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제발 저렸나?…맥도날드 거짓말 논란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1/02 [13:30]

‘햄버거병’ 제발 저렸나?…맥도날드 거짓말 논란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1/02 [13:30]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 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2017년 파문 당시 납품업체에 “불량 패티 재고 없다 하라” 지시
그 업체 말만 믿고 세종시도 검찰도 한국맥도날드에 불기소 처분

 

▲ 한국맥도날드가 2년 전 햄버거병 파동과 관련해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요즘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맥도날드가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햄버거병’으로 송사에 휘말렸을 당시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된 불량 패티 재고를 숨기고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곤혹스런 상황에 처한 것.


KBS 뉴스가 2018년 12월26일 ‘단독’이란 어깨를 걸고 보도한 바에 따르면 맥도날드에 패티를 납품하는 A업체가 지난 2016년 오염 가능성이 있는 패티의 재고가 남아 있으면서 세종시에 허위 공문을 제출해 숨겼다는 것. 특히 문제는 맥도날드가 제발이 저렸던지 이 업체에 ‘패티 재고가 없다 하라’고 지시했다는 점이다. A업체는 한국 맥도날드가 사용하는 패티 전량을 공급하는 업체다.


KBS 뉴스에 따르면 검찰은 2017년 10월 맥도날드 한국사무소를 압수수색해 임원과 납품업체가 주고받은 메일을 확보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2016년 6월 말, 불량 패티 논란이 일자 A업체가 맥도날드에 ‘문제의 패티가 전국 10개 매장에서 15박스나 발견됐다고 맥도날드 임원에게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확인된 것.


그러나 어쩐 일인지 해당 보고를 받은 맥도날드 측은 A업체에 “재고가 없다고 하라”고 지시했다. 정상적인 절차대로라면 문제의 패티를 서둘러 회수하고 폐기 계획을 관할 관청인 세종시에 보고하고 이를 수행해야 하지만 A업체는 매장에서 제품이 모두 사용돼 재고가 없다는 공문을 보냈다. 


결국, 세종시는 A업체의 말만 듣고 아무런 행정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검찰 역시 압수수색을 통해 이메일과 진술을 확보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2018년 2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가 한국맥도날드 등에 대한 고소 사건을 수사한 후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


당시 검찰은 “피해자들의 상해를 유발했다는 점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패티 납품업체가 장출혈성대장균(O157) 오염 우려가 있는 패티를 공급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한국맥도날드가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고 볼 만한 증거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었다.


검찰 측은 “햄버거가 미생물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조사하려 했으나 피해자가 먹은 돼지고기 패티의 경우 병원성 미생물 검사를 한 자료가 없었고 같은 날 제조된 제품의 시료도 남아 있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7년 7월 최모씨는 “2016년 9월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해피밀 불고기 버거 세트를 먹은 딸 B양(당시 4세)이 HUS(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려 신장(콩팥) 장애가 생겼다”며 한국맥도날드와 매장 직원 4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최씨는 “딸아이가 햄버거를 먹고 2~3시간 뒤 복통을 느꼈고 이후 중환자실에 입원한 뒤 HUS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비슷한 사례로 피해자 4명이 추가 고소했다.


그런 만큼 최씨 등 피해자들은 검찰의 이 같은 처분에 크게 반발했다. 2018년 2월 검찰 발표 직후 최씨 측은 “사건 피해자가 몇 명의 고소인이 아니라 위험성을 모르고 햄버거를 섭취해 온 일반 소비자라는 점을 망각한 처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한국 맥도날드는 2016년 6월께 쇠고기 패티에서 O157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회수하지 않고 전량 판매했고, 피해자 측이 수차례 HUS 발병 사실을 알렸지만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맥도날드 측은 당시 검찰 조사에서 문제의 패티를 자체적으로 수거해 폐기했다고 밝혔지만 폐기 사실을 입증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검찰은 B양 고소 사건과는 별개로 한국 맥도날드에 쇠고기 패티를 납품하는 A업체가 장출혈성대장균 오염 우려가 있는 패티를 납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런데 문제의 A업체가 관할 관청인 세종시에 패티 재고가 없다고 거짓 보고한 정황이 드러나 다시금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실제로 A업체의 공문이 거짓이라는 정황은 KBS 뉴스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다. 2017년 10월 맥도날드 한국사무소를 압수수색한 검찰은 맥도날드 임원이 받은 이메일을 확보했다.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된 당일 직원이 보낸 이메일엔 ‘문제의 패티가 전국 10개 매장에서 15박스 발견됐다’고 적혀 있었다. 이 보고를 받고도 맥도날드 측은 “재고가 없다고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 KBS 뉴스의 지적이다.


하지만 맥도날드 한국사무소는 KBS 뉴스의 거짓말 의혹 제기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맥도날드 한국사무소는 KBS에 “검찰에서 이미 확정된 사건”이라며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