최근 정의당이 민주평화당하고 공동교섭단체를 꾸려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원내교섭단체에 속하기 위해 다수 당원들과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았으나 현실적 벽을 뚫고 고육지책으로 합쳤다. 그러나 그마저도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할 역할이 없다.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또 진보정당은 사표 심리로 인해 모든 선거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본다. 표에 따라 의석이 배부되는 정당명부제도입이 시급하다. 이는 진보정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정당명부제가 도입된다면 진보정당도 원내교섭단체 정도는 넘어설 의석수를 확보하고 진보정당에 표를 준 사람들을 대변하는 정치활동도 가능하다. 입법 등 실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선거법을 고쳐야하는 이유다. 독일식 정당명부제가 어렵다면 차선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흔히 개헌보다 어려운 게 선거법이라고 얘기한다. 갈 길이 멀다.

 

 ahna10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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