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발 인천행 비행기에 승객 태운 채 활주로 갔다가 갑자기 멈춰
보조동력장치 결함 교체작업…4시간 동안 영문 모른 채 기내 대기
지난 5월31일 프랑스 파리의 샤를드골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할 예정이던 대한항공 에어버스 380기가 승객 333명을 태운 채 활주로까지 이동했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멈춰서는 일이 있었다. 당시 기내 안내방송에서는 “관제탑에서 이륙 허가를 내려주지 않아 대기 중”이라고 했다가, 조금 뒤에는 “기체 점검을 받고 20~30분 안에 출발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이 비행기는 기체 문제로 4시간가량 연착됐지만 승무원들이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다”며 우왕좌왕하는 등 자세한 안내방송을 하지 않아 승객들은 에어컨이 꺼진 기내에서 영문도 모른 채 불안에 떨어야 했다. 문제의 비행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그 비행기에는 국내외 환승객들이 적지 않았다”면서 “일부 승객들이 승무원이나 사무장에게 찾아가서 강하게 불만을 터트리고…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아서 기내 안이 굉장히 더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대한항공 비행기가 이륙하지 못하고 파리의 샤를드골 공항에 4시간 가까이 머물러야 했던 것은 보조동력장치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대한항공은 부품을 새것으로 교체한 뒤에야 여객기를 이륙시켰다. 그동안 대한항공은 매년 안전관리 부문에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홍보해왔다. 운항과 정비, 객실, 종합통제 등 항공 작업과 관련된 모든 분야의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안전 교육 및 훈련을 실시하고 최신 안전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1300억원이나 투자했다는 것. 또 국토부가 지난 4월 내놓은 ‘2013년 항공사 지연ㆍ결항률’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0.12%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파리발 인천행 비행기의 4시간 연착과 엉성한 대처로 인해 대한항공의 안전관리 투자가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게다가 여객선 세월호 사고 이후 선박뿐만 아니라 항공기에 대한 안전관리가 새삼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일어난 대한항공의 연착과 4시간의 승객 방치 사실을 두고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penfree@naver.com <저작권자 ⓒ 사건의내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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