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친박계 집중 공격 타깃 된 내막

공천권 달린 전쟁…‘상대 죽여야 우리가 산다’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7/06 [11:23]

김무성, 친박계 집중 공격 타깃 된 내막

공천권 달린 전쟁…‘상대 죽여야 우리가 산다’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7/06 [11:23]

홍준표 대표가 물러난 이후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가운데, 이를 흔드는 친박계 움직임이 심상찮다.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 이후 사실상 당권을 비박계가 잡으면서 쌓여왔던 불만이, 지방선거 참패 쇄신 과정에서 폭발한 것이다. 특히 친박계는 집중 타깃을 김무성 의원으로 정하고 ‘탈당’까지 거론하며 압박수위를 올리고 있다. 이에 김무성 의원은 ‘점잖은 대응’으로 대처하고 있으나, 그의 속은 타들어가는 듯 보인다. 김무성 의원에게는 지난 총선을 지휘하던 당대표 시절, 친박계에게 큰 수모를 당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김무성 의원의 선택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흔드는 친박계…경고한 김무성
탈당까지 거론하며 김무성 대한 총공세 시작한 친박
총선 공천권 둔 갈등…계파 생존 위한 상대 죽이기?
역습 준비하는 김무성…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친박들

 

▲ 김무성 의원을 향한 친박계의 공세가 거세다. <김상문 기자>

 

‘비박’ 지도부를 향한 ‘친박’의 압박수위가 올라가고 강해지고 있다. 김성태 대행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는 한편, 비박계의 수장역할을 하고 있는 김무성 의원을 향한 친박계의 공세가 거센 것이다.

 

김무성의 경고


일단 이같은 친박의 총공세 분위기에 김무성 의원은 반격을 했다. 김무성 의원은 ‘김성태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친박계를 향해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김성태 원내대표를 더 이상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같은 당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를 두고 당내 친박·비박계 간 계파 갈등이 불거진 데 대해 “당대표 시절 계보도 만들지 않은 저에게 계보 수장 운운하는 것은 당치 않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20대 총선에서 당 대표인데도 지역구나 비례에 단 한 명도 추천하지 않았고, 계보도 만들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권의 모든 싸움은 공천권 싸움이다. 공천권을 확보하려고 계보를 만들고 줄 세우기에 나서는 것이다”라며 “과거에 얽매여 구성원 간에 분란만 키워서는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박성중 의원의 휴대폰 메모 사건에 대해서는 “박성중 의원의 메모로 인해 많은 오해를 사고 있지만 오해 때문에 불신이 더욱 커지고 큰일을 그르쳐서는 안 된다”며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6·13지방선거 참패로 계파 갈등이 불거진 이후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박계의 탈당 요구에 거부 입장을 밝히며 더는 당내 분란을 부추기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김 권한대행에 대해 쓴소리도 날렸다. 그는 “김 원내대표도 경청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과격한 말과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이 당내 구성원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불신을 키우며 당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만큼 김 원내대표의 언행 변화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20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하고 있는 시기이고, 당헌·당규에 따라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 대표 역할을 하고 있다.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김 원내대표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국당이 처한 위기와 관련해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느냐”며 “우리 모두 자중자애하면서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이야기하자”고 강조했다.

 

친박계 총공세


이같은 ‘척살대상’인 김무성 의원의 발언에 친박계는 즉각 반응했다. 지난 7월4일 김규환·김순례·성일종·윤상직·이종명·이은권·정종섭 등 초선 의원 7명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구시대의 매듭을 짓고 새 인물들이 미래의 창을 열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할 분들의 아름다운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20대 총선 파동과 탄핵, 대선 패배와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져야할 당내 인사가 있다고 거론한 것이다.


이들은 “한국당은 진정한 참회의 눈물과 근본적인 내부 개혁을 통해 국민께 겸손히 다가선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느냐”며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달라는 민의를 ‘모두 책임 있으니 문책할 수 없다’거나 ‘내부 총질’이라는 힘의 논리로 덮으려 한다면 더 큰 화가 닥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징적 인적 쇄신 요구조차 ‘내부 총질’이니 ‘계파싸움’이니 하는 말로 왜곡하며 묻으려 하고 있다”며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인적 쇄신이 먼저라는 것을 왜 모르냐”고 덧붙였다.


이들은 성명에서 ‘아름다운 결단’을 해야 할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김무성 의원을 겨냥했다. 이들은 “공천권 문제를 거론하기 전에 책임부터 져야 한다”며 “미래를 논하고 상대를 비판하기 앞서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반성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일종 의원은 지난 6월28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김무성 의원이 탈당해야 우리 당이 계파가 없어지고 균형이 맞아서 국민이 바라볼 때 새로운 몸부림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촉구한 바 있다.


친박계의 ‘김무성 흔들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같은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포럼’에서는 유기준·김진태 등 친박계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무성 의원과 김성태 권한대행을 향한 비판 발언이 나왔던 것이다.


유 의원은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준비위원회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랫동안 당을 지켜온 당원이 아무런 추인도 받지 않는 상황에서 비대위원장 모시려 한다”며 “그건 당헌당규에 있는 것이 아니다. 민주적 절차를 지켜야 하는데 지키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비대위 체제를 올해 말까지 유지하고 비대위원장에게 오는 2020년 총선 공천권을 부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친박계는 2년 임기의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당 기강이 이렇게 된 것은 결국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책임이 있다”며 “선거에 그렇게 지고 와서 적폐 인정하고 반성하고 무릎 꿇자고 하는데. 적에게 항복한 장수를 어떻게 믿고 따르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이정미·도올이 거론되는 것은 당을 희화화한 것을 넘어 모욕·자해하는 수순까지 이른 것”이라며 “중심을 잡지 못하니 우리당을 놀려먹으려는 사람들이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의 중진인 정우택 의원도 김무성 의원의 결단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며 “서청원 대표가 보수 맏형으로 물러난다는 입장 취했기 때문에 보수 분열의 책임이 있는 김무성 전 대표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흠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당 대표를 맡았던 사람으로서 난파선이 되어 갈피를 못 잡는 당에 혼란만 가중시켰다면 당을 위한 희생과 결단을 하는 것이 도리”라고 김무성 의원을 공개적으로 겨눴다. 이장우 의원은 성명에서 “당이 가장 어려울 때 주도적으로 탄핵에 앞장섰다” “본인들만 살려고 밥상을 엎고 탈당하고 아무 정당성 없이 복당했다”는 등 김무성 의원이 탈당해야 할 6가지 이유를 꼽았다.

 

▲ 김무성 계로 알려져 있는 김성태 원내대표도 친박의 총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김상문 기자>

 

비박구심점 해체?


이처럼 자유한국당 친박계가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을 향해 “당을 떠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구시대 인물이 물러나 ‘책임정치’를 하자는 명분을 앞세웠지만, 실상은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및 원내대표가 주도하는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통한 쇄신에 대한 조직적 반발로 보인다. 특히 친박계가 그간 요구했던 김 대표권한대행 퇴진을 넘어 김 의원을 정면으로 겨눈 것은 복당파의 구심점을 해체하겠다는 의도로 여겨진다.


실제로 정계에서는 친박들의 ‘김무성 때리기’는 사실상 김 대표권한대행이 주도하는 쇄신에 대한 조직적 반발로 보고 있다. 김 대표권한대행을 필두로 한 복당파 비박 세력이 쇄신을 명분 삼아 친박 솎아내기를 시도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김 의원이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권한대행 등이 주도하는 비대위는 과도기적 역할만 하고 당 대표를 제대로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필요하다는 친박계 주장도 이런 인식과 궤를 같이한다.


그러다 보니 비대위를 통한 쇄신은 물음표가 찍히고 있다. 무엇보다 친박들이 비대위 저의를 조직적으로 의심하면서, 비대위 자체가 권력투쟁 도구로 전락했다.


게다가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대다수 인사들은 “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불쾌하다” “사리 분별은 한다” 등 불쾌감을 표시했다. 한국당이 본인 의사를 묻지 않고 후보들 이름을 언론에 흘리고, 이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스스로를 ‘희화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대표권한대행은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적 관심을 촉발시키는 것은 좋지만 희화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결국 김무성 의원의 거취 문제가 도마에 오른 것은 ‘향후 당 운영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란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선거 참패 및 보수 정치 실패의 책임 공방이지만, 본질은 2020년 21대 총선 공천권을 포함한 당 장악, 나아가 자기 세력의 생존을 둘러싼 권력투쟁이라는 지적이다.


친박계·잔류파 의원들은 김 의원이 비대위 기간을 거친 뒤 당권을 잡을 계획을 갖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 친박계 관계자는 “(김 의원이) 모든 걸 다 내려놓겠다고 하면서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는데, 왜 탈당은 못하느냐”며 “복당파가 김 의원을 대표로 세우고 당권을 접수해서 친박을 도려낼 요량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들은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이 탈당했으니 비박계 좌장인 김 의원도 탈당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계파갈등을 암시한 이른바 ‘박성중 메모’가 작성된 자리에 김 의원이 있었다는 것도 탈당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친박계 관계자는 “친박계라는 개념 자체가 이제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진데, 김 의원 등 복당파들이 계파를 만들어 구태정치를 하려고 한다. 이게 해당행위 아니냐”고 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김 의원은 정치를 접을 생각을 해야 하는 사람인데, 과도한 욕심을 부리고 있다”며 “일부 의원들은 김 의원이 탈당할 때까지 퇴진 주장을 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복당파 의원들은 다수가 김 의원 개인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보고 있다. 친박계·잔류파가 사실상 복당파의 구심 역할을 하고 있는 김 의원과 김성태 권한대행을 공격해 비대위 활동으로 본격화되는 인적청산을 포함한 당쇄신 작업을 어렵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복당파 관계자는 “당헌당규상 김성태 권한대행과 최다선인 김무성 의원(6선)이 물러나면 그 다음 최다선(5선)이 당대표 권한대행을 하게 되는데 다 친박계·잔류파 인사들”이라며 “이런 방식이 아니더라도 자기들이 당을 잡겠다고 이렇게 설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박계도 아닌, 당이 어려울 땐 아무 말도 안 하던 자칭 ‘중립 성향’ 중진들이 지금 나서는 것은 한 자리 해보겠다는 속셈 아니겠느냐”고도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친박계·잔류파가) 김 의원이 계파의 수장이라고 하는데 비박계는 친박이 아닌 사람들이지 계파가 아니다. 계파활동으로 당을 망친 이들이 누구인지 모두가 아는데 저들만 저러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에서는 김 의원이 탈당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복당파 일각에서 “곧 들어설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김 의원이 친박계·잔류파의 탈당 요구를 들어주는 것도 전략적 차원에서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큰 실익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친박계·잔류파에서도 김 의원이 실제로 근시일내에 탈당할 것이라고 보는 인사는 많지 않다. 당 관계자는 “정치인의 정치적 결단을 할 때는 명분과 실리가 있어야 하는데, 김 의원 입장에서 볼 때 탈당은 아무런 이유도 이득도 없다”고 했다.


김 의원 측도 “지금 누가 누구에 탈당하라, 말라 하는 것이 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지금은 모두가 자중자애해야 할 때”라며 “탈당과 관련해서는 전혀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 김무성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 공천 관련해서 친박의 ‘박근혜 코드’ 공천 전횡이 심각해지자, 당 대표 직인을 들고 영도로 가버리는 이른바 ‘옥새런’을 감행해 친박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다. <사진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원수 외나무다리에서


이처럼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비박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라진 친박은 지난 총선 공천과정에서 치열한 갈등을 벌여 두 세력 모두 심각한 내상을 입고, 총선에서 패한 바 있다.


실제 박근혜 정부 하에서 당내 계파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동의하는지 여부, 당청 관계를 어떻게 끌어가야 하는지 여부를 두고 갈라졌다. 박근혜 청와대는 당을 강력하게 틀어쥐고 당내 인선이나 방향을 좌지우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2014년 김무성 당시 대표가 개헌론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가 청와대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고, 김무성 대표는 “제 불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꼬리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는 공개석상에서 박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을 강력 비판했다. 지난 2007년 대표적 친박이었던 두 사람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때 새누리당을 떠나 바른정당으로 거처를 옮긴다.


이후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의 당 장악 의도는 더욱 노골화 되면서 갈등이 격화되었다. 김무성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장성철 씨는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선 ‘다 떨어져도 좋다. 박 대통령에 충성하는 80, 90명 정도의 의원만 있으면 된다는 게 청와대의 생각’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진박감별사’라는 해괴한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
이에 김무성 당시 대표는 친박 공천을 강력 반발하며 ‘공천장’에 대표 도장을 찍지않고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로 내려가는 ‘옥새런’을 감행하면서, 친박과 극한 갈등을 보였다.


결국 국정농단 사태에 이은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친박과 비박은 그야말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탄핵에 찬성하는 친박 세력을 포함한 의원들은 자유한국당에 남았고, 새로운 보수가 필요하다며 당을 나온 사람들은 바른정당을 만들었다.


그리고 김무성 의원은 다시 돌아와 그의 계파로 알려진 김성태 의원이 원내대표를 차지했고, 다시금 정치 중심에 서 있으려한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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