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연구원 현안진단] 동북아 질서 재편 속 한반도의 운명

“평화통일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박정대 기자 | 기사입력 2018/06/22 [13:59]

[평화연구원 현안진단] 동북아 질서 재편 속 한반도의 운명

“평화통일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박정대 기자 | 입력 : 2018/06/22 [13:59]

평화재단 평화연구원은 지난 현안진단에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6월 12일 싱가포르의 센토사섬에서 성공리에 마쳤다. 이로써 70년간의 오랜 북·미간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4개항의 합의사항이 담긴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공동성명은 △ 새로운 북미관계의 수립, △ 항구적이고 공고한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 △「판문점 선언」재확인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 △ 미군 실종자 유해 발굴 및 송환 등 합의를 담고 있다”라고 전제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몇 가지 중요한 추가적인 이행조치를 발표하였다.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역사적 첫 걸음 뗀 북미 정상회담
평화체제의 구축 위해서는 먼저 종전선언을 추진할 필요
남북 간 군비통제와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까지 고려해야
궁국적으로는 사실상 통일 단계인 남북연합이 최종 목표

 

▲ 산책하며 대화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먼저,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대표로 하는 북·미간 고위급회담을 조기에 재개하고, 비핵화 협상 중에는 한·미 군사연습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도 이미 파괴한 핵실험장에 이어 새롭게 미사일 엔진시험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그밖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 직접 통화할 수 있는 소통채널이 확보되었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이 현안진단의 전문이다.

 

현안진단 전문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의 실현까지


북·미 정상회담은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첫 걸음이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6월 12일 싱가포르의 센토사섬에서 성공리에 마쳤다. 이로써 70년간의 오랜 북·미간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4개항의 합의사항이 담긴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공동성명은 △ 새로운 북미관계의 수립, △ 항구적이고 공고한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 △「판문점 선언」재확인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 △ 미군 실종자 유해 발굴 및 송환 등 합의를 담고 있다.


이번 공동성명에 대해 구체성이 결여된 지극히 원론적인 합의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공동성명에 담긴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9.19공동성명」에 담긴 ‘검증 가능한 비핵화’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실무급회담의 합의문과 관계정상화를 목표로 하는 정상회담의 합의문이 가진 성격 차이를 간과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구체적인 현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에서 부분적으로 다루어졌고 후속될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깊이 논의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몇 가지 중요한 추가적인 이행조치를 발표하였다. 먼저,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대표로 하는 북·미간 고위급회담을 조기에 재개하고, 비핵화 협상 중에는 한·미 군사연습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도 이미 파괴한 핵실험장에 이어 새롭게 미사일 엔진시험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그밖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 직접 통화할 수 있는 소통채널이 확보되었다.


포괄적 합의의 성격을 가진 이번 공동성명의 내용을 후속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발전시켜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의 방안에 대해 진전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비가역적(Irreversible)’이라는 표현에 대한 이견을 감안하더라도, 북·미 고위급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항구적이고 공고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조약에 의한 북한체제의 안전보장’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검증을 통한 (비가역적이고) 완전한 비핵화’로 한층 발전된 방식의 일괄타결로 나아가야 한다.
일괄타결에서 중요한 것은 이행의 시간표(timeline)이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의 조항들을 완전하고 신속하게(fully and expeditiously) 이행하기로 약속하였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것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년 6개월 내에 주요한 비핵화 조치를 달성하기 바란다’는 시간표를 제시하였다는 사실이다.

 

종전선언의 필요성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을 위해서는 먼저 종전선언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미 「판문점 선언」에서 3자 또는 4자의 종전선언을 연내 채택할 것을 약속하고 있고,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도 이를 재확인하고 있다. 중국이 포함된 4자간의 종전선언 채택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최근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중국과의 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가능한 대로 남·북·미 3자의 종전선언을 추진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화협정에 앞서 굳이 종전선언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다. 베트남 평화협정의 경우는 평화협정 안에 종전선언이 담겨있기도 하다. 하지만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의 전단계인 잠정협정이라는 성격 이외에도 과도기 체제안전의 보장 방안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한반도 평화협정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프로그램’을 포기했을 때에 맞춰 채택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북한의 비핵화 착수에서 완료까지 안전보장의 공백이 존재하게 되어, 과도기 체제안전의 보장방안이 필요하다. 법적 구속력을 갖춘 평화협정만은 못하지만 정치적 구속력을 확보함으로써 일정한 체제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다.


다만, 종전선언의 발표에서 평화협정의 체결까지 2년 6개월이라는 기간을 상정할 경우, 그 사이에 유엔사 해체나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 위해서는 종전선언에 ‘비핵화가 완료되어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군사정전협정이 유효하다’는 점을 명료하게 넣을 필요가 있다.


종전선언은 외교장관 수준에서 채택할 수 있기는 하지만, 법적인 보장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정상들이 서명함으로써 정치적 구속력을 제공하는 것이 훨씬 체제 안전보장의 효과를 갖게 된다.

 

▲ 트럼프-김정은 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사진출처=조선중앙통신>

 

공고한 평화체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난 3월5일 우리 특사단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밝힌 군사위협 해소와 체제안전보장의 두 가지 조건을 구비해야 한다. 군사위협의 해소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경성균형(hard balancing) 방식의 안보-안보 교환을 실현하는 것이라면, 체제안전 보장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연성균형(soft balancing) 방식의 안보-안보 교환을 실현하는 것이다.


첫째, 군사위협의 해소 방안으로 남북 간 군비통제와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단계적인 재래식 군비통제는 「판문점 선언」제2항에 명시되어 있으며, 남북군사회담을 통해 추진 가능하다. 현재 남북 장성급군사회담에서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와 서해 NLL 부근해상의 평화수역화가 논의되고 있다.


미국에 의한 군사위협 해소 방안은「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한·미 군사연습의 중단 의사를 밝혔고, 한·미 양국은 북핵 협상 진행 중에는 3대 군사연습(키리졸브, 독수리, 을지프리덤가디언)을 중단하기로 합의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철수 가능성에 대해 “언젠가 미국 본토로 귀환시키기 원한다”고 언급했지만,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주한미군은 분리된 별개의 문제이며, 북·미 관계가 개선된다면 주한미군의 주둔 수위(level)가 논의될 수 있지만 그러한 논의는 오직 한·미 사이에서만 가능하다고 단언하고 있다.


둘째, 체제안전의 보장 방안으로 「판문점 선언」제3항과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약속한 한반도 평화협정의 체결을 추진해야 한다. 평화협정만으로 북한체제에 대한 안전을 완전히 제공해 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국전쟁으로 인한 적대관계의 고리를 끊을 수는 있다. 적대관계의 극단적인 표현이 핵무기 개발이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협정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검증을 통해 완료되었을 때 체결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협정이 북한체제에 대한 안전보장의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미 상원의 비준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5월 24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조약에 의한 북한체제 안전보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 점은 올바른 접근이다. 다만, 미 상원 일각에서 의제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생화학무기,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인권 등은 별도의 대화를 통해 해결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동북아 평화질서


70년간 지속되어 왔던 북·미간의 적대관계가 청산되고 동북아 냉전구조가 해체될 경우,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지역에서는 새로운 평화질서의 방향을 둘러싸고 알력이 심화될 수 있다. 여기서 최대 쟁점은 주한미군의 철수 문제다. 지금 중국은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될 경우 냉전의 산물인 주한미군의 완전철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핵화된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 이후 조성될 동북아의 평화질서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첫 번째는 한미동맹을 기초로 새로운 동북아 평화질서를 재구축하는 점진적인 현상변경이다. 이 경우 한미관계는 신설될 한·미 미래사 중심의 한반도 방위동맹과 글로벌 전략파트너십으로 재탄생하되, 우리 안보에 직접 위해를 가하지 않는 한 특정 국가를 겨냥한 지역동맹은 지양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작전출동은 허용하고 역외출동은 제한하되 사전협의에 따른 역외이동만 수용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한미동맹을 현재의 군사동맹에서 정치동맹으로 전환하고, 한미연합사의 해체는 물론 더 나아가 주한미군의 철수도 염두에 두면서 새롭게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를 형성하는 급격한 현상변경을 상정해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새로운 동북아 질서는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권과 중국 주도의 세력권으로 재편되면서 남북한은 중립지대로 남게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흐름을 미국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가 구축되더라도 동북아 질서가 급격한 현상변경으로 나아가기보다 점진적인 현상변경의 길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미 하원과 상원에서는 주한미군의 병력을 2만2000명으로 제한하고, 그 이하로 병력을 감축하고자 할 때는 미 의회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2019 회계년도 미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주한미군 문제가 비핵화 협상의 흥정거리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지금 미국과 중국은 본격적인 무역마찰을 비롯해 남·동 중국해 해양영토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다행히 양 대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서만큼은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우선 미·중 양국의 이해관계 일치와 북한의 비핵화 수용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을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통한 평화체제 구축을 바탕으로 사실상의 통일 단계인 남북연합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남북이 손을 잡고 민족역량을 강화한다면, 주변 강대국의 이해충돌에서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새로운 동북아 질서에서 전략적 이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우리가 이 기회를 살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실현하는 데 온 힘을 쏟는다면 평화통일도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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