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덕분에’ 전국구로 떴지만 중흥건설 좌불안석…왜?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1/30 [10:50]

‘손혜원 덕분에’ 전국구로 떴지만 중흥건설 좌불안석…왜?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1/30 [10:50]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 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손 의원, 검찰수사 요청하며 ‘중흥건설’ 물고 들어가자 대략난감
‘여의도發’ 입도마 오르며 ‘중흥家 황태자’의 내부거래 다시 회자

 

창업주 정창선 회장 큰아들 정원주 사장 페이퍼컴퍼니 의혹 솔솔
중흥건설 “재개발 시공사 정식계약 맺은 게 아닌데 거론돼 곤혹”

 

▲ 정치권 인사들이 잇따라 중흥건설을 거론하면서 그 불똥을 맞은 중흥건설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사진은 중흥그룹 창업주 정창선 회장.   

 

2017년 기준 도급순위 39위의 중흥건설이 전국구로 떴다! 손혜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의 신분으로 전남 목포 근대문화공간조성사업지구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정면돌파에 나서면서 지방 중견기업 ‘중흥건설’을 거론하면서 이 회사의 이름이 창사 이래 가장 많이 오르내렸지만 좌불안석이다.


손혜원 의원은 부동산 투기 논란에 휩싸이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선내화 구 목포공장 부지가 포함된 목포 서산·온금지구 아파트 건설을 놓고 중흥건설과 자신이 함께 검찰수사를 받겠다고 요청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 의원은 자신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것이 옛 조선내화 터를 중심으로 추진된 재개발 사업이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목포근현대사의 문화재 보호를 주장하면서 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자 반발 세력의 음모가 작용했다는 것.


실제로 재건축 조합원들은 지난해 10월 조선내화 목포공장과 원도심 일원에서 진행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장 국감에서 ‘보존 대신 개발’을 촉구하며 손 의원에게 항의를 하기도 했다. 또 일부 조합원은 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에 빠진 것을 두고 조선내화 목포공장을 포함해 목포 근대문화유산 보호를 주장해온 손 의원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 반면 손 의원은 2017년 옛 조선내화 공장을 문화재로 등록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손 의원은 1월18일 ‘스스로 검찰 수사를 요청하라’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쓴소리와 관련해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의원님 말씀대로 검찰수사를 요청할 것”이라며 “단, 서산·온금지구 조선내화 부지 아파트 건설 관련 조합과 중흥건설이 같이 검찰조사에 응한다면 (하겠다). 그리고 SBS 취재팀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중흥건설을 물고 들어갔다. 자신의 부동산 투기 의혹 제기의 배경에는 해당 아파트 건설과 관련이 있는 세력이 입김을 넣었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는 것.


손 의원이 박지원 의원을 언급한 것은 목포가 지역구인 박 의원이 당초 손 의원을 두둔하던 입장을 바꿔 ‘스스로 검찰 수사를 요청하라’고 말한 것에 대한 답변 차원으로 해석된다.


손 의원은 이틀 전인 1월16일에도 “아파트를 지으려고 했지만 문화재가 된 곳은 조선내화 공장이 있던 서산·온금지구”라면서 “소유자인 조선내화 측에서 아파트 개발을 반대했지만 조합의 결정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근대산업문화재로 문화재청에 등록신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산·온금지역 아파트 개발사업은 지난 2017년 10월 재정비촉진 1구역 재개발 조합 임시총회와 홍보설명회가 열리면서 사업이 활기를 띠는 듯했다. 이 사업은 목포시 온금동 일대 20만2067㎡를 대상으로 공동주택 1419가구를 짓는 재개발 사업이다. 당시 조합은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세 번이나 진행했지만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해 유찰되고 말았다.


이렇듯 사업이 난항을 겪자 조합 측은 2017년 11월 1구역 20만346㎡만 민간조합 방식으로 추진키로 결정했고, 이 구역은 사업비 3160억 원을 들여 1419세대 조성을 목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2017년 9월 사업참여제안서를 제출한 보광종합건설과 중흥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총회에 상정하게 됐다.

 

▲ 중흥그룹 창업주 정창선 회장의 큰아들인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    


어쨌든 손 의원의 요청으로 검찰이 목포 부동산 매입 과정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서산·온금지역 아파트 개발사업의 시공사로 유력한 중흥건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흥건설은 창업주인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1989년 설립한 회사로, 광주를 기반으로 하는 호남지역 대표 건설사다. 중흥건설을 정점으로 중흥그룹 산하에는 2018년 5월 기준 계열사가 61개나 뻗어 있다. 중흥그룹은 2018년 5월 기준 9조600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60개 가운데 자산순위 34위에 올랐다. 2015년 자산 규모가 처음으로 5조 원을 넘어서 대기업집단에도 지정됐다.


정창선 회장은 현재 남도일보 회장, 광주상공회의소 회장도 함께 맡고 있으며, 지난 1월15일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 대화에 참석해 광주형 일자리 성사를 건의하기도 했다.


중흥건설의 주주는 정창선 회장이 76.74%, 정 회장의 아들인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이 10.9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중흥건설은 2017년 매출액 4390억 원, 19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7년 중흥건설 매출액 중 계열사인 중흥산업개발과 1490억 원의 매출 거래가 이뤄졌다. 중흥건설과 중흥산업개발의 거래 비중은 무려 33.9%에 이른다.


중흥건설의 주요 계열사인 중흥토건은 ‘중흥그룹의 황태자’인 정원주 사장이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9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중흥토건은 2017년 매출액 1조3065억 원, 영업 이익 247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중 일부는 중흥에스클래스 등 중흥그룹 산하의 계열사들과 일감을 주고받는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중흥토건과 계열사들은 서로 시행과 시공을 번갈아 맡아가며 기업 몸집을 키워온 셈.


정원주 사장은 2015년 순천 신대지구 택지개발과 아파트 건설 사업을 진행하던 중 구속된 바 있다. 정 사장에게는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을 비롯해 특경가법상 배임,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위반 등 4가지 죄목이 적용됐다.

 

▲ 중흥건설은 창업주인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1989년 설립한 회사로, 광주를 기반으로 하는 호남지역 대표 건설사다.    


당시 분양한 ‘순천 신대지구 중흥S클래스 에듀하이’ 시행사는 중흥에스클래스, 시공사는 중흥토건이었다. 정 사장은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듬해 열린 항소심에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구속 4개월여 만에 풀려난 바 있다.


손 의원은 1월1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초선 의원 하나만 밟으면 그곳에 아파트를 무난히 지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냐”며 “SBS, 중흥건설, 조합 관련자들, 그리고 박지원 의원, 검찰조사 꼭 같이 받자”고 말했고, 공개적으로 정원주 사장의 이름도 거론했다.


손 의원은 “정 사장은 올해 1월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면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것보다 형량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흥건설, 유죄 받은 그 비자금은 어디에 쓰였는지요?”라고 물으며 정 사장 구속 사건을 다룬 기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목포가 기반인 윤소하 정의당 원대대표도 1월22일 손혜원 의원의 투기 논란과 관련해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서산·온금지구의 고층 아파트 건설과 중흥건설에 대해 거론했다.


윤 의원은 이날 회견을 통해 “목포에 살고 있고 목포를 근거지로 하는 정치인으로 더 이상 이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며 “목포 구도심이 도시재생 사업의 시범지역으로,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정치공방이 이러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원내대표는 박지원 의원을 향해 “서산·온금지구에 3000세대의 고층 아파트를 짓겠다며 난개발을 획책할 때 정종득 전 목포시장과 함께 다닌 사람이 박 의원이라는 것은 목포 시민이라면 다 안다”면서 “이제 와서 토건행정을 반대했던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윤 원내대표는 “중흥건설 측에서 지난 2017년 서산·온금지구에 고층 아파트를 지으려고 1만4000㎡를 매입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조선내화 공장이 근대산업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아파트 사업이 좌절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인 1월21일 중흥건설에서는 “우리가 사업을 추진한 것이 아니라 조합 측에서 찾아와서 진행한 것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윤 의원의 지적과 전혀 다르다.


손 의원과 윤 의원이 잇따라 중흥건설을 콕 찍어 거론하면서 그 불똥은 중흥건설로 튀었다. 중흥건설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의도발(發)’로 중흥건설이 세간의 입도마에 자꾸만 오르내리고, 정 회장이 과거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아들 회사를 밀어줬다는 의혹마저 언론에서 다시 거론하자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흥건설 측은 “이번 논란과 중흥건설은 관계가 없다”며 “아직 정식으로 시공 계약을 맺은 것도 아니고 단지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단계인데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흥건설의 내부거래 비중이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지고, 두 아들 회사 밀어주기 논란이 다시 불거진 것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충분히 소명했다”며 “거래 과정에서 폭리를 취하지 않았고 불법 요인도 없는 만큼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으로, 중흥건설 2세의 수상한 거래 의혹도 불거져 나왔다. 타블로이드 주간지 <일요신문>이 1월17일 자 보도를 통해 정원주 사장이 2013년 9월 법인을 설립한 세종중흥건설이 ‘벌떼 입찰’에 동원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


이 매체에 따르면 정원주 사장은 세종중흥건설 설립 4년 만인 2017년, 자신이 100%의 지분을 보유한 중흥토건에 이 회사를  2억7827만 원을 받고 매각했다고 한다. 아울러 “중흥건설은 2010년부터 2015년 1월까지 총 76개 필지에 입찰을 신청해 24개 필지에 당첨됐다”면서 “세종중흥건설이 어떤 곳에 입찰을 신청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집단 입찰에 이용된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이 따라붙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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