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꿈꾸는, ‘2019 추석 복귀 플랜’

내년 한가위 컴백?…“승부수는 차기 총선!”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7/20 [13:44]

안철수가 꿈꾸는, ‘2019 추석 복귀 플랜’

내년 한가위 컴백?…“승부수는 차기 총선!”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7/20 [13:44]

6년 여 전 18대 대선을 앞두고 혜성처럼 등장해 대권 판도를 흔들어 놓았던 안철수 전 의원이 쉼표를 찍는다. 그간 쉼 없이 달려오던 ‘안철수의 새정치’에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이에 본인이 창업주와 다름없는 바른미래당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다만 정계에선 그 누구도 안 전 의원의 ‘정계 은퇴’를 생각하진 않는다. 독일행을 선택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행보’로 읽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안 전 의원은 언제 다시 복귀해 ‘대권 주자’로서의 영향력을 보일 수 있을까?


정계 2선 후퇴 선언하며 독일 떠나…5년9개월 만의 쉼표
초미의 관심사 복귀시기…총선 노리고 내년 추석쯤 컴백?
창업주 떠나자 흔들리는 바른미래당…대안 찾기 분주해져
당면 과제는 당 대표 뽑기…후보군 ‘손학규·하태경·이준석’

 

▲ 안철수 전 의원이 지난 7월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정계 2선 후퇴’를 선언하고 있다. <김상문 기자>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선 후퇴’를 선언했다. 선거 패배 이후 본인을 둘러쌌던 ‘은퇴’라는 단어는 한 번도 꺼내지 않으면서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다.

 

1보 후퇴한 안철수


안 전 의원은 지난 7월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저는 오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여러분께서 제게 보내주신 변화의 열망을 이뤄내지 못한 것이 오늘따라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9월 안풍(安風) 속에서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 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주셨다”,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며 대선 출마 선언을 한지 5년9개월 만에 정치 전면에서 물러나겠다는 선언이다. 바른미래당의 상징색인 민트색 넥타이와 검은 양복 차림을 한 안 전 의원의 표정은 입장문을 읽어내려가는 내내 굳어있었다.


이번 간담회의 내용을 살펴보면 “물러나겠다”는 그의 말은 은퇴보다는 휴지기를 갖겠다는 뜻에 가깝다. 그는 “세계 곳곳의 현장에서 더 깊이 경험하고, 더 큰 깨달음을 얻겠다”며 “오늘날 대한민국이 당면한 시대적 난제를 앞서서 해결하고 있는 독일에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얻고자 한다”고 밝혔다.


첫 방문지를 독일로 택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중소·중견 기업이 많고,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곳이며, 분단과 통일의 경험을 가진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의원은 “독일의 그런 경험을 통해서 나름 가졌을 시행착오도 돌아보고, 그 과정을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가는지 열심히 배우러 떠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과거와 미래가 투영된 독일에서부터 정치적 식견을 쌓으며 훗날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와 가까운 한 인사도 “정계은퇴가 논의된 적은 없다”고 했다.


다만 안 전 의원은 직접적으로 정계 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저는 어떤 생각도 갖고 있지 않다. 돌아올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면서 “독일에서부터 시작해 여러가지 어려움을 극복한 나라들을 직접 보고, 깨달음을 얻으려는 목적밖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복귀 시기는 언제?


안 전 의원이 떠나는 독일의 배울점은 중견·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4차 산업혁명, 분단과 통일의 과정 극복은 우리 정치권의 쟁점들이다. 정치권은 이러한 쟁점을 공부하러 독일로 떠난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 행보’라고 분석한다.


안철수 전 의원의 “정치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선언이 ‘정계 은퇴’와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렇지만 정계 복귀 시점 추정은 가능하다. 안철수 전 의원의 부인 김미경씨는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서울대학교에 올해 9월부터 1년간 연구년을 신청했다. 독일로 동반 출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안철수 전 의원의 귀국과 정계 복귀 시점은 내년 9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4월에는 총선이 열린다. 내년 하반기부터 연말까지가 정계 복귀의 적기로 여겨진다.


바른미래당의 한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가 대권의 꿈을 접지 않았다고 본다면, 총선에서 뭔가 역할을 해야 한다”며 “여러 일정을 고려해보면 내년 말 복귀가 유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언으로 6년 가까운 시간 동안 거침없이 달려온 그의 정치인생도 잠시 쉼표를 찍게 됐다. 간담회 자리엔 김도식 전 비서실장, 김철근 당 대변인, 김수민 의원 등 일부 측근들과 지지자만 함께했다. ‘안풍’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첫 시작점과 비교했을 때 좁아진 그의 입지를 가늠케 하는 장면이었다.


과거 그와 함께했던 한 인사는 안풍의 한 가운데 서 있던 안 전 의원은 ‘성공과 도덕성’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고 평했다. 이후 안 전 의원은 2012년 대선 후보직 사퇴,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2016년 국민의당 창당 후 3당 체제 실현, 2017년 대선 출마, 올해 바른미래당 창당과 서울시장 출마라는 굵직한 파도를 넘었다.


그러나 새 정치를 정치적 신념으로 앞세우던 안 전 의원은 이 과정에서 지역색이 분명한 정계인사들과 손을 잡았고, 이후 영입인사를 둘러싼 도덕성 논란도 이어졌다.


당초 본인이 부인했었던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강행하면서 호남 지지기반을 잃었고, 최근 서울시장 선거에선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정체성에 물음표가 붙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안 전 의원의 최신 이력은 ‘반(反)탄핵 올드보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던 김문수 후보에 밀린 ‘3등 서울시장 후보’로 남았다. 처음 그를 상징했던 단어들은 빛이 바랬다. 안 전 의원은 “(선거 패배 이후) 지난 5년 9개월을 이번에 돌아볼 수 있었다”며 “다당제를 이루고, 여러가지 개혁에 앞장섰었다. 그렇지만 여러가지 부족한 탓에 기득권 양당의 벽을 허물진 못했다. 그렇지만 제가 갔던 길이 올바른 길이라고 지금도 믿는다”고 말했다.

 

▲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박원순 당시 후보에게 ‘아름다운 양보’를 하며 정계에 ‘새정치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안철수 전 의원. <사진출처=KBS 뉴스 캡처>

 

생존 걱정 바른미래당


이로서 바른미래당은 창업주인 안철수 전 의원은 물론 유승민 전 공동대표까지도 모두 칩거에 들어간 상황에서 잃어버린 존재감을 되찾기 위한 해법 모색에 주력하고 있다. 전신인 국민의당 시절 진행했던 아침공부를 재개하는 것은 물론, 이들 두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의 바른미래당 생존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치열하다.


국민의당 출신 문병호·장진영 전 최고위원과 바른미래당 출신 권오을 최고위원 등이 참여한 원외비상대책모임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안철수·유승민 없는 바른미래당 가능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당 소속 하태경·오세정 의원 등이 참석했다.


토론회에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이후 안 전 의원과 유 전 대표의 리더십 점검과 6·13 지방선거 패인 분석, 향후 당명 개정 등 바른미래당 개혁 방안들이 논의됐다.


연사로 나선 관계자는 “(통합 당시) 국민의당은 반 정도가 떨어져나갔고 (바른정당에선) 많은 분들이 자유한국당에 복당한 상황”이라며 “우리 국민들은 약자 응원심리가 있다. 그때 바른미래당은 약자로서 뭔가를 꿈틀거리고 하려고 했다. 그때 뭔가를 보여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자유한국당과의 차별화는 바른미래당의 존재 가치에 있어 기본이었다. 그런데 그 부분에 실패했다”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대가 중요한 게 아니라 1차적으로 자유한국당과의 선긋기를 확실히 했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개혁보수’를 주장해온 유 전 대표에 대해서는 “유 전 대표가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직격탄을 쏘면서 문재인 정부에 여러 대안을 제시했다면 ‘맞아 저런 역할이 있어야 돼’(라고 국민들이 생각했을 것)”라고 일침을 놨다.
그는 유 전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으며 보수를 7번이나 거론, 정체성 확립을 요구한 데 대해서는 “유 전 대표의 사퇴의 변에 반대한다”며 “오히려 그런 인식을 갖고 있기에 문제가 된 것”이라고 했다.


또한 “바른미래당 정체성은 보수냐, 중도냐, 중도보수냐 이런 게 아니라 개혁”이라며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변화와 개혁이다. 개혁을 진정성 있게 한다는 것을 실제 이슈에서 보여준다면 새 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아울러 이날 대입제도 개편을 주제로 6번째 오전 정책 워크숍을 개최했다. 4·13 총선 이후 캐스팅 보터로서 정책대안을 다수 쏟아냈던 국민의당 시절 모습을 재현하려는 것이다.


채이배 정책위의장 권한대행은 워크숍을 토대로 ‘위클리 정책브리핑’을 열고 ▲진로·적성교육 강화 ▲마이스터고·폴리텍대 활성화 ▲생애단계 평생직업교육지원 강화 등을 담은 교육제도 개선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선 여전히 안 전 의원과 유 전 대표를 ‘떠나보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하태경 의원은 “(두 사람이) 우리 당에 플러스가 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아예 '둘은 미디어에 나타나면 안 된다'는 입장을 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권오을 전 최고위원 역시 “안 전 의원과 유 전 대표는 우리 당의 확실한 자산”이라며 “어느 시점에 가면 야권이 대권 후보를 가진 당이냐 아니냐가 세가 모일 때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당에선 대권 후보, 자산으로서 두 분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안 전 의원과 유 전 대표 두 분도 무책임하다”고 발언, 두 사람이 ‘칩거’에 들어간 상황에 대해 날을 세웠다. 그는 “우리 당은 ‘안철수 유승민 당’이라고 한다. 두 분이 합당을 한 목표가 있었을 것”이라며 “그럼 앞으로 우리 당이 그간의 잘못을 반성하고 다른 단계로 가야할지 등의 이야기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전 최고위원은 이어 “어떻게 두 분 다 선거가 끝나고 칩거하고 아무 말씀을 안 하시나 이해가 안 된다”며 “두 분이 과연 우리 당의 지도부라고 할 수 있나. 상당히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았던 장진영 전 최고위원은 “안 전 의원과 유 전 대표는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면서도 “안철수·유승민이 없는 바른미래당도 생존 가능하다. 여기에 의존해선 안 되고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목숨을 걸고 당과 운명을 같이 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흐름에서 당 내부에선 기존 국민의당-바른정당 중 바른정당에서 따온 ‘바른’이 들어간 현재 당명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날 연사로 나선 김 대표 역시 “당명을 바꿨으면 좋겠다”며 “‘바른’과 ‘미래당’,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으로서 계속 그 문제를 갖고 간다”고 지적했다.

 

▲ 당의 공동창업주인 안철수·유승민 양자가 모두 칩거를 선언하면서 바른미래당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김상문 기자>

 

포스트 안·유 누구?


이처럼 바른미래당의 창당 주역인 안철수·유승민 양자가 2선으로 후퇴한 상황에서 차기 당권을 둘러싼 예비 당권 주자들 간 물밑 경쟁이 예열되고 있다.


8·19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전당대회) 출마 후보군으로는 자천타천 10여명의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손학규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 하태경·이동섭·김성식 의원, 이준석 전 서울 노원병 지역위원장, 김철근 대변인, 장진영 전 최고위원 등이다.


손 전 위원장은 오는 지난 7월16일 국회에서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주최로 ‘변화의 시대 :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개편’ 토론회를 열었다. 당내에서는 이를 당권 도전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손 전 위원장도 6·13 지방선거 전인 5월 선거 뒤 자신의 역할론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하태경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당권 도전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으며, 이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성식 의원은 앞선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김관영 의원 지지와 함께 불출마 의사를 밝혀, 향후 당 대표로서 김 의원과 ‘투톱’을 이루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동섭 의원과 김철근 대변인, 장진영 전 최고위원 등은 주변으로부터 의견 수렴을 하면서 전당대회 출마 명분을 쌓아가는 모습이다.


다만 당 대표 및 최고위원 분리 선출 문제 등 전당대회 룰이 어떻게 결정되느냐 등에 따라 앞으로 당권 레이스에 판도가 바뀌며 후보군에도 요동이 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차기 당 대표는 당장은 안·유 전 대표의 2선 후퇴로 인한 리더십 공백을 메꾸며 당의 통합과 혁신이라는 임무를 맡게 된다.


또한 남북관계 발전, 국내 경제 악화 등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혜안을 발휘해 바른미래당의 존재감을 살릴 정치력도 절실하다.


오는 2020년 4월 총선 준비는 물론, 총선에 앞서 펼쳐질 수 있는 정계개편 국면에서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당의 중심을 잡을 무게감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안·유 전 대표가 지난해 5·9 대선에 출마했던 대권주자였던 만큼, 이를 대체할 수준의 인지도도 필요할 수 있다.


바른미래당이 표방하는 경제·민생 정당에 걸맞는 비전, 유권자들에게 선보일 신선한 이미지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야권의 이합집산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고, 국민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야당을 만들 능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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