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재해 예방, 폭염에 대한 작은 관심으로부터

남재철 기상청장 | 기사입력 2018/06/29 [14:21]

폭염 재해 예방, 폭염에 대한 작은 관심으로부터

남재철 기상청장 | 입력 : 2018/06/29 [14:21]
폭염 재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 남재철 기상청장    
여름철 풍수해는 위험한 날씨를 예상하고 대비해도 우리 힘으로 재해를 막을 도리가 없을 때가 많다.

강한 태풍에 나무가 뿌리째 뽑히기도 하고, 며칠씩 계속되는 폭우로 강물이 범람해 마을이 물에 잠기거나 길이 끊어지기도 한다.

또 시간당 100mm 이상의 강한 집중호우에 계곡 물이 순식간에 불어나 미처 대피하지 못한 야영객이 고립되거나 목숨을 잃기도 한다.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 인간의 무력함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그런데 폭염으로 인한 재해는 이러한 기상재해와 성격이 조금 다르다.

집중호우나 돌풍과 같이 단시간에 생성돼 피해를 주는 기상현상은 현재의 과학기술로 정확한 지역과 지속시간을 예측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폭염은 우리의 기온 예측 기술이 현재 매우 높은 수준까지 도달해 있어 다른 재해에 비해 예측 정확도가 높은 편이다.


또한 태풍과 같이 강한 파괴력을 가진 기상현상은 인간의 힘으로도 대비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폭염은 돌발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전 대비가 가능하다.

다시 말해, 폭염 재해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피해 또한 대폭 줄일 수 있다.


생활 속 폭염 피해, 어떻게 줄일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폭염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

실제 폭염 피해의 사례를 살펴보면, 같은 고온의 환경에서도 이로 인한 영향은 분야별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며 대응 방법도 다르다.


축산업의 경우 무더위가 시작되는 초기에도 양계장의 가축 폐사 사고가 일어난다.

특히, 닭·돼지와 같은 가축은 땀샘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서 더위에 더욱 취약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축산 농가에서는 축사의 내부 기온을 낮출 수 있는 환기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생산 단가를 고민해야 하는 영세한 축산농가에서는 환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매일 가동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기상청이 오늘 발생할 폭염으로 인한 영향을 예측하여 알려준다면 어떨까?

축산농가가 많은 지역의 공무원과 축산업 종사자는 ‘오늘 폭염은 가축 폐사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수준이므로, 축사 환기시스템을 꼭 가동하세요’ 라는 구체적인 행동 요령을 제공받게 되는 것이다.


여름철 양식어류 폐사에 관한 언론 기사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수산 양식 업계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일최고기온이 32℃ 이상 5일 이상 지속되면 양식 생물이 폐사할 가능성도 높아지는데 폭염 영향 정보는 이와 같은 수산업 맞춤형 정보를 관련 종사자에게 미리 제공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보건 분야에서는 주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고령자, 체온 조절 관리가 미숙한 영유아가 폭염에 매우 취약하다.

만약 가정에 이러한 노약자가 있을 경우, 폭염 영향 정보를 통해 ‘오늘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세요.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고령자를 집에 두고 장시간 외출 시 친척과 이웃에게 보호를 부탁하세요.’라는 안내를 받을 수 있고 영유아를 둔 부모는 ‘영유아와 함께 야외에 나갈 때는 아이의 옷을 두껍게 감싸지 마세요’ 라는 정보를 얻게 된다.


‘폭염 영향 정보’란?


바로 이런 정보들을 전달하는 것이 ‘폭염 영향 정보’이다.

‘폭염 영향 정보’는 폭염특보 발표 이전에도 고온으로 인해 발생되는 위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폭염으로 인한 영향과 대응 요령을 위험수준별로 제공하는 기상서비스다.


올해 6월 1일부터 시범운영 중인 이 서비스는 9월 30일까지 시행될 계획이며 내년 5월부터는 시범운영 기간 동안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여 정식 서비스 할 계획이다.


‘폭염 영향 정보’가 제공되는 시기는 폭염특보(주의보·경보) 발표 시를 포함해 특보 발표 이전에도 고온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거나 38℃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제공된다.

정보 내용은 과거의 폭염 피해사례와 지역 환경을 고려한 보건·수산·농업·산업·가축·에너지 분야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위험 단계별 대응요령 등이다.


폭염 영향 정보는 관계기관 및 지자체 방재담당자 등에게 ‘기상 특·정보문’과 문자서비스로 제공되고 있으며 일반 국민도 기상청 모바일 웹(m.kma.go.kr)과 날씨누리(www.weather.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날씨와 사람을 함께 생각하는 ‘폭염 영향 정보’


기상청의 주요 업무는 날씨를 예측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날씨는 왜 예측할까? 바로, 사람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사람을 향한다는 어느 광고의 문구처럼 기상청도 사람과 함께 생각하는 생활 밀착형 기상 서비스를 실현하고자 도약 중이다.


폭염 영향 정보를 시범 운영 중인 지금, 어떻게 해야 국민에게 더욱 도움이 되는 기상정보를 잘 만들 수 있을지 기상청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폭염은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피해도 줄일 수 있는 재해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기상예보에 가치를 더하는 정보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부디 올 여름에는 ‘폭염 영향 정보’가 폭염 재해를 줄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원본 기사 보기:safe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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