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목격자’ 히어로 이성민 솔직담백 인터뷰

“극장에 내 얼굴 들어간 포스터 둘이나 걸려 민망하더라”

취재/박동제(브레이크뉴스 기자) | 기사입력 2018/08/31 [10:35]

영화 ‘목격자’ 히어로 이성민 솔직담백 인터뷰

“극장에 내 얼굴 들어간 포스터 둘이나 걸려 민망하더라”

취재/박동제(브레이크뉴스 기자) | 입력 : 2018/08/31 [10:35]

공작은 심장 차분해지는 영화목격자는 심장 뜨거운 작품

목격자는 장르 생각지 않고 현실적인 스토리 끌려 출연 결심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 한 이성민이 새로운 장르의 영화로 돌아왔다. 바로 지난 8월15일 개봉한 영화 <목격자>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성민을 비롯해 김상호·진경·곽시양·박봄·김성균·이민웅·연제욱·신승환·이재우·배정화·정유민 등이 출연한 <목격자>는 아파트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을 목격한 순간, 범인의 다음 타깃이 돼 버린 ‘목격자’와 범인 사이의 충격적 추격 스릴러를 그린 영화다. 이번 작품에서 이성민은 살인자와 우연히 눈이 마주친 뒤 두려움에 떠는 목격자 ‘상훈’ 역을, 김상호는 단 한 명의 목격자라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 ‘재엽’ 역을, 진경은 목격자인 남편 ‘상훈’과 함께 범인의 다음 타깃이 된 아내 ‘수진’ 역을, 곽시양은 자신의 살인을 본 목격자를 끝까지 쫓는 살인마 역을 맡았다.
 


▲ 영화 <목격자> 주인공 이성민은 찰나의 몰입에도 표정이 변하는 연기를 절묘하게 펼쳐 보였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난 이성민은 <목격자>에 대한 남다른 애정부터 작품 선택 기준, 배우 원동력 등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밝혔다.
빠져들 수밖에 없는 ‘믿고 보는 연기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사로잡고 있는 진정한 배우 이성민의 솔직하면서도 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영화 본 관객은 무서워했을까?"
-영화 <목격자>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편집실에서 1차 편집본을 봤고, 완성된 영화는 언론 시사회 때 봤다. 이런 장르의 영화를 많이 해보지도 않았고, 개인적으로 스릴러를 크게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찍으면서도 의문스러웠던 점은 관객들이 과연 무서워할까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영화 내용을 다 알고 있으니 의문이 들기는 했다.


사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니 무서운 생각이 들기보다는 마음의 아픔이 더욱 컸다. 첫 번째 피해자가 담장을 넘어 ‘살려달라’고 할 때 상훈에게 감정이입이 되다 보니 안타까웠다. 두 번째 여자가 살해당할 때도 안타까웠다. 공포감이 들기보다는 마음의 아픔이 더욱 컸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장르를 두고 작품을 선택한 적은 없다. 장르에 기준을 두지는 않는 편인데, 어떤 장르를 갖고 가는 영화인지를 생각해야 되겠다는 마음은 들었다. <목격자>는 장르를 생각하지 않고, 굉장히 현실적인 부분이 끌려 출연을 결심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탄탄하지는 않았지만, 한 방향으로 가는 힘이 있어서 빨리 읽혔다. 그래서 결정을 했고, 감독님, 배우들과 이야기하면서 가져가야 할 상황의 이해, 관객들에게 전달해야할 핵심들에 대해 보완해나가면서 촬영에 임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중점 두고 연기를 한 부분이 있다면.


▲가장 신경쓴 것은 ‘신고’에 관한 부분이다. <목격자>를 준비하면서 주변사람들이 물어보는데, 영화 스토리에 대해 설명을 하니 ‘왜 신고를 하지 않느냐’고 하더라. 그래서 상훈 캐릭터가 처한 상황과 가족들에 대해 말을 했다. 사실 관객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설득력이 떨신고에 대한 부분은 각자가 다 다를 것 같다. <목격자> 속 상훈은 투철한 신고 정신이 있는 인물은 아니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답답함을 줄 것 같기도 해서 살짝 걱정은 했다. 영화가 설득력이 없지는 않지만, 그 부분에 공감을 해줄 수 있을지 나 역시 궁금하다. 많은 관객들이 이번 작품을 좋게 봐줬으면 싶다.

 

‘상훈’ 연기하는 동안 감정 격렬
-소시민 ‘상훈’ 캐릭터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


▲내 경우 작품을 맡으면 그 캐릭터 자체에 빠져들 때도 있고, 내 스타일대로 변주를 할 때도 있는 것 같다. 상훈 캐릭터에는 내 안에 있는 면모도 살리고, 일반적인 모습도 넣으며 설득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목격자> 속 상훈은 처해진 상황이 명확하지 않나. 그 상황에 충실하며 연기하려고 했다. 촬영에 들어가니 자연스럽게 그런 모습이 나오더라. 상상했던 것보다 감정이 격렬하다 보니 몸에 과부하가 걸리기도 했던 것 같다.


-영화 속 경찰들 답답한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 부분도 굉장히 신경을 썼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경찰들이 너무 하는 것이 없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을 김상호가 안고 가준 것 같아 고맙더라. 답답한 경찰이 등장하는 상황도 영화 속에서는 극적인 부분인데, 정의를 찾아가는 형사가 있었기 때문에 <목격자>를 보는 데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경찰의 무능함을 강조하는 건 큰 의미가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상훈의 입장에서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 있다면.


▲아래층 여자가 살해당할 때도 무섭지만, 가족 바로 뒤에 범인이 서 있을 때가 더 무서웠다. 촬영할 때도 그렇고, 영화를 볼 때도 상상할 수 없는 무서움이 느껴졌던 것 같다.

 

“두 개의 내 얼굴 포스터 민망”
-최근 개봉한 영화 <공작>과 <목격자>에서 나란히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두 영화와 본인이 맡은 캐릭터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공간도 공간이지만, 그 안에 공기가 있지 않나. 그런 면에서 <공작>과 <목격자>는 전혀 달랐다. <공작>은 차가운 공기가 흘렀고, 심장으로 보자면 차분히 뛴 것이다. <목격자>는 반대로 뜨거운 공기다. 심장이 빨리 뛰는.


<목격자>는 뜨거운 심장으로 숨가쁜 상황에서 소모되는 에너지 열량이 높았다. 감독이 ‘컷’을 외치고 나면 맥이 쭉 빠질 정도로 힘들었다. ‘이런 영화였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모되는 기운이 컸다. 그 반면 <공작>은 끊임없이 차가웠다. 그런 의미에서 두 작품은 에너지가 전혀 달랐던 것 같다.


또한 <공작>은 초여름에 촬영했고, <목격자>는 가을에 찍었다. <공작>의 개봉이 늦춰져서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두 작품이 나란히 극장에 걸리게 됐다. 내 얼굴이 나온 포스터가 극장에 두 개나 붙어 있으니 민망하기는 하더라(웃음).

 

-이번 영화 촬영 당시 현장 분위기를 소개해달라.


▲공포·호러 영화는 안 찍어 봤지만 공포영화라고 해서 촬영현장이 무서운 건 아니지 않나. 우리 영화의 촬영현장도 그랬다. 일상적인 공간, 일상적인 상황에서 상훈 캐릭터를 그려야 하는 나만 극적인 상황을 갖고 가니…. 나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상대역을 연기한 배우 진경씨는 일상적인 연기를 하지 않나. 현장 분위기는 영화와 다르게 괜찮았다. 물론 살인범이 나올 때는 긴장이 됐다. 특히 첫 번째 피해자를 소화한 배우는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 이성민은 ‘목격자’에서 우연히 살인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 평범한 회사원 역할을 맡았다. 사진은 영화 '목격자' 한 장면.    

 

"스릴러 장르 좋아하진 않지만 살인 목격한 회사원 얘기 끌려"

"마지막 액션 땐 진흙탕 뒹굴어 촬영 후 귀에서 검은 물 줄줄"


-마지막 액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다면.


▲너무 피곤하다 보니 흙 속에 파묻혀 잠깐 잠이 들었다. 그러다가 ‘레디 액션’이라는 소리가 들려서 잠에서 깼다. 흙에 파묻혀 있고, 눈을 감고 있다 보니 잠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촬영에 들어가서 자연스레 눈을 떴는데 한 번에 ‘오케이’가 됐다.


마지막 액션 장면은 초겨울쯤 찍었다. 추울 때 비를 쏟고, 물을 쏟았다. 액션은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산에서 촬영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더라. 사실 뭐가 있을지도 모르고 얼굴을 땅에 파묻혀야 하다 보니…. 어쨌든 미술팀이 모든 것을 잘 정리해줘서 고마웠다. 물론 한동안은 귀에서 검은 물과 흙이 나오기는 했다(웃음).

 

“연기는 내가 해야 할 일”
-그간 출연한 드라마·영화만 66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은 무엇인가.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들 모두가 소중하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굳이 꼽자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골든타임>의 최인혁 역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에게 엄청난 변화를 준 역할이니 만큼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내가 할 수 있을까’가 내 나름의 기준이다. 어떤 역할들은 너무 좋지만 나 스스로가 못할 것 같아 포기했다.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더라. 역할이 탐이 나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겁이 날 때가 있다. 더 이상을 할 수 없을 것 같고, 그러다 보면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배우로 살아가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내가 선택한 일이지 않나. 배우는, 연기는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그런데 나이가 오십이 넘어가면서 ‘이런 역할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더라. 많은 선생님들이 활동하고 계시지만 ‘나도 그럴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더라. 때로는 그렇게 안 살고 노년에는 여유롭게 사는 것도, 놓치고 살았던 것을 찾는 것도 좋을 것 같더라.


그동안 너무 일만 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10년 후면 환갑이고, 20년이 지나면 칠순이지 않나. 나는 올해 칸 영화제 참석차 아시아 밖을 처음 나가봤다. 그렇게 많은 백인들은 처음 봤다(웃음). 그러면서 ‘그동안 내가 뭐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돈을 많이 모은 것도 아니고, 삶에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 여러 생각이 드는 것 같다. 


6개월 정도를 쉬다가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촬영하거나 일을 할 때 컨디션이 좋고, 얼굴도 건강해지고, 몸도 좋더라. 이번 영화 촬영을 끝내고 지금 촬영 작품 전까지 아무것도 안했다. 생전 처음으로 6개월을 쉬웠다. 너무 좋더라. 2~3주는 너무 좋은데, 한 달을 넘어가니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재밌는 건 6개월 동안 여행도 한 번 안 간 것이다(웃음).


두 달 지나니 일을 못하는 것 아닐까 조바심이 생기기도 하더라. 그러다가 3개월을 넘으니 좋은데, 몸은 망가지고 얼굴도 망가지더라. 다행히 다음 작품에 들어가면서 얼굴이 좋아졌다는 말을 들었다.


돌이켜보면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 출연할 때 이순재 선생님과 작업을 함께했다. 그런데 선생님은 영화·드라마·연극을 동시에 하시더라. 그 모습을 보면서 연기가 선생님의 건강유지 비결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 역시 그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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