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오너家 어머니, 이명희 갑질의 역사

상상 초월한 악행들…약자는 모두가 노예?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5/20 [09:54]

한진 오너家 어머니, 이명희 갑질의 역사

상상 초월한 악행들…약자는 모두가 노예?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5/20 [09:54]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사건 이후 불거진 한진 오너가의 전방위적인 갑질 행태 제보가 쏟아지면서 전국민적 분노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진 오너가의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은 충격적이기 까지 하다. 욕설 폭언 등은 기본이고, 폭행까지 서슴치 않게 저질렀다는 각종 증거자료와 고발로 인해 드라마에서만 나올 것 같았던 재벌가의 상상초월 갑질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한진그룹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회사직원들과 국민들은 한진오너가 자체의 퇴진을 거론하며, 전혀 신뢰를 하지 못하는 상태다.


자택부터 두드러진 갑질…운전기사·집사 폭행은 기본
상습적인 한진 직원 폭행…직책도 없지만 갑질 지속
심부름센터 이용된 대한항공…해외 제철과일 공수해
수사 돌입한 경찰…‘공소시효·회유’인해 어려운 처벌

 

▲ 한진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폭로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출처=MBC 영상 캡처>

 

1949년생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은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 고위 공직자였던 고(故) 이재철 전 교통부 차관의 3남1녀 중 독녀다.


이재철 전 차관은 1948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부 조약국에서 근무하다 1949년 외무부를 나와 영남대·경북대 등에서 교수를 지낸 뒤 1967년 과학기술처 초대 차관으로 임명된 인물이다. 1971~1976년에는 교통부 차관을 지냈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이명희 이사장은 1973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중매로 결혼했다. 조양호 회장의 부친인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와 이재철 전 차관이 한 모임에서 만나 혼담을 나누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운송 재벌기업인 한진가와 주무부처 고위층 집안이 혼맥으로 얽히면서 정경유착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전 차관은 교통부 차관 퇴임 직후 한진그룹이 1968년 인수한 인하대학교의 총장을 지냈다.


재계에선 이들의 결혼이 그룹의 성장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조 회장과 이 이사장의 결혼 이후 크게 성장했다. 한진그룹의 성장은 이 이사장이 공식직함 없이도 그룹 내에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는 배경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집안에서의 악행


이처럼 이명희 이사장은 한진그룹 임직원들 등을 상대로 반복적인 폭력·폭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으로 물의를 빚는 상황이다. 특히 조현민 갑질 폭로가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악행 폭로로 확대되면서, 이명희 이사장이 자녀들보다 더한 악행을 장기간 끊임없이 저지른 것이 드러나고 있다.


이명희 이사장의 갑질은 자택에서부터 시작된다. 전직 부기장이 이 이사장의 악행을 증언했다. 전직 운전기사의 증언과 마찬가지로 이명희는 폭언과 욕설과 물건 집어던지기를 경비원, 정원사, 가사도우미 등에게 자주 했다고 한다. 박창진 사무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오너 일가의 강력 처벌을 요구했다.


또한 이명희 이사장이 자택에서 근무자, 가정부 등에게 한 갖은 갑질이 폭로되었다. 제보자는 매일 이 이사장의 욕설에 시달리다, 가만히 있다가도 가슴이 뛰고 불안한 증세가 나타나 병원을 갔다. 3개월 만에 사표를 내고 이명희 이사장의 평창동 자택을 나온 제보자는 “가족들에게는 미안했지만, 나 자신이 병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나왔다”고 하며, “아내에게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았는데 최근 이 이사장의 만행이 나오는 기사를 보고 아내가 너무 속상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양호 회장과 이 이사장의 구기동 자택 이웃들이 이명희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자가 밤마다 고성을 질러 고통을 하소연한다는 폭로도 나왔다.


또한 이명희 이사장이 5년 전인 2013년 종로구 평창동 집안 인테리어 공사에서 인테리어 업자들에게 갖은 욕과 막말을 했고 대한항공 직원에게 물리적 폭행을 가했다는 진술과 녹취록이 나왔다. 작업자에 의하면 이명희 이사장이 무릎 꿇린 상태에서 따귀를 때리려는 것을 피한 대한항공 직원에게 분노해, 무릎 꿇은 상태에서 직원의 무릎을 걷어찼다고 한다. 당시 조 회장 자택 공사 작업자는 “5년간 갖고 있던 녹취파일을 공개해 속이 후련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명희 이사장이 운전기사에게 욕설을 퍼붓는 녹취파일이 공개되었는데, 악을 쓰는 소리와 함께 욕설이 넘친다.
더구나 제보한 운전기사는 “맞지 않고 욕만 먹고 퇴근하면 행복한 것”이라고 하며 이명희 이사장의 상습 폭행도 증언했다. 기사의 증언에 의하면 기사가 말대꾸한다고 이명희가 주방기구(홍두깨)를 던져 맞은 기사의 이마가 부어오르고, 기사를 무릎 꿇린 뒤 욕하다가 던진 책에 기사의 눈이 맞아 병원 치료까지 받았다고 한다. 다른 운전기사는 “이렇게 이명희의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으로 인해, 운전기사들이 수시로 그만두었다”고 했다.


방송사 <SBS>에서는 위 기사의 원본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제보자들은 과거에 이명희 이사장의 운전기사를 맡았던 사람들로 보인다. 여기서 이명희 이사장은 자택 인테리어 업자에게 욕설을 한 첫 번째 녹취록은 장난으로 보일 정도의 엄청난 욕설을 구사한다. 녹음된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운전기사들이 집안 심부름까지 도맡아 했다는 것이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운전 중인 기사에게 수시로 물건을 던졌다는 폭로도 있다.


이명희 이사장은 집사에게 ‘죽을래 XXX야’, ‘XX놈아 빨리 안 뛰어 와’라고 수시로 욕설을 해서 집사가 항상 고개를 숙이고 뛰어다녔다고 한다. 당연히 이명희 이사장은 운전기사에게도 욕을 하는 등 비인간적으로 취급해, 운전기사는 늘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증언했다.


더구나 운전기사에 의하면 이명희 이사장은 자택에 대한항공 임직원들을 부른 후 거실에서 욕설을 쏟아 부었고, 유리 깨지는 소리도 났다고 했다. 그나마 조양호 회장이 있을 때는 집사와 운전기사에게 심하게 대하지 않았다고 하며, 조양호가 없을 때 입이 더 거칠어졌다고 한다.


또한 최근에는 이명희 이사장이 운전기사(수행기사)들에게 한 새로운 갑질이 폭로되었다. 이명희 이사장은 운전기사가 운전을 못한다며 욕설을 하고, 뒤를 돌아보라고 해 고개를 돌리니 침을 뱉었고, 운전 중인데 뒷통수에 신발을 벗어 던진 적도 있다고 한다. 물론 그런 이명희의 운전기사 폭행으로 사고가 날 뻔하기도 했다고 한다.


결국 운전기사는 이명희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 시민단체의 변호사를 찾아 피해 상담을 받기도 했다. 이 기사에서는 이명희가 운전기사들에게 욕하는 음성 파일도 나온다.


문제는 자신에게 맞은 운전기사의 병원 치료비도 안 줬고, 심지어 눈에 홍두깨를 맞은 기사가 눈이 심하게 충혈되어 안과 진료도 받았는데, 그 때도 바로 진료를 받고 복귀해서 운전을 했다고 한다.


운전기사들 중에는 이명희 이사장에게 당한 피해에 법적으로 대응하거나 또는 경찰 수사를 의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겁을 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심지어 이러한 갑질 퍼레이드로 인해 6시간 만에 그만둔 운전기사도 있다고 한다.

 

▲ 이명희 이사장이 인천 하얏트 호텔 증축공사(신축 조경공사) 현장에서 노동자들에게 고함을 지르고 거칠게 밀치며 서류를 빼앗아 흩뿌리는 등 행패를 부리는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TV 캡처>

 

회사에서도 슈퍼갑질


회사에서의 악행도 만만찮다. 이명희 이사장은 인천 하얏트 호텔에서 자신을 몰라보고 할머니라 부른 직원을 해고했고, 인천공항의 대한항공 일등석 라운지에서 준비해 둔 음식이 식었다며 접시를 집어던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와더불어 사람들에게 욕설은 기본이고 음식이 마음에 안 든다고 호텔 지배인을 무릎 꿇게 했다고도 한다.


게다가 호텔 지배인의 뺨을 때렸다는 증언도 폭로됐다. 호텔에서 외국인 꼬마가 쇼파에서 뛰놀다가 쿠션을 바닥에 집어 던졌고, 아이가 사라지자 이명희가 나타나서 바닥에 떨어진 쿠션을 보고는 “지배인 나와”라며 뺨을 가격했다고 한다.


이명희 이사장은 60세 안팎의 나이 든 호텔 간부에게도 예외 없이 욕을 했고, 간부에게 ‘개XX’라는 욕과 함께 파일을 던졌으며, 심지어 뜨거운 뚝배기나 커다란 화병도 던졌다고 한다.


또한 임신부 직원을 비가 오는데 우산을 쓰지 못하고 비를 맞게 했는데, 임신부를 보호해야 함은 기본 상식인데도 이런 비인도적인 짓을 한 것이다. 이 보도에서는 이 이사장이 두 딸인 ‘조현아·조현민’ 자매에게도 욕설을 퍼부었다는 것도 나왔다.


심지어 이명희 이사장은 지난 2008년 여름 인천하얏트호텔에서 조양호 등 가족과 3주 동안 묵으면서 여러 갑질을 한 것이 보도되었다. 이명희 이사장은 새벽 4시에 호텔을 점검하면서 연회장을 청소할 때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 전기세가 아깝다고 해서 직원들이 조명을 끄고 헬멧에 손전등을 달고 했다고 한다.


인천 하얏트 호텔 증축공사(신축 조경공사) 현장에서 노동자들에게 고함을 지르고 거칠게 밀치며 서류를 빼앗아 흩뿌리는 등 행패를 부리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명희 이사장이 하야트호텔에 공식 직책이 없는데도 빵 크기까지 간섭했다고 한다. 전현직 하얏트호텔 직원들은 이런 이명희 이사장의 갑질이 더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연하게도 인천하얏트호텔에서는 이런 일이 수차례 벌어져서 이명희 이사장의 폭언도, 폭행도 호텔 직원들에겐 일상적인 일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또한 제주도에서의 갑질들도 공개됐다. 지난 2011년 제주 제동목장(항공운수 보조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이 운영하고 있는 기업형 목장) 영빈관 직원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영빈관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축하연 자리에서 미리 도착한 이명희 이사장이 장식과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소리를 지르며 지배인의 다리를 차기도 했다고 한다.


‘백조 갑질’이라는 상상을 초월한 갑질행위도 했다. 이는 이명희 이사장이 제동목장에서 백조(울음고니) 등 여러 조류의 조류를 밀반입했고, 직원들을 관리 문제로 폭행했다는 폭로까지 나온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명희 이사장은 서귀포 칼호텔에서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을 보고 막으라고 해서, 원래 호텔 해안을 경유하던 올레 6코스를 변경하게 되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올레 6코스를 호텔 경유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던 당시 제주 지역 본부장은 심하게 질책했다고 전해졌다.


또한 한진그룹 회사업무에 사사건건 간섭했는데, 회사 달력을 만드는 직원이 이명희 이사장의 질문에 말대꾸했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서 욕설을 듣고 해고됐고, 그 직원을 감싼 한 임원도 함께 경질됐다고 한다. 당시 이명희 이사장이 “달력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싸?”라고 묻자 직원이 “원가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자 이명희가 “이 새끼야 네가 그렇게 잘났어? 너 내 앞에 나타나지 마.”라고 했다고 한다.


이같은 이명희 이사장의 악행은 임원까지도 피해가지 못했다. 대한항공 전직 임원이 이명희 이사장이 Mrs. Y(미세스 와이)로 불리며 임원들에게 갑질을 한 것을 고발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의 폭언과 막말은 다반사였고, 심지어 임원의 정강이를 발로 찼다는 소문도 돈다고 했다. 이명희의 비서로 쓰이는데 자괴감을 이기지 못하고 사표를 낸 직원도 여럿이라고 했다.


이와더불어 외국인 직원마저도 갑질의 대상이 되며 제대로 나라망신까지 시켰다. 이명희 이사장은 하얏트호텔의 외국인 총지배인을 무릎 꿇리고, 칼호텔에서는 외국인 셰프한테 뚝배기를 던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외국인들은 미세스 조(이명희)에게 당한 학대를 토로하면서 “조 패밀리가 미쳤다”고 했다. 더구나 이들은 “조씨 일가 같은 사람들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일이 한국에서 허용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한마디로 국제적 나라망신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심각한 국제적 망신은 최근 더 구체적으로 폭로되었는데, 대한항공을 자신의 심부름 센터로 이용한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방송사 <MBC>에 따르면, 이명희 이사장은 해외에서 생산되는 제철과일들을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요구했고, 직원들은 007 작전을 방불케하며 제철 과일을 공수했다. 이스탄불에선 살구, 북경에선 대추, 광저우에선 비파, 인도에선 망고, 시애틀에선 체리 등을 들여왔다.


농산물 통관은 다른 어떤 물건보다 엄격하다. 어떤 승객은 사과를 잘못 들여왔다가 500달러의 벌금을 물기도 했다. 대한항공 직원은 1차로는 종이로 포장하고, 2차로는 보자기로 감싸는 철두철미한 작전으로 무사히 갖고 들어왔다.


또한 이명희 이사장은 불법으로 필리핀 출신 가정부도 고용했다. 취재진이 마닐라 지점장을 찾아갔을 때 그는 도망간 뒤였다. 어렵게 만난 가정부 A씨는 대한항공 측 변호사로부터 “아무 것도 발설하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답했다. 한진 일가의 갑질 스캔들이 터지자 대한항공 직원이 A씨를 찾아와 조 회장 집에 대한 무엇도 말하지 않기로 비밀유지 각서를 받아갔다. A씨는 “기자가 너무 늦게 왔다. 대한항공에서 나를 찾아오기 전 먼저 왔더라면 모든 걸 이야기해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는 필리핀 가사 도우미의 한 달 임금은 40여만 원이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대한항공이 불법인 필리핀 가사 도우미를 데려오기 위해 마닐라 직원으로 위장시키기까지 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당연하게도 이명희 이사장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고, 직원 얼굴에 화초를 던졌다거나 운전기사 얼굴에 침을 뱉었다는 등, 각종 폭행 증언이 전방위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 이명희 이사장이 운전기사에게 욕설하는 녹취파일을 보도한 SBS 뉴스화면 캡처. <사진출처=SBS 뉴스 캡처>

 

처벌 가능할까?


이같은 수많은 악행 의혹에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이사장이 여러 사람을 상대로 폭행 및 욕설·폭언을 했다는 의혹에 관해 수사에 착수했다. 일단 이명희 이사장에게 폭언·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를 10명 넘게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명희 이사장은 처벌 받을 수 있을까? 세간에서는 ‘이렇게 심한 갑질을 셀 수 없이 많이 한 사람을 왜 빨리 경찰에 부르지 않느냐’는 이야기 마저 나온다. 하지만 수많은 갑질 폭로에도 불구하고 이명희 이사장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데에는 넘어야 할 어려움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명희 이사장의 갑질 폭로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대략 4가지 정도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폭행과 모욕, 강압, 그리고 업무방해 등이다.


이들 혐의 중 이 이사장의 갑질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폭행’과 ‘모욕’이다. 하지만 ‘폭행’과 ‘모욕’죄 모두 공소시효가 5년이다. 게다가 친고죄인 모욕죄는 모욕을 인지한 시점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이를 고려할 때 경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10건 정도의 갑질 사례 대부분은 이미 처벌할 수 있는 시효가 지난 상태다.


언론에서 이명희 이사장의 다양한 욕설 녹취와 증언이 쏟아지고 있지만, 6개월 이내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모욕죄의 시효가 지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명희 이사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증언들 또한 대부분 폭행 공소시효인 5년보다 더 오래된 일들인 것이다. 쏟아지는 폭로에 비해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사안들은 현실적으로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인천 하얏트 호텔 공사현장 폭행 동영상의 경우 발생 일시가 2014년 5월이라 폭행 공소시효가 아직 남아 있긴 하다. 때문에 사건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경찰도 이 사건 피해자들을 접촉해 진술을 받아내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재벌 일가의 구성원을 상대로 피해자들이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명희 이사장 측이 피해자 회유를 시도하고 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도 처벌을 힘들게 한다.


폭행 피해를 제보한 운전기사는 이명희 이사장 측이 거액의 합의금을 제시하며 회유를 시도했다고 증언했다. 또 이사장 측이 중요 증거물인 휴대전화를 가져갔으며, 이런 식의 회유 시도가 예전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진 일가의 갑질을 폭로하는 SNS 단체 대화방을 대한항공 측에서 감시하려 한다는 증언들도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이처럼 속속 불거지는 회유 정황은 경찰 수사에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명희 이사장에게 적용할 수 있는 폭행과 모욕 혐의 모두 반의사불벌죄 혹은 친고죄로서, 피해자의 문제제기가 있어야만 형사적으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을 통해 수많은 갑질이 폭로됐지만 피해자들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경찰로서는 이명희 이사장을 법적으로 처벌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회유 시도를 ‘증거 인멸’로 처벌하기도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 폭행죄의 경우 합의금을 주고받은 뒤 당사자 간 합의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명희 이사장 측이 ‘돈’을 앞세운 회유를 ‘합의’라고 이야기 할 여지가 법률적으로는 꽤 충분하다는 것이 법조인들의 의견이다.


이에대해 한 전문가는 “돈과 지위에 눌려 갑질 피해를 당했지만, 가해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려면 피해자가 다시 한 번 두려움을 무릅써야 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씁쓸한 현실”이라며 “이명희 이사장의 갑질에 일회성으로 분노하기보다는 피해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내고, 또 그 용기를 꺾으려는 시도가 있다면 끊임없이 감시하고 고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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