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준하 선생 부인 김희숙 여사 ‘위독’...막내아들 볼 수 없는 사연

"막내아들 장호준 일시 방문 여권이라도 발급해 주세요" 청와대 국민청원

고상만 기자 | 기사입력 2018/06/28 [21:38]

故 장준하 선생 부인 김희숙 여사 ‘위독’...막내아들 볼 수 없는 사연

"막내아들 장호준 일시 방문 여권이라도 발급해 주세요" 청와대 국민청원

고상만 기자 | 입력 : 2018/06/28 [21:38]

박정희 유신독재에 맞서 한 점 물러섬 없이 투쟁하던 재야인사 장준하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1918년 8월 27일에 평북 의주에서 태어나 1975년 8월 포천 약사봉에서 의문사한 장준하 선생님. 대한민국의 진정한 보수주의자로서, 그리고 일제강점기 당시 광복군으로, 또 유신독재에 맞선 언론인과 국회의원으로 생을 살아오신 분입니다.
   

▲ 1973년 12월 개헌청원 100만원 서명운동의 시작을 선언하는 장준하 선생님. <사진출처=장호준 목사 페이스북>


그리고 이런 분 곁에서 일생을 함께 해온 부인 김희숙 여사가 계십니다. 장준하 선생님이 청년시절 소학교 교사를 할 때 스승과 제자로 만나 고난의 세월을 함께 해 오신 그 분. 지금 그 분이 매우 위중한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중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우리 곁에서 함께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 담당의사의 진단입니다.

그런 위기의 시간이 바로 어제(27일)였다고 합니다. 담당 의사가 가족 분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하여 모두 모이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요? 김희숙 여사가 가까스로 극한 위기를 넘겼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혼수상태에 계시지만 여전히 생명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소식을 전해주시는 둘째 아드님 장호성 선생님 말씀에 잠시 안도를 했는데 이어지는 다음 말씀이 가슴 아팠습니다.

“아마도 어머니가 얼굴을 못 본 사람이 있어 편히 눈감지 못하시는 것 같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과연 어머니가 얼굴을 못 본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장준하 선생님의 셋째 아들, 장호준 목사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 1975년 8월 22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장준하 선생님 장례식 당시.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분이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3남 장호준 목사. <사진출처=장호준 목사 페이스북>


‘나쁜 정권에 투표하지 맙시다’ 이게 죄?

장준하 선생님에게는 모두 3남 2녀의 자녀가 있습니다. 그중 막내인 3남 장호준 목사님은 현재 미국에 거주중입니다. 아버님이신 장준하 선생님께서 1975년 8월 17일 포천 약사봉에서 비명으로 의문사 했을 당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던 그 분은 이후 누구보다도 아버지의 유지인 고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실현을 위해 애쓰신 분입니다.

그런 분이기에 지난 2012년 12월, 부정선거로 당선된 박근혜 권력을 향한 비분강개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독재자 박정희에 맞섰던 죄로 아버지가 의문의 죽음을 당했는데, 또 다시 그 딸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것에 대해 장호준 목사는 매우 크게 분노했습니다.

그런 실천중 하나가 지난 2016년 4월 16일 실시된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미국에서 한 일련의 캠페인이었습니다. 장호준 목사는 2개의 일간지와 인터넷에 ‘나쁜 정권에 투표하지 맙시다’라는 내용으로 10회간 광고를 했습니다. 이어 같은 내용의 피켓을 들고 미국 보스턴의 재외투표소 앞에서 해외 거주 유권자들을 상대로 캠페인을 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사달이 된 것입니다.

박근혜 권력은 장호준 목사의 행위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며 중앙선관위 고발과 함께 검찰이 기소하도록 조치합니다. 이어 장 목사의 소지 여권을 무효화하는 한편, 외교부 역시 2021년 4월 13일까지 여권을 제한하는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날 장호준 목사가 어머님의 위중 소식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많은 분들이 상황을 해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장호준 목사의 여권 해제 무효화를 위해 여러 경로로 민원을 제기한 것이니다. 그 덕분이었을까요? 실제로 지난 5월 말경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장호준 목사가 자신의 페북에 쓴 소식에 의하면, ‘검찰의 요청에 따라 외교부에서 여권효력 상실 조치를 해제했다’며 조만간 여권 재발급을 신청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권이 곧 발급되면 병중의 어머니를 뵈러 올 수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이었습니다.

 

대나무 정의봉을 들고 계시는 김희숙 여사님 <사진출처=장호준 목사 페이스북>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러한 염원은 오늘 현재까지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5월에 조금 좋아지신 김희숙 여사의 병환이 막바지 고비로 치닫고 있는 오늘(6월 28일), 장호준 목사가 다시 올린 자신의 페북 글에서 안타깝게도 희망 대신 절망적인 소식이 전해진 것입니다. 여권 발급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소식 이었습니다.

장 목사의 글에 따르면 “‘불의한 정권을 투표로 심판하자는 총선 광고 게재의 건으로 박근혜 정권에 의해 기소되어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고 이 건으로 현재 항소를 진행 중인지라 여권 발급이 제한 되고 있으며, 발급 제한을 해지 하는 방법은 항소를 포기하고 벌금을 납부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확정 판결이 내리지 않은 이상, 여권 발급은 불가능하며 ‘만약 여권을 발급받아 귀국하고 싶다면 항소를 포기하고 죄를 인정하라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장호준 목사가 귀국하기 위해서는..

 

<사진출처=장호준 목사 페이스북>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다시 많은 분들이 안타까운 사연에 공감하며 적극적인 활동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박정희 유신독재에 의해 장준하 선생님의 일가족이 끔찍한 고통을 당했는데 이번에는 박근혜 탄핵 정권이 만든 올가미로 그 아들과 어머니가 계속 고통을 받는 것이 맞냐는 항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서든 어머니의 임종만은 그 아드님이 지킬 수 있게 해 드리자는 염원이 뜨거워 지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장호준 목사님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그는 페북 글에서 “먼저 깊은 관심과 사랑으로 제 어머님의 건강을 위해 염려해주시는 동지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고맙다는 인사를 올린다”면서 “들으신 대로 현재 제 어머님의 건강 상태는 매우 좋지 않으십니다. 그럼에도 제가 어머님을 찾아 뵙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동지 여러분들께서 심히 가슴 아파 하고 계심을 압니다.”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평생을 민족 독립과 통일, 자유와 정의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신 투사의 아내로 사셨던 어머니께서 당신의 자식이 불의한 일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는 것을 원하시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비록 이제는 말씀조차 못 하실 만큼 위독 하시지만, 저는 제 어머니께서는 당신의 자식이 옳고 그른 것을 가리기 위해, 정의로운 일을 위해, 항소를 포기 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는 모습 보시기를 더 원하시리라 믿습니다. 

동지 여러분들의 염려와 걱정 진심으로 고맙습니다만 저는 아버지의 삶과 제가 믿는 어머님의 뜻을 따라 항소를 포기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어머님의 마지막을 제가 지켜드리지 못한다 하더라도 동지 여러분들께서 제 몫까지 함께 다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그러면서 장 목사는 끝에 다음과 같은 글도 남겼는데 “제 여권 발급 제한 조치는 사법부의 결정입니다. 그러므로 제 문제로 문재인 정부를 비판 하는 것은 민주정부 즉 행정부가 사법부를 관리 통제하지 않는 정부를 세우기 위해 촛불을 들었던 우리의 의지에 위배되는것입니다. 이 점 동지 여러분들께서도 명확히 인지 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며 오해로 엉뚱한 시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방법은 있다. 청와대만 결심하면.. 

 

▲ 1975년 8월 17일 남편 장준하 선생님을 빼앗기고 그 묘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 김희숙 여사. 그 한의 세월을 무엇으로 말할까. <사진출처=장호준 목사 페이스북>

 

그래서 청합니다. 부디 청합니다. 장준하 선생님의 부인이신 김희숙 여사님이 끝내 가셔야 하는 길이라면 편안하시도록, 그리고 인륜으로서 그 자식이 어머니의 마지막 곁을 지켜줄 수 있도록 모두가 지혜를 밝혀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법률상 확정된 판결이 내려지지 않고서는 영구적인 여권의 해제 무효화가 어렵다면 ‘일시 방문 여권’이라도 발부해 주실 것을 청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장준하 선생님의 가족들은 마지막 한을 남기지 않게 될 것이며 법률상 원칙도 지켜질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벌금형에 불과한 일이니 그리 큰 대역죄도 아닌데 여권 해제 무효화를 해 주시면 더 옳겠으나 정 안되면 재판이 끝날 때까지 ‘일시 방문 여권’이라도 발급해 달라는 요청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청와대 청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8일 오전 9시경, 4명으로 시작된 청와대 관련 청원이 같은날인 28일 오후 3시 30분경 3천명의 서명자를 돌파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기적입니다. 하지만 목표치인 20만 명 청원까지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더 부족한 것은’ 김희숙 여사님의 시간입니다. 얼마나 더 버티실 수 있을지, 이 글이 읽혀지는 이 순간에도 장담할 수 없는 다급한 상황입니다. 부탁드립니다. 임종이 안되면 그 막내 아드님이 어머니의 빈소라도 지킬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이 힘은 오직 여러분의 참여입니다. 우리의 간절한 마음이 청와대에 닿을 수 있도록 널리 알려주시고 서명해 주십시오.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자고 제안합니다. 장준하 선생님과 여사님.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아버님의 유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장준하 선생님의 모든 가족 분들에게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작은 마음이 아닐까요? 이제 여러분이 참여해 주시면 기적이 벌어집니다. 도와주십시오. 일평생 고생하신 김희숙 여사님의 마지막 길이 그나마 편하기를 염원하는 마음 뿐입니다.

 

<고발뉴스> 고상만 국방‧인권전문기자

 

   장호준 목사 여권 발급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 서명하기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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