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유영하 내세워 옥중정치...자유한국당 당권구도 출렁?

박근혜 복심 '배신의 정치'...잘나가던 황교안 '휘청'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2/13 [09:12]

박근혜, 유영하 내세워 옥중정치...자유한국당 당권구도 출렁?

박근혜 복심 '배신의 정치'...잘나가던 황교안 '휘청'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2/13 [09:12]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박근혜 공방전’으로 흐르고 있다. 감옥에 갇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 ‘표심’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면서 당대표에 도전장을 던진 빅3 주자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박근혜’란 이름을 입에 올리면서 ‘도로 친박당’ 논란이 일고 있다. 황교안 전 총리는 ‘박근혜 동정론’에 기대려 하고 있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박근혜 석방론’ 카드로 친박 당원들의 환심을 사려는 눈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박근혜 극복론’이라는 프레임을 앞세우는 상황이다. 여기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접견하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가 한 종편방송에 등장해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를 공개적으로 저격하면서 ‘친박’ 표심이 출렁이고 있다.

 


 

‘박근혜 복심’ 유영하 작심 인터뷰…황교안에 강한 배신감 토로
“허락했기 때문에 나왔다” 박근혜 옥중 메시지 은근슬쩍 내비쳐

 

‘옥중 박근혜’ 당권 표심 가를 변수…빅3 ‘박근혜 공방전’ 후끈~
황교안, ‘박근혜 후계자’ 앞세워 보수의 중심축 꿰차며 대세론 몰이
홍준표 가장 먼저 ‘박근혜 석방론’…오세훈 ‘박근혜 극복론’ 프레임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탄핵’ 2년 만에 다시 ‘박근혜 공방전’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빅3’로 통하는 황교안 전 총리,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발언이 잦아지면서 ‘박근혜 석방론’에서 ‘박근혜 극복론’까지 다양한 주장이 터져 나오고 있다.

 

▲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접견하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가 한 종편 방송에 등장해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를 공개적으로 저격하면서 '친박' 표심이 출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접견하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가 2월7일 오후 한 종편방송에 출연해 자유한국당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 면회를 여러 차례 신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는 주장을 펴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그의 발언을 두고 ‘박근혜 후계자’를 앞세워 친박 표심을 얻어온 ‘황교안 대세론’에 치명타를 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영하 작심 인터뷰 왜?


유 변호사는 이날 방송에서 “(황 전 총리의 접견신청이) 몇 차례 더 있었지만 대통령이 거절을 했다”고 밝히면서 “저는 접견신청을 했는지 몰랐는데 박 전 대통령이 언젠가 제가 접견을 들어갔을 때 ‘황 전 총리가 만나고 싶다는 뜻을 교도소 측을 통해 전해왔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황 전 총리 접견 거부 이유에 대해 “이유도 말했지만 제가 밝힐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유 변호사는 그러면서도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말 수감된 직후부터 허리 통증을 이유로 책상과 의자 반입을 요구했지만, 황 전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시기에는 반입되지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그해 7월에야 책상과 의자를 반입했다”며 황 전 총리에 대한 강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유 변호사는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까지는 모른다’고 했던 인터뷰와 관련해 진행자가 ‘황 전 총리가 친박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이유야 어쨌든 자신을 법무부 장관과 총리로 발탁한 분이 수감생활 중인데, 인터넷에 떠도는 수인번호조차 몰랐다는 사실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며 황 전 총리를 디스(Dis, 상대방의 허물을 공개적으로 공격해 망신을 주는 힙합 용어)했다.


유 변호사는 이날 방송 출연 계기에 대해 “지난 2월1일 박 전 대통령을 뵙고 왔다”면서 “유튜브에 사실과 다른 얘기가 있어서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고자 방송에 나왔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이날 방송 인터뷰도 박 전 대통령의 허락을 받은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당권) 주자들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는다. 대통령께서는 지금 한국당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게 (방송 출연을) 말씀드렸고, 허락했기 때문에 나왔다”고 말해, 자신의 발언이 박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임을 은근슬쩍 내비쳤다.


유 변호사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이 박 전 대통령의 후계자임을 앞세워 ‘대세론’ 드라이브를 걸어온 황 전 총리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자유한국당 경선 판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근황에 대해 “건강이 좋지는 않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몸무게가 39kg까지 줄었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며 “주로 독서를 하고 주어진 운동시간에는 운동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TV나 신문은 안 보지만 지지자들이 신문과 방송 보도를 정리해 편지로 보내주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내용은 아는 것으로 안다”며, 박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이 보낸 수천 통 가량의 편지를 읽어보며 직접 답장을 하지는 못하지만 지지자 2명에게 감사하다는 입장을 전해달라고 해 자신이 직접 전화로 박 전 대통령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근혜는 황교안을 거부한다?


‘홍준표 키즈’로 불리는 강연재 한국당 법무특보는 “박근혜는 황교안을 원치 않는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황 전 총리를 비토(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 눈길을 끌었다. 


강 특보는 유 면호사의 인터뷰 다음날인 2월8일 페이스북에 ‘유영하 변호사의 심정’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유 변호사는 박 대통령의 윤허 없이 발언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전당대회 개입으로 비춰질까봐 할 말 다 못한 게 저 정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특보는 이어 “기회주의자, 자기보신주의자는 지도자가 돼선 안 된다. 보수가 또 좌파의 먹잇감이 된다”며 황 전 총리를 비난하는 것으로 홍 전 대표 지원사격에 나섰다.


강 특보는 또다른 글을 통해 “‘최대 수혜자’가 ‘최대 배신자’가 되어 자기 보신과 대통령놀이를 즐겼던 복지부동 공무원을 ‘품격’ 있다고 칭송하고 떠받드는 사람들. 이러고도 박 대통령 또 팔아서 배지 한 번 더 달아보려는 친박 의원들을 등에 업고 기세등등 얼굴마담 되는 게 가능한 이 정치판”이라며 황 전 총리와 친박계 의원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아울러 강 특보는 “황 전 총리를 지지한다는 것은, 박 대통령을 위한 것도 아니고 당이 힘들 때 헌신했다거나 대여 투쟁력을 인정받은 사람에게 보내는 박수 같은 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라면서 “친 박근혜도 아니었고 박 대통령도 비토한다는 게 드러났는데…보수우파들, 당원들은 눈 크게 뜨고 사람의 ‘속’을 보고 잘 판단하셔야 한다. 황 전총리에 대한 지지표는 안타깝게도, 친박 의원들 뱃지 또 달아주고 당을 ‘도로 친박득세당’으로 만드는 사(死)표가 될 듯하다”고 핏대를 세웠다.


강 특보가 이처럼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친박성향 의원들에게 경고를 보내는 한편 당권 경쟁 주요변수인 잠재적 친박(친 박근혜) 당원에게 황 전 총리를 지지하지 말 것을 요청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교안은 ‘박근혜 동정론’


황 전 총리는 자유한국당 입당과 전당대회 출마 선언 이후 대놓고 자신이 ‘박근혜 후계자’임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보수진영에서 유력한 중심축이 사라지면서 박 전 대통령을 등에 업은 황 전 총리가 후계자 자리를 꿰차는 듯했다. 황 전 총리가 친박계(친 박근혜계)의 지지를 바탕으로 정치적 입지를 다졌고, 박 전 대통령의 우호세력이 많은 극우 쪽 지지가 ‘황교안 대세론’의 배경이 되어준 것.


그래서일까. 황 전 국무총리는 지난 1월29일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에서 “태극기 세력이라고 하는 분들은 우리나라가 지금 여기까지 오도록 헌신하고 봉사하신 귀한 분들”이라며 ‘태극기 부대’에 러브콜을 날렸다.


황 전 총리는 “그분들과 함께 가는 사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지만 대화하고 소통하면 길이 만들어지리라 생각한다” “그런 원칙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로 보수 결집을 강조했다. 출마 선언에서부터 강한 보수색채로 문재인 정부에 각을 세운 것.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3·1 특별사면 추진 여부에 대해선 “사면이라고 하는 것은 정무적 판단”이라며 “국민들의 여론과 여망을 통합해서 기회가 되면 판단하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황 전 총리는 지난 2월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법에도 눈물이 있다”고 ‘동정론’을 펴면서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법 집행이 필요하다”며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입당 뒤 첫 대구 방문 당시에는 “(박 전 대통령이) 얼마나 힘드신 분이냐. 나라를 위해 얼마나 헌신해 오셨느냐”는 말도 했다.

 

홍준표는 ‘박근혜 석방론’


자유한국당 내에서 박 전 대통령 석방 주장을 가장 먼저 공론화한 당권 주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면서 박 전 대통령 지지층의 반감을 산 바 있는 홍준표 전 대표다.


홍 대표는 2월3일 김경수 경남지사 구속과 관련, “이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이명박·박근혜 두 분 전직 대통령은 이제 석방할 때가 되었다”며 ‘박근혜 석방론’을 펼쳤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쿠데타로 집권했다고 재판을 받은 전두환·노태우 두 분 전직 대통령도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이렇게 오랫동안 구금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의 불법 대선은 눈을 감고 죄 없는 두 전직 대통령만 정치보복으로 계속 탄압한다면, 설 연휴가 지난 후에는 국민적 저항이 일어난다”고 경고했다.


홍 전 대표는 나아가 “민생은 파탄 나고 북핵은 인정하고, 자신의 불법대선은 묵살한다면 야당은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다”면서 “다시 여의도로 돌아가면 전국 300만 당원과 함께 불법대선 사과와 이명박·박근혜 두 분 전직 대통령 석방을 위해 전국을 순회하면서 국민저항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촛불보다 더 무서운 횃불을 들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라며 자신이 당 대표가 될 경우 장외투쟁을 본격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홍 전 대표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요구는 당내 친이·친박계의 지지를 얻기 위한 러브콜로 풀이된다.
그는 2월4일에도 페이스북에 “탄핵도 국민들의 뜻이고, 용서도 국민들의 뜻”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홍 전 대표는 “태극기 세력의 장외투쟁을 이제 우리 당이 앞장서 나서야 할 때”라며 태극기 부대를 향해 러브콜을 날렸고, “이명박·박근혜 두 분의 전직 대통령 석방 운동을 장외 투쟁으로 전국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며 박근혜 석방론 다시금 강조했다.

 

오세훈은 ‘박근혜 극복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월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진행한 자유한국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식에서 ‘박근혜 극복’ 프레임을 꺼내들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국민적 심판이었던 탄핵, 더는 부정하지 맙시다”라며 “불행히도 대통령으로서 박근혜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바람에 큰 실망을 안겨드린 게 사실이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헌법적 가치에 부응하게 사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박 전 대통령과의 ‘결별’을 주장하고 나섰다.


오 전 시장은 이어 “이제 우리는 ‘정치인 박근혜’를 넘어서야 한다. 이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박 전 대통령을 극복할 수 있어야 보수정치는 부활할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 일가가 뇌물 수수 의혹을 받자, 스스로 ‘나를 버리라’고 했다. 그런 결기가 없었다면 폐족으로 불렸던 그들이 지금 집권할 수 있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제 박근혜, 이름 세 글자를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박근혜냐, 아니냐’의 논쟁으로 다음 총선을 치르기를 민주당은 내심 원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며 “그런 프레임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총선은 참패”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홍 전 대표가 주장한 ‘박근혜 석방론’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있을 때 가능한 화두”라면서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에 우리 당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전직 대통령 두 분을 동시에 감옥에 가둔 상황이 결코 길어져선 안 된다는 데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사면) 필요성이 국민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생되어 나올 때 비로소 우리당이 떳떳하게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은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 경쟁자 황 전 총리에 대해 “황 전 총리의 가슴팍에는 ‘박근혜’ 이름 석 자가 새겨져 있는 상황”이라며 “본인이 어떻게 말씀을 하셔도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도 자유로울 수도 없을 것”이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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