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스크린 돌아온 이나영

“공백기간 길어졌지만…신비주의 아닙니다^^”

정하경 기자 | 기사입력 2018/11/21 [10:00]

6년 만에 스크린 돌아온 이나영

“공백기간 길어졌지만…신비주의 아닙니다^^”

정하경 기자 | 입력 : 2018/11/21 [10:00]

배우 이나영(39)이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그녀의 복귀작은 윤재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뷰티풀 데이즈>. 오는 11월21일 개봉하는 <뷰티풀 데이즈>는 탈북 여성이 생존을 위해 겪어야 했던 고통과 굴곡진 삶을 아들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북한과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넘어와 아픈 과거를 지닌 채 살아가는 엄마 역할을 맡은 이나영은 주인공의 신산한 삶을 절제된 감정으로 연기해 6년 공백을 단백에 뛰어넘으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녀는 최근 연예 관련 매체들과의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 9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소감, 남편 원빈 이야기 등에 대해 쿨하게 전했다.

 


 

신산스런 캐릭터 탈북여성 절제된 감정으로 그려 6년 공백 무색
“원빈씨 근황? 그러게…왜 그렇게 작품 안 해 욕을 먹는지, ㅎㅎ”

 

▲ 이나영은 영화 '뷰티풀 데이즈'에서 아픈 과거를 지닌 채 살아가는 탈북여성의 신산한 삶을 절제된 감정으로 그려내 6년 공백을 단백에 뛰어넘었다.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했다. <뷰티풀 데이즈>를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시나리오를 정말 재밌게 봤다. 대본도 굉장히 얇았다. 당시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대본을 읽어봤는데, 너무 빠져들어서 읽자마자 그 어떤 고민도 하지 않고 하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읽은 후 내가 인생 영화로 꼽는 중국 배우 궁리 주연의 <인생> <귀주 이야기> 같은 작품들의 이미지가 떠올라 주저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윤재호 감독과의 인연은.
▲대본을 봤을 때는 감독님을 모른 상태였고 다큐를 찍으신 분이고 장편이 처음이라는 걸 뒤에 들었다. 감독님이 탈북 여성을 그리려 하고, 이런 이야기를 펼쳐내기 위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게 가장 궁금했다. 이후 감독님의 다큐를 봤고 신뢰가 확 생겼다. 항상 그런 지점을 생각하고 있는 분 같았고 감독님을 만나 뵙고나서는 정말 공부하듯이 이야기에 듣게 됐다.

 

“10대 소녀 연기 가장 힘들더라”


-이번 영화에서 촌스런 북한의 소녀부터 시골 아낙, 한국의 30대 술집 마담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펼쳤는데.
▲사실 나는 예전부터 시골 여성을 굉장히 연기하고 싶어했다. 예전에 인터뷰할 때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대본을 보는 순간 딱 이거다 싶었다. 그래서인지 연기할 때 정말 편했다.
그간 내게 투영된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내 성향 자체가 수수한 것을 좋아하고 세련된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머리도 뽀글뽀글 퍼머를 하고 싶고. 이번 작품 속 모습이 아마 나 스스로 보고 싶은 모습인 것 같다.

 


-10대부터 30대까지 소화하는 동안 표현이 어려웠던 연령대는?
▲당연히 10대를 표현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그런데 오히려 양갈래 머리를 하고 10대 연기를 한 게 반응이 좋았다. 그리고 조명으로 피부를 좀 날려서 표현해달라고 했다. 30대 연기를 할 때는 일반적인 술집 주인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면서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에 맡은 ‘첸첸 엄마’는 모성애가 절절한 캐릭터가 아니라 감정을 억누르는데, 그런 감정을 연기로 표현하기가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무엇보다도 극 중 이름이 없이 ‘엄마’인 것이 정말 좋았다. 젠첸 엄마가 살아온 역사를 보면 그렇게 행동할 것 같다. 고아인 데다 10대 때 북한을 탈출한 이후 매우 많은 일을 겪었다. 그래서 어떤 일이 벌어져도 스스로 생존을 위해 감정을 담담하게 억눌렀을 것 같다.


아들이 14년 만에 찾아왔을 때도 굳이 놀라거나 반기기보다 돈 몇만 원을 쥐어주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을 것 같다. 가끔 감정이 올라와서 눈물이 나올 때가 있었지만, 감독님이 그런 장면은 다 걷어내고 축소하면서 담백한 엄마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어떻게 보면 불친절할 수 있지만, 여백이 많이 생기면서 관객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찍으면서 ‘첸첸 엄마’가 중국에서 사는 모습을 연기할 때가 나름 더 재미있었다. 그러나 의상 고르는 건 굉장히 어려웠다. 작품 보고 결정할 때 옷을 입었을 때의 룩을 상상하는 편이다. 그래서 중국동포나 탈북여성의 옷 입는 스타일을 많이 찾아봤는데, 그분들이 오히려 화려하게 입으시더라. 하지만 내가 그렇게 입으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기도 해서 굉장히 많이 찾아보고 공부했다.

 

 

“대본이 좋아 절로 감정이입”


-극 중 인물에 대한 애정과 탐구가 연기에 녹아들어 있는 것 같은데.
▲‘첸첸 엄마’는 하나하나 짚어보면 굉장한 일들을 겪은 인물이다. 게다가 어릴 때는 고아로 설정되어 있는 인물이다. 이 여성이 어렸을 때부터 살게 되는 상황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서 담담하게 살기 위해서, 생존하기 위해서 가는 방식으로 감정의 조절이 바뀌었을 것 같더라. 그래서 뜻하지 않은 임신이 되고 나서도 아이를 잘 보살피고, 오히려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했을 것 같다. 그냥 삶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여성이기 때문에 아이가 찾아왔을 때도 그냥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걸 해주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예전보다 연기가 깊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부끄럽다. 솔직히 나는, 인간은 하루하루 변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상황들이 모여 지금의 나인 것 같다. 다 영향이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한 작품이기도 하고 대본이 너무 좋아서 감정이입이 된 것도 있는 것 같다.


-오랜만에 촬영 현장으로 돌아왔는데, 과거와 지금의 촬영 현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현장은 다 똑같더라. 예산이 적다고 해서 스태프들의 인원이 작아지는 건 아니니까 현장이 다른 건 느끼지 못했다. 아무래도 호흡에 문제였던 것 같다. 특히 <뷰티풀 데이즈>는 호흡이 긴 영화이고,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고, 눈으로 하는 게 많았다.


그러나 지금 촬영 중인 드라마 속 캐릭터는 조금 더 라이트하다. 그래서 워밍업 단계에 있다. 문제는 요새는 드라마가 화질이 너무 좋아지는 것 같아서 그게 좀 걱정이다.


-오랜만에 자신의 연기를 스크린으로 본 소감은.
▲내 눈에는 항상 단점밖에 안 보인다. 그냥 스크린을 통해 내가 연기하는 모습을 오랜만에 봤다기보다 오랜만에 검열을 당하는 느낌이었다. '시선은 저게 맞나? 톤을 다르게 했어야 하나? 손가락이 왜 저러지?' 등 아주 디테일한 것들이 눈에 확 보이더라.


-이번 영화에 노개런티로 출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선택을 하는 동안 고민은 없었나.
▲워낙 예산이 적은 작품이고 정말 잘 나왔으면 좋겠고, 노개런티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을 하지 않았다. 사실 나는 독립 영화나 저예산 영화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조금 더 선호하는 편이다.

 

“난 진짜 신비주의 아닌데”


-2012년 영화 <하울링> 이후 6년 만에 컴백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그동안 평범하게 지냈다. 가정이 생겼고, 운동도 하고, 대본 회의도 했다.


-2006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과 2012년 <하울링>에 출연한 이후 작품 활동을 일체 하지 않고 CF에만 ‘신비주의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나는 진짜 신비주의가 아닌데, 주변에서 왜 자꾸 신비주의라고 하는데, 진짜로 그런지는 모르겠다.


-공백기간이 길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뷰티풀 데이즈> 이전에도 출연 제의가 들어온 작품이 있어 고민하기도 했었는데 일단 내가 자신있게 이야기들을 던져보고 싶었다. 같이 잘 느끼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작품을 통해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공백기가 길어질수록 부담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러면서 애매한 것을 선택하느니 내 호흡대로 최대한 기다렸다가 자신있게 내보이고 싶었다


-공백기 동안 연기적 갈증은 없었나.
▲연기에 대한 갈증은 항상 있었다. 영화도 많이 봤다. 좋은 영화나 연기를 보면 부럽고 그랬다.


-<뷰티풀 데이즈>를 통한 복귀에 대해 원빈씨는 어떤 조언을 했는지.
▲실은 원빈씨에게도 이번 영화 대본을 보여주며 의견을 구했다. (원빈은) 배우로서 감정 연기가 녹록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잘하라고 응원해줬다.


-말이 나온 김에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떤지 묻고 싶다.
▲원빈 씨와는 친구처럼 지낸다. 남들은 ‘너희 둘이 이야기는 하니?’라고 묻는데, 가장 이야기를 많이 하는 친구 같은 사이로 지낸다.


-남편 원빈의 근황을 들려 달라. 그리고 차기작 선정이 길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러게 말이다. 왜 이렇게 작품을 안해서 욕을 먹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원빈씨도 나처럼 작품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작품이 많지 않아서 고민하는 것 같다. 휴머니즘을 전달하고 싶어서 그런 장르의 시나리오를 찾고 있는데 많지 않다 보니, 거기(원빈)도 본의 아니게 욕을 먹고 있는 것 같다.


-내년 상반기 tvN에서 방송 예정인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통해 9년 만에 안방극장에도 복귀하는데.
▲그 드라마에서 스펙은 높지만, 경력이 단절된 여성 강단이 역을 맡았다. 상대역으로는 이종석씨가 출연한다.


-이종석은 평소 이나영을 이상형으로 꼽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석씨는 막상 내 앞에서는 그런 티를 내지 않는다. 아마도 지금은 내가 이상형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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