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다이슨 ‘굴욕’…한국 소비자 원성 자자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2/20 [10:05]

잘나가던 다이슨 ‘굴욕’…한국 소비자 원성 자자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2/20 [10:05]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 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컨슈머 리포트, “5년 내 고장률 최고” 다이슨 제품 추천목록 제외
지나친 고가 전략과 불성실한 AS…한국 소비자도 등 돌리기 시작

 

▲ 잘나가던 다이슨이 악재를 만나면서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을 놓고 겨루던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분야 1위를 달리는 영국의 다이슨 제품이 미국 최대 소비자 평가지 <컨슈머 리포트>가 제안하는 추천 제품 목록에서 모두 제외되는 굴욕을 당했다. 구입 5년 이내 고장률이 무선청소기 브랜드 중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컨슈머 리포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다이슨의 무선청소기(Stick Vacuums)의 신뢰 문제가 발생했다”며 자신들의 추천 제품 목록에서 모두 제외한다고 밝혔다. 제외된 제품은 2016년 ‘최우수’ 등급을 받은 ‘V8 앱솔루트’와 2018년 새로 선보인 ‘V10 싸이클론’ 등 5종이다.


<컨슈머 리포트>는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미국 최대 소비재 전문 월간지로 광고 없이 기부와 회비로 운영된다. 매월 가전제품·자동차·주방기기 등의 소비재를 직접 사서 성능을 테스트하고 소비자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한다


이 매체는 최근 회원들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구입한 청소기 5만1275종에 대해 성능 재조사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이슨 제품 7개의 모델을 ‘훌륭함(excellent)’에서 ‘아주 좋음(very good)’ 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컨슈머 리포트> 테스트 결과 다이슨의 무선청소기 제품이 내구성을 뜻하는 신뢰도(Reliability)에 심각한 결함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최초 제품 구입 후 5년 이내 고장률이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가장 높다는 이유에서다.


<컨슈머 리포트>는 “다이슨 무선청소기의 신뢰도는 구입후 2년간은 대부분의 다른 브랜드 제품과 유사했다”면서도 “3년차에 접어들면 신뢰도는 평균 이하로 떨어지며 5년 후에 신뢰도는 가장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다이슨 무선청소기를 구입한 사람들의 19%가 3년 이내에 배터리 문제로 불편함을 겪었으며, 12%는 브러쉬 오작동을 경험했다는 결과도 내놨다. 또 무선청소기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흡입력(suction) 부족과 전원 스위치 문제, 작동 중단 등의 문제도 자주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5년 후에는 절반 가까이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아 ‘예측 신뢰성’ 부문에서 10점 만점에 최저 수준인 2점으로 ‘미흡(poor)’ 등급을 받았다.


영국 제조업의 자존심으로 꼽히는 다이슨은 <컨슈머 리포트>의 결과와 관련해 공식 성명을 내고 “다이슨의 철저한 테스트와 오너(사용자) 설문조사, 수년간의 성과는 <컨슈머 리포트>에서 발표한 신뢰도 예측과 상이하다”며 “다이슨은 배움을 멈추지 않고 사용자에게 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해명했다.


다이슨은 세계 무선청소기 시장의 4분의 1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다이슨은 글로벌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11억 파운드(1조6000억 원)의 역대 최대 이익을 올린 다이슨은 한국에서는 무선청소기 시장 후발주자인 LG전자·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으며, 시장점유율은 40~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이슨이 지난해 3월 국내에 출시한 최신 모델 ‘V10 사이클론’의 가격은 구성품에 따라 95만8000원~109만 원이다. 2017년 한국소비자원의 무선 청소기 품질 조사에서는 바닥·모서리 청소와 소음 등 대부분 조사 부문에서 다이슨은 ‘매우 우수’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잘나가던 다이슨이 악재를 만나면서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을 놓고 겨루던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무선청소기에서 다이슨과 양강 체제를 구축했던 LG전자는 무선청소기와 인기를 끄는 관련 액세서리(물걸레용 흡입구 등) 생산력을 증대하며 시장지배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삼성전자는 최근 프리미엄 신제품을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돼 물걸레 청소까지 가능하도록 한 ‘코드제로 A9 파워드라이브 물걸레’는 국내 시장에 특화된 제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무선청소기 매출을 작년 대비 50% 이상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프리미엄 신제품으로 다이슨과 LG전자의 틈새를 파고든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무선청소기 업계 최고 수준인 200W 흡입력을 구현하고 차별된 미세먼지 배출 차단 시스템을 갖춘 제품 ‘삼성 제트’를 출시했다.


다이슨은 2016년 SBS <미운 우리 새끼>,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다이슨 무선청소기 제품으로 청소하는 장면이 방송을 타면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지나친 고가 전략과 불성실한 애프터 서비스로 원성을 사면서 한국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다이슨의 컨슈머 리포트 추천 목록 제외’ 기사에는 소비자들의 불만글이 줄을 이었다.


“다이슨 청소기는 가격대비 거품이 심하긴 하다. 나는 몇 년 전 v8로 샀는데, 그 당시엔 국내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제품이 나오기 전이라 선택권이 없어서 사긴 했는데 고장이라도 나면 어쩌나 항상 불안했다. 밀폐력도 마음에 안 들고 먼지가 밑에 뚜껑 틈으로 다 뿜어져 나오는 듯한 것도 불만이다”


“워낙 다이슨 찬양인들이 많아서 정말 좋은가 싶었는데, 막상 들이고 보니 욕 나온다. v8 쓰는데 흡입력은 국산 유선 청소기보다 못하고, 무겁다. 헤드는 제 맘대로 휙휙 돌고, 배터리도 금방 닳는다. 90만 원 넘게 주고 샀는데 절대 비싼 돈 주고 살 제품은 못된다는 생각이 든다. 가성비는 한마디로 꽝!이다.”


“비싼 쓰레기라고 생각한다. 다이슨을 들인 후 만나는 사람들한테 너무 별로라고 설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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