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문에 비친 어지러운 치정사건 다섯

두 여친 성관계 사진 뿌린 사내 ‘뜨거운 맛’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8/10/31 [10:55]

법원 판결문에 비친 어지러운 치정사건 다섯

두 여친 성관계 사진 뿌린 사내 ‘뜨거운 맛’

송경 기자 | 입력 : 2018/10/31 [10:55]

데이트 폭력 발생 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은 2014년 6675건에서 2015년 7692건, 2016년 8367건, 2017년 1만303건으로 증가했다는 것. 3년 만에 54% 늘었다. 지난해 입건된 데이트 폭력 피의자들을 혐의별로 살펴보면 폭행·상해가 73.3%(7,552명)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감금·협박 등이 11.5%(1,189명), 스토킹, 주거 침입, 명예훼손 등을 포함한 경범 등 기타 혐의가 1.3%(138명), 성폭력 0.5%(50명)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17명(0.17%)이었고 살인 미수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50명(0.5%)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데이트 폭력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사법당국은 피해자를 촬영한 동영상으로 협박을 하는 등 악질 데이트 폭력범에 대해선 가중해서 처벌할 수 있는 ‘삼진 아웃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연인이나 부부 간의 사랑에 금이 가거나 첨예한 갈등으로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부지기수다. 법원 판결문에도 남녀 간의 사랑으로 생긴 온갖 어지러운 정에 의해 벌어진 치정극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지난주 판결문에 비친 남녀 간의 사랑과 전쟁 4건의 이면을 들춰본다.

 


 

합의하에 찍은 사진 무단으로 소라넷 올렸다가 ‘징역형’
이별 통보 뒤 안 만나주자 70대 노인이 70대 여친 폭행

 

▲ 법원 판결문에는 남녀 간의 사랑으로 생긴 온갖 어지러운 정에 의해 벌어진 치정극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사진출처=Pixabay>    

 

1. 여친 성관계 사진 유포한 사내 ‘유죄’


교제하던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진을 인터넷에 무단으로 올린 남성에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사진에) 얼굴은 안 나왔다”며 양형에 참작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부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2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을 내렸다.


김씨는 과거 사귀던 여자친구들의 동의를 얻어 성관계 장면을 사진으로 촬영한 뒤 이후 당사자의 동의 없이 인터넷에 사진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자 항소심에서 “피해자들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아 제3자가 볼 때 누구인지 알 수 없다”며 양형에 참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성관계, 나체 사진 등을 연인 의사에 반해 인터넷에 게시한 죄질이 좋지 않다”며 “범행으로 피해 여성들이 받을 정신적 충격과 배신감·성적 수치심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김씨는 사진에 얼굴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제3자를 특정하지 못하는 사정이 참작돼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이미 피해 여성들은 인터넷에 자신들 사진이 게시되고 많은 사람에게 노출된 사실을 인지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이 자신의 사진을 발견하고는 함께 사진이 올라온 다른 피해자를 알아봐 연락을 취할 만큼 사진 속 인물을 특정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김씨가 모두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일부 합의하고 재범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약속한 점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교제했던 여성들과 합의 하에 각각 성관계 모습을 촬영했다. 이후 동의를 받지 않고 성관계 사진 파일을 성인 사이트인 소라넷에 올렸다가 기소됐다. 피해자는 모두 2명으로 이 가운데 한 명은 총 3회에 걸쳐 사진이 게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심은 김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을 명령했다.

 

2. 혼수 문제로 다투다 여자친구 살해


혼수 문제로 다투다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 춘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27)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0월25일 밝혔다.
A씨는 10월24일 오후 11시28분께 강원도 춘천시 자신의 집에서 여자친구 B(24)씨와 결혼 문제로 다투다 흉기로 목 부위를 찔러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새벽 집에 돌아온 A씨의 부모는 거실 바닥에 B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들에게 연락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지인의 집에 숨어있던 A씨를 현장에서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서 “신혼집 장만과 혼수 문제로 여자친구와 언쟁을 하다 감정이 격해져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한 뒤 A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3. 70대 노인이 70대 여친 마구 폭행


헤어지자고 말한 뒤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70대 여자친구를 위협한 7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돼 재판을 받은 지 넉 달 만에 전과자 신세는 면하게 됐다.
대전지법 형사11 재판부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C씨(77)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고 10월25일 밝혔다.


C씨는 지난 5월5일 오후 9시30분께 1년 전부터 사귀어 온 여자친구 D씨(72)가 헤어지자고 한 후 만나주지 않으면서 전화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협하고 폭행을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조사 결과 C씨는 대전시 유성구 소재 D씨의 집 앞에서 D씨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미리 준비한 각목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때리고 멱살을 잡고 끌고 다니는 등 마구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C씨는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지만 D씨가 C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아 기각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공소 제기 후인 지난 10월5일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 표시를 철회해 공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4. 별거 아내 직장에서 야구방망이 휘둘러


가정불화로 협의이혼을 앞두고 별거 중인 아내와 크게 다툰 후 격분해 아내의 직장으로 찾아가 야구방망이 등으로 마구 때린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9단독 재판부는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E(39)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E씨는 지난 6월12일 오전 9시께 충남 금산군 소재 아내의 직장에서 아내 F씨를 야구방망이와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려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E씨는 범행 전날 가정불화로 협의이혼을 앞두고 별거 중인 아내와 자녀 양육권 문제로 크게 다툰 후 화가 나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E씨는 아내가 출근하던 중 자신의 차를 보고 도망하는 것을 발견, 추격해 야구방망이로 아내 F씨의 자동차 운전석과 앞 유리창을 부순 뒤 끌어내려 폭행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체로 잘못을 시인하면서 반성하고 있다”며 “단 피고인이 이혼 과정에서 격분해 피해자를 상대로 저지른 폭행 및 상해의 정도가 참혹한 지경에 이르렀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한 점, 2007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관대한 처벌을 받은 적 있는 점, 상해죄로 벌금형 처벌을 받은 적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5. 이혼녀인 척 공문서 위조하다 혼쭐


내연남과 그의 부인에게 자신이 이혼한 것처럼 보여주기 위해 혼인관계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위조해 카톡으로 보낸 여성에게 법원이 공문서위조와 위조공문서행사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G씨(50)는 남편과 이혼한 사실이 없는데도 2018년 6월11일경 혼인관계증명서 양식에 자신의 인적사항을 기재한 뒤 혼인사항란에 남편의 인적사항을 적어 넣고 '상세내용, 이혼'이라고 적었다.


그리고 하단에는 '위 혼인관계증명서는 가족관계등록부의 기록사항과 틀림없음을 증명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2018년 1월 26일 서울특별시 서초구청장 OOO’이라고 기재했다. G씨는 주민센터에서 발급받은 혼인관계증명서 바코드 부분을 스캔하여 혼인관계증명서에 붙여 넣고 프린터로 출력해 가짜 혼인관계증명서를 만들었다.


G씨는 이렇게 만든 가짜 혼인관계증명서와 같은 방법으로 위조한 가족관계증명서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내연관계로 지내던 H씨에게 “아내에게 보여주라”며 카카오톡으로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H씨는 이를 자신의 아내에게 재차 전송했다.


서울중앙지법원 재판부는 최근 공문서위조와 위조공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G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과 40시간의 정신심리치료강의 수강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면서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고, 범행의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재범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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