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신임 사외이사 '낙하산' 논란

경제개혁연대, "송기영 후보는 대주주 정몽준과 특수관계인...사외이사 부적절"

김현일 기자 | 기사입력 2015/03/16 [17:07]

현대중공업 신임 사외이사 '낙하산' 논란

경제개혁연대, "송기영 후보는 대주주 정몽준과 특수관계인...사외이사 부적절"

김현일 기자 | 입력 : 2015/03/16 [17:07]
현대미포조선 역시 '정몽준 캠프' 출신 이수희 사외이사 후보 올려 논란
▲  현대중공업이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낙하산'을 사외이사로 꽂으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사진은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사건의내막=김현일 기자]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할 사외이사가 현실에서는 거수기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낙하산'을 사외이사로 꽂으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최근 사외이사들이 100% 찬성표를 행사한 것으로 밝혀진 현대중공업이 오는 27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사외이사 후보로 송기영 변호사를 공시해 경제개혁연대로부터 '낙하산 사외이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16일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에 따르면, 송기영 후보는 최근까지 지배주주 정몽준 전 의원과 특수관계인 지위에 있었으며, 법으로 정한 사외이사의 자격요건에 배치되는 인사였다는 것. 같은 현대중공업 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역시 지난 2014 지방선거에서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아 독립성이 의심되는 이수희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이에 따라 경제개혁연대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이처럼 사외이사로 부적절한 인사들을 후보로 추천한 결정을 철회하거나 후보들 스스로가 사퇴하라"고 촉구한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송기영 후보는 최근까지 아산나눔재단의 감사로 재직했다는 것. 아산나눔재단은 2011년 정몽준 전 국회의원과 현대중공업 등이 출연하여 설립한 공익법인으로, 정몽준 전 의원이 현재 명예이사장으로 되어 있다.


상법 및 시행령에 따라, 상장회사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해당 회사의 사외이사가 될 수 없으며, 최대주주가 임원의 임면 등 주요 경영사항에 대하여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법인과 그 이사⋅감사는 특수관계인에 해당된다. 즉,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정몽준 전 의원이고, 아산나눔재단과 그 이사⋅감사는 정몽준 전 의원의 특수관계인인 것이다. 송 후보는 현재 아산나눔재단 홈페이지에 감사로 소개되어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에 확인한 결과, 회사 측은 송 후보가 지난 2월 말 아산나눔재단 감사를 사직했고, 이에 따라 법률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소개하면서 "그러나 법률상 문제가 없다고 해서 송 후보의 사외이사 자격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상법 및 시행령으로 사외이사의 자격요건을 정하면서 친인척 관계, 사실상 지배 관계, 거래관계, 자문계약 등 실질 관계를 고려하여 결격사유를 일일이 열거함은 물론 외형적 연결고리가 끊어지더라도 최소 2년간은 사외이사가 될 수 없도록 냉각기간까지 둔 이유는, 무엇보다 지배주주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인사들로 사외이사를 선임하라는 취지다. 또한, 법으로 정한 결격[사건의내막=김현일 기자]사유는 최소한의 독립성 요건을 반영한 것일 뿐, 사외이사의 실질적인 독립성 요건의 충족은 각 회사가 사외이사 제도를 그 취지에 맞게 운영함으로써 비로소 담보되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송 후보는 아산나눔재단 감사를 맡기 전에는 현대미포조선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하는 등 최근 6년 이상 현대중공업 그룹과 관계를 맺어온 인사로, 지배주주나 경영진으로부터의 독립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더욱이 불과 며칠 전까지는 아산나눔재단의 감사로서 법적인 자격요건에도 미달했던 송 후보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겠다는 현대중공업의 태도는 사외이사 제도의 기본 취지를 몰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아울러 "현대미포조선이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이수희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린 것도 마찬가지"라면서 "정몽준 전 의원의 최측근에서 손발을 맞추었던 인사에게 어떻게 독립적 의사결정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현대중공업 그룹은 지배주주로부터의 독립성이 아니라 지배주주와의 밀접성을 사외이사의 자격요건으로 삼은 듯하다"고 분석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끝으로 "사외이사 제도를 지배주주와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정당화, 합리화하는 방편으로 여기거나 법률적 문제만 없으면 된다는 식의 태도가 아닌, 적극적인 관점과 객관적인 시각에서 사외이사의 자격을 검증하고 보다 적절한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현대중공업 그룹은 조선업계 세계 1위라는 명성에 걸맞게 지배구조 분야에서도 선진적인 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사외이사 제도를 그 취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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