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 박멸하여 한민족의 상징 소나무 살려내자”

[정치 전문 칼럼니스트 삐딱하게 하는 세상 비평]

글/김환태(정치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5/03/23 [11:17]

“재선충 박멸하여 한민족의 상징 소나무 살려내자”

[정치 전문 칼럼니스트 삐딱하게 하는 세상 비평]

글/김환태(정치 칼럼니스트) | 입력 : 2015/03/23 [11:17]
우리 민족의 정신 서린 소나무가 병들어 점점 자취 잃어가는 중
정부와 국민이 한덩어리 되어 재선충 조기 퇴치에 떨쳐 일어나야


솔나무·적송·육송 등으로 불리는 소나무는 한민족의 상징이자 금수강산의 자존심이다. 남쪽 끝 제주도에서부터 북쪽 끝 함경도에 이르기까지 산림의 4분의 1인 147만 헥타르에 널리 분포되어 자라는 대표 수종이다. 우리 땅 터줏대감으로 눈·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고 강추위가 몰아쳐도 사시사철 푸르름을 잃지 않고 위용을 자랑하는 소나무는 한민족의 문화요, 문명이요, 생활 그 자체다.
▲ 한민족의 정신, 심성, 생활, 자존감인 소나무가 보금자리 금수강산에서 점점 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다.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재선충병 앞에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금강송 숲길.     © 사건의내막
전국 산하에 폭넓게 분포한 적송·육송 등 일반형 소나무, 강원도와 경북 북부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뒤덮은 금강송, 해안가 짠 바닷바람을 벗 삼은 해송 등 생김새에 따라 여러 가지 품종이 있지만 본질은 하나, 소나무다.
전통 한옥의 서까래, 대들보, 기둥이 되어주고 옷장, 책장, 절구통, 뒤주, 지게 등 각종 식생활 도구, 장작, 숯 등 땔감으로도 최고이자 송홧가루, 솔잎, 송피는 훌륭한 먹을거리로 부족함이 없다.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송진, 복령, 송이버섯은 최상의 약재요, 기호식품이다. 시, 소설, 노래, 그림 등 문학예술의 소재로 사랑받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처럼 소나무에서 나고 소나무 속에서 살다 소나무 숲으로 돌아가는 물질적·정신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소나무다. 지조와 절개, 강직의 상징인 과묵, 고결, 엄숙하면서도 꾸밈, 기교, 변화가 없는 소박한 심성, 토양과 기후를 가리지 않는 질기고 강한 생명력은 우리 한민족의 특질과 꼭 닮았다. 이처럼 한민족의 정신, 심성, 생활, 자존감인 소나무가 보금자리 금수강산에서 점점 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다.
사라지는 금수강산 소나무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재선충병 앞에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솔수염 하늘소에 기생하는 0.6~1밀리 크기의 재선충은 솔수염하늘소가 소나무 잎을 갉아먹을 때 소나무로 침투하여 소나무의 영양, 수분 통로를 가로막아 고사시킨다.
현재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는 100% 말라 죽는다. 소나무 재선충은 지난 70년 동안 일본 열도 소나무를 초토화시킨 후 현해탄을 건너와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재선충은 부산에서 발견된 지 9년 만인 2007년에 이르러 9개 광역시도 55개 시군으로 확산되었다. 다시 7년이 지난 2014년엔 제주도를 휩쓸고 경기·서울까지 북상하는 등 14광역시도 70여 개 시·군·구 소나무 802만 그루를 고사시키는 등 소나무 전체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감염 속도라면 3년 내에 소나무가 멸종될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올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다. 붉게 죽어간 소나무로 아름답던 제주도 산방산과 한라산 자락은 울긋불긋 가을 단풍을 연상케 할 정도라고 한다. 이뿐이 아니다. 사적 제502호이자 1995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주 불국사 경내 소나무마저 재선충의 공격 앞에 말라 죽어가고 있다.
역시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주시 양동마을 주위 야산 소나무들도 재선충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수백 그루가 감염되는 등 경북 지역에서만도 2014년 11월 기준 14개 시·군에 걸쳐 10만여 그루가 재선충에 걸려 사형선고를 받을 정도로 재선충 천국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현재 그나마 재선충 피해가 적은 호남과 충청도 일부 지역도 어느 순간 확산될지 몰라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선충 박멸 총사령부인 산림청은 2019년까지 5년 내에 재선충 완전 박멸을 목표로 신원섭 산림청장 진두지휘 하에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2013년 이상기온과 가뭄으로 재선충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 수염하늘소의 대거 번식으로 예년의 4.5배인 218만 그루가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때를 고비로 지난해 매개충이 성충이 되기 전인 4월 이전에 연인원 73만 명을 투입돼 피해목 전량 제거 및 집중 방제로 2013년의 절반 수준인 110만여 그루로 피해를 대폭 줄였다. 산림청은 이러한 방제 경험에다 과학적 신기술, 정부 부처 간 협업 등 다각적인 대책을 통해 완전 방제에 전력 투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방제 전략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기존의 피해 발생 후 방제식 뒷북치기 방식에서 탈피하여 선제적 방제 방식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2만~3만 헥타르로 항공 방제지역을 확대하고 피해 우려지역에 나무 예방주사를 늘려 나가는 한편 매개충을 포획, 살충하는 페르몬(곤충 호르몬) 신기술을 도입키로 한 점이다.
또 지역 담당관 제도와 완전 방제 추진단을 운영하여 신속하고 일관된 집중방제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는 점도 빼 놓을 수 없다. 방제전략과 함께 자원낭비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피해 현장에 적재하여 훈증 처리하던 피해목을 최대한 외부로 반출 파쇄하여 나무 연료인 우드펠릿으로 가공하거나 숯으로 만들어 활용하고 상태가 좋은 나무는 목재로 사용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재선충 박멸시켜 소나무 지켜내야
그러나 이와 같은 완전 방제전략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강력한 의지, 충분한 예산지원, 신상필벌, 국민운동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재선충 박멸을 국가 당면과제로 설정하고 정부 차원의 강력한 추진의지를 천명하여 국민적 경각심을 높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와 함께 주무부처인 산림청을 재선충 방제 본부로 지정, 정부 각 부처가 적극 협조, 지원토록 체제를 구축해주는 게 중요하다. 나아가 방제활동에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지원하는 건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방제 결과에 따른 신상필벌도 엄정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재선충 예방, 방제 결과에 대해 제대로 신상필벌이 이루어지지 않아 사명감과 책임감이 결여되어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방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측면이 없지 않았다.
따라서 예방·방제에 실패한 지자체는 교부금을 축소하고 담당 공무원은 승진에 불이익을 주는 대신 적극적인 방제 활동으로 재선충 발생을 원천 봉쇄하거나 재선충 발생시 최단시간 내에 재선충 피해 확산을 차단한 경우에는 예산지원과 훈포장 포상은 물론 승진과 보직 부여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다.
재선충에 대한 국민홍보, 재선충 신고체제 구축, 재선충 실태 홍보, 피해목 발견 및 피해목 무단반출 통제체제 확립, 재선충 예방, 방제활동 동참 및 민간 차원의 국민운동을 적극 전개하는 것도 재선충 조기 퇴치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나무가 우리 땅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금수강산이 존재감을 잃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한민족의 문화, 정신, 혼을 죽이는 것임을 인식하고 정부, 국민이 한덩어리가 되어 재선충 조기 퇴치에 떨쳐 일어나야 한다고 본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소나무 금수강산, 소나무 문화 한민족을 살리는 재선충 박멸 영웅으로 태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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