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출범 1주년, 폭발 성장의 이유

“금융 재해석 혁신으로 ‘비욘드 뱅크’ 앞당긴다”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7/28 [13:14]

카카오뱅크 출범 1주년, 폭발 성장의 이유

“금융 재해석 혁신으로 ‘비욘드 뱅크’ 앞당긴다”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7/28 [13:14]

‘창구 없는 은행’ 카카오뱅크가 지난 7월27일 1주년을 맞이했다. 오픈하자마자 젊은 층의 폭발적 가입으로 화제를 끈 카카오뱅크는 현재 633만명의 고객, 9조원의 육박하는 예·적금을 기록하며 엄청난 속도로 성장 중이다. 이같은 성장의 원동력으로 기존 은행과는 다르게, 귀찮은 절차 없이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금융 업무를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슬로건 대로 ‘같지만 다른 은행’ 이상에 맞는 금융인 것이다. 다만,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서는 은산분리와 자본금의 한계라는 벽을 넘어서야 한다. 금융계는 이런 카카오뱅크의 움직임에 시선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1년간 고객 633만명, 수신 8.6조원, 여신 7조원 실적
포용적 금융 확산 이바지 평가…라이프플랫폼도 구현
중금리 미미·경영 건전성 우려…‘은산분리 완화’ 기대
정부 가계부채 관리정책과 충돌해…후속 카뱅은 요원

 

▲ 카카오뱅크 로고. <사진제공=카카오뱅크>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은 지난 7월26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media day 2018’(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년간의 운영 성과 및 향후 상품·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카카오뱅크 1주년


지난해 7월27일 출범한 ‘같지만 다른 은행’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모바일앱)을 통해 고객들이 쉽고 편리하게 계좌를 개설하고 체크카드 신청, 여·수신 상품 가입, 해외송금 등이 가능한 상품·서비스를 선보였다.


출범 이후 1년간 계좌를 개설한 카카오뱅크 고객은 633만명(7월22일 기준)에 달한다. 20~30대가 64.3%로 가장 많고, 40대는 23.0%로 나타났다. 모바일 금융의 소외 계층으로 여겨졌던 50대는 11.5%를 차지했다. 출범 100일 당시 50대 가입자는 9%였지만, 현재는 신규 가입자 중 50대 비중이 11%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계좌 개설 시간은 통상적인 은행 영업시간 밖인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가 56%를 차지했다.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는 전체 계좌개설 고객의 약 78%인 500만명이 신청했다. 지난해 금융권 전체 체크카드 누적 순증 규모 696만장의 71%에 해당한다. 카카오뱅크 고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캐릭터는 ‘라이언(Ryan·49.1%)’이다.


7월 중순을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수신(예·적금) 금액은 8조6300억원이다. 정기예금이 50.0%, 보통예금이 29.1%, 자유적금이 20.9% 등으로 구성됐다.


1000원~3000원 가운데 하나를 첫 주 납입금액으로 선택하면 매주 그 금액만큼 증액해 적금을 하는 서비스인 26주 적금은 출시 20일 만에 신규 계좌개설 수가 30만좌를 돌파했다.


여신(대출)은 현재 7조원(대출 잔액 기준)이며, 지난 1월 선보인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누적 약정금액이 4000억원을 돌파했다.


예대율은 81%를 기록하고 있으며, 해외송금 건수는 21만건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가 저렴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은행과 카드사 등이 잇따라 해외 송금 수수료를 인하하고 송금 가능 지역을 확대하는 등 서비스 개선에 나서 전반적인 고객 편익이 확대됐다.


카카오뱅크는 빠른 의사결정과 주주사들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1년 동안 2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현재 총 납입자본금은 1조3000억원이다.

 

새로운 시도


카카오뱅크는 앞으로도 은행 서비스에 대한 재해석과 혁신을 통해 모바일에서 완결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일상에서 더 쉽게 더 자주 이용하는 나만의 은행’으로 고객의 일상생활 속에서 함께하는 은행이 되겠다는 것이다.


중·저신용자의 금융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대출 상품을 확대하며, 카카오뱅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들도 카카오뱅크와 연계한 카드사·캐피탈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회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연계대출’을 선보인다.


내년 초에 ‘자체 중신용 대출’도 선보인다. 보증 기반이 아닌 카카오뱅크의 신용에 기반한 대출 상품이다. 고객이 대출을 신청하면 카카오뱅크가 차별화·고도화된 신용평가시스템(CSS)를 활용하여 대출 한도와 금리에서 유리한 조건의 대출을 고객에게 제시하는 형태다.


지난해 7월 오픈 이후 대출 고객들의 동의하에 카카오택시, 카카오선물하기 등의 데이터를 축적해왔으며 이후 비식별화 분석을 통해 유통 데이터와 금융 데이터를 결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카카오뱅크는 CSS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의 송금 결제 네트워크 기업인 웨스턴유니온(Western Union)과 업무 협약을 맺고 ‘모바일 해외 특급 송금 서비스’를 내년 1분기에 선보인다. 영업점 방문 없이 카카오뱅크 앱에서 이뤄지는 국내 최초 서비스다.


카카오뱅크는 현재의 해외송금 서비스 대상 국가도 더 확대할 예정이며, 신용등급을 조회할 수 있는 ‘신용정보 조회 서비스’는 3분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신용정보 조회 서비스를 대출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확대할 예정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과 법인고객을 전용회선으로 연결하여 각종 은행 업무를 처리해주는 서비스 ‘펌뱅킹(Firm Banking)’및 ‘가상 계좌 서비스’도 늘려가고 있다. 지난 1분기 카카오페이, BC카드, 2분기 토스, 쿠팡 등과 펌뱅킹 제휴를 했으며 엘페이(L.pay)를 비롯해 통신사, 카드사 등과 펌뱅킹 제휴에 나설 계획이다.


8월1일부터는 ‘프렌즈 체크카드 캐시백 프로모션 시즌 3’를 시작한다. 전월 사용실적 30만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학원업종 1만원 캐시백 ▲휴대전화요금 자동결제 시 5000원 캐시백 ▲카카오프렌즈 3만원 결제 시 5000원 캐시백 ▲1만원에 이용할 수 있는 공항 라운지 혜택 등을 추가했다. 월 최대 캐시백 혜택은 5만원(시즌2)에서 6만2000원으로 확대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아쿠아리움은 전월 실적에 관계없이 본인 및 동반 3인까지 최대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기존 가맹점인 대형마트, G마켓, 옥션, CGV 등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은 전과 동일한 혜택을 유지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1주년을 맞아 서울 용산 CGV에서 ‘카카오뱅크 라운지’를 오는 8월19일까지 운영한다. 간편이체, 자유적금 등 카카오뱅크 상품 및 서비스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미니게임, 라이언·어피치 캐릭터가 담긴 대형 체크카드 포토존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이체 및 국내외 송금 시 거래 금액에 관계없이 항상 OTP(One Time Password)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뱅크 앱에서 OTP 이용 금액을 ‘항상’ 또는 ‘1000만원 초과시 이용’으로 설정하면 된다.


카카오뱅크 앱에 패턴을 그리며 로그인할 때 선이 보이지 않는 기능도 추가했다. 지하철, 공공장소 등에서 패턴을 그리며 로그인할 때 패턴 노출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해외원화결제(DCC) 차단 서비스도 카카오뱅크 앱에서 고객이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는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 서비스에 대한 재해석과 혁신을 통해 은행의 쓰임이 고객 중심으로 확장되고, 고객 개개인의 시공간에서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순간에 금융을 소비할 수 있는 라이프플랫폼을 구현해 가겠다”며 “올해와 내년에도 고객 중심적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카카오 캐릭터 로고가 박힌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사진제공=카카오뱅크>

 

한계성 우려도 제기


그렇다면 승승장구하는 카카오뱅크에도 위기요인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지난 1년간 드러낸 카카오뱅크의 한계와 문제점도 많다고 지적한다.


일단 후발주자에 어쩔수 없는 숙명이랄까, 차별화 전략 차원의 금리우대나 수수료 인하·무료 정책으로 인해 누적된 적자규모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만 10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53억원으로 적자폭은 개선됐지만, 대출과 고객 증가 속도가 최근 주춤한 점을 감안했을 때 경영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출범 당시 강조한 중금리대출도 신용평가모델 개발 미흡으로 기대 이하에 그치고 있다는 평이다. 현재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규모는 잔액 기준 21%(1조3400억원), 대출건수 기준 39%를 차지한다.


지난 4월에는 6% 이상의 중금리 신용대출을 아예 취급하지 않아 출범 취지와 달리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출금리에서도 차별성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 6월 대출금리는 평균 3.93%로, 은행들 금리 수준과 차이가 없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절대적인 선결과제로 꼽힌다.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의결권 지분 4%)까지만 소유할 수 있다. 규제가 풀리면 증자를 거쳐 실탄을 든든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금융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안정적으로 펼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카카오뱅크는 내다보고 있다.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이나 인터넷은행 특례법 등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최근 정치권과 당국에서 규제 완화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이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금융노조는 “금융의 ‘재벌 사금고화’ 여지를 남겨선 안 된다”면서 규제 완화를 반대하고 있다.


김헌수 순천향대 교수(IT금융경영학과)는 “카카오뱅크의 핀테크 활용도가 기대했던 만큼 높지 않고, 아직까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한 면이 있다”며 “핀테크를 활용한 신용 분석 등을 통해 오프라인 영역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카카오뱅크가 지난 1년간 걸어온 길. <사진제공=카카오뱅크>

 

제 2·3의 카뱅 나올까?


이같은 위험요소도 있으나, 출범 1주년을 맞은 카카오뱅크는 대출잔액 7조원으로 지방은행 덩치로 성장해 바람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은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거론하는 등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통해 ‘제2·제3의 카뱅 탄생’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런 정책은 상당히 모순된 지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가계신용대출에 주력하는 은행으로, 금융당국이 이 대출의 급증을 용인하지 않을 경우 두번째·세번째 카뱅이 클 만한 시장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은행권 가계신용대출 증가율은 12.6%로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7.9%)을 훌쩍 뛰어넘으며 비정상적으로 급증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4월,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7월 각각 출범했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 두 은행의 외형은 1강 대 1약 구도로 확연하게 달라졌다. 카뱅은 이달 현재 대출잔액이 7조원으로, 가장 작은 지방은행인 제주은행의 대출규모(4조4000억원)를 훌쩍 넘어섰다. 또 고객 수도 633만명으로, 국내 경제활동인구의 20%에 이를 만큼 저변이 넓다.


은행은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산업이다. 현재 지방은행 대출규모는 4조~37조원대, 4대 시중은행은 180조~230조원대에 이른다. 주요 시중은행은 순이자마진(NIM) 2%를 전제로 연간 4조~5조원대 이자수익을 낼 수 있다. 카뱅은 이에 견주면 여전히 체급이 많이 떨어지고, 수익기반도 약한 편이다.


다만 올해 연말께 대출잔액이 9조~1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연간 대출 평잔(평균잔액)은 6조~7조원으로, 순이자마진을 2%로 잡을 때 1200억~1400억원 이자수익이 난다. 현행 고정비용이 연간 1000억~1200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연말 손익분기점 도달을 바라볼 수 있는 셈이다.


카뱅은 외형 성장 이외에도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로그인 확산을 주도했다. 또 100% 비대면 전세자금대출을 선보이고 카카오톡만으로 간편송금이 가능한 기반을 구축하는 등 은행권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은 점이 성과로 꼽힌다.
이런 카뱅의 행보는 최근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 ‘제2·제3의 카뱅 탄생’을 지원해야 한다고 금융당국 등에서 목소리를 키우는 근거가 됐다.


하지만 제2·제3의 카뱅이 등장하기엔 현재 가계대출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실제 카뱅의 외형 팽창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과는 정면 충돌하는 지점에 있었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전체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약 127조원으로 연간 증가액은 14조2000억원이었는데 카뱅이 연간 순증액의 33%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순증액 5조1000억원의 43%도 카뱅 몫이다. 카뱅 대출은 90% 이상이 가계신용대출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권 가계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은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풍선효과가 생기고 신규 진입한 카뱅 등이 이를 흡수해 급격하게 덩치를 불린 점이 작용했다”며 “가계대출 관리 부서에선 카뱅 쪽에 늘어나는 신용대출에서 당신네가 차지하는 비중이 말이 되는 수준이냐며 압박하고 카뱅 쪽은 특수성을 이해해달라고 하는 주장이 계속 맞부딪쳤다”고 전했다.


지난 2017년 직전 5년간(2012~2016년) 은행 전체 가계신용대출의 연평균 증가액은 3조1000억원인데, 카뱅은 1년 동안 7조원을 불렸다.


반면 케이뱅크 대출잔액은 7월 현재 1조1500억원이고 고객수는 77만명으로, 카뱅에 견주면 6분의 1에서 8분의 1 규모로 뒤처졌다. 6~7월엔 자본금 부족으로 사실상 대출창구 폐쇄를 반복 중이다.


금융당국 등에선 케이뱅크의 상대적 부진 원인을 은산분리 규제에 따른 자본확충 능력 부족에서 찾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케이뱅크가 ‘제2의 카뱅’으로 덩치를 불리거나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엉덩이를 들이밀 가계신용대출 시장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선 은행권에 회의적 시각이 만만찮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제2·제3의 카뱅이 수년 안에 손익분기점인 대출 평균잔액 연 6조~7조원 이상에 이르려면 다른 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영업을 다 묶어두거나 금융당국이 2017년처럼 비정상적으로 가계신용대출이 급증하는 걸 용인해야 한다”며 “20%대 고금리를 내는 제2금융권 고객을 끌어오기엔 부실위험이 커서 첫발을 떼는 신생 은행이 그런 선택을 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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