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자살골' 누가누가 많이 넣을까?

새누리당 정몽준 내부분열 자책골…야권 안철수 똘끼충만 자살골

취재/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4/03/24 [11:01]

지방선거 ‘자살골' 누가누가 많이 넣을까?

새누리당 정몽준 내부분열 자책골…야권 안철수 똘끼충만 자살골

취재/김혜연 기자 | 입력 : 2014/03/24 [11:01]
한국 정치판은 상대편이 자살골 많이 넣어야 이기는 선거
여야가 경계하는 부분은 결정적 실수로 이어지는 ‘자살골’
정몽준 vs 김황식 충돌 내부분열…안철수는 자살골 드리블

▲ 축구가 주전공인 정몽준 의원(왼쪽)은 ‘자살골’에 대한 인식이 남다르지만 스스로의 문전에 골을 차 넣는 실수를 하고 있다. 신당 창당으로 가는 ‘드리블’에서 안철수(오른쪽) 진영이 연이어 자살골을 차 넣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사건의내막
흔히들 ‘한국 정치는 자살골 정치’라고 한다. 이 말에는 선거 때 우리 편이 잘해서 골을 넣어 게임에서 이기는 게 아니라 상대편이 자살골을 많이 넣어야 이긴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상대의 실책에 편승해 반사이익을 노리는 정치가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6·4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가장 경계하는 부분도 바로 결정적인 실수로 이어지는 ‘자살골’이다. 한순간의 실언과 실책이라는 헛발질로 선거 승리를 위해 쌓아온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자 여당과 야당에는 ‘자살골 경계령’이 내려졌다. 여야가 비록 스스로의 문전에 골을 차 넣을세라 몸을 잔뜩 사리고 있지만 ‘자살골’은 이미 여기저기서 뻥뻥 터져나오고 있다.
 
취재/김혜연 기자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혼담이 성사돼 새정치민주연합이란 새살림을 차리면서 6월 지방선거 구도가 ‘심플한’ 양자구도로 재편됐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의 우위가 점쳐지던 선거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으로 바뀌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보수층과 야권이 총결집한 상태에서 6·4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여야는 앞으로 60여 일간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실언과 실책 등 단 한 번의 실수가 자살골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여야가 자살골을 막으려고 입단속에 나서는 등 노심초사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골’은 이미 여기저기서 뻥뻥 터져나오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배를 부르는 ‘결정적인 자살골’은 어느 팀에서 많이 넣을까.
새누리당이 광역단체장 후보자 물색 과정에서 불거진 박심(朴心,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을 부랴부랴 차단하고 나서고,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한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측이 3월18일 밤 만찬석상에서 몸싸움 일보 직전의 거친 설전을 벌인 사실을 쉬쉬하며 덮는 것도 ‘자살골’을 의식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창당위원장이 신당의 정강정책에서 4·19 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6·15 공동선언과 10·4 공동선언 등을 삭제하자고 민주당에 요청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앞으로 더 굳건한 의지로 민주화와 남북화합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한 것 역시 지방선거에서 ‘자살골’로 이어질 것을 염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정몽준 “자살골 조심하자”며 자살골?
축구가 주전공인 정몽준 의원은 ‘자살골’에 대한 인식이 남다르다. ‘축구와 정치의 공통점’에 대해 자주 언급하는 정 의원은 최근 선거를 축구경기에 빗대어 “이번 지방선거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데 이런 선거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자살골을 안 만드는 것”이라고 말해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서울시장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 나선 정 의원은 3월5일 최고중진회의에서 “자살골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약속한 상향식 공천 정신을 반드시 지켜야 하고 전략공천으로 이 정신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전략공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선거가 박빙으로 예상되는데 제일 조심해야 할 것은 자살골을 안 만드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 의원은 “국민이 바라는 것은 새정치이지 특정 정당의 승패가 아니다”라며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지는 어리석은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전략공천 배제를 주장했다.
이 발언을 두고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친박 주류가 서울시장 후보로 김황식 전 총리를 밀고 있고 인천시장 후보로 유정복 전 행정안전부 장관, 제주지사 후보로 원희룡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려는 수뇌부의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했다.
이렇듯 ‘자살골’에 예민한 정 의원이지만 지난 3월18일 밤 만찬석상에서 김황식 전 총리 측과 몸싸움 일보 직전의 거친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의 입도마에 올랐다. 정치판 호사가들은 두 사람의 신경전을 새누리당의 내부분열 ‘자살골’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3월19일자 <문화일보>에 따르면, 3월18일 저녁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새누리당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만찬이 열렸는데 이 자리에는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한 정몽준 의원과 김 전 총리, 이혜훈 최고위원이 나란히 참석했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서울시장 후보 출마선언을 한 시점을 기준으로 ‘이혜훈·정몽준·김황식’ 순으로 건배사를 겸한 발언 기회를 가졌는데 정몽준 의원이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자 “당에 구심점이 없다. 원심력만 커진다”고 황우여 대표 등 당 지도부에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그러자 김황식 캠프를 총괄하고 있는 친박 핵심 이성헌 전 의원이 즉각 발언권을 얻어 “대통령 지지율이 60%를 넘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느냐”고 맞받았다. 그러자 정 의원이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다”며 이 전 의원의 말을 잘랐고, 이에 이 전 의원은 “여기가 재벌그룹 사장단회의도 아닌데 대표에게 너무 심하게 하는 것 아니냐. 여기는 정당이다. 어디서 회사 하듯이 그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정몽준 의원이 만찬 다음날인 3월19일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 불참한 것도 전날 김황식 진영과의 충돌 여파로 알려지고 있다.

자살골 드리블…안철수 불안불안
‘미친 존재감’ 과시일까, ‘감춰진 똘끼’ 노출일까? 새정치민주연합의 신당 창당으로 가는 ‘드리블’에서 안철수 진영이 연이어 자살골을 차 넣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결정적인 자살골은 통합신당의 정강정책에서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을 삭제하자고 주장한 데서 비롯됐다. 더 나아가 4·19 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 민주당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파문이 확산됐다.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은 기초연금 문제를 놓고도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당 창당을 둘러싼 잇단 잡음과 불협화음이 부정적 평가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야권 지지자들은 불안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일까. 안철수 위원장은 3월20일 “새정치연합은 민족화해와 평화를 위한 남북 화해와 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정강정책 삭제 추진 파문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안 위원장은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당 창당대회에서 “저는 대선 전부터 이러한 의견을 누차 천명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하지 않은 논란이 빚어졌다. 앞으로 더 굳건한 의지로 민주화와 남북화합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면서 “4·19 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우리가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대한민국 미래의 크나큰 이정표”라고 역설했다.
안 위원장은 또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다”면서 “누군가가 우리를 갈라놓으려 할지라도 굳은 믿음과 동지애로 역경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말로 ‘파문’ 가라앉히기에 안간힘을 썼다.
상대 헛발질에 여도 야도 “오호라~”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잇따라 내부분열이라는 ‘헛발질’을 하자 양 진영은 반색을 하며 상대의 ‘자살골’을 부각시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브리핑을 내놨다.
먼저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의 충돌과 관련된 보도가 나오자 민주당은 즉각 논평을 내어 “서울시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리다툼에만 혈안이 된 새누리당스러운 추태”라고 비난했다.
허영일 민주당 부대변인은 3월19일 브리핑을 통해 “이른바 ‘박심’ 논란 때문에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 측 인사들이 어제 새누리당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만찬자리에서 몸싸움 일보 직전까지 가고, 욕설에 가까운 말들이 오간 것은 볼썽사납다”면서 “입만 열면 ‘아름다운 경선’을 말하던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는 것은 청와대의 노골적인 선거개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도 상대의 ‘실책’에 반색을 하기는 마찬가지. 홍문종 사무총장은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통합신당의 정강정책을 두고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는 분열의 전주곡”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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