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막장 드라마 점입가경 실태

이건호 순순히 물러났지만 임영록 “억울하다”

취재/김현일 기자 | 기사입력 2014/09/15 [09:29]

KB금융 막장 드라마 점입가경 실태

이건호 순순히 물러났지만 임영록 “억울하다”

취재/김현일 기자 | 입력 : 2014/09/15 [09:29]

▲ 이건호 KB국민은행장(왼쪽)은 금감원의 중징계 결정 발표 직후 곧바로 은행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오른쪽)은 ‘버티기’를 선언해 KB금융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금감원,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중징계
이건호 행장 전격 사임과는 달리 임영록 회장 ‘버티기’ 선언
금융당국, KB금융 정상화 위해 임영록 중징계 불가피 판단

 
KB금융 내분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지난 9월4일 금융감독원이 전산 시스템 교체 과정에서 “범죄 행위에 준하는 심각한 내부통제상 문제가 표출됐다”면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게 중징계를 내렸지만 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금감원 발표 이후 KB금융그룹 경영진의 사태 수습 과정은 더욱 소란하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이날 이경재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김중웅 KB국민은행 이사회 의장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이사회가 KB사태의 조기수습을 위해 고객과 시장이 납득할 만한 특단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최 원장은 요청했다. 금융당국의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에 대한 중징계 발표를 앞두고 KB금융 측에 상응하는 사후대책을 촉구하는 최후통첩이었던 셈이다.
최 원장은 9월4일 KB금융에 대한 제재 결정 사항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제재심의 경징계 결과를 거부하고 “금융위원회에 중징계 조치를 건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본인들이 더 잘 알 것”이라며 임 회장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은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결정 발표 직후 곧바로 은행장직에서 물러났다. 이 행장은 9월4일 “은행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며 “내 행동에 대한 판단은 감독당국에서 적절하게 판단하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건호 행장이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확정 이후 직원들에게 바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이건호 행장은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면 바로 그만두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표명해왔으며 이사회도 금감원의 제재 이후 이 행장의 거취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혀왔다.
이 행장의 전격 사임과는 달리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버티기’를 선언해 KB금융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사임으로 임영록 KB금융 회장도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임 회장은 9월10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금감원의 징계 사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 금융위원회의 최종 징계 확정을 앞두고 ‘배수의 진’을 쳤다. “고도의 도덕성을 갖춰야 할 금융인에게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못박은 최수현 금감원장과 각을 세우고 자신에게 중징계(문책경고)를 내린 금감원의 제재심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다.
임 회장은 이날 작심한 듯 금감원의 제재심의 결정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조직 안정과 경영 정상화를 앞세운 임 회장은 금감원의 결정이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권은 물론 정치권 일각에서도 자진 사퇴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중징계가 확정되더라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임 회장은 “주전산기 교체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말했고, “국민은행에 대한 부당한 인사개입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회장 측은 금융지주 회장으로서 당연히 자회사의 인사나 정보기술(IT) 시스템 교체에 관여할 수 있는데 이를 부당한 개입이라고 보는 건 지나치게 자의적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임 회장은 “금감원장의 결정으로 KB금융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최수현 금감원장에 책임을 돌렸다. 임 회장의 이 같은 작심발언은 금감원에 이어 금융위가 자신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하더라도 이의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 구제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여론을 환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의 징계 확정을 앞두고 금감원의 논리의 힘을 빼는 효과도 기대했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임 회장은 향후 조직안정과 경영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기자회견 내내 반복했다. 금융당국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자신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명분을 강조한 셈이다. 내부적으로 해결 가능한 사태가 밖으로 번지면서 조직이 위태롭게 됐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임 원장은 “내부 의견수렴으로 해결이 가능했던 사안인데 금감원 검사가 시작하면서 조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면서 “내가 흔들리거나 새로운 회장을 선임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조직은 더 크게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회장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금융위원회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중징계(문책경고)를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이 현재 KB금융그룹의 경영위기를 타개하는 데 한계가 있어 조기 경영안정과 정상화를 위해선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임 회장에 대한 사임 압박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임 회장측은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penfr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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