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 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의 진실

촛불 열망 뭉개려던 軍…‘반란 모의나 다름없다’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7/30 [11:43]

충격적 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의 진실

촛불 열망 뭉개려던 軍…‘반란 모의나 다름없다’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7/30 [11:43]

군대는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조직이기에 각종 살상 무기로 무장하면서 그 나라의 ‘무력’을 상징하게 된다. 이 때문에 국가 내부 혼란상황이 발생하면 군대는 힘으로 국민들을 통제할 권한을 가지기도 한다. 다만 근본은 국민을 지키는 조직이기 때문에 철저한 ‘법적 절차’로서 ‘정당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이를 뒤집는 충격적인 폭로가 제기됐다. 박근혜 정부시절 ‘촛불 혁명’으로 얻어낸 탄핵 심판 당시, 기각 된다면 ‘계엄령’을 선포하려는 ‘문건’이 확인된 것이다.


자의적 법령해석으로 ‘계엄 명분 마련’한 軍 기무사령부
‘탄핵 기각’ 전제 부분 없어 빠져나갈 구멍 마련 가능성
작성지시자 한민구?…황교안 전 총리 관여 의혹도 제기
“송영무가 문건보고도 묵살”했다고 일방적인 주장 펼쳐

 

▲ 지난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국군 기무사령부가 ‘탄핵 기각’을 전제로 계엄령 문건을 제작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김상문 기자>

 

국군기무사령부가 법령을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해 초법적인 ‘촛불집회 계엄문건’을 작성, 비정상적인 계엄 계획을 세웠으며 대통령의 비호가 있었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나왔다.

 

충격적 계엄문건


군 인권센터는 지난 7월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무사는 벌어지지 않은 상황을 기정사실로 가정해 계엄선포 명분을 마련했고, 대통령의 결재를 받는 보고체계를 세우는 등 친위쿠데타를 치밀하게 준비했다”며 “계엄사령관에게 직할부대를 주거나 검열단을 운영해 언론통제를 하는 등 현행법을 초월한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합참)가 작성한 ‘계엄 편람’의 범주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 계엄사령관에게 과도한 권력을 집중시키고 합동수사본부가 계엄주체가 되는 등 군(軍)이 ‘계엄의 주체’가 되려 했다는 해석이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기무사가 ‘비상계엄 시에도 합동수사본부가 민간인 수사를 하거나 계엄사가 정부를 장악할 수 있다’는 자의적 법령해석을 했다”며 “벌어지지 않은 혼란 상황을 가정해 건의문을 미리 완성하는 등 친위쿠데타를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주장했다.


통상 계엄선포는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됨에 따라 공공의 안녕질서와 국민의 생명·재산이 위협받을 수 있는 ‘혼돈상황’이 벌어졌을 때 사후적으로 선포되는 조치인데, 기무사는 ▲대남비방증가 ▲강력범죄증가 ▲언론왜곡보도 등 벌어지지 않은 상황을 가정해 미리 건의문까지 완성, 계엄선포를 사전에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임 소장은 특히 “문건에는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 통제에 따르도록 지시하고 국정원 2차장을 계엄사로 파견시켜 계엄사령관을 보좌하도록 조치’라는 대통령 결재사항이 있다”며 “대통령이 친위쿠데타에 가담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핵심 증거”라고 강조했다.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대통령 지휘·감독 때 계엄 지휘·감독 체계'에 따르면 대통령이 계엄사령관을 ‘지휘·감독’할 수 있도록 명시됐다.


기무사가 준비한 계엄 문건은 통상적인 '계엄편람'의 범주를 넘어서 초법적 군사계획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군 검찰 출신인 김정민 변호사는 “법령상 합수부는 비상계엄 시에 반드시 설치하는 기관이 아닌데, 이번 문건은 합수부를 주도기관으로 상정했다”며 “또 9명의 검열단을 운영해 언론대책반을 운영, 언론을 통제하려고 했다"며 "이는 현행법에도 없는 초법권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독소적인 조항으로는 ‘국회의원 체포’에 대한 내용”이라며 “촛불집회가 벌어지지도 않았던 국회를 장악하겠다는 것은 결국 국회의원 체포계획과도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계엄 문건’에 따르면 기무사는 국회의원 성향을 진보 160여 명, 보수 130여 명으로 분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엄사령관이 법령을 초월해 직속병력을 두고, 정국을 장악하겠다는 계획도 지적 대상에 올랐다.


김 변호사는 “합법적인 계엄은 계엄사령관에게 선포권한을 주더라도 직할부대는 주지 않는다”며 “하지만 기무사가 만든 문건을 보면 계엄사령관에게 특전사를 직할부대로 주고, 수도방위사령관의 지휘를 받지 않는 20·30사단, 특전사를 진주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은 12·12 군사반란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군이 스스로를 계엄 선포 가능 여부를 가늠하는 계엄주체로 상정한 이 문건은 사실상 헌정질서를 문란케 하려는 계획”이라며 “문건 연루자들에 대한 긴급체포와 강제 압수수색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 67쪽짜리 ‘계엄 대비계획 세부자료’ <사진제공=국방부>

 

세부문건 내용


국방부는 지난 7월23일 국회가 국군기무사사령부 계엄령 검토 세부문건을 공개하라는 요청에 따라 국방부가 ‘계엄 대비계획 세부자료’를 공개했다. 이 문건은 A4용지 67페이지짜리로 앞서 공개된 8쪽 분량의 문건과 달리 기밀 2급 문서로 지정돼 있었으나 국방부가 지난 7월23일 저녁 6시쯤 내부회의를 거쳐 평문화하면서 보안이 해제됐다. 이미 청와대가 일부 공개했던 문건과 똑같은 자료다.


기무사가 이 문건을 작성한 배경은 지난해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당시 기각될 것을 가정하면서 사회 질서 혼란 상태 등에 대비해 단계별로 위수령, 경비계엄, 비상계엄을 검토한데 따른 것이다.


‘계엄 대비계획 세부자료’를 보면 기무사는 계엄을 선포한 후 국방부 장관이 주한 미군 대사를 초청해 미국 본국에 계엄 시행을 인정토록 협조 받고자 했다. 또 수도방위사령부의 B-1 문서고를 계엄사령부가 설치하도록 했다.


비상계엄 선포문에는 “정부는 탄핵 결정 이후 집회 및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시위대의 무장 및 폭동, 강력 범죄 확산 등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됨에 따라 공공의 안녕질서를 회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의 위기를 종식시켜 헌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전국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문구가 있다.


이때 계엄사령관은 육군참모총장이며 문서 하단에 이를 발표하는 자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표기돼있다. 당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 문서를 보고받았다면 유사시에 자신이 발표해야 할 선포문이었던 셈이다.


또한 문건에는 유사시 구성됐을 계엄사령부의 합동수사본부장으로 기무사령관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적혀있다.


판단 요소로는 ▲계엄사령부의 합수본부장은 정보수사기관에 소속한 현역 장관급장교여야 하며 ▲국정원(안보수사국장), 경찰(보안국장), 헌병(조사본부장) 등 수사기관을 조정·통제해야 하므로 군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적절하며 ▲기무사령관은 평소에도 정보 및 수사업무를 지휘하고 있어 계엄상황에서도 중단 없이 합동수사업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또한 국방부는 유사시 시위대의 ‘총기 및 폭발물 탈취 예방’에 대한 대책도 수립했다. 국방부는 계엄법 제9조(계엄사령관의 특별조치권)와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법적 근거로 들어 총기와 폭발물의 유통을 원천차단하는 대책을 강구했다. 총포사 및 화약류 제조업체를 폐쇄 조치하고 특히 해외로부터 총기와 폭발물 등을 밀반입하는 자는 엄정 처벌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와 함께 계엄법 위반자를 사법처리하는 지침도 마련했다. 반국가사범 등 주요사범은 합수본부 수사단에서 직접 처리, 기타 사범은 헌병·경찰·국정원 등 기존 수사기관에서 수사하기로 했으며 내·수사 시 각 정보수사관 간 경합될 경우와 관할이 불분명할 경우에는 합수본부에서 조정 및 처리하기로 했다.


합수본부장으로 기무사령관을 건의했으니 조현천 당시 기무사령관에게 계엄법 위반자를 사법처리 하는 권한이 주어졌던 셈이다. 아울러 주한 무관단과 외신기자 대상 외교활동을 강화하려 했던 내용도 확인됐다.


기무사는 계엄 선포 시 조치사항으로 국방부 장관은 주한 미국대사를 초청해 협조를 구하도록 했다. 외교부 장관의 경우 주요 국가 주한사절단(기자·기업인 포함)을 초청해 계엄 시행 지지를 요청토록 했다.


외국 공관 대상 경계 강화 지침(국내 주둔 외국인 보호지침)을 마련하고 본국 철수를 사전 방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여소야대 상황이었던 국회에 대한 대책도 포함됐다. 여기에는 당정협의를 통해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여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 등이 나열됐으며, 시민들이 모여 집회를 열 가능성이 있는 광화문과 여의도에는 야간에 전차와 장갑차 등을 이용해 신속하게 투입하는 계획도 수립됐다.


기무사는 언론과 사회관계통신망서비스(SNS)등 보도 검열단 편성계획도 담았다. 방송반·신문반·통신반 등 9개 반으로 구성되는 보도검열단에는 계엄사 48명, 문화체육관광부 61명, 방송통신위원회 16명, 합동수사본부 6명 등 134명이 참여토록 했다. 인터넷 포털과 사회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폐지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민관군 합동으로 ‘인터넷유언비어대응반’을 설치해 불온 내용 식별 시 신속 차단하는 등의 대응책도 마련했다. 기무사는 2016년 터키에서 계엄 시행 시 시민의 저항으로 계엄군의 진입이 실패한 사례를 들며 계엄 선포 전에 언론 보도 등 사실이 누설될 경우 계엄 성패와 직결된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문건은 대국민 담화문과 포고문, 계엄사 합동수사기구 설치, 보도검열 공고문 등 문건을 모두 ‘계엄사령관 육군대장○○○’으로 상정해 모든 예시문을 작성해 육군사관학교 출신이 계엄을 지휘토록했다.


하지만 이 문건에서는 명확하게 탄핵 기각 상황을 전제로 한 부분은 드러나 있지 않다. 비상계엄 선포문을 보면 시위대의 무장과 폭동 등 국가위기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계엄 선포 명의 역시 ‘대통령(권한대행)’으로 표기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계엄 선포를 강행하려 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거꾸로 탄핵 인용 여부에 상관없이 만약의 사태에만 대비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 게다가 문건에는 계엄 선포 건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평가 요소를 담은 ‘계엄선포 결심 조건’ 문서가 첨부돼 있다. 이 문서엔 ‘탄핵소추안 결정(기각 또는 인용) 이후 집회·시위가 확산되고 있는가’라는 문항도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해 기무사가 계엄 검토 과정에서 법률 검토를 통해 이미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수는 계엄 임무에 투입되는 합동참모본부나 수도방위사령부 등이 실행 방안을 구체적으로 준비한 문건 등 추가 정황 발견 여부다.


다만 국회의 계엄해제 표결 저지 방안 등을 담은 문건의 위법성은 명백하다는 해석이 많다. 한 법률전문가는 “비상계엄하에서 집회는 제한될 수 있지만 국회의원의 활동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하게 돼 있다”며 “문건 작성 지시자의 형사처벌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시자는 한민구?


그렇다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심각한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한 사람은 누구일까? 작성주체인 기무사에서는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한민구 전 장관을 지목했다. 계엄령 관련 문건을 작성한 박근혜 정부 기무사 실무자들이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지시로 계엄 절차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에서 계엄 검토 문건을 직접 작성한 실무자들은 지난 7월24일 “조현천 기무사령관이 한민구 국방부 장관 지시라며 계엄 절차를 검토해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기무사 소강원 참모장(소장)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조 사령관이 불러 ‘한민구 장관이 위중한 상황을 고려해 위수령과 계엄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8장짜리 원본(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을 만들고 나서 조 사령관이 당시 한 장관께 보고할 때 궁금한 점이 있으면 참고할 수 있도록 67쪽짜리 자료(대비계획 세부자료)를 같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 참모장은 “조 사령관이 한 장관에 보고할 때 동석하지 않았다”며 “나중에 조 사령관으로부터 한 장관이 ‘알았다’고 했다고 들었다. 조 사령관은 ‘나중에 훈련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존안(보존) 해놓으라’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소 참모장과 함께 문건을 작성한 기무사 기우진 처장(소장)도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당시 기무사령관이 장관 지시라며 위수령과 계엄 절차를 검토해보라고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 사령관이 자체적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고 한 장관으로부터 만들어보라는 지시를 받아 실무 요원들에게 지시한 것이냐”고 질문하자 기 처장은 “제 기억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이 문건의 실체를 밝힐 때 지시자의 말단은 조 사령관이어야 한다”며 “그 윗선의 지시자를 찾아내지 못하면 청문회를 하든 특별수사를 하든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 기무사령부는 송영무 국방부장관을 지목해 “문건 심각성에 대해 보고했으나 묵살당했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일방적인 주장에대해 기무사가 사건의 본질을 ‘진실게임’ 양상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상문 기자>

 

진실공방 시작


또한 기무사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계엄령 문건’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도 문제를 방치했다는 폭로를 하기도 했다. 다만, 기무사의 일방적 주장이기 때문에 송영무 장관과 진실공방이 벌어진 상황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무소속 서청원 의원이 이석구 기무사령관에게 “송 장관에게 (계엄 문건을) 보고할 때 송 장관이 바쁘니까 놓고 가라고 했다는데 맞느냐”고 물으며 진실공방이 시작됐다. 이 사령관은 “지난 3월 16일 (해당 문건을) ‘위중한 상황’으로 보고했다”며 “대단히 중요한 사항이고 위중한 상황임을 당시에도 인정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송 장관도 당시 위중한 상황으로 인지했고 20분쯤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송 장관은 당시 이 사령관에게 8쪽짜리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과 함께 67쪽짜리 ‘대비계획 세부자료’를 받았지만 지난 6월28일까지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다. 이 사령관의 주장대로라면 송 장관은 문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도 세 달 동안 이를 방치한 셈이다.


송 장관은 이 사령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이 사령관이 5분 정도 보고를 했는데 계엄 관련 문건이 아닌 지휘 일반 보고를 받았고 해당 문건은 두꺼워 다 볼 수가 없어 놓고 가라고 했다”며 이 사령관이 수사의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사령관은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할 정도로 보고했다고 하고, 송 장관은 그냥 놓고 가라고 했다고 한다. 누가 거짓말을 하느냐”고 질타했다.


송 장관이 “기무사 위수령 문건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현직 기무부대장인 민병삼 대령은 “송 장관이 지난 7월9일 간담회에서 ‘법조계에 문의해보니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민 대령은 “저는 36년째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이다. 군인으로서 명예와 양심을 걸고 답변 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송 장관은 “완벽한 거짓말”이라고 소리쳤다. 그는 “대한민국 대장까지 지내고 국방부 장관을 하고 있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합동수사단에서 조사를 한다면 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어지는 촌극에 이주영 한국당 의원은 “그렇게 영이 안서는 국방부가 어디 있느냐”고 한탄했다. 백승주 한국당 의원은 “건군 이래 가장 심각한 군 기강 문제가 대두됐다”고 질책했다.


여야는 기무사 문건 자체의 성격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무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한 달 전부터 계엄 문건을 작성하기 시작했다”며 “정권이 교체되면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 세력이 계엄으로 최순실 사태를 정면 돌파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종섭 한국당 의원은 “문건은 시행 가능성이 전혀 없다”며 “계엄을 해서 내란을 벌이겠다는 것은 턱도 없는 소리”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계엄령 문건을 직접 작성한 기무사 실무자들은 국방위에서 “조현천 (당시) 기무사령관이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 지시라며 계엄 절차를 검토해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기무사 소강원 참모장(소장)은 “조 사령관이 불러 ‘한 장관이 위중한 상황을 고려해 위수령과 계엄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장짜리 원본(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을 만들고 나서 조 사령관이 한 장관한테 보고할 때 궁금한 점이 있으면 참고하라고 67쪽짜리 자료(대비계획 세부자료)를 같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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