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촌동 전처 살인사건 국민적 공분 사는 내막

“25년간 아내 개 패듯…그예 신새벽 잔혹 살해”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8/10/31 [11:02]

등촌동 전처 살인사건 국민적 공분 사는 내막

“25년간 아내 개 패듯…그예 신새벽 잔혹 살해”

송경 기자 | 입력 : 2018/10/31 [11:02]

차에 GPS 달아 동선 파악…전처가 알아볼까 봐 가발 쓰고 범행
6번이나 이사했지만 집요…피해자 딸들 “다음은 우리 차례 협박”

 

이른바 ‘등촌동 살인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피해자 이모(47)씨의 딸이 친아버지를 엄벌해 달라 호소한 가운데 가해자인 전 남편이 오랫동안 가정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혼한 전처를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씨가 피의자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은 관련 뉴스를 전하는 KBS 뉴스 화면 갈무리.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혼한 전처를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49)씨가 범행 전 치밀한 계획을 세운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10월25일 “김씨가 범행 당시 가발을 쓰고 이씨에게 접근했다”며 “이씨가 자신을 알아볼까 봐 그랬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씨의 동선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 차량 뒤쪽 범퍼에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부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처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가발까지 쓴 채 범행을 저질렀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김씨가 전처의 차량 뒷범퍼 안쪽에 GPS를 달아 동선을 파악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도 수사할 예정”이라고 10월25일 밝혔다.


김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이날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했다. 오전 10시쯤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무엇인가’, ‘딸에게 할 말이 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앞서 이씨의 유족들은 2015년 이씨와 이혼한 김씨가 피해자에게 “내가 너를 죽여도 감옥에서 얼마 살지 않고 나온다”고 지속적으로 협박을 했으며, 만약의 경우에 심신미약을 주장하기 위해 정신과 치료를 꾸준히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씨의 발인이 있었던 10월24일 딸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빠는 평소 엄마와 세 딸을 ‘개 잡듯’ 팼다”며 “아빠가 풀려나면 다음은 우리 세 자매 차례”라는 말로 세 딸도 죽음의 공포에 떨었던 사정을 털어놨다.


결혼생활 22년 동안 김씨의 폭력에 시달렸던 이씨는 지난 2015년 9월 이혼했다. 이씨는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날 심한 폭행을 당하고 이혼을 결심했다. 바지가 피와 진흙으로 범벅이 됐지만 경찰은 김씨를 이씨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긴급 임시조치만 취할 뿐이었다고 이씨의 딸은 토로했다.


이씨의 딸은 “엄마는 25년간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다”면서 “수차례 살해 협박 끝에 결국 죽임을 당했다”며 울먹였다. 
이씨의 딸은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빠는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다. 사형을 선고해 달라”는 내용의 글도 올렸다.


이씨의 딸에 따르면 아버지 김씨의 폭력은 25년 전 시작됐다는 것. 이씨는 연애 시절 남편과 헤어지고 싶어 했으나 “헤어지면 죽여 버리겠다”는 흉기 협박에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만 했다. 폭력은 계속됐지만 딸을 위해 이씨는 폭력을 견디고 또 견뎠다.


2015년 2월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갔다 온 이씨는 바람을 피웠다고 의심한 아버지 김씨에게 얼굴을 심하게 얻어맞았다. 당시 18살이던 딸이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아버지 김씨는 연행된 지 하루 만에 풀려나 집으로 돌아왔다. 결국 이씨는 이혼 소송을 냈고 그해 9월 남남이 됐다.


그러나 이혼 이후에도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아버지 김씨가 끊임없이 찾아와 모녀는 4년 동안 6차례나 이사를 거듭했다. 이씨의 딸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혼 후 6번이나 이사했지만 아빠가 거주지를 옮길 때마다 집요하게 쫓아와 협박했다”고 털어놨다. “3년 전 아빠가 ‘좋은 구경이 있으니 집으로 오라’고 해 가보니 엄마가 얼굴에 온통 피멍이 들고 눈과 입이 퉁퉁 부은 상태였다”는 충격적 증언도 했다.


이씨의 딸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다”라며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켜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다.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씨는 지난 10월22일 오전 7시16분쯤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요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오전 4시45분쯤 새벽운동에 나선 이씨가 미리 기다리고 있던 김씨의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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