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人인터뷰] 미스티 앵커 열연, 김남주

“중년 여배우 편견 깬 멋진 드라마 해서 좋았네요”

이남경 기자 | 기사입력 2018/05/07 [09:01]

[연예人인터뷰] 미스티 앵커 열연, 김남주

“중년 여배우 편견 깬 멋진 드라마 해서 좋았네요”

이남경 기자 | 입력 : 2018/05/07 [09:01]

배우 김남주가 ‘미스티’를 통해 6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현장으로 돌아온 김남주는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완벽한 비주얼과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 고혜란(김남주 분)과 그녀의 변호인이 된 남편 강태욱(지진희 분), 그들이 믿었던 사랑의 민낯을 보여주는 격정 멜로 드라마. 김남주는 사회부 말단 기자로 출발해 7년째 9시 뉴스 앵커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혜란으로 완벽 변신해 극을 이끌었다.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쿨당’) 등 전작에서 사랑스럽고 통통 튀는 매력을 선보였던 김남주는 “정의 사회 구현”을 외치는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 고혜란으로 분해 걸크러쉬 매력을 뽐냈다.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정면돌파로 맞설 만큼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고혜란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김남주는 남들 눈에는 완벽해 보이지만, 실은 앵커 자리를 지키고 싶은 절박함과 이를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없어 두통에 시달리는 고혜란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난 김남주는 “고혜란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유쾌하고 털털한 입담으로 김남주 만의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배우 김승우의 아내로, 고혜란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배우 김남주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최고의 앵커 고혜란 역…미스터리 격정 멜로 ‘연기 호평’
코미디만 하던 작가 떠나 새 작가 만나서 장르물 대성공
부담큰 차기작…어떤 캐릭터를 만나서 해야 할지 고민돼
엄마 김남주…아이에 잘한다 말해주기 보단 현실 말해줘

 

▲ 배우 김남주 <사진출처=더퀸AMC>  



-연기력 호평.
▲전작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넝쿨당’을 한 작가가 썼고 한 연기자가 했기 때문에 큰 맥락에서 하나로 보고, ‘미스티’의 고혜란이 있는데 코믹 드라마의 아줌마로 박수 받은 것보다 정극에서 연기를 인정 받았다는 것에 대해 희열을 느낀다.
9년 전보다 멋있는 여자로 멜로 드라마에서 인정 받았다는 것은 큰 의미다. 나이도 많은데 단순히 아줌마도 아니었고, 코미디 아닌 코미디만 하던 작가를 떠나 새 작가를 만나서 장르물을 했다는 데 의미가 아주 크다.
아이들이 기억할 수 있는 범주 안에서 멋진 캐릭터를 소화해서 엄마로서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아이들의 기억 속에는 엄마가 처음으로 활동한 작품이다. 그 작품에서 고혜란을 연기했고, 캐릭터도 예쁘고 화면도 잘 나왔다. 반응도 뜨거웠고. 이런 기억을 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것 같다.

 

-가족들 반응.
▲첫째가 1학년 때 ‘넝쿨당’을 했는데 그 아이가 드라마를 보고, 대사를 외우고 질릴 정도로 보다가 “엄마 왜 안 해?” 묻더라. 그러다 이 아이가 중학교 1학년이 돼서 성공적으로, 멋있는 결과물이 나와서 굉장히 의미 있는 작품인 것 같다.
아이의 인생에서 기억될 첫 드라마가 이런 멋진 작품이어서 부담도 덜었다. 주변에서 진짜 범인을 묻기도 하고, 친구들이 재미있어 한다고 하더라. 두 아이도 ‘미스티’의 팬이고 김승우 씨가 제 왕팬이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서 저보다 더 기뻐하는 것 같다.
큰 딸은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반응을 보면서 방송을 같이 보면 재미있다고 하더라. ‘강 형사 너무 싫다’, ‘은주 싫다’ 하다가 곽 기자가 나오면 ‘좋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하고, 아이 반응도 똑같았다.
시청자들이나 기자들이 연기에 대해 좋은 평가를 주셔서 딸도 ‘엄마 연기 잘한다’고 하더라. 아이의 친구들도 ‘엄마가 예쁘다’, ‘연기 잘한다’, ‘옷 예쁘다’고 똑같은 반응을 보인다. 그런 걸 보면서 참 많이 컸다는 걸 느낀다.
우리와 똑같이 보고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둘째 아들은 영화를 좋아하는데 초반엔 잘 안 보다가 중반 이후로 재판이 진행될 때쯤 재미있게 보더라.

 

-캐릭터 부담감.
▲시나리오가 너무 탄탄해서 기본적으로 잘될 것 같았다. 현장에서 모완일 감독도 제일 부담을 갖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잘될 줄 알았고, 고혜란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악녀 같은 면도 좋았다. 종전에 없던 멋진 여성 캐릭터여서 잘될 줄은 알았지만 기대 이상의 반응이어서 깜짝 놀랐다.
압도적인 분량도 분량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비주얼적으로 완벽한 여자를 구사해야 하고 앵커로서 멜로를 해야 한다. 여러 가지가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자신이 없었다. 욕심은 나지만 자신이 없어서 ‘괜히 나갔다가 욕 먹고 들어오는 거 아닌가’ 했는데 남편이 용기를 줬다.
끝났을 때 ‘기대 이상이다’, ‘이렇게 잘해낼 줄 몰랐다’ 칭찬도 많이 받았다. 고혜란을 표현하기 위해서 아무 생각 없이 앞만 보고 준비하고 노력했는데 그 노력의 대가로 보상을 받은 것 같다. 제가 노력한 흔적에 박수쳐 주신다고 생각한다.
제 인생에도 잊지 못할 기념비적인 드라마다. 정극으로 연기력에 대해 재평가 받았고, 전작들의 캐릭터와 완전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성공적이었다. 제가 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웃음)

 

-엄마 김남주.
▲다른 엄마들과 똑같다. 최고의 어머니들이 계시지만 그 분들까지 따라가지는 못하고, 중간 정도다. 아이를 안 보는 것도 아니고 드라마를 안 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한다.
우리 아이들이 김남주를 엄마로 둬서 좋은 건, 인생에 대해 억지로 되는 것은 없다고 배우는 거다. 나의 위치에 대해 현실 파악을 하던 부모라 무조건 다 시키지 않고 현실을 보게 해준다. 아이들에게 너무 잘한다고 해주는 것보다 정확하게 얘기해주려고 한다.
잘할 수 있는 걸 해야 행복하고, 그래야 잘한다. ‘잘할 거야’라고 하지 않고, 못하는 건 빨리 포기할 수 있는 엄마다. 클래식 악기를 그렇게 가르치려고 했는데 잘 안 됐다.(웃음)

 

▲ 배우 김남주 <사진출처=더퀸AMC>  

 

-고혜란이 남긴 것.
▲고혜란을 연기하기 전과 후가 같을 수 없을 것 같다. 아예 없었다면 모를까, 스스로 만든 캐릭터를 다 버리진 않을 것 같다. 몸매 유지부터 목소리 톤까지. 화나면 원래대로 나오는 것 같다.
고혜란을 연기하면서 닮고 싶은 게 있었고, 여배우스러움을 간신히 찾았는데 다 버리진 않을 것 같다. 또 담고 있다가 새로운 캐릭터를 만났을 때, 어떻게 바뀔 지 모르겠지만 만나기 전까지는 남겨놓을 것 같다.
그리고 더 좋은 캐릭터를 만날 자신도 없고, 떠나 보내고 싶지 않다. 솔직한 심정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다. 힘들 것 같다. 쉬웠다면 6년, 8년 이렇게 걸리지 않았을 거다. 고혜란은 정말 만나기 힘든 캐릭터인데 이런 캐릭터를 연기한 게 영광스러울 만큼 충분히 행복하고 만족스럽다.
우리의 주인공은 예쁘고 정의로워야 하고, 충분히 아픔이 깔려 있고 멋있기만 하면 설득력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여자가 성공을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악녀 같은 면이 좋았다. 범죄는 아니더라도 거짓말을 한다거나, 그런 모습이 충분히 설득력 있었다.
그래서 케빈리와 키스할 때랑 은주에게 ‘협박 받고 있어’라고 할 때는 우리가 생각했던 주인공들이 하지 않는 행동이어서 어떻게 할까 고민스러웠는데, “고혜란스럽게 하면 된다”고 해서 어렵지 않았다.
연기자가 캐릭터만 잡히면, 대사만 외워도 그 인물처럼 보인다. 처음에 그 캐릭터를 잡을 때가 힘들다. 평범하지 않은 결말, 장르, 색깔이었는데 시청자 반응에 흔들리지 않고 ‘미스티’답게 마무리된 게 대단한 것 같다. 캐릭터에게는 비극이지만 최고의 결말을 맞은 것 같다.

 

-배우 김남주에게 끼친 영향력.
▲굉장히 큰 영향력을 주지 않았나. 이 드라마가 아니었다면 시어머니 역할이나 했을 것 같다. 딸이 “엄마, 시어머니 역할 하기 전에 드라마 하세요”라고 하더라. 왜 어머니가 아니고 시어머니냐고 물었더니, 시어머니의 역할이 크다고 답했다. 듣고 보니 ‘미스티’의 시어머니도 그랬다.
남녀차별이 많아서 격하게 공감했다. 아이가 시어머니와 친정 어머니의 차이를 발견한 것 같더라. 실제로 시어머니를 어렵게 대하는 것도 아닌데, 아이는 안다. 한국 드라마에서 트러블 메이커는 시어머니다.
딸이 생각하기에도 여자 연기자로서 나이가 많다고 느껴져서 얘기한 건데, 최소한 한 작품은 어머니 역할이 아니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이든 연기자들이 설 수 있는 현장이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단순 엄마가 아닌 주인공으로서 여배우의 나이를 연장시키지 않았을까.
나이 많은 여배우도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게 제일 뿌듯했다. 계속 아줌마겠지 했는데 전혀 다른 걸로 인사드리니까 보시는 분들도 많이 놀란 것 같다. 그런 반응도 너무 재미있었고, 결과도 좋아서 한없이 기쁘다.

 

-또 다른 꿈이 있다면.
▲‘미스티’가 내 인생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했다. 이런 드라마는 언제 들어올지 모르고, 좋은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현재 내 나이에서 쉽게 만날 수 없을 텐데 곧 50이니 내 인생의 모든 걸 걸고 했다.

하다 보니까 고혜란을 연기하면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했고, 끝난 지금은 50대 초반까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은 욕심이 생겼다고 할까, 또 다른 가능성을 스스로 찾은 것 같다. 자존감이 낮은 편인데 새로운 연기를 하면서 ‘내가 할 수 있구나’라는 게 생긴 것 같다.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 이제 뭘 해야 하나, 다음엔 어떤 캐릭터를 만나서 해야 할지 고민된다. 시청자들이 제게 원하는 이미지가, 도시적이면서 본받고 싶은 여자인데 그런 이미지를 조금 더 찾아봐야 할 것 같다.

brnst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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