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성공 오세훈 총리론 급부상 내막

친박 핵심 ‘움직이라’ 언질 받고 관악을 재보선 유세로 ‘몸풀기’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5/05/15 [18:00]

재기성공 오세훈 총리론 급부상 내막

친박 핵심 ‘움직이라’ 언질 받고 관악을 재보선 유세로 ‘몸풀기’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5/05/15 [18:00]
차기 총리 친박 아닌 인물 절실한 상황 논리로 오세훈 급부상
총리 지명시 단번에 대권주자 반열…여권 권력구도 재편 가능성
‘반드시 오세훈이어야’ 공감대 형성 어려운 점은 풀어야 할 숙제


4년 가까이 정계를 떠났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화려하게 돌아왔다. 오 전 시장은 2011년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실패하고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후 정치권과 일정 거리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4·29 재보선에서 서울시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서울 관악을의 오신환 후보를 도우면서 정치 전면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새누리당 후보로는 여당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관악을 금배지를 27년 만에 탈환하는 데 성공하면서, 오 전 시장 재기에 날개를 달아줬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기관에서 오 전 시장을 차기 대선 주자에 포함시키는 등 만만찮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 오세훈 전 시장은 여권과 청와대 내에서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김혜연 기자] 오세훈 전 시장은 여권과 청와대 내에서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완구 총리 사임 후 청와대 내에서 오세훈을 강력한 후보군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재보선에서 관악을까지 새누리당이 이기면서 가치가 더욱 올라간 것이다.
정치 재기를 준비 중이던 오 전 시장은 지난 4·29 재보선에서 친박 핵심그룹으로부터 ‘움직이라’는 언질을 받고 선거 유세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총리 발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차기 총리로 친박이 아닌 인물로 대중적인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상황 논리도 오세훈이 급부상하는 배경이다.
만약 오 전 시장이 총리로 지명되면 단번에 유력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게 된다. 여권의 권력구도도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총선 출마 선언…서울 중구 ‘유력’
오 전 시장은 20대 총선 출마도 사실상 선언했다.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해 “유리한 데만 찾지 않겠다”며 “서울 또는 수도권 전체 판세에 도움이 되는 곳을 택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구 또는 중구를 우선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종로구 현역 국회의원은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다. 정세균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친박계 원로인 홍사덕 전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바 있다. 종로는 과거보다는 정치적 상징성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총선에서 서울 지역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지역구다.
중구는 정대철 전 의원의 아들인 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둥지를 틀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아울러 현재 거주하고 있는 광진구도 차선책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광진갑은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광진을은 추미애 최고위원의 지역구여서 오 전 시장이 출사표를 던질 경우 어느 쪽이든 만만치 않은 경쟁이 예상된다.
오 전 시장은 “아직 새누리당에서 어느 분이 (해당 지역구에)나오는지 확인하진 않았다”면서 “추후 의논을 통해 당내에서 지나친 경쟁은 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최근 <오세훈 길을 떠나 다시 배우다>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지난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자문단으로 페루와 르완다에 체류하며 느낀 점을 담았다. 그는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경쟁력을 높이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작업”이라며 “이 어려운 작업에 매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새로운 정치적 비전을 ‘가치 사회’로 규정한 셈이다.
우리 사회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화두로 오 전 시장은 공존을 특히 강조한다. 지금까지 빠른 속도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해낸 것에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지만, 산업화 과정에서 생겨난 각종 격차 문제가 우리 사회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계층 간 격차, 세대 간 격차, 지역 간 격차 등의 문제점을 아우르는 가치는 결국 공존이라는 것이다.
지난 대선 때 나온 경제 민주화나 지금의 복지라는 화두도 결국은 공존이라는 문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한다. 제2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오 시장의 생각이다.
오 전 시장은 1961년생으로 54세다. 김무성 대표(1951년생),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1953년생)와 비교할 때 젊고 참신하다. 더욱이 16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재선 서울시장을 지내 행정 경험도 풍부하다. 보수 지지층에서 ‘차세대 지도자감’으로 추대할 요인을 두루 갖춘 것. 새누리당의 ‘친이계’ ‘친박계’의 갈등 속에서 중간 지대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그에게 기회 요소가 될 수 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1년 8월24일 서울 시민들에게 무상급식 범위(전면 또는 하위 50%에게만)를 정하도록 하는 주민투표를 추진했지만, 투표율이 투표함 개봉에 필요한 유효 투표율(33.3%)에 미치지 못하면서 결국 시장에서 물러났다.

수도권 출신 보수의 차세대 아이콘
당시 오 전 시장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과잉복지는 반드시 증세를 가져오거나 미래 세대에 무거운 빚을 지운다”, “이번에 제 사퇴를 계기로 과잉복지에 대한 토론이 더욱 치열하고 심도 있게 전개되길 바란다”며 ‘전면 무상급식’ 반대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의 존재는 새누리당 내에서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실패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의 시장직 사퇴로 박원순·안철수라는 두 명의 야권 차기주자를 키웠다는 원죄도 안고 있다. 새누리당 지지층이 그의 현실 정치 재개에 관심을 갖더라도 정작 새누리당 내에서 그를 따뜻하게 안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가 국내 정치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동안 여권 내에는 차기 대선주자급 인사들이 여럿 부상했다. 김무성 대표와 김문수 위원장, 여기에 경기도지사, 제주도지사로 나가 있는 ‘남경필’ ‘원희룡’ 두 지사도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차기 경쟁구도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여권 내에 차기 대선주자급 인재풀이 넓어진 상황에서 ‘반드시 오세훈이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점은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여권과 국민 사이에서 오 전 시장의 3년 반 전 시장직 사퇴에 대한 진정성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그의 차기주자 부상 가능성을 높이는 기회 요인이다.
gracelotus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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