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 빼빼로·쇳덩이 아이스크림

롯데제과 제품관리 얼마나 엉망으로 했기에?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11/21 [09:43]

애벌레 빼빼로·쇳덩이 아이스크림

롯데제과 제품관리 얼마나 엉망으로 했기에?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11/21 [09:43]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빼빼로데이 즈음 산 ‘누드 빼빼로’에서 애벌레 10여 마리
아이스크림 ‘옥동자’에서 쇳덩이 2조각…앞니 깨지는 사고
해마다 1000억 매출 올리는 ‘빼빼로’ 툭하면 애벌레 논란

 

애벌레 빼빼로에서 쇳덩이 아이스크림까지. 최근 롯데제과가 생산한 제품에서 이물질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 해마다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효자상품’ 빼빼로에서 애벌레가 발견되면서 롯데제과가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먼저 연인 사이에 긴 막대과자를 주고받는 ‘빼빼로데이’였던 지난 11월11일 “롯데제과의 ‘누드빼빼로’에서 애벌레 여러 마리가 발견됐다”는 ‘배드 뉴스’가 터져 롯데제과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날자 <세계일보>는 ‘단독’이란 어깨를 걸고 “롯데제과가 만든 누드빼빼로 제품에서 애벌레 여러 마리가 발견됐다”고 보도하면서 “벌레를 발견한 소비자 측은 해당 사실을 롯데제과 고객센터와 소비자보호원 등에도 알려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제보자 A씨의 두 자녀가 11월11일 롯데제과 누드빼빼로를 먹다가 애벌레 여러 마리를 발견했으며, 벌레가 나온 제품은 이날 마트에서 사왔다는 것. A씨의 자녀는 빼빼로 한 봉지와 다른 과자 여러 가지를 같이 구매했다.
A씨가 <세계일보>에 보내온 사진에는 과자에 달라붙은 10마리 내외로 추정되는 애벌레가 담겨 있었다. A씨는 즉각 롯데제과 고객센터에 연락을 취해 “아내가 애벌레를 발견했다”고 알렸다. 그러자 담당자가 다음날인 11월12일 집으로 찾아오겠다고 밝혔다.


A씨는 아내가 혼자 대응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마음에 애벌레 발견 사실을 ‘소비자보호원’에도 알렸다고 한다. 롯데제과도 원인 파악에 나섰다.


1983년 출시한 빼빼로는 해마다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효자상품’이다. 초콜릿이 들어간 국내 과자류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다. 빼빼로의 종류는 카카오나 딸기맛 등을 넣어 10여 종에 달한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애벌레 빼빼로’ 논란을 일으킨 롯데제과의 ‘누드빼빼로’는 유통기한이 제조일로부터 7개월 지난 제품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A씨의 자녀들이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구매한 제품은 지난 4월 중순 제조된 것이다.


롯데제과 자체조사 결과 빼빼로 안에서 발견된 10마리 안팎의 애벌레는 화랑곡나방, 일명 ‘쌀벌레’로 밝혀졌다.
롯데제과 측은 “이미 생산된 지 7개월이 지난 제품의 제조과정에서 유충이 들어갔다면 아직까지 살아 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살아 있는 벌레가 나온 것은 유통과정에서 유충이 침투해 알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빼빼로데이 전후 빼빼로 제품을 둘러싼 논란이 잊을 만하면 다시 반복된다는 사실이다. 빼빼로 과자에서 애벌레가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과 2011년, 2013년, 2015년 등 알려진 것만 해도 4차례나 된다. 게다가 20015년 11월에는 악취가 난다는 소비자들의 잇단 신고에 ‘화이트 쿠키 빼빼로’와 ‘가나초코바 아몬드’를 긴급회수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일부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에서 기름이나 고무 냄새가 난다고 주장을 폈었다.


당시 롯데제과는 2015년 6월부터 10월까지 생산된 화이트 쿠키 빼빼로 29만 상자와 그해 10월 생산된 가나초코바 아몬드 500상자를 긴급 회수하는 조취를 취해야 했다. 해당 제품에서 악취와 이상한 맛이 난다는 소비자들의 신고가 있다르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부적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검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롯데제과는 2015년 29만 상자 긴급회수 조치를 취하면서 “빼빼로데이에 물량을 맞추려다 잉크가 덜 마른 포장 상자를 사용해 잉크 냄새가 제품에 스며들었을 뿐 유해물질은 아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빼빼로데이 즈음 빼빼로 과자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자 ‘재고 털기’ 행사 때문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데이 마케팅 등 큰 행사 때 재고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제품을 대량으로 밀어내기 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제품 포장이나 재고 관리를 철저히 하고 유통기한을 넘기거나 임박한 제품은 양심적으로 팔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제과가 ‘애벌레 빼빼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와중에 ‘쇳덩이 아이스크림’ 논란까지 불거졌다.
11월13일 한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해 ‘롯데제과 아이스크림 제품 옥동자에서 쇳덩이가 나왔다’는 고발글을 올리면서 제조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 소비자는 이날 오후 포털 사이트 다음 카페에서 “먹던 아이스크림에서 2개의 쇳덩이가 나왔고, 업체에 바로 신고를 해 피해보상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자신을 경남 지역에 사는 20대 대학생이라고 밝힌 이 소비자는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을 했다며 업체와 나눈 문자도 공개했다.

 

▲ 최근 아이스크림에서 쇳덩이가 나오면서 롯데제과가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글 밑에는 반나절 만에 1000개가 넘는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이 소비자는 ‘아이스크림 먹을 때 금속탐지기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당한 일을 익살스럽게 풀어냈지만, 제품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는 물체는 웃고 넘길 수준이 아니었다.


해당 소비자에 따르면 11월6일 롯데제과의 아이스크림 ‘옥동자 모나카’를 사서 먹는데 딱딱한 게 씹혔다는 것. 깜짝 놀라 딱딱한 이물질을 꺼내 보니 100원짜리 동전만한 너트와 또 다른 쇳덩이였다는 것.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인 줄 알고 씹었다가 앞니 표면이 조금 깨지는 사고도 났다고 한다. 이 소비자는 즉시 롯데제과에 연락을 취해 이물질이 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렸고, 직원이 부랴부랴 달려와 아이스크림에서 나온 이물질을 수거해갔다. 그러나 롯데제과의 대처는 부적절했고 대학생 소비자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 이후 롯데제과 쪽에서는 연락이 없고, 옥동자를 납품하는 하청업체로부터 “다친 데는 없는가. 전화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을 뿐이다. 게다가 하청업체에서는 “진단서를 떼어오면 보상을 해주겠다”며 무성의한 태도를 취했다. 롯데제과와 하청업체의 태도가 부당하다고 생각한 소비자는 결국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20대 소비자의 글이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모으고 누리꾼의 공분을 자아내기 시작하자 당황한 롯데제과 측은 11월14일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날(10월2일) 생산된 제품도 전량 회수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롯데그룹 측은 “이런 경우 금속 검출기에 의해 쇳덩이가 걸러지는 게 통상적”이라면서 “정확한 경위를 규명하고 소비자에게도 보상할 방침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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