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드루킹' 지방선거 승부처 떠오른 ‘부산·울산·경남’

‘文복심’의 정면돌파! vs ‘드루킹’의 반전역습?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5/27 [10:12]

'김경수 드루킹' 지방선거 승부처 떠오른 ‘부산·울산·경남’

‘文복심’의 정면돌파! vs ‘드루킹’의 반전역습?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5/27 [10:12]

6·13 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PK)지역이 그 어느때 선거보다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폭등하면서, 기존 맹주였던 자유한국당 등 보수세력의 힘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지방선거는 ‘진보세력과 보수진영의 숙명적인 전면전’으로 평하기도 한다. 패하는 쪽은 심각한 내상을 입으면서, 앞으로 상당기간 PK지역에서 힘을 못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결국 이로인해 중앙 정치권과 여론의 관심도 PK 지방선거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초강세 영향력 공고한 PK…위기 빠진 보수
드루킹 열 올리는 자유한국당…본격 김경수 흔들기
네거티브 전면전 비화?…지역정치인은 역풍 주의보
최후의 변수는 투표율…숨은 보수표의 희망거는 野

 

▲ 드루킹 게이트 한복판에 서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왼쪽)와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 <김상문 기자>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이번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PK지역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최근 격전지로 분류되어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부산은 물론이거니와, 한 번은 민주당계가 거머쥐었던 경남, 노동자가 많지만 아직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인 울산까지 어느 한곳도 예측하기 쉽지않은 구도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고공지지율을 버팀목으로 삼고 질주하는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힘이 PK지역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 이를 막아내려는 ‘지역 디펜딩 챔피언’ 자유한국당 등 보수세력이 어떤 전략을 취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 싹쓸이 구도


일단 정치전문가들은 PK 지방선거 판도에 대해 ‘진보 우세’ 현 구도가 끝까지 유지될지와 ‘보수표’가 재결집할 수 있을지가 승부의 최대 관건으로 보고있다.


이와 함께 남북 문제와 경제 현안 중 어느 이슈가 더 후보 결정에 영향력을 발휘할지와 막판 돌발 변수가 발생할지도 관심사이다. 이들 대부분의 사안이 부·울·경 유권자들의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여야 PK 정치권이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우선 ‘진보 일변도’의 현 판세는 역대 PK 지방선거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6회 PK 지방선거까지는 보수진영의 압도적 우세 속에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은 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PK 지지도는 자유한국당보다 2~3배 정도 높다. 특히 인지도가 낮아 개별 후보들을 잘 알기 어려운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정당 지지도가 승패의 중요한 변수라는 점에서 다가온 PK 선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2014년 지방선거에선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지지도가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보다 배 이상 앞섰고, 결국 39개 PK 기초단체장 중 34곳에서 승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80%를 넘나들고, 한국당을 포함한 야당 지도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워낙 커 현재의 정치 지형이 오는 6월13일까지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드루킹 특검’ 거부와 의원직 사퇴서 처리 문제 등 민주당 지도부의 정국 운영에 대한 반발이 생기면서 급작스러운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간 힘을 발휘해 왔던 ‘보수표’가 다시 결집할지도 주목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을 거치면서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침묵’하고 있다고 본다.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보수표’가 최소한 30% 정도 될 것으로 예측한다.


실제로 민주당(53%)의 전국 평균 지지도가 한국당(11%)을 5배 정도 앞선 것으로 나타난 한국갤럽의 지난 5월8~10일 자 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 1002명 중 민주당 지지자는 538명이고 한국당은 111명이다. 


그만큼 한국당을 포함한 보수 성향 유권자의 응답률이 낮다는 의미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조사에 잘 응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로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PK 숨은 보수표가 30% 정도 된다고 본다”며 “보수표가 한국당 후보에게 투표할 수도 있지만,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 문제와 일자리·실업률 등 경제 현안 중 어느 쪽이 더 영향력이 있을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기회 있을 때마다 “남북 문제는 투표에 별로 영향력이 없다”며 “결국에는 일자리와 실업률 등 먹고사는 문제가 선거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구체적으로 “선거에서 북한 변수가 14%라면 먹고사는 문제는 57% 정도 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도가 급상승했던 점을 고려하면 남북 문제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6월 지방선거 하루 전날 북·미 정상회담이 예고돼 있고, 세계 전 언론에서 생중계할 것으로 보여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좋지 못할 경우 민주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있다.


막판 돌발 변수도 관심사다. 17대 총선 때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처럼 여야 유력 인사들의 돌출행위나 막말이 전체 선거 구도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 지난선거에서도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오른쪽)와 현역인 서병수 자유한국당 후보(왼쪽). <사진출처=국제뉴스 유튜브 영상 캡처> 

 

드루킹의 역습?


무엇보다 불리한 상황에 대한 역전을 위해 자유한국당 등 보수세력이 공을 들이고 있는 사안은 바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이다.


자유한국당이 국회를 공전시키며 까지 반발하며 성사시킨 문재인 정부 첫 특검인 ‘드루킹 특검’은 특검과 특검보 3인, 파견검사 13인, 특별수사관 35인 등 대규모 인원으로 최장 90일간 진행된다. 지금까지 진행된 12차례의 특검이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번 ‘드루킹 특검’도 기대가 그다지 크지는 않다.


그러나 야 3당이 추천하는 특검 후보에 최재경(경남 산청) 전 대검 중수부장과 김경수(진주고) 전 대구고검장, 강찬우(진주고) 전 대검 반부패부장 등 PK 출신 법조인이 거론되고 있어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특검 수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경우 PK 정치권은 대규모 지각 변동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PK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연루되자 야당들이 총공세에 나선 것이다. 부·울·경을 주요 기반으로 하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물론 호남에서 크게 뒤지는 민주평화당도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에 이어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드루킹’ 김동원 씨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자 문재인 정권 핵심부로 공격의 화살을 겨누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대표부터 직접 나선 모양새다. 홍 대표는 ‘드루킹 수사’와 관련, “권력자의 요구대로 증거를 은폐하는 검찰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이 이런 검찰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경찰은 (드루킹 수사를) 하는 시늉이라도 냈지만, 검찰은 증거를 수집하려는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며 “자유당 시절에도 검찰이 이러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가 끝나고 검·경 수사권을 조정할 때 검찰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운영위를 소집해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송 비서관을 조사한 백원우 민정비서관, 임종석 비서실장을 불러 대통령에게 (드루킹 관련 사항이) 정확히 보고됐는지 묻겠다”면서 “수사기관의 부실수사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 만큼 별도의 국정조사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지금이라도 당장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해 (드루킹 특검법 공포안을) 원포인트 의결을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정부도 공소시효를 넘기는 공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당 지도부는 '드루킹 이슈화'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경수 후보가 ‘사설 국정원장’ 역할을 했다면, 송인배 제1부속실장은 박근혜 정권의 정호성 역할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든다”며 “그리고 백원우 민정비서관은 박근혜 정권 때 우병우 역할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강하게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시작되기 전에 청와대와 민주당이 진실을 모두 공개해서 정말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제대로 지키는 데 기여해왔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길 바란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는 “이런 문제가 있어서 드루킹 특검을 조속히 수용하라고 해도 청와대가 꿀 먹은 사람처럼 말을 못 했고, 민주당이 한사코 특검을 반대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드디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의혹이 사실이 아니냐는 의혹이 더 거세졌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적폐를 청산한다면서 자기 적폐는 은폐에 급급한 상황으로 도덕적, 법률적으로 민주당의 책임이 중차대하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김경진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의문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으면 정권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드루킹 특검’이 몰고 올 파급력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비록 6월 PK 선거 이후에 특검 수사가 개시되지만, 조만간 ‘특검 국면’ 에 들어선 것 자체로 선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나아가 특검 국면과 맞물려 김경수 후보의 의혹이 더욱 빈번하게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경남 민심이 더 자극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김 후보를 사건 몸통으로 지목하고 총공세를 펴고 있다. 경남을 넘어 부·울·경 지방선거 전체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한국당은 자칫 대선 불복으로 비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당 PK 정치권은 선수와 무관하게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물론 한국당 PK 정치권이 국회 앞 천막 농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는 했지만, 선거에 활용할 생각은 별로 없다.


여기에는 “어떠한 빅 이슈도 현재의 판세를 쉽게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PK 정치권 ‘패배의식’이 한 몫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번 부·울·경 지방선거에서 패하면 한국당 PK 정치인들은 2년 후 21대 총선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충고가 만만찮다.


전문가들도 드루킹 사건이 PK 선거에 끼칠 영향력에 대해선 입장이 엇갈린다. <부산일보>에서 인터뷰한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파문이 계속 커지는 것은 분명하다”며 “전국 단위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지만, 경남선거에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경남은 김경수 후보가 당사자라서 다소 영향이 있겠지만, 부산과 울산은 유권자들이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 울산지역에서만 8번 연속 낙선하면서 ‘울산의 노무현’이라고 불리는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와 현역인 김기현 자유한국당 후보. <사진출처=각 후보 공식 홈페이지>

 

변수는 투표율


이처럼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PK지역에서는 두 가지 흐름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에 달하는 부동층이 여전히 표심을 드러내지 않는 반면 지지를 표명한 유권자 성향은 더욱 고착화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투표율이 부·울·경 지방선거의 마지막 변수로 등장했다. 특히 연령별, 지지 후보 및 정당별 투표율은 PK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부산은 울산과 경남보다 줄곧 투표율이 낮았지만, 매번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지방선거가 처음 도입된 1995년 선거에서 부산은 66.2%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뒤 2회(46.7%)와 3회(41.8%)를 거치면서 40%대 초반까지 뚝 떨어졌다. 하지만 지방선거 10년 차를 맞이한 4회 때 48.5%로 상승한 뒤 5회 때 49.5%까지 올랐다가 사전투표제가 처음 도입된 2014년에는 55.6%까지 치솟았다.


울산은 50대 중반의 투표율을 계속 기록해 왔고, 경남은 부·울·경에서 가장 높은 50대 후반~60대 초반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번 부·울·경 지방선거의 관심은 부·울·경의 투표율이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대를 기록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투표율의 높낮이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서다.


부산지역 종합일간지 <부산일보>와 방송국 <부산 MBC>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4월13~14일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부산지역 응답자의 89.7%가 ‘이번 지방선거에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울산(92.0%)과 경남(92.2%)도 높은 '투표 의향'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 관심도 조사에선 60점대 초반으로 그렇게 높지 않았다. 이에 대해 리얼미터는 “세 지역 모두 투표 의향은 모두 높지만, 실제 투표율은 상당 폭으로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울·경 투표율 예측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극과 극’이다. 기존 지지율 상승 추세에다 사전투표제가 정착되면서 6월 PK 선거의 투표율이 60%대 초반까지 올라가리라고 예측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선거 초반부터 지지율이 굳어지면서 젊은 층이 투표에 불참하거나 일부 ‘보수표’가 기권해 투표율이 6회 선거 때보다 더 낮을 거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모 여론조사 전문가는 “부동층에 보수층이 많으므로 선거가 다가올수록 보수층 표심이 결집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사표방지 심리 때문에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울·경 투표율이 60%대를 넘으면 ‘바람 선거’가 장점인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고, 50대 초·중반에 머물면 ‘조직선거’에 강한 자유한국당이 득을 볼 것”이라는 공통된 견해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각 후보 진영은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지지층의 투표율을 높이는 데 남은 기간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기사의 인용된 각종여론조사들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enfree1@hanmail.net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