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윙 키즈’ 히어로 도경수

“5개월간 탭댄스 맹연습…춤추는 쾌감 엄청나더라”

정하경 기자 | 기사입력 2018/12/19 [10:17]

영화 ‘스윙 키즈’ 히어로 도경수

“5개월간 탭댄스 맹연습…춤추는 쾌감 엄청나더라”

정하경 기자 | 입력 : 2018/12/19 [10:17]

‘아이돌’에서 ‘연기돌’로 변신하더니 이제는 스크린을 꽉 채우는 연기로 ‘나는 배우다’라고 외치는 스타가 있다. 영화 <스윙 키즈> 히어로 도경수 얘기다. 남성 아이돌 그룹 ‘엑소’ 멤버로 활동하면서 연기에도 남다른 의욕을 보였던 그는 이제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어엿한 ‘배우 도경수’로 완전히 거듭났다. 지난 12월19일 개봉한 영화 <스윙 키즈>는 흥겨운 춤과 신나는 음악을 통해 전쟁 포로와 탭댄스라는 이질적인 요소를 극적으로 녹여낸 작품이다. 도경수는 이 영화에서 탭댄스를 추는 18세 북한군 로기수 역할을 맡아 대사 이상으로 표정과 춤에 정서를 담아낸 표현력이 단연 돋보였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도경수가 연예매체 기자들과 가진 라운드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아이돌’ 꼬리표 떼고 어엿한 연기자…이제는 “나는 배우다”
18세 북한군 포로 역할 춤으로, 정서로 완벽하게 그려 극찬

 

▲ 도경수는 영화 ‘스윙 키즈’에서 탭댄스를 추는 18세 북한군 로기수 역할을 맡아 대사 이상으로 표정과 춤에 정서를 담아낸 표현력이 단연 돋보였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강형철 감독과 영화를 함께한 소감은.
▲현장에서 연기할 때 칭찬을 많이 해줬다. 디렉션도 정확하게 해줬지만 무엇보다 감독님과 마음이 통했다. 내가 연기하면서 좀 아쉬운 건 감독님도 아쉬워했고, 내가 괜찮다 싶은 건 감독님도 오케이 하시더라. 그런 식으로 공감이 많이 되었고, 공통점도 많았다. 나는 음식과 요리를 좋아하는데 감독님도 음식과 요리를 좋아해서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등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감독님과 작품을 함께한 것은 크나큰 경험이었고 너무 좋았다.

 

“춤추는 젊은이 열정에 끌렸다”


-북한군 포로 ‘로기수’란 인물을 그리기 위해 감독과는 어떤 의견을 나눴나.
▲감독님과 시대 배경보다는 캐릭터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다. 포로수용소 안에서 골목대장 같은, 말썽도 부리고 밝고 호기롭고 그런 캐릭터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나도 ‘엑소’ 멤버들이랑 있을 때는 장난도 많이 치고 얘기도 많이 하는 편이니까 그런 점을 살리고 싶었다.


-이 작품에 출연한 계기는.
▲시나리오 처음 봤을 때, 현실과 이상이 너무 다른 상황이고 춤을 추기 어려운 환경인데도 춤을 추고 싶어하는 젊은이 5명의 열정이 너무 좋았다. 이 이야기를 내가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맡은 북한군 소년 로기수에 대해 소개한다면.
▲일단 춤을 사랑하는 아이다. 잭슨이 탭댄스를 추는 걸 우연히 보는 순간 자기 안에 있는 춤에 대한 에너지가 폭발한 것 같다. 당시 북한군이 탭댄스를 추는 건 안 된다는 압박감도 있었고, 그런 것에서 해방되기 위해 탭댄스를 미치도록 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처음엔 몸치…항상 탭댄스 연습”


-음악과 춤에 익숙한 아이돌인 만큼 탭댄스 배우는 것도 쉬웠을 것 같은데.
▲발로 바닥을 두드린 경험은 없어서 처음에는 다른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몸치였다. 극 중에서 춤에 재능이 있는 역할이니까 피나는 노력을 해야겠구나 싶었다. 발이 바닥에 붙어 있을 땐 항상 탭댄스를 연습했다.

 


-탭댄스 연습은 얼마나 했나.
▲촬영 들어가기 전 5개월 동안 죽어라 탭댄스를 연습했고 촬영하는 중에도 계속 연습을 했다. 영화를 찍는 동안 ‘엑소’ 멤버로서의 스케줄도 병행했는데, 쉬는 시간에 발이 바닥에 붙어 있을 때는 계속 탭댄스를 췄다.


사실 ‘엑소’ 멤버 백현이 뮤지컬 무대에 서느라 나보다 먼저 탭댄스를 었다. 내가 배우기 시작할 때는 백현이 탭댄스를 제법 할 줄 아니까 내가 하는 걸 따라하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연습을 워낙 많이 하니까 나중에는 멤버들이 시끄럽다고 그만 하라는 농담을 할 정도였다. ‘엑소’ 멤버로 춤을 췄지만 아이돌 그룹은 손동작을 많이 하는 대신 발동작이 적은 편이다. 때문에 탭댄스를 처음 배울 때는 완전 몸치였다. 그런데 영화 속 ‘로기수’는 춤실력이 뛰어난 인물이기에 피나는 노력을 해야 했다. 머리로는 춤을 추고 있는데 몸으로는 되지 않는 걸 정말 오랜만에 느껴봤다. ‘엑소’ 데뷔 초에 느껴보고, 오래 되어서 잊고 있었는데 발은 움직이는데 거울을 보면 상체가 굳어 있더라. 또 상체를 움직이려고 하면 발이 안 따라오고, 제각각 이어서 어떻게 상체와 하체를 잘 풀어지게 할까를 많이 고민하면서 탭댄스 연습했다.


-초반에 등장하는 러시아 춤도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그 춤도 처음에는 배웠다. 그런데 사실 그 장면에서 나온 발동작은 그래픽 처리를 한 것이다. 내가 배운 영상에서는 실제로 그 속도로 춤을 추더라. 나도 할 수 있을 만큼 도전은 했는데 두 번 정도 발을 떼고 나면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해서 연속으로 그렇게 출 수는 없겠더라.


-이제 탭댄스로는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것 같다. 실제 ‘엑소’ 공연에서 팬들에게 탭댄스를 선보일 계획도 세울 수 있겠다.
▲최근 앙코르 콘서트에서 탭댄스를 출 생각도 해봤다. 그러나 영화가 개봉 전이기도 했고 드라마 촬영도 하고 있어서 시간이 없어 보여드리지 못했다. 기회가 되면 무대에서 솔로로 탭댄스 실력을 뽐내고 싶다.


-백현과 함께 둘이서 무대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백현이는 그 정도는 안 된다(웃음).


-다른 배우들은 아직도 영화 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고 하던데…. 탭댄스를 해보니 어떤 매력이 있던가?
▲지금도 무의식 중에 나도 모르게 발을 구르고 있고 그 습관이 아직 남아 있다. 탭댄스는 하나의 악기를 배운다는 느낌이 크다. 춤은 노래에 맞춰서 움직이는 것이라면 탭댄스는 발로 드럼을 치듯이 내가 리듬을 만들고 강약을 조절하면서 연주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연습 당시에도 암흑 속에서 불을 꺼놓고 소리에만 집중해서 탭댄스를 추면서 리듬 만드는 연습을 많이 했다. 꼭 탭댄스화를 신지 않아도, 나무 바닥이 아니더라도 밑창이 딱딱한 신발을 신고 있으면 탭댄스 추는 소리를 비슷하게 낼 수 있다. 평소에도 밑창이 딱딱한 신발을 항상 신고 다녔다.

 

 

“전설의 댄서와 함께해 영광”


-‘잭슨’을 연기한 자레드 그라임스와 함께한 소감은.
▲브로드웨이에서 이름난 댄서와 함께한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두 분이 가까운 줄 감독님도 몰랐다고 한다. 자레드 그라임스는 촬영할 때마다 안무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프리 스타일로 항상 다르게 탭을 하시더라. 보면서 배우는 게 엄청 많았다. 엑소의 춤 중에 ‘중독’과 ‘늑대와 미녀’라는 곡의 안무를 연출한 분이 유명한 토니 테스타인데 그 분과 가까운 사이였다. 두 분 모두 몇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유명한 안무가다. 나는 토니 테스타에게 완전 학생으로 안무를 배웠고, 이번에는 작품으로 자레드 그라임스와 동등하게 춤을 추다 보니 이 자체가 영광이었다. 선생님이라 생각하고 촬영했고, 실제로도 많이 가르쳐 주셨다.

 


-‘엑소’ 멤버들이 부러워했을 것 같다. 시사회 때 멤버들이 모두 참석해서 영화를 봤다고 들었다.
▲다들 일정이 바빠서 모두가 시사회에 오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에는 다 참석을 했다. 응원을 해준다는 것 자체가 고맙고, 멤버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 자랑스럽다는 말을 해줘서 너무 행복했다. 시사회 다음날도 스케줄이 있어서 만났는데 북한 사투리도 따라하고 탭댄스도 배워보고 싶다고 했다.


-지금까지 연기자로 작품들을 하면서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러면서 많은 걸 배우는 것 같기도 하다. 원래 배우는 걸 좋아하나?
▲뭘 보고 흉내 내는 것, 그런 걸 습득하는 것에 흥미를 많이 느낀다. 평소에 할 수 없던 걸 작품을 통해 하게 되는 것도 즐겁지만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도 흥미롭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데 맛을 찾아가는 것도 좋고, 맛을 조합하는 것도 좋다. 제일 자신 있는 요리는 된장찌개다. 어머니께서 된장찌개를 맛있게 끓이는데 어머니 레시피를 그대로 전수받았다.

 

“탭댄스 추는 쾌감 엄청났다”


-촬영하며 가장 만족스러웠던 장면을 꼽는다면.
▲데이비드 보위의 ‘모던 러브’를 배경음악으로 혼자 춤추는 대목과 영화 마지막의 에필로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두 장면에선 내가 정말 로기수가 된 것 같았다. ‘모던 러브’를 배경으로 춤을 출 때는 내가 일상에서 스트레스나 압박을 받은 경험, 그걸 해소했을 때의 기분을 많이 생각했다. 그 장면을 찍을 때는 오로지 나 자신을 생각하면서, 내가 이렇게 표현한다면 보시는 분들도 공감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에필로그에선 로기수와 잭슨이 단둘이 탭댄스를 춘다. 그 장면을 위해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탭댄스를 할 때 사실 (탭댄스 신발이 바닥에 닿으며 내는) 소리가 몇 개 빠지기도 하는데 거의 안 빠질 정도로 췄다. 그 쾌감이 엄청났다. 브로드웨이에서 유명한 댄서가 아니라 진짜 잭슨이랑 그냥 너무 즐겁게 춤을 추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로가 된 소년 로기수가 탭댄스에 매료되고, 춤에서 희열을 느끼는 아이돌 멤버 도경수의 여정은 닮은꼴인데.
▲사실 공연을 하면서 춤을 출 때 스트레스를 막 풀거나 쌓인 감정을 폭발시키거나 이랬던 적은 없다. 항상 구성이 있고 짜여 있는 안무를 하다 보니까 못 느꼈는데, 이번에는 감독님이 마음껏 표현해봐라, 하신 것도 있고 내 마음대로 이 감정을 표현해 보고자 했는데, 나는 춤이 그렇게 신날 줄은 몰랐어요. 촬영을 하면서도 너무 신나고, 너무 행복하고.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가수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는 건 쉽지 않을 텐데.
▲어릴 때부터 배우가 먼저도, 가수가 먼저도 아니고 막연하게 이쪽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도 하고 싶고, 의사도 되고 싶고 꿈이 많았는데 먼저 기회가 찾아온 게 가수였다. 그 다음에 <카트>라는 출연 제의가 와서 운이 좋게 연기도 하게 됐다. 배우와 가수 사이의 괴리감은 없다. 가수건 연기건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 물론 병행을 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 이쪽에서 얻는 행복감과 저쪽에서 얻는 행복감 둘 다를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무대 위에서는 나를 보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눈을 보고 느끼는 행복감이 있고, 연기를 하면서는 평소에 못 느끼는 감정을 극대화해서 느끼게 되니까 너무 좋다. 내 안에 있는 다양한 모습들을 평소에는 표현할 길이 없는데 연기에서는 그런 걸 크게 확대해서 보여드릴 수도 있고, 나 스스로도 많은 감정들을 얻는 기회가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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