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청정원 '런천미트' 세균 검출 파문

균 1도 없다던 멸균제품마저 못 믿나?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10/31 [10:23]

대상 청정원 '런천미트' 세균 검출 파문

균 1도 없다던 멸균제품마저 못 믿나?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10/31 [10:23]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식약처, 청정원 통조림 햄에서 세균 검출되자 판매중단·회수 조치
제조일 2년5개월 지나 대부분 소비…얼마나 팔렸는지 확인 안 돼

 

먹을거리와 관련한 문제들이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멸균 제품인 주식회사 대상의 청정원 통조림 햄 ‘런천미트’에서 세균이 검출돼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오리무중에 빠져 있다.

 

▲ 멸균제품인 주식회사 대상의 청정원 통조림 햄 ‘런천미트’에서 세균이 검출돼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오리무중에 빠져 있다.    


청정원 런천미트 같은 혼합 프레스햄은 상온에서 보관이 가능하도록 멸균 상태로 만들어 판매하는 제품으로 세균이 나와서는 안 된다. 청정원은 제조 공정에서는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통조림 햄 용기인 캔의 밀봉이나 멸균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 10월24일 ‘청정원 런천미트’에서 세균이 검출되자, 해당 제품에 대한 판매중단·회수 조치에 나섰다.


식약처는 이날 “소비자의 변질의심 신고에 따라 대상 천안공장에서 제조·판매한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세균이 검출돼 각 지방자치단체에 같은 시기 해당 공장에서 만들어져 유통된 ‘청정원 런천미트 115g’ 11만4012개를 회수하도록 했다”며 “회수대상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구입처에 반품해 달라”고 당부했다.


식약처는 멸균제품에서 왜 세균이 나왔는지에 대해선 조사가 진행 중이다. 식약처는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제품에 대한 수거·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통조림은 멸균, 즉 균을 완전히 없앤 제품이다. 캔 제품은 만들 때는 공기를 완전히 제거한 다음 내용물을 캔에 담고 밀봉을 하는데, 이때 강한 압력과 고온을 통해 멸균을 하게 된다. 그런 다음 냉각 과정도 거치는데 120도에서 4분 이상 열처리를 하게 돼 있다.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일반적인 세균들은 73도에서 1분만 지나도 다 죽는다. 그런데 대상 측은 이보다 더 까다롭게 5분 이상 열처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대상 측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세균이 검출될 수 없는 환경이므로 미스터리”라고 지적한다.
박태균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런천미트’ 세균 검출 파동과 관련, “120도에서 4분 이상 충분히 멸균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면서 “병조림이나 통조림 같은 멸균 제품은 유통기한이 길어 어떤 종류의 세균이라도 단 한 마리도 검출돼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박 교수는 “만약 세균이 한 마리라도 존재한다면 그 세균은 살아 있는 생물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증식해서 변질이나 부패가 일어난다”면서 “그중에 식중독균이 포함돼 있다면 식중독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병조림·통조림은 3년 이상 장기간 보관하는 제품으로 세균이 증식하는 경우 소비자에게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 이번에 회수 대상이 된 제품의 유통기한은 2019년 5월15일까지다.


청정원은 식약처의 판매중단·회수 발표 직후 “런천미트뿐 아니라 우리팜델리·우리팜사랑 등 모든 캔 햄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회사 홈페이지에 임정배 대표 명의로 된 ‘사과문’이라는 글을 올리고 “당사 런천미트 건으로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청정원은 소비자들이 보관하고 있는 청정원의 모든 캔 햄 제품에 대해 고객 상담실(080-019-9119) 등을 통해 신청을 받고 환불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멸균제품에서 왜 세균이 나왔는지에 대해선 조사가 진행 중이다. 식약처는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제품에 대한 수거·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추석선물세트 등으로 많이 알려진 ‘런천미트’ 제품이 시중에 얼마나 팔렸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유통기한이 7개월가량 남았지만, 이미 제조일로부터 2년5개월이나 지나 해당 제품 대부분이 이미 소비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멸균 불신’이 커지고 있다. 유통 기한이 다른 제품에 비해 상당히 긴 멸균 제품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통조림 햄뿐만 아니라 최근 많이 나오는 가정간편식(HMR)도 대부분 멸균 제품이다. 아기들이 먹는 액상 분유도 멸균 제품이며, 두유뿐 아니라 우유도 멸균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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