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하이젠 온수매트 라돈 검출 대파문

잠자리 매트마저 라돈 공포…소비자 원성 자자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11/14 [10:06]

이번엔 하이젠 온수매트 라돈 검출 대파문

잠자리 매트마저 라돈 공포…소비자 원성 자자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11/14 [10:06]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침대→베개→도마→매트 잇달아 라돈…소비자 불안감 확산
‘라돈 관련 법안 만들어야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서명 봇물

 

침대·생리대·베개·도마·온수매트 등 생활용품에서 잇달아 라돈이 검출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월5일 오전 MBC <생방송 오늘 아침>에서는 대현하이텍이 개발한 하이젠 온수매트에서 안전기준보다 높은 라돈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해당 온수매트에서 검출된 라돈은 218베크렐(Bq/㎥)로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것.

 


‘라돈 온수매트 논란’의 시작은 10월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블로거가 대현하이텍이 제조한 하이젠 온수매트를 사용한 뒤 자녀가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게시글에는 온수매트에서 기준치의 4배에 달하는 라돈이 측정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이 블로거를 비롯한 하이젠 온수매트 소비자들이 <생방송 오늘 아침>에 출연해 “직접 ‘라돈 아이’를 사서 측정해본 결과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됐다”며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또다른 소비자는 사용하던 온수매트에서 라돈이 검출돼 비닐로 몇 겹 포장해 창고에 보관해 놓고 있다고 전하기도. 이 소비자는 “3살 된 아이와 함께 라돈이 나오는 온수매트에서 생활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하이젠 온수매트 제조사인 대현하이텍 측은 “한 달 동안 측정을 했는데 정상 수치로 나왔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 겨울철 침대나 이불 위에 깔고 자는 온수매트에서마저 기준치의 4배에 달하는 라돈이 검출되자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당시 한 소비자는 방송에서 “진짜 사장 코에다가 매트를 대고, 건강에 좋으면 당신이 맡고 자라고 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소비자는 업체 쪽이 ‘라돈 아이’를 무조건 불신하는 모습을 보이자 자비를 들여 한 사설업체에 온수 매트 라돈 농도 측정을 의뢰하기까지 했다. 결과는 1520베크렐. 앞서 ‘라돈 아이’ 측정값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런 내용이 방송을 타고 나가자 여론이 들끓었다. 11월5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하이젠’, ‘하이젠 온수 매트’가 등장했다. 최초로 문제 제기를 한 블로거가 개설했다는 피해자 모임 온라인 카페 ‘온수매트 라돈피해’에는 분노를 표하는 소비자들의 글이 봇물을 이뤘다.


한 소비자는 “2016년 12월 말 구입해서 계속 사용 중이었는데 매트 보관이 쉽지 않아 침대. 밑에 계속 깔아 두고 썼다”면서 “2주 전부터 온수매트를 켜놓고 잤는데 1주일 전부터는 이상하게 두통이 생기고 없어지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하이젠’ 소비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도 11월5일 밤 6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들어왔다.
대화방에 들어온 한 소비자는 “방송에 나온 것처럼 우리 가족도 기침, 가래, 폐렴 등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준치의 20배에 달하는 라돈이 검출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장 온수매트 위에 올려두고 쓴 이불은 따뜻한 물에 빨아줘야 한다”는 조언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국제암연구기구(IARC)는 라돈을, 폐암을 유발하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환경보호국(US EPA)은 라돈을 일반 인구집단에서 흡연 다음으로 위험도가 높은 폐암의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라돈은 무색·무취·무미의 기체로, 다른 것들과 쉽게 반응하지 않는 불활성 기체다. 라돈이 폐에 미치는 영향은 노출 후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초 대진침대·까사미아 등 가구업계를 필두로 유기농 생리대로 입소문을 탔던 ‘오늘습관’ 생리대, 코스트코 베개와 도마에서도 라돈 검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지난 11월2일에는 미용 마스크와 침구 등 3개 제품에서 라돈이 검출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수거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사흘 뒤 방송보도를 통해 라돈 온수매트 논란이 일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되살아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라돈에 대한 불안감은 ‘라돈 관련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10월25일 청와대 게시판에 이 글을 올린 청원인은 “대진침대로 시작된 라돈 사태는 현재 생리대와 온수매트까지 각종 생활밀착형 제품들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정부가 회수 조치를 내린 대진침대를 제외하고는 그 어떠한 피해 인정이나 정부 대응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이어 “그 피해자가 수천 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온수매트는 괸련 법규가 전무한 상황으로 사측에서는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조용히 덮기에 급급하여 아직도 피해사실을 모르고 사용하는 피해자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원성이 커져가자 하이젠 온수매트 제조자 대현하이텍은 문제를 제기하는 하이젠 온수매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애프터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대현하이텍 측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라돈 측정시험 결과표 검사 결과를 공개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 대현하이텍은 지난 10월 “고객 여러분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려 라돈 측정 전문기관 ㈜알엔테크를 통해 진행한 라돈 측정시험결과표 검사 결과를 공지했음에도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들에게는 기존 매트를 신규 매트로 교환해주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사정이 이쯤 되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11월5일 라돈 검출 논란을 받는 온수매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원안위는 “10월 말 기준으로, 국민신문고를 통해 일부 온수매트에서 라돈이 검출된다는 제보를 14건 받았다”면서 “제보가 들어온 온수매트에 대한 피폭선량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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