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5.18 민주영령과 광주시민 앞 너무 늦게 찾아왔다 '부끄럽고 또 죄송합니다'”

“제 미약한 발걸음이 역사의 매듭풀고 과거가 아니라 미래향해 나가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문홍철 기자 | 기사입력 2020/08/20 [09:24]

김종인, “5.18 민주영령과 광주시민 앞 너무 늦게 찾아왔다 '부끄럽고 또 죄송합니다'”

“제 미약한 발걸음이 역사의 매듭풀고 과거가 아니라 미래향해 나가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문홍철 기자 | 입력 : 2020/08/20 [09:24]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 앞에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2020.08.19.  © <사진제공=뉴시스>



[사건의내막 / 문홍철 기자] =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020. 8. 19.(수) 10:20, 국립 5·18 민주묘지에 참배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5월 영령과 광주 시민들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된 1980년 5월 17일 저는 대학연구실에 있었습니다. 그 이틀 전 학생들이 시위를 중단할 것이라는 발표를 듣고 밀려있는 강의 준비에 열중하던 중이었습니다. 광주에서 발포가 있었고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위법행위에 직접 참여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알고도 침묵하거나 눈 감은 행위, 적극 항변하지 않은 소극성 역시 작지 않은 잘못입니다. 역사의 법정에서는 이것 또한 유죄입니다. 신군부가 집권하고 만든 국보위에 저는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하였습니다. 그동안 여러 기회를 통해 그 과정과 배경을 말씀드리며 용서를 구했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은 상심에 빠진 광주 시민, 군사정권에 반대했던 국민들에게는 쉽게 용납하기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다시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6.25 전쟁 당시 저는 북한군의 총칼에 할머니를 잃었습니다. 학살을 피해 밤마다 거처를 옮기며 지내야 했습니다. 바람소리에도 신경이 곤두서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저는 쫓기는 자의 공포와 고립된 자의 좌절을 알고 있습니다. 80년 5월 광주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진 후 호남주민들이 겪었을 고립과 슬픔의 감정 또한 그에 못지 않을 것입니다. 광주에서 그런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바람과 행동에 저희당은 더욱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 했습니다. 저희당의 일부 정치인들까지 그에 편승하는 듯한 태도까지 보였습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엄연한 역사적 사실까지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의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입니다. 2차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해방된 국가 가운데 자신을 지배한 과거 제국주의 국가와 대등하게 어깨를 견주게 된 나라는 우리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그것은 세계 어느 나라 국민보다 성실하게 노력하고 정의롭게 행동한 우리 국민의 땀과 눈물의 결실입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는 지금 우리를 지탱하는 소중한 양대기둥입니다. 어느 하나도 간단히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자랑스러운 역사의 과정에 적지 않은 희생과 고통이 따랐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것이 상처로 남아 아직도 낡은 이념 대립을 계속하며 사회적 통합과 발전에 방해가 되고 있습니다. 역사의 화해는 가해자의 통렬한 반성과 고백을 통해 가장 이상적으로 완성될 수 있지만 권력자의 진심어린 성찰을 마냥 기대할 수는 없는 형편에서 그 시대를 대표하여 제가 이렇게 무릎을 꿇습니다. 소위 참회와 반성이 오늘의 호남의 오랜 슬픔과 좌절을 쉬이 만들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5.18 민주 영령과 광주 시민 앞에 부디 이렇게 용서를 구합니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습니다.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너무 늦게 찾아왔습니다. 벌써 1백 번이라도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그 첫걸음을 떼었습니다. 작은 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것이 한걸음도 나아가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빌리 브란트의 충고를 기억합니다. 5.18 민주묘역에 잠들어있는 원혼의 명복을 빕니다. 아물지 않은 상처를 부둥켜안고 살아가는 유적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민주화 유공자 여러분께도 진심어린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제 미약한 발걸음이 역사의 매듭을 풀고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 나가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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