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찾아오는 무서운 질병, ‘틱 장애’

제어가 사라진 몸?…‘나도 모르게 반복되는 행동’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6/10 [13:24]

갑작스레 찾아오는 무서운 질병, ‘틱 장애’

제어가 사라진 몸?…‘나도 모르게 반복되는 행동’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6/10 [13:24]

최근 태권도로 ‘틱 장애’를 고쳐주겠다며 제자를 감금·폭행해 숨지게 한 태권도 관장과 사범들이 유족에게 1억7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 사건은 태권도 관장이 틱장애를 앓는 제자에게 조절하지 못할 때마다 뺨을 때리며 발로 걷어차고, 각목으로 수차례 구타한 사건이다. 급기야는 부러진 갈비뼈 조각들이 제자의 폐를 찔러 염증을 유발했다. 근육은 파열됐고 무릎관절에는 고름이 찼으며 엉덩이에는 욕창이 생겼지만 같은 체육관 사범들은 폭행을 외면했다. 틱 장애는 이런 폭력으로 고쳐지는 것이 아니지만, 의학지식에 무지한 사람들이 벌인 ‘참사’였다. 틱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얼굴이나 어깨 등 근육이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증상이다.


아동의 20%가 가벼운 틱 장애를 앓고 있다는 결과 나와
발병이유가 다양하기 때문에 예방은 사실상 매우 힘들어
생활의 큰 지장 부르는 만성틱장애…전문적 치료는 필수
치료율 상당히 높아…초기에 전문가 상담 받을 필요있어

 

▲ 틱 장애는 나도 모르게 찾아온다. <사진출처=PIXABAY>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주부 A(41)씨는 아이의 건강 때문에 고민이 많다. 올해 7살인 자신의 소중한 아이가 몇 주 전부터 기침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병원과 한의원을 찾아다녀봤지만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집안에 미세 먼지 때문에 그러는 것 같아 비싼 공기 청정기도 놔보고, 기침의 좋다는 차도 먹여보는 등의 여러 가지 노력을 했지만 소용없었다. 아이가 기침으로 괴로워하는 것을 바라보던 A씨는 ‘병원에서 못 고치면 민간요법이라도 해보자’는 심산으로 인터넷상의 자료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습관성 기침’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고, 그것이 ‘틱 장애’의 일종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틱 장애가 뭐지?


아이가 기침을 해서 치료를 받는데도 몇 주 이상의 장기간동안 약화되지 않는다면 습관성 기침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실제로 감기나 다른 감염성 질병의 이유로 아파서 기침을 하다가 이것이 습관이 돼서 지속적으로 하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습관성 기침이다. 질병으로 인한 기침과의 다른 점은 집중해서 놀 때와 잠잘 때 에는 절대로 기침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침의 강도가 세도 아이가 그다지 아파보이지 않는 모습이 보이면 이것도 습관성 기침을 의심할 증거가 된다. 병원에서 습관성 기침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아이의 기침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이건 의사나 부모님이 ‘기침 하지 마라’고 타이르기에 아이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 결과다. 하지만 안심 할 수 없는 것이 아이는 기침을 하는 것을 멈추는 대신 머리를 까딱인다던지 눈을 깜빡인다던지 하는 다른 반복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이것은 ‘틱 장애’이기 때문이다.


틱이란 아이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의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행동으로 나타나는 틱을 근육 틱(운동 틱)이라 하고, 언어로 나타나는 틱을 음성 틱이라고 한다. 이 틱 장애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서도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장애 중 하나이며,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후인 7~9세에 처음 발병을 해 12~13세까지 증상이 심해지다가 청소년기에서 서서히 호전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틱 장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신경생물학적, 유전학적, 환경적, 심리적, 심지어 출산과정까지의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했을 것이라 추측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떠한 요인으로 인해 아주 가벼운 틱 증상을 보이는 아이를 가족이 고쳐주겠다고 창피를 주거나 벌을 주어서 제지하려한다면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느껴서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틱 장애는 심리적, 사회적 요인이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되나 그것만으로 틱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틱 장애는 우리의 생각보다 유년기의 아이들에게 매우 흔한 질병이다. 전체의 20%정도나 되는 아동들은 일시적인 틱 현상을 보여준다. 여기서 일부의 경우 일시적인 틱이 장기화 되면서 좀 더 습관화된 행동을 보여주게 되는 ‘일과성 틱’현상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이 아이들 중 1%정도가 성인이 되서도 잔재가 남는 만성 틱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틱의 일반적인 특징들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절대 고의로 그러는 것이 아니다’는 것이다. 즉, 일부러 아이가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나 교사가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나무라는 것은 절대 해서 안 된다는 것이다. 틱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증상의 정도도 변한다. 정서불안으로 보일 정도로 갑자기 증상이 심해졌다가도 며칠 뒤에 살펴보면 잠잠해지는 식으로 변화가 심하다. 틱 증상을 보이는 위치에 경우에도 어느 날은 눈을 깜빡이다가 며칠 후에는 코를 킁킁거리는 식으로 변할 수 있다.


증상을 분류해 보면 크게 근육 틱과 음성 틱이 있으며 여기에 각각 단순형과 복합형으로 나눠진다. 단순 근육 틱의 경우는 눈 깜빡거리기, 얼굴 찡그리기, 머리 흔들기 입내밀기, 어깨 들썩이기 등의 단순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복합 근육 틱의 경우에는 자신을 때리기, 제자리에서 뛰어오르기, 다른 사람의 물건을 만지기, 물건던지기, 남의 행동 그대로 따라 하기, 외설적인 행동하기 등의 상당히 복잡한 반복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다. 단순 음성 틱은 킁킁 거리거나 가래 뱉는 소리, 기침소리 내기 등 단순히 반복되는 음성을 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복합 음성 틱은 그 상황과 관계없는 단어를 말한다던지, 욕설을 한다던지, 남의 말을 따라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 드라마에서 틱 장애의 일종인 ‘투렛 증후군’ 환자를 연기했던 배우 이광수. <사진출처=SBS 영상 캡처>

 

버릇인가 장애인가


아이의 행동이 틱장애인지 단순한 버릇인지 헷갈려 하는 부모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자녀의 눈 깜박임, 헛기침, 어깨 들썩임 등 행동이 거의 매일, 1년에 최소 4주 이상 지속해서 나타난다면 틱장애를 의심해야 하며, 이런 일상 관찰을 통해 80% 이상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틱장애는 운동틱, 음성틱, 감각틱 등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운동틱은 눈동자를 움직이거나 머리를 흔드는 등 행동으로 나타난다. 음성틱은 헛기침을 하거나 킁킁거리고 욕설을 하는 등 소리로 표현되는 틱이다. 감각틱은 목에 긴장이 오거나 불편한 느낌을 받는 등 전체적인 초조감, 불안, 분노 또는 다른 정신적 느낌을 받는 증상이 있다. 이런 증상이 복합적으로 1년 이상 이어지면 투렛 증후군 또는 투렛병이라고 한다.


특히 감각틱은 특정한 자극에 의해 유발되거나 틱을 나타내기 전 단계 욕구인 전조충동으로 알려져 있지만 운동틱, 음성틱, 전조충동과는 구별되는 증상으로 보기도 한다. 전조충동은 보통 전체 투렛병 환자의 73∼94%에서 보고되지만, 어린이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려우며 대체로 10세 이후에 확인이 가능하다. 감각틱이 생기는 기전은 확실히 밝혀진 바는 없으나 두정엽에서 관장하는 신체 부위별로 구성된 조직도의 체감각피질, 기저핵으로 연결되는 운동피질 영역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계의 세세한 조절을 담당하는 기저핵의 불완전한 기능으로 운동피질에 미치는 영향이 틱으로 나타나다가 체감각피질 영역에 연결된 신경회로에까지 영향을 미치면 감각틱이 생기는 것이라는 가설이다.

 

만성적 틱 장애


기본적으로 아이가 틱 장애로 보이는 경우에는 최소 4주에서 최대 1년의 기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일과성 틱 장애’라고 보면 된다. 이것은 뇌에 이상이 있거나 머리가 나쁜 것과 전혀 관계가 없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물론 긴장이나 스트레스 등의 확실한 유발요인이 있을 때는 상담을 통해 교정을 시도해야 하지만, 틱 자체에 대해서는 부모나 교사가 너무 지적하지 말고 무관심하게 대하면 대체로 사라지게 된다.


문제는 1년 이상 지속되고 성인이 되어서도 잔재가 남는 ‘만성 틱 장애’이다. 이것은 음성 틱보다는 주로 근육 틱인 경우가 많고, 거의 매일 증상이 나타나며 1년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만성 틱은 학교 들어가기 전이나 초등학교 초기에 시작되어 청소년 초기에 없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성인이 되었을 때도 그 잔재가 남아 있어 스트레스나 피로가 심할 때면 다시 틱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만성 틱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전 인구의 1-2%를 차지하며, 큰 문제는 사회적, 직업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는 불안이나 우울한 감정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만성 틱 환자의 경우에는 정서, 행동 면에서 철저한 평가가 필요하고, 가족관계 내에서 무슨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 공부나 사회생활에 지대한 지장이 있다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 만성틱의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한 가지 또는 여러 가지의 근육 틱 또는 음성 틱이 장애의 경과 중 일부 기간 동안 존재한다. ▲틱은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거의 매일 또는 간헐적으로 하루에 몇 차례 일어나고, 이 기간 동안에 틱이 없는 기간이 연속적으로 3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심각한 고통이나 장해를 일으킨다. ▲18세 이전에 발병한다. ▲장해는 자극제 같은 물질이나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예: 헌팅턴 병, 바이러스성 뇌염)의 직접적인 생리적 효과로 인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만성 틱 장애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어려가지 감별을 위해 다른 신경과적, 내과적 문제가 없는지 충분히 살펴보아야 하고 증상에 종류나 정도에 따라서는 뇌 촬영, 혈액 검사, 뇌파 검사 등의 다양한 검사도 실행한다. 또한 틱 장애는 우울장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반항성 도전 장애 등의 다른 정신과적 문제가 공존하는 경우가 많아 이 부분에 대해서도 세심한 진단적 고려가 요구된다.

 

▲ 틱 장애는 행동이 아니라 언어로도 나타난다. <사진출처=KBS 영상 캡처>

 

틱 장애 치료법


현재까지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가벼운 일과성 틱 장애의 경우에는 비 약물치료가 추천이 되고 있으며 증상이 심한 만성적 틱 장애의 경우에는 대개 약물 치료가 시행된다. 약물 치료를 실시할 경우에는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1년에서 1년 반 정도 복용한 뒤에는 양을 줄인다.


갑자기 약물치료를 중지할 경우에는 구토나 불면등의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서서히 감량을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약물치료는 부작용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병원 담당의사에게 부작용들을 교육받고 나서 주의해 사용해야 한다.


틱장애의 약물치료는 단기간에 틱장애 조절에 효과가 있는 듯 보이다가 증상이 재발하기도 한다. 이는 틱장애의 근본 원인인 기저핵의 기능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저핵과 전두엽의 회로도를 개선시켜야 재발 없는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시각조절운동 등을 통해 기저핵을 자극하는 운동치료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시각조절운동은 전두엽을 통해 기저핵을 거쳐 다시 전두엽으로 돌아가 실행에 옮기는 회로를 자극해 틱장애를 완화하고, 전두엽-기저핵 회로가 관장하는 감정, 행동, 집중력 및 실행능력 또한 향상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틱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에 비해 낯선 공간에 대한 긴장감이 높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틱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특정 행동을 보일 때, 혼을 내면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만성 틱 장애는 없어지기 쉽지 않으나 전문적인 치료 효과를 상당히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를 통해 음성 틱은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가 많고 근육 틱 역시 증세가 상당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소아과 의사는 “틱 장애 아이는 항상 억압되어 있고 감정이 자제되어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며 “틱 장애는 치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임으로 심하다 싶을 때는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참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틱장애를 단순한 버릇으로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고, 아이의 행동을 혼을 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며 “혼을 내기보다 마음을 편안하게 갖게 해주고 가정에서 하루 15분 이상 요근과 복근을 단련하는 운동을 해주면 아이의 뇌 기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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