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임종석 비서실장 뭇매 퍼붓는 내막

차기 후보군 편입되자 ‘자기 정치’ 딴지 걸며 집중포화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11/14 [09:24]

야권, 임종석 비서실장 뭇매 퍼붓는 내막

차기 후보군 편입되자 ‘자기 정치’ 딴지 걸며 집중포화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11/14 [09:24]

청와대 국정감사는 임종석 상대로 한 야당의원들의 청문회장 방불
박지원 “국감은 완전 ‘임종석 띄우기’… “임종석 실장! 축하합니다”

 

▲ 지난 11월6일 청와대 등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상대로 한 청문회장을 방불케 했다.     <김상문 기자>

 

여권의 잠룡 후보군의 판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한동안 여야를 통틀어 차기 대권주자 1위를 달리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3위로 밀려나고 이낙연 총리가 두 달 넘게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10월29~11월2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2506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후보 월례조사 결과, 이낙연 총리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가 2위로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범진보 대선주자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범여권·무당층(민주당·정의당·평화당 지지층과 무당층 응답자 16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보다 2.7%포인트 상승한 18.9%로 처음으로 2위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는 4.2%포인트 오른 11.3%로 지난달 5위에서 2위로 세 계단 상승했고, 오랫동안 1위를 달리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3.2%포인트 내린 10.5%로 3위로 밀려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전체(2506명)에서는 이낙연 총리 16.0%, 이재명 도지사 9.5%, 심상정 의원 8.8%, 박원순 시장 8.6%, 김부겸 장관 8.3%, 김경수 도지사 8.2%, 이해찬 대표 3.1%, 임종석 비서실장 3.1%, 송영길 의원 2.9%, 추미애 전 대표 2.9% 순으로 나타났다.


여권 잠룡 후보군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아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후광으로 여권 곳곳에서 차기 주자들이 후보군에 새롭게 편입되며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는 형국이다. 청와대 언저리에서는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1위를 기록한 이낙연 총리와 야권의 견제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청와대 2인자’ 임 실장의 진입이 가장 눈에 띈다.


최근 야권이 ‘DMZ 선글라스’를 문제 삼으며 임 실장의 ‘자기 정치’ 논란을 증폭시키는 것도 ‘차기 주자 진입’과 맥이 닿아 있다. 임 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순방 중 비무장지대(DMZ) 지뢰제거 작업 현장을 선글라스를 끼고 방문한 것을 두고 야당 정치인들은 연일 임 실장이 ‘자기 정치를 한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임 실장의 존재감 부각을 가장 먼저 문제 삼은 정치인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그는 10월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임 실장의 이름을 거론하며 “왜 이러시나. 비서실장이 왜 국정원장, 국방부장관, 통일부장관을 부하 다루듯 대동하고 전방을 시찰하며 왜 문재인 대통령까지 제치고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나서서 야단인가”라고 질타했다.


손 대표는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통령 외유기간 중 국정원장과 국방부장관, 통일부 장관 등을 대동하고 비무장지대를 시찰하더니 엊그제는 청와대 공식홈페이지를 열면 첫 장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동영상이 유해발굴 명목으로 임 비서실장 내레이션과 함께 유튜브에 방영되는 촌극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 “이게 제왕적 대통령제하에 측근 실세들의 모습이고 패권정치의 폐단”이라며 “임종석 비서실장, 비서실장은 나서는 자리가 아니다. 자기 정치를 하려거든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호통을 쳤다.


그러나 청와대는 “임 실장이 자기 정치를 했다는 그 자체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0월29일 오전 브리핑에서 손 대표의 비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한 것. 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 유럽순방 중 임 실장의 공동경비구역(JSA) 및 비무장지대 방문에 대해 “철원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것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으로서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실장의 동영상 게재에 대해선 “임 실장 본인이 주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며 “소통수석실에서 화살머리고지를 다녀온 뒤에 그 내용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게 좋다고 아이디어를 내서 제작하는 과정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1월6일 청와대 등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는 임 실장을 상대로 한 청문회장을 방불케 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임 실장을 향해 “대통령이 유럽순방 중이면 비서실장이 정위치를 지키다 대통령이 귀국한 뒤에야 국가정보원장, 장관, 차관 데리고 가서 폼 잡더라도 잡았어야 한다”고 따졌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도 “비서로 살기 싫으면 그만두고 나와 현실 정치에 뛰어 들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임 실장은 “대통령이 ‘남북관계 특성상 청와대가 컨트롤타워 기능을 해야 한다’고 해서 (비서실장이) 남북공동선언이행추진위원장을 맡게 됐다”며 “관계 부처 장관들도 다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9월 회의에서 평양공동선언 합의가 이뤄지는 현장을 점검하고 격려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방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선글라스 논란에 대해선 “지적을 많이 받는 것이 선글라스인데, 햇볕에 눈을 잘 뜨지 못한다. 눈이 많이 약하다”며 “작년 국군의날부터 끼고 UAE 가서 꼈고 현충원 행사 때도 이동할 때 꼈는데 이번에 오해를 받게 돼 더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1월6일 페이스북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임종석 집중포화’에 대해 “‘바보들의 행진’이란 영화가 오늘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상영되었습니다”라고 비꼬며 “오늘 국감은 완전 ‘임종석 띄우기’였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한 “자기 당의 지도자는 폄훼하면서 타당 대통령 후보군을 띄우는 것은 정치적 저능아들이 하는 정치”라며 “임종석 실장! 축하합니다. 오늘 당신이 승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야권의 집중포화를 계기로 여권 주변에서마저 ‘대통령의 그림자’인 임 실장이 “너무 앞서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 실장을 둘러싸고 차기 대권 논란이 형성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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