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김문수-안철수, 서울 지방선거의 변수

6.13 지방선거 기울어진 운동장…朴잡기위한 金安 연대 띄운다?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5/19 [11:46]

박원순-김문수-안철수, 서울 지방선거의 변수

6.13 지방선거 기울어진 운동장…朴잡기위한 金安 연대 띄운다?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5/19 [11:46]

6·13 지방선거 시기가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분주해지고 있다. 주요후보들이 선거캠프를 대부분 다 꾸리며 코앞으로 다가온 유세전쟁을 시작할 준비를 마친 것이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양쪽의 분위기는 크게 다르다. 70%가 훌쩍넘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공지지율을 업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질 수 없는 선거’가 되어버려서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보수야권은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더블스코어 차이의 지지율로 패하는 것으로 나타나 암울한 상황이다. 이에 야권은 드루킹 사건 등 판을 흔들만한 모든 요소를 들고 나오고 있지만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슬슬 ‘단일화’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지방선거의 꽃이라고 불리는 서울이다.


文대통령 고공지지율 타고 지방선거 순항하는 민주당
자신감 넘치는 박원순…자신과의 싸움으로 선거 규정
초조한 보수야권…좀처럼 쟁점 형성되지 않아 불리해
최후의 카드 ‘단일화?’…공감대 만드는 김문수·안철수

 

▲ 서울시장 선거에서 앞도적인 지지율 1위를 기록중인 박원순 시장은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상문 기자>

 

지방선거를 앞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고민은 좀처럼 지방선거 분위기가 살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각당이 사활을 걸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전이 그렇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에 앞서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돌발 변수 없는 ‘조용한 선거’를 원하고, 후발 주자인 김문수·안철수 후보는 연일 변수 만들기에 고심하고 있다.

 

박원순의 자신감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두배이상으로 앞서고 있는 박원순 시장은 각종 인터뷰에서도 자신감이 묻어난다.


대표적인 인터뷰는 지난 5월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이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선거에서는 다른 후보들과 경쟁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경쟁이다. 더 좋은 비전을 시민에게 제시하고 시민을 잘 설득하는데 (승패가) 달려있다”고 말하며 사실상 다른 후보들을 ‘패싱’하는 모양새다.


그는 김문수 후보가 자신을 겨냥해 ‘부정과 무위의 행정’이라 비판한데 대해 “현명한 사람의 눈에는 내가 한 일이 잘 보일 것인데 안 보이는 분도 계신가보다”라며 “20세기의 관점으로 서울을 만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김 후보는) 과거의 낡은 패러다임으로 도시를 바라보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후보로부터 양보를 받았던 것에 대해서는 “(안 후보와) 서울시장 선거에서 맞붙을줄 꿈에도 몰랐다”면서도 “이제는 서로 당이 달라졌으니 경쟁할 수밖에 없다. 정정당당하게 정책으로 승부해 시민의 판단을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에게 시장을 양보하고 대선에 출마하라는 의견에는 “요즘은 다른 당끼리도 양보하고 그러냐”라고 받아쳤다. 또 토론회장에 방문한 안규백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을 향해 “내가 민주당 소속 후보로 공천됐는데 그럴 수도 있냐”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박 후보는 3선 성공시 차기 대선 출마 등 향후 정치행보에 관해선 "나는 공적인 사회활동을 시작한 뒤부터 직책을 생각하면서 인생을 살지 않았다. 오히려 일을 두고 고민했다. 한단계 일을 하다 보니 그 다음 단계는 저절로 만들어지곤 했다"며 "4년간 서울을 위대한 도시로 만들기 위한 일념으로 불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독대했느냐는 질문에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만나지 않아도 잘 통하고 있다. 대통령 공약 중 상당부분이 서울시 정책과 일치하고 청와대 인사나 정부 인사 중 서울시 출신으로 나와 친한 분이 많아 소통에 전혀 문제없다. 따로 뵐 필요가 없다”며 “국무회의에서도 문 대통령이 마지막에 항상 '박 시장 생각은 어떻냐'고 물어서 졸지도 못한다. 그런 정도 관계”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에 관해선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시절에 우리 방(시장실)을 방문해 깊은 얘기를 했다”며 “다만 수도 이전 관련 사항은 헌법 개정과 연관이 있어서 청와대가 아직 결정 못한 상태인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친문세력과 관계에 대해선 “내가 이른바 친문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당이 나를 지지할 것인지 우려와 걱정이 있었지만 지난 경선을 보면 당에서 많이 지지해줬고 당원의 도움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개헌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수도이전 논란에 관해서는 “한 나라의 수도를 옮기는 것은 국가의 운명과 직결된다. 내가 지방분권론자이긴 하지만 어렵고 중대한 문제라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헌법 개정에 (수도 이전) 관련 내용을 넣는 것도 토론을 해보라는 뜻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최근 북한 관련 정세에 관해선 “남북관계는 70년 이상 단절됐던 상황이었다. 하나의 산이 아니라 긴 산맥을 넘는 것”이라며 “위기도 있고 장애물도 생기므로 일희일비 않고 정책을 밀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남북정책이 당파적 관점이 아닌 민족적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진행됐다면 지금 학생들이 수학여행으로 열차를 타고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한국당 등 야당을 겨냥, 독일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 사례를 언급하며 “남북문제는 당파적 입장이 아니라 민족 전체의 입장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선거 전날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는 일정에 관해서는 “내 문제보다 국가의 문제가 훨씬 중요하다”며 “내 선거의 유불리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으로 서울시장 일을 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광화문광장내 세월호 천막 철거 시점에 관해선 “최근에 조사위가 다시 발족하고 안산 기념관 건립이 구체화되고 있어서 (천막을) 철거하거나 형태를 변형해 시민 불편이 없게 하겠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는 보수야권 단일화에 대한 운을 띄운 상황이다. <김상문 기자>  

 

초조한 보수야권


이처럼 자신감을 보이는 박원순 시장에 비해, 보수야권의 두 후보는 초조하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좀처럼 쟁점이 형성되지 않으면서 후발 주자인 김문수·안철수 후보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다. 2, 3위 주자 지지율이 낮고 비슷한 평행선을 그리면서 1위와 일대일 구도를 만들기도 어려워졌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에는 숨은 표심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공통적으로 주장한다. 본선이 진행될수록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며 반전 카드를 가다듬고 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부동산시장을 주공략처로 삼을 태세다. 특히 박원순 시장의 부동산 정책인 도시재생사업이 시민 삶 향상에 기여한 바가 전혀 없다며 ‘개발’ 대 ‘재생’ 구도로 보수 표심을 끌어 모은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측 관계자는 “도시재생은 아파트 그만 만들고 주차장, 쉼터, 놀이터 등 사라진 공간을 찾자고 하는데 살펴보면 생색만 내고 제대로 된 게 아무 것도 없다"며 "김 후보의 재개발·재건축 정책은 도시재생사업으로 발이 묶인 시민들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론조사 수치에는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후보측에 따르면 내부 조사 결과 4월부터 안철수 후보에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박 시장의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받았던 40%대 초반이 최대일 거라고 분석했다. 유동표 20~25%에 홍준표 대표가 대선 때 받았던 20%를 더하고 여기에 현재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숨은 보수표가 더해지면 40%대에서 박 시장과 대등한 대결을 펼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극기 세력은 한국당 입장에서 계륵이다. 김 후보가 태극기 집회 지지를 표명하는 등 겉으론 동조하고 있지만 서울지역 선거에 나선 한국당 후보들 사이에선 태극기 세력이 선거에 합세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김 후보가 태극기를 엎고 선거를 치르는 모양새가 되면 다 죽는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도 고민이 깊다. 양대 회담 국면으로 진보-보수 대결 구도가 조성되면서 3당이 설 공간이 좀처럼 마련되지 않고 있어서다. 안 후보는 ‘인물’로 승부를 본다는 전략이다. 지금은 남북 문제 이슈에 지방선거 본 모습이 가려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지방일꾼을 뽑는 선거라는 지방선거의 본질에 유권자들이 눈을 뜰 거라는 기대다. 선거 초반 드루킹 댓글 공작 피해 부각 등 정치 이슈를 강조하던 안 후보는 서울시 문제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안 후보측은 ‘팩트체크’에 집중하고 있다. 박원순 7년 서울시의 주요 정책, 현장을 방문해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방식이다. 안 후보측 역시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왜곡이 심하다고 주장한다. 캠프 한 관계자는 “박 시장 지지율이 60%를 넘는다는 결과가 나온 모 여론조사를 모니터링해보니 답변에 총 8분 20초가 걸리더라”면서 “이는 충성도 높은 지지층을 보유한 민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으로 조사 기법 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거 운동 방식으로는 대선 당시 관심을 모았던 ‘뚜벅이 유세’를 발전시킨 1박 2일 숙박 유세를 도입할 계획이다. 1~2시간 스쳐가는 유세가 아닌 서울 곳곳을 방문, 해당지역에서 하룻밤을 머물면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깊이 듣고 지역문제 해법을 나누는 선거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조사업계에선 현재 발표되는 각종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있다는 지표가 일부에서 관측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박 시장과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현격하다. 여러 조사를 종합하면 추세상 일정한 우세가 확인되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후발주자들은 비장의 카드를 찾기 마련이다. 이때 주의해야할 함정이 '네거티브'다. 경기도지사 선거가 사례로 꼽힌다. 남경필 한국당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욕설 음성파일을 카드로 뽑아 들었지만 판세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김문수-안철수 후보는 정치경력을 쌓으며 오히려 장점을 소모시켜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단기 반전을 위해 급조된 카드를 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쌓아가는 방향으로 선거운동을 해야 지지율도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박원순 시장과의 1대1 구도를 노리고 있다. <김상문 기자>  

 

단일화 카드


이처럼 보수야당의 경우 압도적으로 기울어진 판으로 인해 도저히 뒤집을 방법이 보이지 않자, 서로 간에 부인해 오던 ‘단일화’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운은 김문수 후보가 먼저 띄웠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5월17일 안철수 후보에 대해 “같이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에 안 후보는 “김 후보가 (나처럼)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가 다시 시장에 당선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후보가 처음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안 후보도 종전과 달리 “단일화는 없다”고 선을 긋지는 않은 것이다. 야권에선 “단일화를 위한 양측의 탐색전이 본격 시작됐다”는 말이 나왔다.


김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소신과 신념이 확실하다면 동지로서 생각하고 같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 후보가 우리와 같이할 의지가 있다면 능히 같이할 수 있고, 그것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야권 일각에서 거론돼온 안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김 후보 본인 입으로 처음 거론한 것이다.


이에 안 후보도 “김 후보의 발언 의도를 살펴본 뒤 입장을 말하겠다”면서 “(단일화에 부정적인)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달리 김 후보는 박원순 후보가 다시 당선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후보가 이날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안 후보도 이에 대해 여지를 남겨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양측 간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후보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3파전으로 가선 김·안 후보 모두 승산이 거의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단일화 효과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 보다는 낫다’라는 게 보수 야권의 생각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김·안 후보가 이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박원순 3선 저지’를 각각 거론한 것은 단일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명분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양측 관계자들은 최근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6명의 석방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이날 “안 후보는 민주당에서 국회의원, 당대표를 했고 많이 중도화하긴 했지만 아직 정치적 신념이 잘 형성돼 있지는 않다”고 했다. 안 후보도 “‘박원순 대 김문수’ (구도가) 된다면 김 후보가 이길 수 있느냐. 백이면 백 아니라 말한다”며 “저는 박 후보와 일대일로 대항하면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했다. “시민들이 누가 이길 수 있는 후보인지 보고 판단할 것이고 (나에게) 표를 모아줄 것”이라고도 했다. 서로 자신이 박 후보의 맞상대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야권에선 “단일화 협상을 내다본 신경전이 시작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다만 정치권 관계자는 “단일 후보를 내도 박 후보를 이기기 쉽지 않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단일화가 무산될 수도 있다”고 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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