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교수가 예측하는 2019년 소비 트렌드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가 시장 들었다 놓는다!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8/11/14 [11:15]

김난도 교수가 예측하는 2019년 소비 트렌드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가 시장 들었다 놓는다!

송경 기자 | 입력 : 2018/11/14 [11:15]

트렌드 연구자로 유명한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해마다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주요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선보여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런데 김 교수가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의 해를 장식할 트렌드를 예측하고 2018년의 소비트 렌드를 되짚어보는 <트렌드 코리아 2019>(미래의 창)를 펴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김난도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제시하는 트렌드 키워드를 통해 2019년 한 해의 한국 소비문화의 흐름을 예상한 것이다. 이들이 선정한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는 돼지꿈을 뜻하는 ‘피기 드림(PIGGY DREAM)’. 황금돼지의 기운이 자기 실현적 예언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마음에서 2019년 10대 소비 트렌드의 첫 글자를 따서 ‘피기 드림’으로 정했다는 것. 김 교수 팀이 전하는 2019년 소비 트렌드를 소개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만드는 新 가족풍속도 ‘밀레니얼 가족’ 등장
밥 잘 해주는 게 아니라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가 시장 바꿔
1인 가구화 빠르게 진행되면서 한국사회 시간 갈수록 원자화


예전엔 ‘고객이 왕’…이젠 견디기 어려운 미시적 갑질 사회문제
매너 소비자의 역할 사회적으로 큰 조명 받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이러한 변화는 인간관계 종착지라 할 수 있는 가족관계에도 영향

예로부터 행운과 재복을 상징하는 돼지의 해인 2019년은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뭔가 기대를 걸게 되는 한 해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2019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한국 사회를 주도할까?


김 교수는 황금돼지의 기운이 ‘자기실현적 예언’의 효과를 거두라는 마음에서 2019년의 키워드 두운(첫 글자)을 ‘돼지꿈’인 ‘PIGGY DREAM’으로 맞춰 2019년을 이끌어갈 10개 키워드의 소개한다.

 

▲ 김난도 교수.

 

2019년 흐림, 그러나…


“변화란 단지 삶에서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삶 자체다.(Change is not merely necessary to life it is life.)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의 말이다. 벌써 13년째 트렌드와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이 말이 절실하게 다가온 때도 없다. 나라의 경제·외교·정책·소비가 자고 일어나면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실로 변화의 시대다. 변화의 시기를 사는 것은 고단하다. 애써 익숙해진 관행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즈니스와 조직 관리의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여러 사람의 가슴에서 우러나는 변화가 한꺼번에 일어나야 한다.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가슴에서 우러나는 공감을 하더라도,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를 아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환경변화의 트렌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변화 방향에 대한 지향점을 분명하게 선정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우리는 어디로 향하는가? 작은 암시에도 민감해야 한다. 그만큼 변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소비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제 변수만을 두고 이야기할 때, “2019년은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역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미국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무역 전쟁과 연방준비은행의 꾸준한 금리인상 여파가 작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는 원활한 세계 무역을 저해함은 물론 미국부터 신흥국까지 각국 경제 주체들의 소비심리를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

 

▲ 생활이 소비로 치환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 사회의 골목골목마다, SNS와 인터넷의 페이지마다, 시장과 마트와 백화점마다 어떤 형태로든 소비는 우리의 삶과 가치관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특히 미국이 2019년에도 계속 금리를 인상하고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긴축을 시작하면 지난 10년간 신흥국이 누려왔던 풍부한 자금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신흥국 경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이미 터키·아르헨티나·러시아 등의 경제에는 빨간불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김 교수는 “여기에 국제유가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보다는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본다.


“2018년 이미 한미 간의 금리가 역전된 상태에서 미국이 2019년에도 계속 금리를 인상한다면 국내에 투자된 외국자금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 투자자금의 유출은 금리 격차뿐만 아니라 기대환율 변화율의 함수이므로, 향후 금리와 더불어 환율동향에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대외 경제환경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내수 경기도 전망이 밝지는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의하면 경기 흐름이 다운사이클로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주요 고용지표, 경기 선행지수, 소비자 심리지수 등이 모두 떨어지고 있다. 국제 정제환경이 나빠지면서 클로벌 수요가 줄어들면 그나마 버텨주던 수출도 감소할 우려가 있으며, 국제유가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2019년은 홀수 해가 대개 그렇지만, 올림픽·월드컵·선거 등과 같은 특별한 행사가 없다. 경제상황은 위축되는 가운데, 특별한 외적 모멘텀 없는 한 해를 맞고 있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면서 “지금까지 무수한 전망의 시행착오 속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얻은 교훈이 있다면 어떠한 여건 속에서도 생활은 이어진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생활이 소비로 치환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 사회의 골목골목마다, SNS와 인터넷의 페이지마다, 시장과 마트와 백화점마다 어떤 형태로든 소비는 우리의 삶과 가치관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김 교수는 “문제는 그것이 어떤 흐름을 보이게 될 것인가”라면서 “그 흐름이 바로 트렌드”라설명한다.
그렇다면 2019년에는 과연 어떤 트렌드가 우리의 어떤 변화를 호명할 것인가?

 

2019년 키워드 흐름


2019년은 기해년(己亥年) 돼지띠 해다. 기해년의 십간인 기(己)자는 황금색을 상징하기 때문에, 굳이 표현하면 황금돼지의 해다. 우리나라에서는 돼지가 행운과 재복을 상징하는 동물인데 황금 역시 재물의 대명사여서 많은 사람이 기대를 거는 한 해다.


“물론 과학적인 근거는 전혀 없다고 하더라도 한 집단이 공유하는 ‘마음의 버릇’은 소비에 큰 역할을 한다. 서로서로 좋은 해라고 덕담을 나누고 결혼을 서둘러 하고, 돼지해에 아이를 낳고, 이사를 하고 사업을 일으키면 걸과적으로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여러 기업들도 황금돼지에 컨셉을 맞춘 마케팅 활동을 대대적으로 벌일 것이 분명하다. 황금돼지의 기운이 자기 실현적 예언의 효과라도 거둘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김 교수가 2019년 소비 트렌드 키워드로 돼지꿈을 뜻하는 피기 드림(PIGGY DREAM)을 제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김난도 교수는 2019년의 소비 흐름을 “원자화·세분화하는 소비자들이 환경변화에 적응하며 정체성과 자기 컨셉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1인 마켓(세포마켓)’으로 빠르게 세포분열이 진행되고 있는 시장에서 개인과 기업 모두 살아남기 위해서는 ‘컨셉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

 

▲ 소비자 안전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아지고 기상이변이 일상화하면서 이제 친환경이 아니리 필환경 시대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먼저 큰 흐름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원자화·세분화하는 소비자들이 시대적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정체성과 자기 컨셉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극도로 개인화된 SNS를 기반으로 소통하고 1인 가구화가 빠르게 진행하면서 우리 사회는 시간이 갈수록 원자화하고 있다. 그 결과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자기만의 기준으로 소비하고 스스로를 지켜내려는 나나랜드 소비자가 되어간다. 개성을 키우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겠지만 부작용도 없지는 않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미디어에 의존해 소통해온 젊은 소비자들은 감정을 타인과 나누기 어려워하고 종국에는 감정대리인을 통해 자기 느낌을 표현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감정을 나누기 어렵고 사람 간의 소통이 소원해질 때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자기 인식은 고객이라는 지위다. 고객으로 행세할 때 가장 융숭한, 어쩌면 과도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일부 몰지각한 고객들이 행하는 소소하지만 견디기 어려운 미시적 갑질이 문제가 되고 있다. 예전에는 ‘고객이 왕’이라고 참아 넘겼지만, 이제는 감정근로자들도 엄연한 정체성을 가진 하나의 주체로 스스로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결국 매너 소비자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큰 조명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인간관계의 종착지라고 할 수 있는 가족관계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만들어가는 신(新) 가족풍속도인 ‘밀레니얼 가족’의 등장이다. 밥 잘 해주는 것이 아니라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가 지금 시장을 바꾸고 있다. 타인의 시선을 무시하고 자기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사는 ‘나나랜드’ 소비자들의 당당함이 주목받는 한편으로, 감정 표현마저 ‘감정 대리인’에게 외주를 맡기는 약한 마음근육의 소유자들이 늘어나는 현상도 포착된다.


과거의 새로움에 눈뜬 ‘뉴트로’족은 카멜레온처럼 무한 변화하는 공간인 ‘카멜레존’을 찾아가고, 인공지능의 시대를 넘어 ‘데이터 지능’의 시대가 오면서 이른바 데이터에게 결정을 맡기는 데시젼 포인트(dacision point)가 중요해진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갑질 근절과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매너 소비’와 ‘필(必)환경’이 중요한 키워드로 꼽았다. 이 둘은 모두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일과 삶의 균형점을 찾는 ‘워라밸’에 이어 근로자와 소비자 매너와의 균형점을 도모하는 ‘워커밸(worker-customer balance)’이 또 하나의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는 것이다.

 

컨셉을 연출하는 세대


“가족 구성원들이 전통적인 산업사회 대가족 구조에서 당연하게 인식하고 있던 자기 역할을 부정하고 개체로서의 정체성을 재모색하는 새로운 밀레니얼 가족 관계를 지향하고 있다. 시장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취업은 어렵고 자영업은 고전하는 가운데 플랫폼과 결제기술의 발전은 일반소비자의 생산·유통활동에의 진입비용을 극도로 낮추고 있다. 수많은 1인 사업자들이 SNS와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신의 재능과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세포마켓의 확장은 마치 생물체의 기본단위인 세포가 증식하듯 우리 경제와 유통의 새로운 판도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환경문제 역시 심각해져가고 있다. 소비자 안전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아지고 기상이변이 일상화하면서 이제 친환경이 아니리 필환경 시대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그동안 ‘하면 좋은 것’이라던 친환경 운동과 상품이 이제는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성숙하고 있다. 정보기술(IT)의 발전은 언제나 눈부시다. 최근에는 특히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안면인식 등 데이터 식별 기술의 발전이 우리 생활을 빠르게 바꿔놓고 있다.


이러한 진보 속에서 2019년 가장 주목해야 할 기술적 성취로는 바로 데이터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충분한 데이터 없는 인공지능은 소프트웨어 없는 컴퓨터와 같다. 이제 인공지능을 넘어선 데이터 지능의 기술이 다양한 영역의 의사결정을 데이터에 의해 최적으로 가능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른바 데시진 포인트(Dacision Point)에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미시적·거시적 변화 속에서 우리 모두는 어떻게 스스로를 지키며, 또 기업은 그들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 것인가? 김 교수는 “모든 것은 정체성의 문제”라면서 “스스로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가 변혁의 시대에 가장 필요한 마음의 방패”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정체성은 어떻게 찾는가? 개념, 즉 컨셉의 연출로 가능하다. 최근 소비자들이 그냥 멋진 것이 아니라 자기 컨셉과 맞는 것에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제 마케팅을 넘어 컨셉팅이 필요하다. 비대면 온라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이론적으로는 집 밖에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구매가 가능하게 됐다. 뒤집어 말하면 오프라인 상업공간에는 큰 위기가 닥친 것이다 그래서 공간에도 컨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됐다. 기존의 정체성에 새로운 컨셉을 적용한 신개념의 공간 카멜레존이 주목받는 이유다. 컨셉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경기가 나쁘고 사회가 불안할 때 가장 쉽게 기댈 수 있는 곳이 과거다. 과거는 늘 미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경기에는 복고 트렌드가 자주 관찰된다. 하지만 그 미화된 과거를 알지 못하는 젊은 세대조차 복고에 열광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새로운 복고 뉴트로의 등장이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컨셉, 카멜레존, 뉴트로 트렌드는 정체되는 시장상황을 헤쳐 나갈 2019년의 신무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