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계절, 이유있는 정치 아우성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2/02/20 [14:49]

정치의 계절, 이유있는 정치 아우성

문일석 발행인 | 입력 : 2012/02/20 [14:49]

北 김씨왕조 철권통치, 南 경상도 철권통치

 

북한을 37년간 통치해오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12월17일 사망했다. 북한 언론의 김정일 죽음발표 이후, 이 사실을 보도한 조선일보는 “철권통치 37년의 막이 내렸다”고 했다. 모든 언론이 북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 장기통치를 비난하고 있다. 비난을 받아서 마땅한 일이기도 하다. 북한 권력의 왜곡현상의 원인(遠因)은 남북한 신탁통치에서 비롯됐다.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이 됐을 때 북한은 공산주의를 받아들였고, 남한은 민주주의를 받아들였다. 남북은 서로 다른 주의에 따른, 상호 3년 기간에 달하는 신탁통치 기간이 있었다. 외세 조종이나 보호에 의한 신탁정치가 강요됐었다. 북한엔 중·러의 강한 입김이, 남한엔 미·일이라는 외세 입김이 떠나질 않았다.

 

글/문일석(본지 발행인)

   

북한의 정치는 김씨왕조로 이어졌고, 남한의 정치는 군사정부와 경상도 정부가 근간이었다. 남한의 정치는 북한에 비해 왜곡현상이 전혀 다른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남한의 경우, 정치실상은 군부통치와 한 지역의 장기통치로 분석할 수 있다.

북한 김정일이 사망한 이후 온 세계 언론들이 김씨 씨족 장기집권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나쁘다고 말하고 있다. 나쁜 게 사실이다.

이 기회에 남한 정치의 한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지역 장기집권을 거론할 필요가 있다. 1961년 이후 경상도 출신 대통령들이 45년간이나 집권했다. 그 사이에 전라도 출신이 충청도와 손을 잡고 겨우 5년간 집권했을 뿐이다. 경상도, 한 지역 출신들이 번갈아가며 장기집권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남한의 경우 국민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으니, 김씨 일가족의 대 이은 독재의 북한과 다르다. 하지만 깊이 따지고 보면, 한 지역 출신들의 장기집권도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차기 대선도 1년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현 여당의 대통령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경상도 출신들의 지지도가 앞서고 있다. 경상도 패권의 강함이 드러나고 있다. 더군다나 정치를 패악으로 몰고 간 군사쿠데타 세력의 직손(박정희 정권의 발표에 따르면, 육영수의 사망은 북한의 김씨왕족 소행이었다. 그런데 박근혜 의원은 지난 2002년 자신의 어머니를 사망케 한 김씨왕족 일원인 김정일을 만났다. 남북한은 김씨왕족·박씨왕족 솔하에 있는가?)이 약진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언론들은 북한의 장기 패권을 질타하면서도 남한의 경상도 단일지역 장기패권은 눈감고 있다. 북한 김씨왕조의 철권 장기통치도 무섭지만, 남한의 경상도 단일지역 출신들의 장기간에 걸친 패거리 정치도 무서운 것이다. 제주도·충청도·강원도·경기도·서울지역 출신들은 태어날 때부터 정치적으로 경상도의 허수아비인가?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이의 교정이 시대적 과제이다.

 

한 지역 오랜 집권 어떤 형태이든지 폐단 있다는 것 인식해야

지역몰표형의 유권자 쪽수로 집권자를 뽑는 시대는 마감해야

 

필자는 경상도 45년 집권의 폐해를 자주 지적해왔다. 필자의 지역 출신은 호남이다. 필자가 호남 출신이라서 그런 고집을 피워온 것은 결코 아니다. 필자는 지난 2010년 10월19일자 “경상도 45년 집권! 해도해도 너무합니다!” 제하의 본지 칼럼에서도 경상도 장기집권의 해악요소를 거론했다. 이 칼럼의 전문을 다시금 소개(아래)한다.

 

“경상도 45년 집권! 너무합니다!”

-권력의 속성은 원초적으로 썩는 것 “전라도를 욕하지 마라”(본지 2010년 10월19일자)

경상도 출신의 국가 최고권력 지배는 한국 권력의 속성이 됐다. 박정희 18년 6개월, 전두환 7년, 노태우 5년, 김영삼 5년, 노무현 5년, 이어 이명박 5년까지 합하면 45년이나 된다. 우리나라는 일제 36년이라는 식민지 통치기간을 경험했다. 그 기간에 자행된 탄압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문화 말살도 이어졌다. 경상도 집권 45년 기간을 일제 식민기간에 결코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한 지역의 오랜 집권은 어떤 형태이든지 폐단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북한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3대 세습을 한다고 온 세계의 언론들이 비판하고 있다. 한국의 경상도 45년 권력을 북한에 비교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국민이 직접 투표로 뽑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 통치에는 어딘지 모르지만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지적코자 하는 것이다.

현재 펼쳐지고 있는 여권 정치 지형으로 보면 또다시 경상도 출신의 대선후보가 대세로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자 경상도 출신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약진이 그것이다.

6·25 때 한국전에 개입한 중공군은 인해전술을 구사했다. 수많은 군인을 투입, 무조건 전진시켰다. 이 때문에 유엔군은 남쪽으로 밀렸다. 이처럼 경상도는 인해전술을 쓰는 것인가? 경상도는 전라도·충청도·강원도·제주도 등 타 지역에 비해 유권자 수가 월등하게 많다, 그래서 지역편향의 선거로 이끌어 가면, 결론은 경상도가 유리하고, 그래서 장기집권 지역이 됐다.

선거에는 항상 명분도 있고, 진보·보수라는 정당 색깔도 있었지만 그 결과는 경상도가 유리했었다. 호남은 단 한 번이었다. 전라도 출신 민주투사 김대중의 청와대 입성은 고작 5년뿐이었다. 충청도가 낳은 정치인인 김종필의 지원이 유효했다. 김대중은 재집권을 위해 경상도 출신 데릴사위 격의 노무현을 지원했지만, 역시 경상도의 힘을 빌린, 호남으로 볼 때 외세(외부 세력)집권의 표본이었다. 단순 계산으로, 경상도 집권 5년이라는 기간만 더해준 꼴이었다.

노무현 집권 5년 기간에 호남 인사들은 숨을 죽이며 살았다. 호남이 키워온 동교동 세력도 붕괴됐다. 집권했던 정당인 민주당이 있는데도 열린우리당을 만들어 분당함으로써, 전통 야당은 여러 세력으로 분열되어 오늘에 이른다. 이런 영향으로 인해 현실 진보진영의 야권에서 뛰고 있는 경상도 출신 진보성향 인사들도 더러 눈에 띈다. 미래지도자 감으로 키워지는 모양이다. 경주 출신의 유시민, 경남 출신의 김두관 등이 선두 주자로 부각되고 있다. 그들은 호남인사가 아니다. 절대로. 출신지역상 호남인사 일 수가 없는 것이다. 노무현 세력들은 호남에게 짙은 패배감만을 심어주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권은 엄밀하게 말해 쿠데타 세력이다. 그들의 집권기간은 30년에 해당된다. 쿠데타 세력이란 무엇을 뜻하는가? 국민을 지키라고 준 총칼을 국민에게 들이댄 반란군을 의미한다. 그들은 다시 말해 정치왜곡을 시킨 장본인들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반민주적인 인사들이다. 그들 3인 모두는 경상도 출신들이다. 그들이 한국 정치에 끼친 폐해에 대하여 다시금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 사과할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명예로운 이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경상도 출신의 장기집권은 이쯤에서 멈춰야 한다. 해도해도 너무했다!

권력과 생선의 속성은 썩는다는 것이다. 오랜 권력은 깊이 썩을 것이다. 생선처럼. 진정한 김대중-전라도 집권은 겨우 5년이었다. 그들이 썩었으면 얼마나 썩었겠는가? 산술적으로 45년과 5년을 비교해보라. 45년간 권력을 거쳐 간 인물과 5년간 호남 권부를 거쳐 간 인물의 수를 비교해보라. 경상도 정권의 호남정권 비판은 이쯤에서 멈춰야 한다.

유권자가 많기로는 서울·경기를 합친 수도권이 더 많다. 지역몰표형의 유권자 쪽수로 집권자를 뽑는 시대는 마감해야 하는 것이다. 정치명분과 인물로 최고 권력자를 뽑는 시대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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