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케이크 식중독 파동…풀무원 대략난감 속사정

자회사 ‘구멍’ 뚫려…바른먹거리 이미지 구길라!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09/18 [10:56]

초코케이크 식중독 파동…풀무원 대략난감 속사정

자회사 ‘구멍’ 뚫려…바른먹거리 이미지 구길라!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09/18 [10:56]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더블유원에프엔비 제조 케이크 3422상자 풀무원푸드머스 납품
‘식중독 케이크’ 먹은 뒤 55개 집단급식소에서 의심환자 2161명

 

친환경 먹을거리를 대표하는 식품기업 풀무원이 전문 경영인 체제가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위기를 맞았다.

 

▲ 풀무원 산하의 식자재 유통 자회사인 풀무원푸드머스가 학교에 공급한 식중독 케이크로 인해 풀무원과 이효율 대표 이미지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풀무원 산하의 식자재 유통 자회사인 풀무원푸드머스가 학교에 공급한 식중독 케이크로 인해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풀무원 1호 사원’인 이효율 대표가 창사 이래 33년간 오너 경영을 마감하고 지난 1월 전문 경영인으로 나선 지 9개월 만에 초대형 사고가 터져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풀무원푸드머스가 급식으로 공급한 더블유원에프엔비의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을 먹은 뒤 식중독 증상을 나타낸 의심환자가 2000명을 넘어섰다. 해당 케이크에는 식중독 원인균인 ‘살로넬라톰슨균’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 풀무원 산하의 식자재 유통 자회사인 풀무원푸드머스가 학교에 공급한 식중독 케이크로 인해 풀무원과 이효율 대표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당국 조사결과, 환자 가검물, 학교 보존식, 납품예정인 완제품, 원료인 난백액에서 모두 동일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유전자 지문 유형도 동일한 형태로 일치했다. 식약처는 초코케이크의 보관상태, 제조공정 등을 파악해 오염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9월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더블유원에프엔비의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 섭취로 인한 식중독 발생 현황을 각 지자체로부터 보고받아 집계한 결과, 9월8일 오후 5시 현재 전국 55개 집단급식소에서 2161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전북 13곳(700명), 경남 13곳(279명), 부산 10곳(626명), 대구 5곳(195명), 경북 5곳(180명), 충북 4곳(122명), 울산 2곳(11명), 경기 1곳(31명), 제주 1곳(13명), 대전 1곳(4명) 등이다.


식약처는 “현재 식중독 원인 규명을 위해 해당 제품의 원료 및 완제품에 대해 식중독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며 제조업체에 원재료를 공급한 업체에 대해서도 추적조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식약처는 또한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제조사인 더블유원에프엔비는 문제가 된 케이크를 8월8~9월5일 7480상자, 6732kg 생산해 이 가운데  3422상자를 풀무원푸드머스에 납품했다”고 전했다.


풀무원푸드머스는 이 제품을 자체 운영 사업장 12곳, 학교 175곳, 유치원 2곳, 지역아동센터 1곳 등 모두 190곳에 공급했다.


학교 급식 때문에 전국적으로 1000명 넘는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것은 2014년 인천 학생들이 급식 열무김치를 먹고 대규모 식중독에 걸린 뒤 4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이번 사고는 2006년 CJ푸드시스템(현 CJ프레시웨이)이 위탁급식을 운영하던 25개 학교에서 식중독 의심환자 1700여 명이 발생한 사고 이후 대기업이 관련된 가장 큰 규모의 식중독 사고이기도 하다. 당시 CJ푸드시스템은 납품업체 제품에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탁급식시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제조·유통·배식 중 어느 단계에서 구멍이 뚫린 걸까. 친환경 식품기업 풀무원은 어쩌다가 대형 식중독 사고를 내게 됐을까.


식약처가 문제의 제품을 검사한 결과 크림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식약처는 크림 재료인 난백액(달걀에서 흰자만 분리한 것)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케이크 제조업체는 물론 이 회사에 난백액을 납품한 회사를 상대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은 경기도 고양시 소재 식품회사인 더블유원에프엔비에서 납품받아 제공했다. 이 케이크는 ‘바른선’이라는 풀무원푸드머스 식자재 브랜드를 달고 시중에 판매되고 학교 급식용으로도 공급됐다. 풀무원푸드머스는 3년 전 풀무원의 자회사였다가 2015년 11월 풀무원식품이 100%의 지분을 가진 계열사로 편입됐다. 풀무원푸드머스는 친환경 식자재를 내세워 학교나 어린이집 등을 통한 매출이 높은 식자재 유통 회사로 지난해 매출 4705억 원, 영업이익 258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푸드머스가 식중독 예방을 위한 전담부서나 품질안전관리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며 돈 버는 데에만 집중한 채 제조업체의 위생과 내부안전기준 점검에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초코케이크 식중독 사고로 풀무원의 친환경·바른 먹을거리 이미지가 큰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7일 유상석 풀무원푸드머스 대표가 본인 명의로 사과문을 직접 발표한 것도 이 같은 이미지 타격을 염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풀무원푸드머스는 사과문을 통해 “더블유에프엔비가 제조한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 섭취로 인한 식중독 의심 사고와 관련해 유통판매 업체로서 피해자와 고객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풀무원푸드머스는 “해당 제품은 더블유원에프엔비가 지난 8월 말 생산한 제품 가운데 일부”라며 “우리 회사는 식약처 조사가 진행중이지만 고객의 불안 해소를 위해 유통 중인 제품을 자진 회수하고 판매 중단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빠른 시일 내에 식중독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자 당국의 역학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자체 조사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제조협력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해 철저한 위생 관리로 안전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성심과 성의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식약처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제품위생 및 유통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해자들의 병원 치료비 전액을 보상하기로 했고, 24시간 피해상담센터를 운영해 식중독 의심환자의 치료비와 급식중단 피해 보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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