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人인터뷰] 이종찬 국립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

“역사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김충열 기자 | 기사입력 2018/07/04 [17:20]

[사회人인터뷰] 이종찬 국립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

“역사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김충열 기자 | 입력 : 2018/07/04 [17:20]

지난 박근혜 정부가 탄핵당하기 전에 역사교과서를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1948년 8월15일을 대한민국 수립일, 또는 건국일로 주장하며 엄청난 국론분열을 자행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맞서 우당장학회 이사장(전 국정원장)은 “백번 양보해서 만약 「대한민국 수립일」, 또는 「건국일」이라 한다면 ‘1948년 이전에는 나라가 없었다’는 것인가?”되묻고 있다. 이 위원장은 1948년이 대한민국 건국해가 된다면 “일본의 식민지 수탈행위는 정당화 되고, 독도는 일본 땅이 된다.”며, “1948년 이전, 국민은 무국적자가 되며, 일본의 2류 국적자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런 논리라면 “위안부 할머니들은 어떤 존재가 될까?”되물으며, “우리의 위대한 안중근, 윤봉길의사는  테러범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애국선혈들이 일제에 목숨 걸고 이국타향에서 독립 운동했던 우리의 독립운동 역사는 허사가 된다.”고 열변을 토하셨다. 대한민국 역사를 말살한 이병도를 위시한 그의 강단 사학의 후예들은 여전히 대한민국 역사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그들은 일제에 빌붙어 관동군에 들어가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한 친일파와 관동군 세력들을 추앙하고, 박정희를 위시한 군사독재세력들의 흔적 지우기와 역사미화 작업의 일환으로 건국절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6월20일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이종찬 위원장을 우당 기념관(종로구 신교동)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토 잃은 민족은 재생 가능하나 역사 잃은 민족은 재생 불가
국내에만 없는 임시정부기념관…文대통령 공약으로 건설 확정
좌우 이념대립 극복위해 균형감 있게 역사적으로 재조명 전시
임시정부 주류 보수…해방 이후 보수가장 세력이 보수 더럽혀

 

▲ 이종찬 국립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 <김충열 기자>     © 사건의내막

 

- 내년이면 임시정부 수립100주년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건립배경은 무엇인지요?
▲ 선대부터 임시정부기념관을 건축하려고 했으나 해방정국의 혼란, 한국전쟁, 군부정권의 출현으로 헌법전문에 깃들어 있는 임시정부 법통(法統)을 빼앗기고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87년 민주화 이후 헌법전문에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다. 1919년 그해 고종(高宗)이 승하(昇遐)하셨기 때문에 국민이 왕정을 버리고 민주공화제를 채택한 것이다. 헌법1조 민주공화제 가치를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일부 보수 세력이 왜 임시정부냐?고 묻는데 당시는 일제 강점기여서 어쩔 수 없이 실지(失地) 회복을 위해 상해에서 임시정부를 수립한 것이다.
세계사적으로 독립운동을 하는 나라는 많다, 인도, 중국 등. 그러나 임시정부는 없었다. 당시 독립운동 무장 세력들이 임시정부 산하에 들어가서 투쟁했다. 서로군정서(西路軍政署), 북로 군정서 통합했다.
선열(先烈)들의 정신이 그랬다. 그래서 한반도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 통합된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이 필요하다.

 

-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의 중책을 맡고 계신데 현황을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 오는 2019년이면 3.1운동,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해이다. 그래서 마음이 급해져서 박근혜 정부시절 청와대 이병기 전 실장한테 연락을 해서, “임정 기념관이 여러 개 있다. 상해에도 있고, 중경에도 있고, 파리에도 있고, 미국에도 있다. 해외에는 있는데 국내에는 없으니 기념관을 세울 것을 설득했다.”고 했다.
그래서 지난 2015년에 박근혜 정부를 설득해서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을 위한 예산 10억원을 책정했었다. 그러나 이병기 비서실장은 호응했으나 무슨 일인지 정부계획에 반영이 되지 않아 예산을 반납하게 되었다. 2017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돌아온 것은 국민모금을 해서 지으라는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데 어디 대한민국이 거지나라인가? 임시정부 건립 기념관을 세우는데 국민모금을 한다면 정부는 왜 존재하고 국가는 무엇 때문에 있어야 하는가? 강력히 항의했다. 그 때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에서 먼저 부지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이어 3.1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께서 대통령 공약으로 임시정부기념관을 국비로 짓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진영논리에 빠지면 안되겠기에 홍준표, 유승민, 안철수, 심상정 대선 후보들한테 얘기를 해서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 후 문재인 대통령께서 100대 과제에 포함시켜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2년 동안 설계지침서에 전문가 그룹들의 견해를 종합해서 전시실, 수장고(收藏庫), 차고 등을 꼼꼼히 챙겨 국민 자문을 받아 국적없는 건축물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념관 위치는 현재 서울 서대문구의회 자리에 2020년 8월까지 지상 5층·지하 1층(연면적 6236㎡)의 임정기념관을 짓는다. 민·관이 함께하는 이 임정기념관건립추진위원장을 이종찬 우당장학회 이사장(전 국정원장)이 맡았다. 이 위원장은 “국가보훈처에서 수립한 건립계획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며 “내년 4월11일 임정기념식에 맞춰 착공해 2020년 완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정부 수립당시의 모습. <사진출처=e영상역사관>

 

- 짐작은 되지만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에는 주로 어떤 자료들을 전시할 예정입니까?
▲ 전문가 그룹이 독립기념관(천안시 목천읍)7개 전시실을 방문해서 자문을 받았다. 독립기념관은 전시, 교육, 연구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임시정부기념관은 어떻게 특화하고 헌법정신을 담아 국민들께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다.
독립기념관 7개 전시실은 너무도 방대하여 짧은 시간에 모두를 관람하기에 무리가 있어 임시정부기념관의 총론적 기념관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각론적 전시실은 전문가 그룹을 위해 꾸밀 계획이다.
대원칙은 임시정부를 통합하여 좌우 이념대립을 극복하고, 지역, 세대 통합을 할 것이다. 김구선생은 물론이지만 이승만대통령, 안창호, 여운형, 김원봉 (귀국 당시 임정 군무부장, 즉 국방부장관)도 균형감 있게 역사적으로 재조명하여 전시할 계획이다. 그래야 통일 한반도 시대로 우리가 나아갈 수 있다.

 

- 임시정부 법통계승 차원에서 국가가 직접 건립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진보와 보수가 대한민국 출범시기를 놓고 분열하고 있는데 건국절과 결부해서 설명해주시죠.
▲ 대한민국이 1919년에 건국이 됐다는 것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이것을 부정하는 것은 독립선언서를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들이다. 독립선언서에 1919년에 건국이 되고 건국 4252년이라고 기술되어있다.
1948년이 건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은 친일 식민사관에 찌들은 가짜 사이비 보수 세력들의 주장이다. 이승만 대통령을 건국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데 이걸 이 대통령이 알면 지하에서 펄쩍 뛸 것이다.
일찍이 박은식, 이시영 선생들은 우리나라가 고대 문명국이고 잠시 국권(國權)이 침탈되었기 때문에 1919년에 새로운 정부 부활을 선언한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임시정부를 좌우대립으로 접근하거나 진영논리에 빠지면 안 된다. 그런 측면에서 이승만 대통령을 소위 보수가 지지하는 건국 대통령으로 가두지 말고 통합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독재한 것은 독재한 것대로, 친일 부역자들을 청산하지 못한 역사적 사실은 그것대로 기록하여 우리의 살아 움직이는 역사로 삼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래야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기회를 외세가 아닌 내부 동력으로 추동(推動)해 낼 수 있다. 

 

- 국민통합의 구심점이 되도록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참신한 아이디어는 많이 모아지고 있는지요?
▲ 건축 아이디어 공모를 2회 했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 아이디어 공모인데 오는 8월 20일 경 공청회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하여 국민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렴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또한 너무 어렵게 전시되어 있어 다시 수정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하는데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임시정부기념관 콘텐츠는 전문가들의 시선에서 고답(高踏)적인 콘텐츠 구현이 아니라 고등학생 수준으로 쉽게 국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이 건립되면 국민들께 어떻게 비춰지길 바라는지요?
▲ 엄밀히 말해서 임시정부 주류는 보수 세력이었다. 그 근거는 임시정부 헌장 8조에는 ‘구 왕실 전통을 보전(保全)한다’고 되어있다. 해방 이후 보수를 가장한 세력들이 보수를 더럽혔다. 가짜 보수 세력이 친일, 친미 세력으로 둔갑했다.
최근 6.13지방선거에서 보수가 패배한 것이 아니라 수구 보수꼴통(?)들이 진 것이다. 어쩌면 친일, 독재 세력으로 상징되는 박정희 신화가 조종(弔鐘)을 울리고 한반도에서 평화의 대변혁기로 전환해 가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합리적 보수가 새롭게 태동(胎動)해야 한다. 하지만 보수의 싹이 보이지 않은 게 한계이다. 진정한 보수는 나라를 지키고 내셔날리즘, 즉 민족주의를 추구한다. 칼 맑스의 ‘공산당 선언’에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고 하듯 진보는 인터내셔날리즘을 부르짖는 것이 진보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반대로 되어있다.

 

- 6.13지방선거 결과는 지난 대선의 완결판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와 여야 정치권에 한 말씀 해주시죠.
▲ 문재인 정부가 압도적 지지를 받아 이번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자유한국당의 수구 냉전적 논리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홍준표 전 대표의 “위장 평화 쇼”가 국민들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전시작전권을 가져 온다는 것은 독립국가로서 너무도 당연한 자주적인 표현이다.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고, 북미간 운전자 역할을 하며 남북간 화해, 교류를 하는 것이 진정한 보수의 역할이다.
하지만 걱정되는 것은 이번 6.13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통치철학에 부합(符合)하지 않은 세력들이 휩쓸려 당선되었다. 이들이 승리에 도취되어 자만하면 안된다. 물론 조국 민정수석을 통하여 지방정부 감찰을 경고하는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자각이 우선되어야 한다.
바라는 것은 민주당 차원에서 단체장, 각급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동 연대책임의 청렴(淸廉)결의를 하는 워크 샾을 하면 좋겠다. 자칫 승리에 도취되어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고 부패 스캔들 유혹에 빠지면 문재인 정부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이승만과 김구. 임시정부기념관에는 좌우이념에 휩쓸리지 않고 이들을 재평가 할 것이라고 한다.

 

-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성과에 대하여 말이 많습니다. 미국 주류 언론과 보수 관료, 보수 싱크탱크, 네오 콘을 비롯한 군산복합체 세력들이 트럼프의 북미정상회담을 평가절하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즉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에 빠져서 실패했다고 비판합니다. 이럴 때 우리 정부의 역할과 여야 정치권에 조언을 한다면?
▲ 비핵화, 어려운 일이다. 만약 김정은 체제가 핵무기 한 두 개를 숨기면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CVID를 하는 대전제는 첫째, 김정은 위원장이 스스로 하겠다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체제 안전보장을 해주고 서로가 선행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조속히 실행에 옮기는 것이 상생하는 지름길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을 3차례 만난다. 그 이유는 김 위원장이 시진핑을 만나는 절묘한 외교전략은 비핵화 이후 무장해제될 경우 트럼프를 신뢰할 수 없으니 중국이 체제안전보장을 해달라는 외교이다. 최근 남북미 정상회담 전후로 북한의 일부 군 고위직을 교체하는데서 알 수 있듯이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를 주장하다 180도 바꾼 정책에 대해서, 아무리 1인 독재체제이지만 군부 강경세력들을 설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국민 80%이상이 올해 안에 개헌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역대급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데 개헌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 남북한 평화무드위에 종전협정, 평화협정, 북미수교를 하여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정해야 한다. ‘87년 체제의 산물인 헌법을 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그 사이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여 헌법 제3조 영토조항(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이 충돌하고 있다. 통일 이전 단계에서 북한의 특수 관계를 인정해야 한다.
헌법은 아니지만 국가보안법 또한 그렇다. 북한 또한 노동당 강령에 적시(摘示)하고 있는 대남침략, 핵보유국 지위 조항을 바꿔야 한다. 또한 지방분권을 담아내는 개헌을 추구하고 있지만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헌법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

 

- 끝으로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한 말씀 하시죠.
▲ 빌 클린턴의 선거 운동 표어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The economy, stupid)라고 했듯이 현재 경제지표가 안 좋다. 탈 원전, 최저 임금제, 노동시간의 단축 등 총론은 있는데 각론이 없다. 원전을 수출하는데 원전폐쇄는 모순이다. 값싼 원전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생산비가 높은 전력을 보충해야 되는데 필연적으로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또한 통일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루기 위해선 북한에 전기 송전을 해야 한다. 탈 원전 제고해야 한다. 금년까지는 한반도 평화무드로 그럭저럭 갈 것이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단단히 마음을 고쳐먹고 경제를 살펴야 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전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hpf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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