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교육 대토론’ 사회자 박남기 교수...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실력주의 대해부

왜 우리는 열심히 ‘노오력’ 해도 여전히 불행한가?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12/19 [10:46]

EBS ‘교육 대토론’ 사회자 박남기 교수...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실력주의 대해부

왜 우리는 열심히 ‘노오력’ 해도 여전히 불행한가?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12/19 [10:46]

실력주의에 대한 환상이 만들어낸 한국 사회의 불편한 현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EBS <교육 대토론>의 사회를 맡고 있는 박남기 교수는 소득 격차 심화, 세대 및 계층 간 갈등 심화, 사교육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공교육의 파행 등과 같은 대한민국 사회·교육 문제들의 뿌리가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실력주의에 긴밀히 닿아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 사회 문제의 뿌리가 실력주의에 닿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더욱 완벽한 실력주의를 만들고자 하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악화된다는 것. 또한 우리의 믿음과는 정반대로 학벌을 타파하면 실력주의가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력주의가 학벌사회를 만든 원인임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신 실력주의 사회’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실력은 노력만이 아니라 타고난 재능과 특성, 부모님, 학교 선생님, 우연히 만난 주위 사람, 행운 등 많은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형성된다. 김 교수가 최근 집필한 <실력의 배신>(쌤앤파커스)은 실력이 개인의 의식적인 노력의 결과이고, 따라서 자신이 쌓은 부(명성·권력 포함) 또한 자신만의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지금껏 우리 사회가 그토록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이라 믿었던 실력주의에 대한 환상을 직시하고 한국 사회의 거대한 불평등의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한국사회 문제 뿌리는 실력주의…실력 쌓으려다 문제 더 악화
청년세대를 끝없는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건 ‘노오력’이란 단어

 

실력주의 그림자를 옅게 하는 대안으로 ‘신 실력주의’ 사회 제안
대학과 직업 배분 연결고리 유지하되 직업과 보상 연결고리 줄여야

 

“능력이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
2016년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SNS에 올린 글은 전국을 분노하게 했다. 정씨의 발언은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배금주의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것은 오늘날의 실력주의가 부의 세습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타락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 실력에 따라 사회적 재화를 배분하는 실력주의 사회에서 실력을 기르는 수단이자 실력 측정의 잣대가 '좋은 교육'을 향한 부모와 학생의 전쟁을 멈추게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김상문 기자>


기묘하게도, 박정희 개발독재 시절부터 이어져 온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구호의 망령은 2015년 박정희 기념관에 걸린 현수막에서 되살아나기도 했다. 저 구호 앞에 숨겨진 단어를 찾아보자. 그것은 오늘날 청년 세대를 끝없는 불안과 좌절의 구렁텅이에 빠뜨리고 있는 ‘노오력’이란 단어일 가능성이 높다.


본래 실력(능력)주의는 부모의 재산이나 능력이 아닌 개인의 실력, 즉 부단한 노력으로 이루어낸 실력에 따라 사회적 재화를 배분하는 것이었다. 우리 사회와 대부분의 연구자는 실력주의 사회가 공정한 사회이며, 현실적으로도 실현 가능하다고 믿어왔다. 소득격차 심화, 세대 및 계층 간 갈등 심화, 사교육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공교육의 파행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다양한 문제가 실력주의의 완벽한 실현으로 해결되리라 믿어왔다. 박남기 교수는 이러한 관점을 ‘관념적 실력주의'라고 부른다.


“맥나미와 밀러 주니어는 <능력주의는 허구다>라는 책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능 주의(실력주의) 사회라고 믿는 것이 신화(근거 없는 믿음)라는 주장을 전개한다! 하지만 실력주의 사회가 좋은 사회라는 믿음에는 변화가 없다. 이들은 ‘실력주의라는 이상에서는 가족과 계층 같은 요인들이 모두 사라져야만 실력에 따라 재화와 지위가 분배될 수 있다’고 하면서, 완벽한 실력주의 사회 구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좀 더 철저하게 실력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지출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실력주의 사회 구현의 가능성과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환상을 바탕으로 보다 완벽한 실력주의 사회를 구현하려고 노력해왔지만 빈부 격차와 사회적 갈등, 그리고 교육전쟁 등 많은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나 더욱 완벽한 실력주의를 구현하려 하면 할수록 결과는 예상과 다르게 나타났다. 부의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졌고, 공정성과 정의에 대한 개념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현실 속의 실력주의는 (가능하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실력을 쌓은 사람들이 결과를 독식하는 체제다. 약육강식의 실력주의 사회는 기회와 과정이 균등하다는 환상을 받아들이도록 사람들을 세뇌하는 데 일정 부분 성공했을 뿐이다. 사회학자 오찬호는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라는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20대들이 이러한 환상을 받아들이도록 어떻게 세뇌되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들과 달리 현재 나타나는 교육 및 우리 사회 제반 문제의 뿌리가 상당 부분 실리주의에 닿아 있다고 주장하는 사림들이 있다. 이들을 나는 ‘현실적 실력주의자’라고 부른다."


“이른바 성공은 실력과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예외가 많다. 공부 잘하는 아이는 시험을 통해 선발하는 안정된 직업을 가질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크게 성공한 인물이 된다는 보장은 하기 어렵다. 쌓은 실력과 성공 사이의 상관관계가 높기는 하지만, 그 사이에 운을 포함하여 참으로 많은 변수가 개입된다. 열심히 공부하고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추었다고 하여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운도 상당히 크게 작용한다. 노력 만능론을 주장하고 믿는 사람들은 노력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이루어낸 사람들, 소위 성공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이 이룬 것은 모두 자신이 노력한 결과이므로 자신의 것이고, 따라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모든 것이 노력의 결실이라고 믿을 경우 수천억대의 자수성가형 거부가 하룻밤 향락을 위해 수억 원을 탕진하더라도 비난하기가 어렵다. 노력하여 번 돈에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노력의 의욕을 꺾는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대응 논리를 펴기가 어렵다. 세금을 내야 할 때 내 것을 빼앗기는 생각이 들어 가능하면 편법, 심지어 탈법을 동원해서라도 피하려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이룬 것은 오롯이 노력의 결과라는 믿음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차별과 배제는 과연 공정한가?


박남기 교수의 책 <실력의 배신>은 우리 사회와 교육 문제의 뿌리가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실력주의에 긴밀히 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 부, 명예, 권력을 모두 거머쥔 대한민국 상위 0.1%의 남편들과 함께 제 자식을 천하제일의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의 사모님들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 한 장면.    


사실 실력주의 사회에서 말하는 실력이란 거래 가능하고 수요가 존재하여 부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는 협의의 실력을 의미한다. 광의의 실력이란 개인적·사회적 재화, 즉 개인 및 사회의 변화와 행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재화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개인의 제반 역량·지식, 기능, 태도를 말한다.


박남기 교수(광주교육대학교 전 총장)는 실력주의 사회가 좋은(공정한) 사회라는 믿음, 대한민국이 실력주의 사회가 아니라는 믿음 등을 포함하여 실력주의 사회와 관련된 여러 믿음이 신화(근거 없는 잘못된 믿음)임을 밝히면서 “실력주의 사회가 되면 경제적으로 더욱 공평해지고 학벌도 타파될 것이라는 믿음이 신화임을 밝히기 위해, 빈부격차 심화와 학벌사회 또한 실력주의의 그림자”라고 지적한다.


박 교수는 “우리 사회 문제의 뿌리가 실력주의에 닿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더욱 완벽한 실력주의를 만들고자 하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악화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우리의 믿음과는 정반대로 학벌을 타파하면 실력주의가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력주의가 학벌사회를 만든 원인임을 치밀하게 분석한다.


“실력주의 사회와 관련하여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신화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실력주의 사회는 공정하고 바람직한 사회라는 믿음이다. 둘째, 우리 사회는 실력주의 사회가 아니라는 믿음이다. 셋째, 학벌을 타파하면 실력주의 사회가 구현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넷째. 실력주의사회가 구현되면 우리가 꿈꾸는 공평한 세상이 되고, 사교육 문제와 과도한 경쟁 등 교육 관련 문제가 해결되어 학교교육도 정상화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보다 완벽한 실력주의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애써왔지만 사회 갈등과 빈부 격차, 교육전쟁, 사교육비 증가 등 제반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우리 사회와 세계가 실력주의 사회 신화를 신봉하는 바탕에는 실력 형성 요인에 대한 오해가 놓여 있다. 실력이란 부모나 다른 요인과 무관하게 개인의 노력으로 얻어진 결과이고, 또한 그럴 수 있다는 착각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착각 때문에 실력을 기준으로 사회적 지위와 재화를 배분하는 것은 공평하다는 등의 제반 신화가 의심 없이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실력에 따라 사회적 재화를 배분하는 실력주의 사회에서 실력을 기르는 수단이자 실력 측정의 잣대가  ‘좋은 교육(설령 불공정하다고 할지라도)’을 향한 부모와 학생의 전쟁을 멈추게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교육을 향한 전쟁을 없애려고 실력을 기르는 수단과 실력 측정 잣대를 바꾼다면 그것을 향한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도 실력주의 사회의 환상에 대한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강준만 교수는 ‘모든 능력(실력)을 세습되지 않은 재능과 노력의 산물로 보고 그로 말미암아 벌어지는 격차를 정당화하는 견해 곧 능력주의(실력주의)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강 교수는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지의 차이가 점차 우연과 예상하지 못한 선택에 좌우되고 있는 것이 분명함에도 그런 우연을 필연인 것처럼 하는 게 시대의 유행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박 교수는 “이런 잘못된 환상을 깨뜨리고 실력주의의 짙은 그림자를 어떻게 하면 걷어낼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치열하게 토론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도 실력주의 사회의 환상에 대한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강준만 교수는 ‘모든 능력(실력)을 세습되지 않은 재능과 노력의 산물로 보고 그로 말미암아 벌어지는 격차를 정당화하는 견해 곧 능력주의(실력주의)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강 교수는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지의 차이가 점차 우연과 예상하지 못한 선택에 좌우되고 있는 것이 분명함에도 그런 우연을 필연인 것처럼 하는 게 시대의 유행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박 교수도 “실력은 노력만이 아니라 타고난 재능과 특성, 부모님, 학교 선생님, 우연히 만난 주위 사람, 행운 등 참으로 많은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형성된다”면서 “실력이 개인의 의식적인 노력의 결과이고, 따라서 자신이 쌓은 부(명성, 권력 포함) 또한 자신만의 것이라는 착각에서 사람들이 벗어나도록 돕고자 한다“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그러한 착각(혼자만의 노력으로 성취한 결과물이므로 혼자서 다 누려도 된다는 착각)에서 벗어난다면 자신이 누리고 있는 어떤 종류의 결실을 사회에 환원하거나 타인과 나누는 것이 실력주의의 순수한 목적에도 더 부합함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도 그 결과가 단지 자신의 노력이 부족해서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는 것. 실력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차별과 배제는 절대 공정할 수 없다는 말이다.

 

실력주의 그림자와 신 세습사회


오랫동안 청년, 교사, 부모 세대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교육적 대안을 모색하고 현장에서 교육적 대안을 실험하고 실천해온 박 교수는 실력주의의 그림자를 옅게 하기 위한 대안으로 신실력주의 사회를 제안한다. 그렇다면 신 실력주의 사회란 무엇일까?


“신 실력주의 사회란 실력과 대학 및 직업 배분 사이의 연결 고리는 유지하되, 직업과 보상 사이의 연결 고리는 줄이는 사회다. 누진소득세, 최고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임금 체계 개혁, 저소득층 조세 감면 제도, 마이너스 소득제, 임금보호 제도, 고용보호 제도, 실업보호 제도, 상속세, 기부문화 확산 등을 통해 근로 의욕은 유지시키면서도 직업 간 사회적 재화 분배 차이를 줄이는 제도적·사회문화적 보완 장치가 마련된 ‘근로의욕 고취형 복지사회’가 바로 신 실력주의 사회다.
다른 나라에 비해 산업계와 노동시장의 양극화 및 이원화가 극심한 우리 사회에서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정부 주도의 경제 발전 과정에서 비롯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불합리한 임금 격차와 고용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세습사회에서 귀족으로 태어난 사람들이 가진 부와 권력, 그리고 명성은 자기 노력으로 얻은 것이 아니므로 그들이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사회에 대해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세습이 아니라 실력으로 모든 것을 획득한 실력주의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사회를 위해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도록 요청하는 근거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그 핵심의 하나는 성공한 그들이 가장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인류가 더 나은 대안을 찾기도 어려운 실력주의 사회의 그림자가 너무 짙어져 결국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박 교수는 “교육개혁을 통해서 신 실력주의를 구현하려면 우선 자유와 평등 이념을 절반씩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평등 이념을 더욱 강조하는 지점으로 내용과 제도가 이동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정부와 사회가 학벌 타파를 통한 실력 중심 사회 구현을 위해 다양하게 노력해왔지만 오히려 학벌사회적 특성이 강해질 뿐만 아니라 동시에 세습사회적 특성마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한다.


실력주의 사회 구현이라는 강박이 신 세습사회로 이행하게 된 대표적인 예로는 몇몇 명문대 졸업생이 법조계를 장악하는 현상을 방지할 목적으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했으나 결과적으로 법조인 세습 경향이 강화된 것을 들 수 있다. 실제로 고소득 기업인 집안 출신은 로스쿨, 법조인 집안 출신은 사법연수원으로 이전보다 더 많이 몰리고 있다. 또한 학부에 비해 학생 선발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데다 부모의 부를 더 필요로 하는 전문대학원(치의학전문대학원·약학전문대학원)에서 전문 직종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부모의 직간접적 영향력이 강화된 것도 들 수 있다.


몇 가지만 더 들어보자. 학벌 타파를 명분으로 내세운 국가고시 제도 개혁안을 봐도 외무부를 포함한 정부 부처들에서 인턴제를 비롯한 다양한 특별채용 제도 도입을 통해 고위직 세습 경향을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가져오고 있다. 대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지필고사에서 심층면접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바꿈으로써 오히려 수도권 대학 위주의 신 학벌주의를 탄생시킨 것도 대표적이다.

 

공정하다 믿었던, 실력의 배신


“실력은 순전히 개인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실력주의 사회가 내세우는 공정성은 정말 정의로울까?” “실력으로 성공한 사람은 정말 그 결실을 다 가져도 될까?”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개개인의 실력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에는 주목하지 않고 실력 중심의 평가 방법과 제도에만 골몰하면서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실력주의를 계속 강화하는 데 있다. 그 결과 청년들조차 실력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차별과 배제는 정당하다고 여기며, 심지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같은 사안에 대해서 ‘역차별’이라고까지 표현한다. 박 교수는 지금껏 우리 사회가 그토록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이라 믿었던 실력주의에 대한 환상을 직시하고 한국 사회의 거대한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초석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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