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주변국 이해 얽혀 있는 기회이자 위기의 땅”

[군사·통일 전문가 하정열 박사 특별기고]

글/하정열(군사·통일 전문가) | 기사입력 2014/08/18 [10:54]

“한반도는 주변국 이해 얽혀 있는 기회이자 위기의 땅”

[군사·통일 전문가 하정열 박사 특별기고]

글/하정열(군사·통일 전문가) | 입력 : 2014/08/18 [10:54]
한반도 주변정세 요동…19세기 말 혼란정세 회귀 우려 증폭
주변 강대국 남북한 통일보다는 한반도의 군사적 안정 우선시


지금 한반도 주변정세가 요동을 치고 있다. 19세기 말의 혼란한 정세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우리는 이럴 때 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주변국의 전략을 꿰뚫어보면서 한반도의 주인으로서 우리의 대응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한반도에 이해관계를 걸고 있는 주변 강대국들의 한반도 전략은 단적으로 말하여 남북한 간의 통일 등 현상변화보다는 한반도의 군사적 안정 또는 한반도의 현상 유지를 우선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인 특성을 찾아볼 수 있다.
▲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월3일 오후 청와대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 사진출처=청와대
아시아 회귀 전략을 추구하는 미국의 동북아 전략은 일본을 활용하여 중국의 부상을 견지하는 세력균형 전략이다. 한반도 안보전략의 기조는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이를 보다 강화하면서 북한에 대한 개입(Engagement)을 확대하여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의 통일보다는 안정을 중시하고 있으며, 통일 문제는 한반도 당사자 해결 원칙을 중시하고 있다. 미국의 한반도 전략 장기목표는 한반도에서 영속적인 평화를 유지하는 현상유지 정책이다. 현상유지란 어디까지나 미국이 균형자로 기능하는 미국 주도하의 현상유지를 의미한다.
G2국가로서 위상을 확보하고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중국에게 한반도는 정치·경제·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하여 ‘순치(脣齒) 관계’로 표현되고 있다. 중국은 남북한이 대화와 교류를 통해서만 냉전의식을 극복하고 상호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남북한의 화해협력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다짐하고 있다. 즉 중국은 외세의 개입 없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지하며, 통일이 남북한 간의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달성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중국의 한반도 안보전략은 ‘동북아 신(新) 국제질서의 형성’이라는 목표와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다. 여기에는 ①한반도의 안정 유지 ②한국과 경제교류 협력 강화 ③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 확대 ④대북한 지원을 통한 유리한 안보환경 조성 등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중국은 남북한 간의 긴장완화 및 관계개선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정착, 남북관계의 균형적 조정을 통한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추구하고 있다.
미국을 등에 업고 강대국의 위상을 다시 찾으려는 일본은 경제력에 상응하는 정치 · 군사적 역할 증대를 통하여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일본의 한반도 안보전략의 목표는 한반도의 위기상황 발생을 방지하면서 한반도에 대한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러한 전략목표에 따라 일본은 한반도에서 한국에 대한 공식지지를 표명하면서 북한과의 관계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일본은 안보 차원에서 한반도의 평화안정이 동북아의 안정에 중요하며, 북한이 남한에 대해 위협요인으로 존재하는 한 일본에 대해서도 잠재적인 위협요인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에 기초하여 일본정부는 한일 우호협력 관계를 한반도 안보전략의 기조로 삼고 있다. 일본은 명목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적인 통일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한반도를 ‘이익선(利益線)’의 개념으로 보고 있으며, 통일 대한민국이 군사와 경제면에서 일본의 경쟁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일부 일본인들은 통일된 한국보다 분단된 남북한 상태가 일본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미국이 평화통일 과정에서 안정의 균형자적인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소련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영토와 에너지를 비롯한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강대국의 지위를 회복하고 경제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벌이고 있다. 그 핵심은 다소 권위주의적인 성격을 갖더라도 정치의 안정을 기하고, 안보 억지력을 확보하며, 정부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전방위적인 실용주의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러시아의 한반도 안보전략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목표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①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유지 ②한국과의 경제교류를 통한 실익 추구 ③북한에 대한 영향력 복원 ④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확대 등이다.
러시아의 한반도 정책기조는 한국 중심의 남북한 등거리 외교가 핵심이다. 러시아는 현재 진행 중인 남북대화를 지지하고 있으며, 한반도 문제의 정의롭고, 평화적이며, 민주적인 해결을 희망하고 있다. 러시아는 통일한국이 자국에 우호적인 국가가 되는 경우에는 극동에 대한 러시아의 이해를 위협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여 한반도 통일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남북한의 직접대화에 의한 평화통일을 지지하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 일부 학자들은 경제력이 우세한 대한민국 주도의 독일식 흡수통일 방식을 현재 한반도 통일의 가장 가능한 시나리오로 상정하고 있다.
한반도는 이처럼 주변 4대 강국의 이해가 촘촘히 얽혀 있는, 기회이자 위기의 땅이다. 우리에게 주변 4대국은 우리가 주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들을 활용한다면 약이 될 수도 있고, 주변국에 휘둘리며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독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힘이 약하고 분열되어 있으면 서로 지배하려 들겠지만, 강하고 단합되어 있으면 우리와 협력하려 할 것이다.
우리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이들을 활용해서 ‘평화통일된 일류국가 달성’이라는 국가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주변국 전략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대응할 수 있는 다차원적이고 종합적인 국가전략이 요구된다. 변화하고 있는 지역정세를 주도적으로 활용하여 한·미 안보동맹을 유지하고, 주변국들과의 균형외교를 실시하면서 평화통일을 향한 동북아 평화체제 구상을 구체화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모든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미국의 패권이 한반도에서 작동하는 동안의 대한민국의 생존외교는 ‘1동맹 3친선 체제’가 되어야 바람직할 것이다.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견고히 한 바탕 위에서 중국·일본·러시아와는 친선체제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패권이 흔들리는 시점까지를 바라보며, 동북아에서 우리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 중심에 ‘평화통일된 일류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국가안보 전략이 있어야 한다.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예비역 육군소장·북한학 박사·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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