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김환태의 삐딱하게 하는 정치비평

“몰리는 보수진영…북한 이용한 모험 안된다!”

김환태/정치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2/02/21 [11:19]

칼럼니스트 김환태의 삐딱하게 하는 정치비평

“몰리는 보수진영…북한 이용한 모험 안된다!”

김환태/정치 칼럼니스트 | 입력 : 2012/02/21 [11:19]



1994년 김일석 주석 사망 이후 북한을 통치해오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한 2012년을 불과 12일 앞두고 69세를 일기로 급사했다. 2011년 12월19일 오전 10시부터 중대발표를 예고했던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2011년 12월19일 정오에 ‘중대보도’ ‘특별방송’을 통해 김 위원장이 2011년 12월17일 오전 8시 30분 급병으로 열차 안에서 순직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보도한 북한 조선중앙TV의 앵커는 지난 10월19일 밤 정시 뉴스에서 김 위원장이 러시아 타스통신 인터뷰에 답한 내용을 전한 후 2개월 동안 조선중앙TV에서 모습을 감춰 질병, 숙청설이 난무했던 리춘히(68·여) 아나운서였다. 리춘히는 이날 낮 12시 검정색 한복 저고리를 입고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흐느끼며 전했다.



북한측은 2011년 12월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관련된 발표문을 통해 “우리 혁명의 진두에는 주체혁명 위업의 위대한 계승자이시며 우리 당과 군대와 인민의 탁월한 영도자이신 김정은 동지께서 서 계신다”며 “우리는 김정은 동지의 영도 따라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 오늘의 난국을 이겨내 주체혁명의 위대한 새 승리를 위하여 더욱 억세게 투쟁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처음으로 후계자 김정은을 영도자로 언급했다.

중앙통신은 ‘김정일 동지의 병과 서거원인에 대한 의학적 결론서’에서 “2011년 12월17일 달리는 야전열차 안에서 중증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되고 심한 심장성 쇼크가 합병됐다”며 “발병 즉시 모든 구급치료대책을 세웠으나 12월17일 8시 30분에 서거하셨다”고 밝혔다.

 

김정일 사후 이틀간 MB정부 먹통…형편없는 대북 정보력에 아연실색

천안함·연평도 안보국난 자초했으면서 또! 뒷북…국가운명 걱~정된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11년 12월19일 ‘국가장의위원회 공보’ 제목의 보도를 통해 “2011년 12월29일까지를 애도기간으로 한다”며 “외국의 조의 대표단은 받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또 김정은을 포함해 232명으로 장의위원회를 구성했으나 북한 매체는 김정은의 이름을 제일 먼저 호명해 사실상 위원장 역할을 할 것임을 내비쳤다.

이어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시신을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하고, 2011년 12월17일부터 29일까지를 애도기간으로 하며 12월20∼27일 사이에 조객을 맞는다”며 “2011년 12월28일 평양에서 영결식을 거행한다”고 보도했다.

영결식 진행과 관련하여 “김 위원장을 추모하는 중앙추도대회를 2011년 12월29일 연다”며 “중앙추도대회가 거행되는 시각에 평양과 각 도 소재지에서 조포를 쏘며 전체 인민이 3분 동안 묵도를 하고 모든 기관차와 선박이 일제히 고동을 울린다”고 전했다.

먹통정부 돌발사태 뒷북 대비

체제유지와 관련하여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의 군대와 인민은 후계자 김정은의 영도를 받들 것을 맹세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동지께서 서거하셨다는 비보에 접한 1000만 군민은 지금 형언할 수 없는 슬픔에 휩싸였다”며 “이 시각 사람들의 가슴마다 더 굳게 자리 잡는 것은 승리의 신심과 낙관, 비장한 맹세”라고 전했다.

한편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평양시민들은 울음을 터트리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인민군 군관 정일국(43)은 “우리는 김정은 동지의 영도 따라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 오늘의 난국을 이겨내며 주체혁명의 새 승리를 위해 더욱 억세게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각에 근무하는 허성철(55)은 “김정은 동지께서 계시어 우리 혁명은 오늘도, 내일도 반드시 승리한다”고 말했다.

또 중앙통신은 앞서 ‘전체 당원들과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에게 고함’이란 제목의 보도에서 “오늘 우리 혁명의 진두에는 김정은 동지께서 서 계신다”며 “김정은 동지의 영도 따라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 오늘의 난국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김일성 주석 사후 1998년 국방위원장으로 김정일 시대를 연 지 13년 만에, 1974년 후계자로 공식화된 지 37년 만에 김 위원장의 철권통치가 막을 내리고 후계자 김정은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김 위원장은 통치기간 동안 식량난으로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는 등 극심한 경제난하에서 핵무장, 대륙간 탄도탄 개발 등 강성대국 건설에 집착했다. 한편으로는 김대중 대통령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남북철도 개통 등 남북 긴장완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대북 강경전략을 표방한 이명박 정권과 최악의 갈등관계 속에 연평도 포격전을 감행하는 등 군사행동을 불사하기도 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함에 따라 우리 정부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이 비상태세에 들어갔다. 완전 뒷북 치기다. 이명박 정권은 김 위원장 사망 이틀이 넘도록 사망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사망사실이 발표된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는 직원 200여 명이 고깔모자를 쓰고 이명박 대통령의 71번째 생일과 41번째 결혼기념일을 기념하는 축하모임을 열어 노래를 부르는 등 이 대통령 부부를 축하했다고 한다.

▲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북한을 통치해오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한 2012년을 불과 12일 앞두고 69세를 일기로 급사했다.     © 펜그리고자유 자료사진


김정일 사망 계기로 국정파탄, 친인척 비리, 디도스 사태 덮어선 곤란

국내상황 전시체제 몰아 정권 재창출 기도 반민주적 모험 감행할 수도

 

국방부도 까막눈이긴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군 상부 구조개편안 협의차 국회에서 의원들을 만나다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 부랴부랴 국방부로 복귀했다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했고 정승조 합참의장도 애초 예정된 전방부대 시찰 중 오후 2시쯤 서울 삼각지 합참 청사로 급히 복귀했다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통일부도 북한 방송매체가 ‘특별방송 예고’를 한 데 대해 “북·미 베이징 협상 결과나 6자회담, 전방 지역 성탄트리 점등 경고 아니겠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통일부 관계자가 기자들과 함께 북한 텔레비전을 모니터하던 중 리춘히 북한 아나운서가 검은 옷을 입고 나오자 창황망조하여 장관실로 달려갔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술 더 떠 “남북관계나 내부 인사와 관련한 발표일 것 같다”는 엉뚱한 추측을 내놓기까지 했다 한다.

북한 방송의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확인되자 그때서야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긴급 국무회의를 열어 “아무 동요 없이 경제 활동에 전념해 달라”고 국민에게 당부하고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했다. 또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상황을 주시하며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뒷북을 쳤다 하니 형편없는 이명박 정부의 먹통 대북 정보력과 형편없는 위기관리 능력에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국정원, 군 감청부대, 정보사 등 정보기관들은 뭐하고 있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뒤늦게 군은 전군에 비상경계태세 2급을 발령해 놓고 만반의 대비태세에 들어갔다고 떠들어 댔다. 또 합동참모본부는 전방지역에 RF-4 대북 정찰기 등 정찰·감시자산을 증강해 대북감시태세를 강화하고 한미연합사와 함께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청은 전 경찰에 경계강화 비상근무령을 내리고, 행정안전부는 공무원 비상근무 제4호를 발령했다. 2차례의 안보국난을 자초했으면서도 보여준다는 게 뒷북 치기 대비태세라니 국가운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미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 외교안보 부처의 한반도 라인도 비상 상황대기에 들어갔고,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긴급안전보장회의를 개최하는 등 김 위원장 사망에 따라 국제사회가 대책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반도 평화통일 방향으로 나가야

어쨌거나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 정세가 대격변에 휩싸이게 되었다. 북한 당국이 비록 김정은 대장을 구성한 장의위원회 명단 가운데 가장 먼저 언급함으로써 사실상의 장례위원장을 맡게 되어 권력 승계가 이루어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3년 더 생존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급작스럽게 사망하여 북한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요동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한 이러한 북한정세의 불확실성은 내년 총선과 대선으로 정치권력 교체기에 있는 남한과 주변국의 정치상황까지 겹쳐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미 이명박 정권은 심각한 레임덕에 빠져 식물정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 3년간 재임 기간동안 북한과의 관계개선보다는 천안함·연평도 사태 이후 한미합동 연합훈련 등을 통해 갈등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한반도정세 불안정을 심화시킨 데다 중국을 포위하는 아시아로의 회귀전략으로 중국과의 긴장까지 고조시킨 가운데 대선전에 나섰다.

중국 또한 시진핑이 지난해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올라 후진타오 후계자로 이미 내정된 상태에서 영토갈등, 티베트 등 민족갈등, 경제 불평등에 따른 내부 갈등으로 인한 문제가 적지 않다.

지진과 원전사고에다 빈번한 총리교체로 국정 장악력이 떨어진 일본도 정치정세가 불안정하고 2012년 대선 출마예정인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도 선거부정 등으로 인한 민심이반으로 국정 장악력이 예전같지 않아 북한의 불확실성으로부터 급변사태가 야기되어 한반도가 격랑의 소용돌이로 빠져든다면 안정적 관리에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

특히 28세 약관의 나이인 후계자 김정은은 김일성 전 주석 밑에서 착실히 지도력과 후계체제를 닦아온 김정일 위원장과 달리 지난해 장남인 정남을 제치고 갑자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 인민군 대장에 올랐던 관계로 군부, 당, 경제부문등 체제전반에 걸쳐 권력을 공고히 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짧았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과연 3대 세습체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 가기 때문이다.

만약 김정은 후계체제의 불투명성, 북한에 대한 주변국가들의 관리능력 상실, 한국과 4대 강국의 권력교체기 등으로 한반도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지도력 부재로 체제 장악에 실패하여 내부에서 권력투쟁 등이 일어나는 등 급변사태 조짐을 보일 경우 주변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없지 않고 남한 내부에서도 주권 차원에서 북한에 직접 개입하는 등을 통해 흡수통일을 도모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레임덕에 빠진 이명박 정권이 범보수 진영과 연합전선을 형성하여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야기된 한반도 정세를 국정파탄, 친인척 부패비리, 디도스 사태 등을 덮고 공안통치로 민주세력을 탄압하는 등 국내 상황을 안보·전시 체제로 몰아 정권 재창출을 기도하는 반민주적 모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이 북한정세를 급변시킬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도 있다. 김정은 대장이 급조된 후계자이고 국정 경험이 부족한 약관의 나이이긴 하지만 사실상의 왕조체제나 마찬가지인 북한체제인 만큼 치밀한 후계자 교육을 받아왔고 외국 유학으로 국제적인 감각을 익혔다.

또 고모부인 장성택 부부와 친위세력이 철통같이 옹위하고 있다는 점, 후계자로 지명된 이후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거의 수행했으며 김 위원장이 장성택을 대동하고 러시아 방문 시에는 무리없이 북한을 장악, 통제했다는 점에서 김정은 체제는 우려와 달리 성공적으로 안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점이다.

조선후기 르네상스를 꽃피웠던 정조 임금이 24세에 등극했음을 되새겨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여기에 든든한 후원자 중국이 버티고 있다.

그리고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이미 사망한 2011년 12월18일 북한과 미국이 우랴늄 농축을 중단하는 대신 대규모 식량을 지원키로 한 점 외에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실험 중단,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 재입국, 남북대화 재개 등에 합의하는 등 미국과 북한 간의 핵협상 진전도 북한체제가 김 위원장 사망과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지나친 우려가 기우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김정일 위원장 사망을 한반도 정세 불확실성 고조라는 측면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북·미 간의 핵협상 진전 등을 고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가 평화적 통일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북한체제의 조기안정에 힘을 보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북한당국도 김 위원장의 사망에 따른 과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군부 강경파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배제하면서 한반도의 민족공영을 위해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는데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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