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퓰너 회장 회동 비하인드 스토리

'30년 지기' 2시간 밥 먹으며 무슨 얘기 나눴나?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8/10/24 [10:17]

김승연 회장·퓰너 회장 회동 비하인드 스토리

'30년 지기' 2시간 밥 먹으며 무슨 얘기 나눴나?

송경 기자 | 입력 : 2018/10/24 [10:17]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국을 방문 중인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 만찬을 함께하며 두 나라의 현안을 논의해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40여 년간 헤리티지재단을 이끌어온 퓰너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권인수위원으로도 활동한 미국 정계의 파워 엘리트로 꼽힌다. 30년 가까이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과 퓰너 회장은 이날 회동에서 한·미 양국을 둘러싼 경제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김 회장은 한화그룹 창립 66주년을 맞은 지난 10월9일 서면으로 발표한 기념사에서 임직원을 향해 “상생 파트너십으로 ‘일류 한화’ 생태계를 구축하자”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김승연·퓰너 회동 비하인드 스토리와 김 회장의 ‘일류 한화’ 메시지에 담긴 의미를 분석한다.

 


 

한화그룹 “한반도 평화구축 등 정치·경제 주요 현안 논의”
김 회장 “한미FTA 재협상 타결 불구 한국 산업계 어려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10월12일 저녁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에드윈 퓰너(Edwin J. Feulner Jr.)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을 만나 만찬을 함께했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0월12일 저녁 한국을 방문 중인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 만찬을 함께하며 두 나라의 현안을 논의해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화그룹 측은 김 회장과 퓰너 회장 만남 이틀 뒤인 10월14일 두 사람의 회동 사실을 공개하며 “두 사람이 한·미 양국을 둘러싼 경제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2시간 넘게 이어진 이날 만찬에서 김 회장과 퓰너 회장이 한·미 동맹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이와 관련된 주변국 정세, 미·중 무역전쟁과 한미FTA 개정 등 정치·경제 주요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누며 민간 외교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

 

30년 지기 2시간 회동


김 회장은 우선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가 북한을 국제사회와의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큰 역할을 한 만큼 한·미 동맹은 변함없이 지속,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퓰너 회장의 오랜 경륜과 인적 네트워크 등이 한반도 평화 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퓰너 회장은 “김 회장 의견대로 굳건한 한·미 동맹은 성공적인 대북 핵 협상을 위한 초석이 되어 왔다. 한·미 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권인수위원으로도 활동한 퓰너 회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2차 회담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나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면서 “성공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김 회장과 퓰너 회장은 이 밖에도 양국 간 무역과 경제 발전을 위한 상생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김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재계 리더로서 “한미FTA 재협상 타결을 통해 양국 간 통상분야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한국 산업계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퓰너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무역정책의 주요 대상은 당초에 중국이었다. 이미 중국을 제외한 한국이나 멕시코, 캐나다와의 FTA 재협상은 타결되었으며 앞으로도 무역, 투자에 있어서 중국을 향한 미국의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퓰너 회장은 곧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의 승리를 점치고 있지만, 의외로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우위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 지원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고 귀띔했다.


에드윈 퓰너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은 지난 40년가량 헤리티지재단을 이끌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권 인수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미국 정계를 움직이는 대표적 파워 엘리트다.
또한, 대표적인 아시아 전문가이면서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에 걸쳐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친한파’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과 퓰너 회장은 198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30년 이상 인연을 유지하며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한·미 간의 현안 및 국제경제·정치질서 등에 대한 논의와 민간 외교차원의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1년 헤리티지재단은 김 회장이 한국과 미국의 민간외교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 미국 워싱턴에 있는 헤리티지 의회빌딩 2층 콘퍼런스센터를 ‘김승연 콘퍼런스센터’로 명명한 바 있다.

 

김승연 ‘일류 한화’ 강조한 뜻


김승연 회장은 창립 66주년을 맞이한 지난 10월9일 서면으로 발표한 기념사를 통해 ‘혁신’을 생존과 성장을 위한 최고의 가치로 꼽았다. 혁신을 위한 도전과 상생협력도 그룹이 지향해야 할 중요한 가치로 제시했다.


한화는 지난해까지 신성장동력 학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올해 한화그룹 계열사의 전체 연간 매출은 69조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2015년 매출액 60조 원대에 진입한 뒤 3년 만에 15% 증가한 규모다.


앞서 한화그룹은 2014년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과 삼성토탈(현 한화토탈) 등 삼성그룹의 방위산업과 화학 계열사 네 곳을 한꺼번에 인수하면서 그룹의 외형이 대폭 커졌다. 인수 당시 44조 4100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지난해 64조 3400억 원으로 45% 불어났고, 재계 순위는 15위에서 8위로 껑충 뛰었다. 삼성과의 빅딜, 태양광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등으로 제조·건설부문의 매출액이 금융부문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한 것이다.


김 회장은 창립 기념사를 통해 “66년 전 한화인들의 도전은 대한민국 산업사에 기록될 혁신적인 첫걸음이었다”며 “그동안 세상은 새로운 ‘물결’과 ‘혁명’으로 요동쳐왔지만, 불굴의 창업정신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일류 경쟁력으로 계승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회장은 “혁신의 여정에 종착역은 없다는 말을 요점 더욱 절감한다”고 운을 뗀 뒤 “혁신의 롤모델로 추앙받던 기업도 업의 본질을 외면하고 시대의 변화를 잘못 따르면 몰락을 면치 못하는 것이 엄혹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끝없는 혁신을 위한 구체적 주문을 내놓고 도전적인 문화와 협력문화 독려도 잊지 않았다. 한화그룹의 성장에는 인수합병(M&A)이 바탕이 됐던 만큼 다양성의 문화를 먼저 꼽은 것이다.


김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융복합 시대를 맞아 새로운 시각을 차별 없이 받아들이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는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한 뒤 “실패로부터 배우고 경험을 자산화하는 조직, 어제의 성공방식에 머물지 않고 한 차원 더 높이 도약하는 진취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끝으로 “일류 한화는 세속적인 갑을문화를 척결하고 상생의 파트너십으로 윈윈하는 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데서부터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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