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친문전쟁 과열되는 내막

‘이해찬 대세론’ 속 ‘김진표·송영길’ 역전 가능할까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8/19 [06:46]

민주당 전당대회, 친문전쟁 과열되는 내막

‘이해찬 대세론’ 속 ‘김진표·송영길’ 역전 가능할까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8/19 [06:46]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를 향한 레이스가 종반전을 향해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당권주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승기를 굳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해찬 후보가 1위를 달리는 가운데, 김진표·송영길 후보가 맹추격을 하면서 판세가 혼돈에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네거티즈’ 전략이 난무하며 경쟁은 광열되고 있다. 당권경쟁의 판세가 어떻게 형성될지 눈길이 끌린다.


1강 2중 구도 속 대세론 주장 후보들…네거티브 공세 과열 양상
이해찬, 친문 업고 대세론 굳혀…민주당 지지자 여론조사서 1위
김진표, 권리당원 지지세 확산…‘이재명 역풍’ 딛고 역전승 노려
송영길, 호남·86계 지지에 탄력…호남에 뿌리 대의원 비율 40%

▲ 이해찬 후보. <김상문 기자>



선두주자인 이해찬 후보는 대세를 굳히며 순항하고 있다. 친노·친문 세력을 확실히 결집시키며 ‘강풍’으로 기세가 올랐다. ‘언더독’인 송영길 후보는 호남 표심을 잡으며 ‘돌풍’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김진표 후보는 ‘이재명 비판’에 대한 득실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본인의 강점인 경제 전문가 이미지 복원에 주력하면서 전략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후보의 대세론이 강하긴 하지만 김·송 후보 진영에서는 막판 역전이 가능하다며 마지막 기세를 올리고 있다.

 

경선의 판세


이 후보 측에서는 결과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따라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이 후보를 중심으로 당이 뭉쳐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호재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동안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너무 높았고, 이제 내려오는 추세일 수밖에 없는데 이게 이 후보의 지지 이유가 된다”며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당이 흔들릴 수밖에 없고, 강력한 지도자가 당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를 공개적으로 돕는 최고위원도 있다. 설훈 최고위원 후보는 사실상 이 후보와 러닝메이트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설 후보는 “이해찬 후보와 함께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옥살이를 했고, 나중에 같이 출판사를 운영하기도 한 연유로 호흡은 잘 맞을 것”이라며 “이해찬 후보가 된다면 최다선 대표와 초·재선 최고위원 간의 갭을 메우는 역할을 내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가장 분위기를 달구는 후보다. 현장 연설에 능해 가장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86계와 호남표 선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여론조사상으로도 김 후보보다 앞서 있어 막판 3위 후보의 표 흡수를 기대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호남 민심이 송영길로 점차 쏠리고 있다”며 “호남에 뿌리를 둔 대의원 비율은 전국에서 40%에 달하는데, 호남 지역뿐만 아니라 호남 민심에 연동되는 수도권 표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호남 권리당원의 비율은 27%로 서울(21%) 경기(20%)보다 높다. 최근 10년간 호남 출신 당 대표가 없었던 만큼 유일한 호남 출신인 송 후보가 세를 모아 가고 있다.


김 후보는 현재 3위에 머물러 있지만 권리당원에게 인기가 높아 막판 역전 가능성이 있다. 친문 온라인 커뮤니티, 권리당원 SNS들을 중심으로 김 후보를 향한 집중적인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실제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율이 30% 전후에 불과한데, 이는 결국 현장에 표를 행사하러 나오는 사람들은 ‘안티’ 투표라는 확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란 것”이라며 “결국 이재명에 대한 확실한 반감을 가진 강성 친문 권리당원들이 집중 참여할 것을 고려하면 현장에서 권리당원 표심이 김 후보 쪽으로 쏠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재명 경기도지사 탈당 문제를 너무 성급히 꺼냄으로써 여론전에서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당내 분란만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김 후보가 선거 전략을 잘못 펼치고 있다”며 “본인의 강점을 내세워야 하는데 이재명 이슈에 이런 게 다 빨려 들어가 버렸다”고 분석했다. 김 후보는 강점인 경제 전문가 이미지와 온건한 협치 지도자 이미지로 하루속히 변신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다소간의 차이점을 가지고 선거에 임하는 가운데, 세 후보 모두 자신이 진정한 친문이라고 강조한다. 당권 레이스가 친문 경쟁 양상으로 흐르는 걸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지만, 주자들 입장에선 포기할 수 없는 이슈다.


민주당 내부에선 친문 경쟁이 당내 갈등으로 이어지는 걸 우려하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 최측근으로 알려진 ‘3철’,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최근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표면적’으론 당권 레이스에 크게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수석과 양 전 비서관은 '중립' 입장을 밝혔다. 전 의원도 특정 후보에 대한 공개지지를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여당 의원들도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표시를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여당 관계자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는 ‘오더’가 예전보다 줄었다”며 “당내 문화가 변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 김진표 후보. <김상문 기자>



네거티브 공세


이처럼 선거 종반전으로 향하면서 저마다 “내가 대세”라며 막판 판세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세론 굳히기에 돌입했다.


송영길 후보는 자신과 이해찬 후보의 ‘2강’ 구도로 선거가 진행중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자신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21대 총선의 필승카드라는 주장이다.


송 후보는 지난 8월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저희들이 분석하기로는 현장 분위기, 여론조사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저와 이 의원의 2강과 1중 추세가 드러나고 있다”며 “조만간 제가 상승할지 않을까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표 후보 역시 자신이 ‘대세’라는 진단이다. 김 후보는 ‘친문’ 핵심으로 불리는 전해철 의원이 지난 8월12일 자신으로의 지지를 공식화하자 본격 세몰이에 나서며 송·이 후보와의 차별화에 부심했다.


김 후보도 최근 오찬 간담회에서 “이해찬 대세론은 이미 끝났다. 이번 주말을 넘으면 1강 1중 1약으로 굳혀갈 것”이라며 “많은 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이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에 1강으로 올라갈 확실한 전망이 보인다”고 호언장담했다.


이해찬 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승리를 자신하는 모양새다. 이 후보 측은 “여론조사, 현장에서의 체감, 지역 판세 등을 종합해 보면 거의 저희들 느낌과 일치한다”며 “나름대로 그런 흐름들이 일정정도 (대세가) 맞겠다고 판단한다”고 자신했다.


각 지역들의 대의원대회를 마친 민주당은 당장 8월20일부터 재외국민 대의원의 이메일투표를 시작으로 권리당원들의 투표가 이어진다.


이 때문에 당권주자 3인은 남은 일정에서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당권주자들이 서로 자신에게로 표심이 기울었다고 ‘대세론’을 꺼내고 있어 어디로 판세가 굳혀질지는 안갯속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들은 자신의 대세론을 강조하는 걸 넘어서 상대후보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공세’도 이어갔다. 송·김 후보는 공통 일정으로 진행하는 공개 토론회는 물론이고, 개인 일정으로 진행하는 각종 인터뷰와 방송 출연에서도 이 후보에 대한 공세를 펼치는 것이다.


정치권은 전당대회 당일인 8월25일이 다가올수록 1위 후보를 향한 이러한 공세는 더 거칠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위 만이 당 대표를 거머쥐는 전당대회 구조가 결전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서로를 향한 공세를 가열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후보의 이 후보를 향한 공세는 주로 ‘불통 이미지’ ‘당청 관계’ ‘탈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에 집중되고 있다.


세 후보 가운데 가장 젊은 ‘50대’ 송영길 후보는 “이해찬 대표 체제로 가면 소통에 심각한 장애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당내 국회의원과도 소통이 안 되는데 어떻게 국민·야당·남북과 소통할 수 있겠느냐”며 이 후보를 정조준했다. 이어 “우리 의원들조차 그분(이 후보)이 뭐라고 호통칠까 겁이 나서 전화도 잘 못한다”며 “옛날부터 문재인 대통령보다 위에 있었던 분인데 대통령도 (이 후보가) 편하겠나”라고 했다.


이 후보의 ‘불통 이미지’는 물론 일부에서 우려가 나오는 ‘당청관계’까지 거론해, 당내 주류인 친문 표심까지 겨냥한 노림수로 해석된다.


송 후보는 지난 8월6일 대전MBC TV토론회에서는 이 후보의 ‘탈당 전력’을 도마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이 후보가 탈당을 세 번 했다”며 “대표가 됐을 때, 탈당하는 사람이 나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또한 송 후보는 “우리 몸에 세포가 하루에 10만개 형성되고 소멸된다. 당도 조직이 신진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를 죽은 세포에 비유한 것이다.


김진표 후보는 기자들과의 만남은 물론이고, 토론회 같은 공개석상에서도 “매일 10여 명 이상의 당원들이 계속 이 문제(이재명 경기도지사 탈당 문제)를 우리 당 후보들에게 묻고 있다”며 이 지사와 우호적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이 후보를 압박했다.


또한 김 후보는 “자꾸 야당을 자극하는 발언만 해서 능사가 아니라고 본다. 보수궤멸론 같은 표현으로 야당을 자극하는 게 필요한가”라고 이 후보를 공격했다.


자신을 향한 두 후보의 파상공세에 대해 이 후보는 레이스 초반부터 보여온 ‘조용한 대응’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최근 사안에 따라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원팀’을 강조했던 모습은 유지하되, 네거티브로 흐르는 공세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반박을 통해 의혹을 풀고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겠다는 태도다.


실제로 지난 8월7일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사의 탈당 문제와 관련 “아무런 결과도 없는데 누구는 탈당해야 하고 누구는 보호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당 대표로서 할 태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8월6일 토론회에서 불거진 자신의 ‘탈당’ 문제에 대해서도 “(내가 대표가 되면) 부당한 걸 안 하는데 왜 (사람들이) 탈당을 하겠느냐”고 받아쳤다.


이 후보 캠프 황창화 대변인도 논평에서 “‘죽은 세포’ 발언부터 ‘명퇴 대상’이라는 노골적인 표현으로 이 후보를 깎아내리고, ‘싸움꾼’으로만 매도하고 있다”면서 “김진표·송영길 후보의 과열된 네거티브 공세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 송영길 후보. <김상문 기자>

 

과열된 선거전


이처럼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3인의 세 확산 경쟁이 과열되면서 위법 논란까지 불러올 위기에 처했다. 이를 대비해 중앙당이 특정후보를 공개 지지한 일부 의원들에게 경고까지 하고 나섰다.


과열경쟁의 진원지는 각 후보 본인들이다. 이해찬·김진표·송영길 후보는 각기 자신이 대세론의 주인이라며 ‘특정 세력’이 지지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주자별 노선이나 정책적인 차별점이 두드러지지 못하면서 네거티브 공세나 ‘줄 세우기’식 세몰이가 강화되는 양상이다. 당규를 무시한 현역 의원의 특정 후보 지지가 잇따르자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 경고 조치를 내리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후보자들의 상호 비방 수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후보 간 세 확보 경쟁은 노골화되고 있다. 민주당 당규 33조는 ‘국회의원·시도당위원장·지역위원장이 공개적이면서 집단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반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당내에선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민주당 선관위(위원장 노웅래 의원)는 8월14일 긴급회의를 열어 특정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현역의원 4명에게 ‘구두 경고’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선관위는 ▲경기지역 A국회의원은 지난 7월26일 특정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보도자료로 작성·배포했고 ▲서울지역 B국회의원은 8월9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특정후보의 특정 공약을 환영한다고 언급하며 사실상의 지지를 표명했으며 ▲경기지역 C국회의원은 8월12일 사실상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하고, 기자 인터뷰를 통해 이를 인정했고 ▲대전 지역 D국회의원은 8월5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상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고 밝혔다.


당 선관위는 이 의원들의 행위가 모두 당규 위반이라며 경고 조치했다. A는 예비경선에서 떨어진 직후 이해찬 후보를 지지 선언한 이종걸 의원, B는 “이해찬 후보의 민생경제 연석회의 구상을 환영한다”고 밝힌 우원식 의원, C는 페이스북에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정책을 실현해 국정을 확실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당대표가 선출돼야 한다”며 김진표 후보 지지 뜻을 밝힌 전해철 의원, D는 “칼칼한 리더십”을 언급하며 이해찬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박범계 의원이다.


이처럼 상대방에 대한 공격 전술이 한층 강화되면서 후보들은 역으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행보를 병행하고 있다. 선거전 이후 세 후보는 ‘젊은 대표’(송영길), ‘경제 대표’(김진표), ‘강한 대표’(이해찬) 구호를 도돌이표처럼 외치고 있다. 슬로건을 뒤집어보면 송 후보는 ‘자기 정치 야심’이, 김 후보는 ‘보수색깔’이, 이 후보는 ‘고집불통’이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다.


세 후보 일정만 봐도 취약점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읽힌다. 송 후보는 지난 8월13~1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출장을 다녀왔다.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 경력과 문재인 정부 뒷받침을 강조한 것이다.


김 후보는 지난 8월13일 하루에만 두 전직 대통령의 본거지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과 광주를 들러 한 표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의원실 막내 비서에게 SNS 활용법을 과외받는 영상을 생중계하는 등 ‘젊은이와의 소통’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당 대표는 누구?


한편,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3인인 만큼 후원금 모집에도 큰 무리가 없었다. 송 후보와 이 후보는 8월 초 한도액을 채웠다. 추가로 국회의원 후원계좌에 모금을 받는 상황이다. 김 후보는 지난 8월1일에서야 계좌를 개설했지만 한도액을 거의 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자금법상 당대표·최고위원 선거 후보자는 경선 기간 모두 1억5000만원까지 별도 계좌로 후원금을 모집할 수 있다.


전당대회엔 최소 1억원 단위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후보는 컷오프 전 500만원, 이후 9000만원의 기탁금을 당에 냈다.


8월25일 치러질 민주당 전당대회는 대의원 투표 및 재외국민 대의원 이메일투표 45%, 권리당원 ARS 투표 40%, 국민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로 실시된다. 대의원 투표는 전당대회 당일 현장투표로 진행되고 재외국민 대의원 이메일투표는 20일 오전 10시부터 22일 오후 10시까지 3일간 진행된다.


권리당원 ARS 투표는 20일부터 22일까지, 일반당원 여론조사는 21~22일 이틀간 진행된다. 조사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9시까지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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