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아픈 위장병, ‘위염’ 정복법은?

더부룩하고 쓰라리고…‘내 위는 학대받고 있다?’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8/13 [09:56]

끊임없이 아픈 위장병, ‘위염’ 정복법은?

더부룩하고 쓰라리고…‘내 위는 학대받고 있다?’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8/13 [09:56]

한 30대 직장인은 최근 속이 아파 병원을 찾았다. 그는 위내시경을 하고 나서 곧바로 위 상태를 물었을 때 의사는 위염이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 다른 병원에서 위내시경을 받았을 때도 의사가 만성 위축성 위염과 함께 심하지 않지만 위궤양이 조금 있다고 알려줬다. 이처럼 속이 좋지 않아 위내시경을 받은 사람 중 상당수가 만성 위염 또는 위궤양 같은 진단을 받는다. 이때 어떤 환자들에는 약을 복용하라고 하면서 비슷한 증상을 가진 다른 환자에게는 약을 처방해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위염을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 국민의 10분의 1이 위염 환자 ‘속 쓰린 대한민국’
단계적으로 악화되는 위염, 위암까지 유발할 수 있어
위장건강의 적 헬리코박터, 증세 심해지면 제균 필수
약물 사용해 치료하기 전에 생활습관 고칠 필요 있어

 

▲ 속이 좋지 않아 위내시경을 받은 사람 중 상당수가 만성 위염 또는 위궤양 같은 진단을 받는다. <사진출처=Pixabay>

 

위는 음식물을 저장하는 곳으로 밥통으로 불린다. 크기는 약 1.5ℓ(1500㎖)다.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는 위는 오른쪽 아래로 처진 듯한 J형 모양을 하고 있다. 위 두께는 3~8㎜이며 위장 구조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 등 4개층으로 이뤄져 있다. 사실 내시경을 통해 보는 위는 위 점막 내부의 표면뿐이다.


위에는 약 3500만개의 무수히 많은 분비세포들이 있다. 위는 한 끼 식사를 할 때마다 약 1ℓ의 위액을 분비하고 하루에 최대 5ℓ의 위액을 분비하는 가장 부지런한 소화기관이다. 위 몸통 부위에 해당하는 체부에서는 위산이 분비되고 아래쪽 유문 근처의 전정부에서는 가스트린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위산 분비를 적절히 조절한다. 그러나 이런 내분비 작용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위산과다에 의한 소화성 궤양이 생긴다.

 

원인과 증상


위염에 대한 정의는 일반인, 임상의사, 내시경의사, 병리의사 모두에서 다르다. 일반인의 경우에는 속쓰림이나 소화불량 등의 통증 증상을 위염이라고 생각하고, 환자를 진찰하는 임상의사는 내시경에서 증명된 위궤양, 식도염 등이 없이 환자가 불편감을 호소할 때 신경성 위염 혹은 비궤양성 소화불량이라고 정의한다. 위내시경검사를 직접 시행하는 내시경 의사는 내시경검사상 몇 가지의 특징적인 징후를 보이는 경우를 위염이라고 진단하는데, 내시경적 위염의 분류 체계는 매우 복잡하며 실제로 증상과는 연관성이 크게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 환자에게 질병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도 어렵다. 또한 위장 점막에서 조직검사를 한 후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위염 진단을 내리는 병리의사의 위염에 대한 관점은, 단순히 속이 쓰리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증상을 가진 일반인에게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진단기준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위염에 대한 정의는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내시경에서 위궤양, 식도염 등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 소화불량 증상들을 모두 일컫는 ‘비궤양성 소화불량’이며, 또 하나는 위내시경에서 육안으로 관찰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위장 조직의 점막에서 염증세포가 발견되며, 그 원인을 규명한 경우이다. 이 중에서 의학적인 정의로는 후자가 더 적절하므로, 위염은 ‘위내시경 또는 위장 점막에서 염증이 증명된 상태’라고 한다.


위에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는 많이 먹거나 급하게 먹는 경우, 또는 매우 매운 음식 들을 먹었을 때 위장에 염증이 유발될 수 있으며,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에 의해서, 또는 진통제·소염제·아스피린 등의 약물에 의해서도 위염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흡연, 음주 등도 위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감한 위장


위는 우리 몸에서 뇌 다음으로 신경 숫자가 많다. 신경 전문기관인 척수신경보다 5배나 많다. 이 때문에 위는 음식물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음식이 들어가 분해되고 위산과 펩신이 분비돼 작용을 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약간의 위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세브란스병원 위암전문클리닉 노성훈 교수는 "위염은 아직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분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병의 원인, 부위, 형태에 따라 헬리코박터 동반 만성위염, 알코올성 급성위염, 출혈성 위염, 전정부 위염 등으로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급성 위염은 헬리코박터균에 처음 감염되었을 때, 또는 그 외에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진균 등에 감염되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다. 심한 화상을 입거나 뇌를 다친 경우에도 스트레스에 의해 급성 위염이 나타날 수 있으며, 알코올이나 약물에 의해 위장의 염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주로 복통, 소화불량, 트림, 구토 등의 증상과 관련 있는 위염은 이러한 원인으로 유발되는 급성 위염인 경우가 많다. 만성 위염은 여러 염증의 원인이 지속적으로 작용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며, 이 경우 위장 점막에 파고드는 염증세포의 종류가 급성 위염과 다르다. 또한 위장 점막 분비선의 변화를 동반한다는 점 역시 급성 위염과 구별된다. 만성 위염의 대표적 원인으로는 헬리코박터균 감염, 약물, 흡연, 만성적인 알코올 섭취, 불규칙한 식사 습관에 의한 담즙 역류, 위절제술 등을 들 수 있다.


내시경검사상 관찰되는 위장 점막의 염증은 아무런 증상이 없는 사람에서부터 심한 복통, 체중감소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위장 점막에는 감각신경이 발달되어 있지 않으므로 심한 염증이 생겨도 이로 인한 직접적인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소화불량, 위장 부근의 불편감, 명치 통증, 복부 팽만감, 식욕부진, 트림, 구토, 오심, 열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위내시경에서 소화성 궤양이 없음에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비궤양성 소화불량이라고 한다.

 

질환과 위암


특히 위염 질환 중 가장 문제시 되는 것 중 하나인 궤양은 피부와 같은 곳이 둥그렇거나 타원형으로 깊게 파인 것을 말한다. 하지만 위 점막에서 위궤양이라고 하면 위 점막이 위 점막하층 이상으로 깊게 파인 것을 뜻한다. 위궤양은 양성, 즉 암이 아니라는 의미다. 위암이 궤양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해 정확히 표현하자면 `궤양성 위암`이다. 위 속에 궤양이 생기면 위암이 그 가장자리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아 모양이 약간만 이상해도 조직검사를 해서 암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십이지장궤양은 십이지장에 생긴 양성 궤양이다. 십이지장은 손가락 열두 마디의 길이에 해당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위에서 소장으로 바로 연결되는 소장의 첫 부분을 말한다. 위궤양은 암으로 발전하거나 암일 가능성이 있지만 십이지장궤양은 암일 가능성이 없다.


소화성 궤양은 위산분비로 인해 위나 십이지장에 궤양이 생기는 것을 말하며 양성 궤양만을 소화성 궤양이라고 부른다. 십이지장궤양은 젊은 사람에게 많고 위궤양은 중장년층에서 자주 발생한다.


장상피화생은 위 점막세포가 소장이나 대장의 점막세포와 비슷한 모양으로 바뀌는 것이다. 장상피화생 자체는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만성 위축성 위염이 공존하면 위염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건강검진 때 위내시경 조직검사를 받은 사람의 20~30%에서 장상피화생이 관찰된다. 이형성(異形成)은 정상적인 상피세포가 암세포 형태를 닮아가는 과정으로 거의 암에 근접한 병변을 말한다. 이형성으로 진단되면 병원에서 위암에 준하는 치료를 한다. 위암의 진행단계로 인정받고 있는 가설은 정상세포→만성위염→장상피화생→이형성→조기 위암→진행성 위암의 과정이고 건강검진 결과 만성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발견됐다면 주의해야 한다.

 

▲ 위염은 급성위염, 만성위염, 신경성위염 으로 분류된다. <사진출처=kbs 영상 캡처>

 

헬리코박터


헬리콥터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헬리코백터 파일로리는 나선형 그람 음성 간균이며 박테리아이다. 위산이 난무하는 위 속에서도 살아남는 근성있는 세균으로 사람의 위와 십이지장에서 주로 번식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위 내벽에서 만성적인 염증과 위궤양을 일으킨다. 그 외에 위염, 십이지장궤양, 심지어는 위암까지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위장의 관점에서는 만악의 근원이다. 하지만 헬리코박터 감염이 위암 발병에 독립적으로 관여한다고 인정하기에는 아직 의학적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다만 전체 위암 환자의 40~60%에서 헬리코박터균이 양성으로 나오므로 이 균의 감염자는 위암의 상대적인 위험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만성위염이 있는 사람 10명 중 6~7명꼴로 감염돼 있다. 주로 위장 점막에 감염돼 상피세포를 손상시킨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이 위암에 걸릴 확률은 1~2%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데이터를 통해 세계보건기구(WHO)는 헬리코박터균을 위암 유발인자로 인정하고 있다. 이를 볼 때 헬리코박터균이 암과 상관관계가 있지만 건강검진 때 만성 위축성 위염이 있으니 음식을 짜게 먹지 말라는 얘기만 듣는 경우가 많다. 헬리코박터균을 죽이는 약에는 항생제가 들어 있어 위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보통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이 없으면 헬리코박터가 있다고 해도 치료를 하지 않는다.


만성위염 치료를 위해 헬리코박터를 치료할 수 있지만 이미 완전히 성립된 위축성 위염과 화생성 위염은 헬리코박터로 치료해도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내시경 검사를 1년에 한 번씩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려면 3~4가지 항생제를 1~2주 동안 복용한다. 헬리코박터 제균은 항생제 내성을 가지더라도 적극 치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의료 선진국에서는 만성위염이 있어도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처방해주지만 국내에서는 의료보험의 수가(酬價) 때문에 위궤양이 심각한 환자들을 중심으로 처방하기 때문에 위암 발병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의료보험 수가 적용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만하다.

 

위장병 극복법


전문가들이 밝힌 위 건강을 지키기 위한 9가지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의 식사를 한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가급적 피한다. ▲담배를 끊고 과음을 하지 않는다. ▲커피·콜라·홍차 등 카페인 음료 자제한다. ▲튀김이나 기름기 있는 음식 섭취를 줄인다. ▲하루 3끼, 30회씩 씹고 30분간 천천히 식사한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위장병이 심하면 약물 처방을 받아 치료한다. ▲위궤양이 심하면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는다.


무엇보다 만성위염이 있는 사람은 약물을 사용하여 치료하기에 앞서 생활습관을 고쳐야 한다. 속 쓰림 증상이 있는 경우 과음이나 맵고 짠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구역질이 자주 생기고 위산과다 증상이 있는 경우는 커피나 콜라, 홍차 같은 카페인 음료, 튀김이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 인스턴트 음식, 담배가 매우 해롭다. 오렌지주스, 사과주스, 포도주스와 같이 신맛이 나는 음료도 속이 불편해지는 경우가 많다.


음식과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함께 선택하는 것이다. 의사들은 주로 제산제나 위산분비 억제제 등 위와 장의 운동을 촉진시켜 주는 약을 증상에 따라 적절히 섞어 처방해 준다.


한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위축성위염이나 장상피화생까지 진행한 사람은 위암이 생길 경우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지므로,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수시로 상담하면서 최소 1년에 한 번은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penfree1@hanma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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