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파문 후…여권 헤게모니 기상도 급변

친박 자살폭탄 덕분에 KY(김무성·유승민) 라인 한판 KO승…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5/04/24 [18:57]

성완종 파문 후…여권 헤게모니 기상도 급변

친박 자살폭탄 덕분에 KY(김무성·유승민) 라인 한판 KO승…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5/04/24 [18:57]
친박 자살폭탄 역풍…헤게모니 쟁탈전 친박의 KO패로 끝나고…
‘기득권’ 세력 도덕성 치명타 입는 사이 비주류·소장파 세력엔 기회
친박 세력은 위축되고 김무성 대표에게 힘이 급속히 쏠리는 형국

▲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여권 권력의 추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서서히 넘어오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사건의내막

“여의도 정치 1년 경험하면 조선왕조 600년을 이해할 수 있다!” 변화무쌍한 한국 정치를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여야의 정치지형이 하루가 멀다하고 달라지고 정치인들의 부침 또한 극심한 데서 비롯된 말일 것이다. 사정 선포→별건수사 논란→친박 비리 리스트 폭로(성완종 자살)→역풍→쇄신. 지난 3월12일 이완구 총리가 뜬금없이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어서 5일이 지난 3월17일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비리의 덩어리를 들어내야 한다”고 힘을 줬다. 총리의 말에 잔뜩 힘을 실어준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권력을 독점한 소수 친박 핵심세력이 내년 총선과 다가오는 대선에서 권력의 헤게모니를 거머쥐려는 기획 사정의 신호탄, 친박의 대대적인 반격으로 해석되면서 정국이 초긴장 상태로 빠져들게 된다.



[사건의 내막=김혜연 기자] 지난 4월9일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시대를 실세들과의 친분으로 견뎌온 ‘정치 기업인’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쪽지와 육성 증언이란 정교한 시한폭탄을 남겼다.
그 폭탄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친박 핵심 쪽으로 던져지면서 모든 상황이 급반전된다. 현직 총리와 전·현직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 3명, 친박 핵심 대선공신들이 비리 리스트에 줄줄이 등장하면서 요란하게 시작한 비리와의 전쟁은 친박 자살폭탄이 되는 메카톤급 역풍을 맞게 된다. 당내 헤게모니 쟁탈전에서도 친박의 역습은 한판의 KO패로 끝이 났다.

‘反부패전’은 친박 자살폭탄
이제 당분간 친박 세력이 위축되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힘이 급속히 쏠리는 형국이 유지될 전망이다.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레이스에서도 일정기간 김 대표의 독주가 예상된다. 성완종 리스트 핵폭풍에서 자유로운 김무성 대표가 정국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여권 권력의 추도 김 대표에게 서서히 넘어오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지난 4월16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의 독대 회동은 상징성이 크다. 그동안 수직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당·청 관계가 수평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임도 분명해 보인다. 김 대표의 대권가도에 잠재적인 라이벌로 부상하던 이완구 국무총리는 치명상을 입었고,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도 위기에 빠졌다.
김 대표는 여전히 신중하다. 이 여세를 몰아가면 금상첨화겠지만 너무 일찍 여권의 축으로 부상해봐야 유리할 게 없다는 계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김 대표가 정치개혁이라는 쇄신 카드로 박근혜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며 정국을 정면돌파해 나가야 하는 운명이다.
이 과정에서 야당과 여당 내부의 친박들이 일제히 김 대표를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 김 대표가 여권의 실책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개연성이 큰 것이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가릴 것 없이 철저한 수사를 주문하고 정치개혁의 고삐를 죄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나타내는 만큼 이 과정에서 김 대표 자신이든 핵심 측근이든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던 유승민(Y) 원내대표도 호흡을 조절하며 김(K) 대표와 손발을 맞췄다. 유 원내대표 역시 “이 총리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지만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도 여당의 책임”이라며 당내 불만세력을 다독였고, 이 총리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시간을 줬다. 여권 내 헤게모니 싸움을 펼치던 친박계를 대신해 실질적인 ‘위기 관리자’로 한 축을 맡으면서 원조친박으로 박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신뢰와 의리의 진면목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권력형 비리는 ‘기득권’에 타격을 안긴다. 힘이 있는 이들을 향해 ‘검은 커넥션’도 뻗게 마련이다. 과거 혹은 현재 권력의 주류인 이들이 정치적 타격을 받기 쉽다. ‘성완종 리스트’ 정국 역시 마찬가지다. 여권 실세에 속하는 인물들이 대거 혐의에 연루된 상황이다. 참여정부 든 MB정부든 핵심 실세였던 정치인들은 더 요란하게 몰아칠 사정 태풍의 소용돌이에 휩쓸려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 전반이 위기지만, 동시에 여당 내 비주류·소장파 세력엔 기회이기도 하다. 당내 ‘기득권’ 세력 전반이 도덕성 면에서 치명타를 입는 사이 ‘쇄신’을 부르짖으며 입지를 넓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중심으로 쇄신의 이슈를 선점하고 치고 나간 유승민 원내대표가 부각될 가능성도 크다.
여권에선 억눌려 있던 쇄신 요구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성완종 게이트’라는 정치권에 떨어진 핵폭탄급 이슈는 ‘차떼기’의 아픔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구태에 쇄신의 요구가 봇물을 터뜨릴 기세다. 세대교체 요구로 연결될 가능성도 보인다.
 
‘세대교체’ 바람…유승민·오세훈
유승민 원내대표와 함께 ‘쇄신파’의 리더 ‘오·남·원’이 거론되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가리킨다. 이들 4인은 모두 50대다. ‘50대 기수론’이 다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이 823억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적이 있다.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쓴 한나라당은 2004년 총선을 앞두고 궤멸 위기에 놓였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천막당사 생활 등으로 민심을 돌려 총선 ‘선방’을 이끌었다. 당내에서 비주류에 속했던 박 대표가 유력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계기였다.
당시 초·재선 의원이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도 천막당사 시절 종횡무진하며 소장파의 존재감을 드높였다. 이후 이들은 여권의 중진급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마찬가지로 향후 ‘성완종 리스트’가 여권 주류에 큰 타격을 안길 경우, 당내 쇄신파들이 자신의 입지를 넓히는 ‘틈새’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여권 내에 고조되는 위기의식도 쇄신파 세력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수는 이미 두 차례 연속으로 집권했다. ‘10년’이면 국민들 사이에서 정권교체 심리가 굉장히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권자 40%가 보수 지지층인 점을 감안해도,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10~25% 상당의 중도층을 공략하는 게 필수다.
그런데 현재 거론되는 새누리당 대권주자들 중에는 중도 유권자를 끌어올 만한 위력을 가진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상황으로는 역대 최다 표차로 패배한 2007년 대선 때 노무현 정권의 여당(대통합민주신당) 꼴이 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 탓에 ‘쇄신파’로 분류되는 대권 잠룡들이 조기에 부상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이 ‘세대교체론’ ‘50대 기수론’ 등을 내걸고 대권가도를 걸으며 쇄신파의 당내 입지 확보를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이들은 ‘차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될 만큼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강점은 전·현직 지방행정 수장과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행정 능력과 리더십 검증을 거쳤거나 또는 거치고 있다는 점이다.
gracelotus0@gmail.com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스타화보
배우 서인국, 화보 공개! 섹시+시크+몽환美 장착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