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콩 두부 8개 중 7개 ‘GMO 쇼크’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11/07 [10:29]

수입 콩 두부 8개 중 7개 ‘GMO 쇼크’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11/07 [10:29]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국가기관인 소비자원 검사에서도 대부분 GMO 검출
GMO 표시 않는다면 국산 콩 제품마저 ‘못 믿을 두부’

 

우리 식탁은 이미 GMO, 즉 유전자 변형 식품이 지배한 지 오래다. 유전자 변형(genetically modified, GM) 작물이란 과학자들이 재조합 DNA 기술을 이용해 유전자나 DNA 염기 서열을 의도적으로, 직접적으로 조작하는 이종 유전자 이식 과정을 통해 생산된 작물을 뜻한다.

 

▲ 한국인이 즐겨 먹는 두부 제품 8가지 중 7가지에서 GMO가 검출돼 소비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사진은 대형마트의 두부 코너.    


그런데 당신이 즐겨 먹던 두부가 GMO 수입 콩으로 만든 것이라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두부에서 GMO가 무더기로 검출돼 가공식품에 대한 GMO 정량 검사를 마냥 미룰 수 없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입 콩을 사용한 두부 제품을 대상으로 국가기관인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GMO 검사에서 ‘GMO 유전자’가 상당수 검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10월3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비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소비자원이 수입 콩을 사용한 7개 두부 제품을 대상으로 GMO 검사를 실시한 결과, 6개 제품에서 GMO 유전자가 검출됐다.


김현권 의원에 따르면 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두부제품을 대상으로 GMO 검사를 거친 결과 수입 콩을 원료로 사용한 두부 제품에서 GMO가 검출됐다고 말했지만, 정성평가 검사결과를 요구하자 불필요한 사회 혼란을 운운하며 시험결과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것.


김현권 의원은 이에 따라 10월23일 민간 GMO 시험기관인 정P&C연구소에 수입 콩으로 만든 8가지 두부제품에 대한 GMO 검사를 의뢰해 10월25일 오후 늦게 결과를 통보받았다. 시험결과는 8개 제품 가운데 홈플러스 부침두부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업체의 두부 제품에서 GMO가 나왔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열이 가해지거나 정제된 가공식품에는 GMO 유전자나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다는 속설을 깨고 두부에서 무더기로 GMO 유전자가 검출되면서 가공식품 정량평가를 위한 검사방식 선정과 같은 구체적인 업무추진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수입 콩을 사용한 두부의 경우에는 거의 모두 GMO 유전자가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현행 식품공정은 유전자 변형식품의 시험법에서 ‘농축산물과 단순 분쇄 가공 농축은 재조합 유전자의 정성분석과 정량분석이 모두 적용 가능하나, 가공식품은 정량분석방법이 확립될 때까지는 정성분석만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가공식품의 GMO 함유 여부만 확인할 뿐 실제로 그 양이 기준치를 넘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할 길이 없다.


미국에서 재배되는 대두의 약 90퍼센트는 GM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소비자들은 GM 식품 의무표시제가 무엇을 먹거나 마시는지 알 권리, 소비할 음식을 결정할 권리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가공식품에서 GMO가 나온다고 해서 업체가 수입 원료 콩에 대한 구분유통증명서, 수출국 정부증명서, 수출국 시험성적서중 하나를 제출하면 비의도적인 허용치 3%를 넘어서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는 현행 유전자 변형식품 등의 표시기준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서류에 검사한 것으로 돼 있는 콩이 반드시 내가 구입한 식용유의 원료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입증하기 힘들다. 식품업체들이 빠져 나갈 수 있는 구멍이 뻥뻥 뚫려 있기 때문이다.


김현권 의원이 국영무역을 대행하며, 식용 콩을 수입하고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aT는 국내에 들여올 콩을 선적하기 전에 수출국 정부기관이 발행한 GMO증명서를 요구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지정 국외 또는 국내 공인검정시험기관 발행 GMO증명서와 구분유통증명서를 요청한다. aT는 유전자변형식품 등의 표시기준에 따라 국내에 도착한 콩을 상대로 GMO 혼입 국정검사를 실시한 뒤 합격하면 통관수리한다.


우리나라에 도착한 콩에 대한 aT의 국정검사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8년 9월까지 88건에 걸쳐 수입된 콩중에서 GMO불검출로 나타난 것은 2017년 2건에 걸쳐 수입된 캐나다산 콩 밖에 없었다. 나머지 86가지 미국산 콩은 모두 GMO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GMO 혼입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 유럽의 GMO 허용기준인 0.9%다.


국내에 수입되는 콩에 대한 국정검사 결과 3%로 설정돼 있는 GMO의 비의도적인 혼입률을 이제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2017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aT가 수입한 88건의 콩에서 나온 GMO 비율은 1%이내의 적은 양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재 3%로 느슨하게 설정돼 있는 GMO허용치를 1%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소비자 권익을 대변하는 기관인 한국소비자원이 왜 두부의 GMO 검사를 진행하고, 불필요한 사회혼란을 운운하며 자체 판단에 따라 결과자료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기관의 정체성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식품가공 정량검사를 위한 방법을 속히 내놓아서 식품업체를 위해 가공식품 정량검사를 늦추고 있다는 의혹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식약처가 유전자변형 농수산물 표시요령에서 검정기술의 정밀도 및 국제동향 등을 고려해 비의도적인 허용치를 1%로 낮춰 나간다고 밝힌 것 만큼 현행 3%에서 유럽 0.9%, 호주·뉴질랜드 1%로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식약처는 “2018년 현재 총 137건의 두부류를 수거·검사한 결과, 유전자변형식품을 표시하지 않은 사항으로 처분을 받은 업체는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GMO 표시가 없는 국산 콩 두부는 믿을 만한가. GMO 표시를 하지 않는다면 두부 제품에 대한 영양성분 표시도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포장두부에 대한 안전성 및 품질 분석 결과, 절반에 해당되는 제품들이 안전성 기준에서 벗어나진 않았지만 영양표시를 정확하게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단백질과 지방 함양에서 대부분의 제품들이 1일 영양성분 기준치 이상의 수치를 보여 실제보다 다소 낮게 표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두부 제품의 영양표시를 강제·의무적으로 명시하게 할 만한 법이 없어 자율 사항으로 맡겨 왔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두부 제품에 유전자 변형 원료 GMO가 사용됐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식품의 안전성을 따지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제품의 성분 함량 표시에 GMO 표기가 아예 돼 있지 않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두부의 경우에 국산 원료를 100% 사용한 게 아니라면 수입산 GMO 콩이 일부 혼합된 경우가 많다. 또한 100% 국산 콩을 사용했을지라도 국산 콩의 종자가 GMO일 경우 수입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GMO 표시 의무화를 주장하는 소비자들은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